로그인

회원가입 | ID/PW 찾기

게임인

PC MMO 왕위 이을 '쓰론 앤 리버티', 한 번만 더 속아보기로 했다

[인터뷰] 엔씨소프트 안종옥 PD, 이문섭 DD

에 유통된 기사입니다.
김재석(우티) 2023-11-24 11:53:50
엔씨소프트가 PC MMORPG로 돌아왔다. 이 문장은 어떻게 읽히는가?

분명 영광의 역사가 있었다. <리니지>는 가장 유명한 한국 1세대 PC 온라인게임이다. 지금으로부터 20년 전, <리니지 2>가 보여준 3D 월드는 대단히 선구적이었다. <아이온>은 국내 PC방 순위 160주 연속 1위의 기염을 토했고, <블레이드 & 소울>은 한국, 중국을 비롯한 세계 시장에서 대흥행했다. 시간이 흘러 엔씨소프트는 모바일 MMORPG를 여럿 출시했다.

2023년 12월 7일, <쓰론 앤 리버티>(TL)는 왕위를 이으려 나선다. 하지만 우리는 알고 있다. 시간이 흘러 게임 시장도, 개발사를 바라보는 시선도 과거와는 많이 달라졌다는 것을. 그럼에도 다시금 PC MMORPG로 도전하는 엔씨소프트. 일각의 우려를 불식하듯 자동사냥을 제거하고 출시 전부터 네 차례 개발자 편지를 남기며 뜻을 다졌다.

MMORPG로 회사가 발전했듯, 유저의 눈높이도 높아졌다. 지난 3분기 엔씨소프트의 영업이익은 89% 감소했다. <TL>은 바로 이런 상황에서 등판한다. 과연 <TL>은 2010년대 중반까지 유저들이 입에 올리곤 하던 '엔씨 퀄리티'를 다시 보여줄 수 있을까? 23일 판교 엔씨소프트 사옥에서 안종옥 PD와 이문섭 DD를 만났다.


23일 판교 엔씨소프트 사옥에서 미디어 공동인터뷰에 나온 안종옥 PD(좌)와 이문섭 DD(우)




Q.  디스이즈게임:지난 토요일(18일) 지스타 시연 소감은?

A. 안종옥 PD: 되게 떨렸다. (웃음) 연습은 많이 했는데, 실제 하니까 실수가 많이 보이더라. 그래도 재밌었던 것 같다. 우리 게임이 어떤지 알릴 수 있어 좋았다.

지스타에서 <TL>의 시연 이벤트를 연 모습

Q. 현장에서 던전 기믹을 보여주면서 개발자가 직접 공략하는 모습을 보여줬다. 게임에서 PvE가 차지하는 비중은 어느 정도인가?

A. 이문섭 DD: 플레이하는 사람마다 다르게 생각할 수 있다. PvP의 비중은 유저가 선택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경쟁에서 오는 성취가 있기 때문에 PvP와 PvE는 2개는 나눠진다고 생각한다.

A. 안종옥 PD: 그간 두 마리 토끼를 잡으려는 게임이 많았지만, 한쪽으로 치우치는 쪽으로 흘러갔다고 생각한다. <TL>은 어떻게든 그 밸런스를 지키려고 하고 있다.


Q. 사전 캐릭터 생성이 1시간 만에 마감됐다.

A. 이문섭 DD: 빨리 마감돼서 놀랐다. 수동게임이다 보니 자동 게임보다는 한 게임에서 수용하는 사람이 많다. 자동게임은 '항상 돌리고 있다'는 가정이 있으니까 서버 상주 인원이나 갭이 크지 않은데, 우리는 그 갭이 크다. 하루에 2~3시간 한다고 하면, 한 서버에서도 되게 많은 사람이 있는 건데 빠르게 생성됐다.


Q. 사전예약 중에 패키지를 판매한 이유는 무엇인가?

A. 안종옥 PD: <TL> BM의 방향성을 상징적으로 드러낼 수 있는 물품을 보여드리는 게 좋겠다는 생각했다. 저희 게임이 논란 많았던 것은 사실이다. 그중에는 기대하시는 분도 계시고, 반신반의하는 분도 계시다. 저희를 믿고 계시는 분들에게 드릴 선물을 마련하고 싶다. 기대감을 받으면 우리도 개발하는 힘이 많이 올라간다. 그런 여러 측면을 고려해서 하게 추가하게 되었고, 기대 이상으로 만족하고 있다.


# 변신 자체로 추가 성능 없다, 85:15 비율도 유지할 것

Q. 변신 상품(아미토이, 야성 변신)이 게임 밸런스에 영향이 가지 않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캐릭터 능력치에 BM(비즈니스모델)이 없을 것이라고 절대적으로 약속할 수 있나? 출시 시점에는 없다고 했는데, 이후에 추가되는 일은 없나?

A. 안종옥 PD: 없다고 이야기할 수 있다. 계획은 전혀 없다. 마음먹었던 초심을 끝까지 가져갈 수 있도록 다짐하고 있다.


Q. 쇼케이스 영상에서 빠르게 수동사냥만을 집어넣은 이유로 '초창기에 액션에 초점을 맞추어서 개발했다'고 밝힌 적 있다.

A. 안종옥 PD: 초기에는 지금 우리가 선보인 것보다 더 액션 RPG에 가까운 느낌으로 개발했다. 중간에 단체 전투의 경험 같은 것들을 넣기 위해서 그때보다는 심플하게 가야겠다고 생각해서 만든 것이 CBT 버전이다. 초기의 코드나 노하우를 그대로 가지고 있었기 때문에 빠른 적용(자동사냥 삭제)이 가능했다. 지금은 그 중간 지점 정도로 생각하고 있다.


Q. 시연 영상을 보면 무빙샷이 가능하다. 역동성을 추구한 듯하다. 그런데 보스전을 보면 결국 보스가 가운데에서 싸우더라.

A. 이문섭 DD: 영상 내보낼 때 현란한 컨트롤을 찍어서 보면 '이게 뭔지 모르겠다'는 피드백을 많이 받는다. 웹에 공개하는 영상이나 시연 영상은 다소 정적으로 보도록 한 부분이 있다. 조작 방식에서 새로운 시도를 하고 있고, 훨씬 더 액션감을 많이 느낄 수 있도록 만들었다. (격하게 움직이는) 영상이나 화면을 내놓으면 어지러워 보인다. 실제로 게임을 해보시면 정적인 것은 일부분이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A. 안종옥 PD: 패턴도 정적이라는 말을 많이 보았다. 사실 일부로 그런 성향 강한 보스를 선택한 것이다. 보여드리기에 좋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너무 높은 난도가 재미를 보장하지는 않는다고 생각한다. 무리하게 복잡한 패턴은 지양하고 있다.

A. 이문섭 DD: 컨트롤이 장벽이 되면 유저들이 분화된다. '된다', '안 된다' 편 가르기를 하면서 점점 게임이 안 좋게 되는 경우도 많다. 협력이나 의사소통을 하면서 보스를 공략하는 재미를 주면서 복잡도는 올라가도록 여러 노력을 하고 있다. 



Q. 수집 콘텐츠에서 콘텐츠 보상 80%에 이벤트 5%에 배정했고, 개별판매, 패스 보상 등 유료 상품에 해당하는 분량은 약 15% 수준이라고 밝혔다. 이 비율은 앞으로 변화할 수 있나? 

A. 안종옥 PD: 아미토이나 야성 변신은 계속 추가할 것이다. 다만, 아미토이를 모아 완성하는 '탁본집'은 콘텐츠와 이벤트 보상만으로도 전부 달성하도록 유지해 추가적인 부담을 주지 않을 것이다.


Q. 이번 작품은 무기 교체하면서 다양한 기술을 활용하는 것으로 나온다. 초반부터 다양하게 활용할 수 있는 건가?

A. 안종옥 PD: 당연히 초반부터 무기 교체를 할 수 있도록 기회가 주어질 것이다. 성장 속도도 이전보다 빠르기 때문에 초반부터 다양한 스킬 가지고 있을 것이다.


Q. 특정 무기만 활용된다면 어떻게 할 것인가? 기존 게임의 스킬북처럼 스킬이 추가되는 구조인가?

A. 이문섭 DD: 어떤 무기가 제 역할을 충분히 하도록 설계했다. 모든 스킬은 레벨업하면서 얻을 수 있다. 지금도 새로운 스킬을 만들고 있는데, 플레이어들의 선호를 찾아서 공급하려 한다.

A. 안종옥 PD: 레벨업 등 인게임 콘텐츠 플레이의 결과로 습득하는 구조다. 스킬북이라는 아이템은 없다. 


Q. 날씨 바꾸는 요소를 강조했는데, 그런 스킬은 어떤 조건으로 쓸 수 있게 되는 것인가? 

A. 이문섭 DD: 저희는 초월스킬이라고 부르는데 각각의 랭킹들에 따라서 상위 랭커들이 하나씩 스킬을 갖게 되는 방식이다. 그 스킬을 엄청나게 자주 쓸 수 있는 건 아니고, 중요한 타이밍이나 전략적인 선택 원할 때 쓸 수 있다. 하루에 한두 번 정도 쓰는 구조다.

A. 안종옥 PD: 환경을 강조하는 게임으로 만들고 싶어서 강하게 테스트 많이 해봤다. 오히려 특정 환경이 됐을 때 플레이를 강요하는 느낌으로 가더라. 그래서 환경 영향을 제한적으로 할 수 있도록 조심스럽게 하고 있다. 엇비슷한 사람들끼리 경쟁할 때 한 끗 차이를 내주는 요소라고 생각하시면 좋을 거 같다. 


Q. 예전에 테스트했을 때 영웅으로 변신하는 기능이 있던데, 이것도 정식빌드에서 포함되나?

A. 이문섭 DD: 들어간다. 7종 들어가는데, 콘셉트적으로 무기와 연관 지었다. 일반적인 플레이로 모두 획득할 수 있게 되어있다. 게임에서 메인 줄기를 따라가면 자동적으로 습득한다.


Q. 변신에 대한 피드백 중에 '나는 사람으로 뛰고 싶다'는 경우가 있던데. 갑자기 갯과 동물로 변신해서 싫다던가.

A. 이문섭 DD:​ 피드백이 다양하다. 그리고 또 문화적인 차이도 많다. 내부에서도 네발 달린 짐승을 낮게 보는 사람이 있고, 반려동물처럼 아끼는 사람이 있다. 정답이 있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플레이어가 자기 개성을 드러낼 때랑 변신할 때 느낌이 다르다. 서구권 유저들은 이러한 변신을 탈것보다 유니크하다고 느낀다.


# <TL>, PC에서 각 잡고 앉아서 하는 게임을 추구한다

Q. 세금 수송은 공성전 위치에서 한정되는 게 아니라 열려있는 월드에서 일어나는 사건이 될 텐데, 이해관계가 없는 유저들에게 피해는 없을까?

A. 이문섭 DD: 세금 수송은 '오브젝트를 차지하고 있는 누군가가 쳐들어오는 다른 누군가를 막기만 하는 게 좋은가'라는 의도에서 출발했다.

그 사람들이 바깥으로 나와서 붙는 전장을 만들었다. 우리 게임에는 마을에 세금이 쌓이고, 그것을 운송해야만 온전한 세금이 확보된다. 그 턴의 공성전에 승리한 길드가 그냥 세금을 갖는 게 아니다. 

플레이어들이 어떻게 느끼는지에 따라서 불편하다고 생각할 수 있지만 지금까지의 반응은 '독특하다', '재밌다', '나도 껴서 해보고 싶다' 쪽이다. 추가적으로 '시스템이 보완되면 더 참여하고 싶다'는 피드백이 있는데, 내부적으로 그런 요소 또한 준비 중이다.

A. 안종옥 PD: 세금 수송의 루트는 다른 사람들이 플레이하는 동선과 겹치지 않게 되어있다. 또 자주 열리는 이벤트가 아니고 일주일에 한 번 정도 열린다.|


Q. 컨트롤을 강화다고 했는데 어떤 부분을 신경 썼나? <블레아드 & 소울>은 보스 혼자서 몬스터를 잡는 플레이가 있기도 했는데, 혼자서 컨트롤로 장벽을 넘을 수 있는 수준인가? 추가로 선판정인가 수판정인가?

A. 안종옥 PD: 애초에 그런 콘텐츠는 여러 명 대상으로 설계됐다. 아무리 강해져도 혼자서는 못한다. 요구되는 기믹이 있기 때문이다. 그거 말고는 액션으로 커버할 부분이 상당히 많다. 판정은 처음부터 후판정으로 개발했다.

A. 이문섭 DD:​ 패턴을 무시하고 스킬을 난사하는 방식이 아니라, 타이밍에 맞게 반격하는 것이 생존성을 올리고 전투 효율을 높게 가져간다. 이른바 '무지성'으로 스킬만 누르지 않도록 했다.


Q. 자동에서 수동으로 간 이유는 무엇인가? 내부적인 선호가 반영되었나?

A. 이문섭 DD:​ 옳고 그름의 문제는 아니라고 생각한다. 'PC 플랫폼 하에서 어떤 것을 기대하는가'의 측면에서는 수동이 가치 있다고 생각한다. 내부적으로도 테스트할 때 자동은 일하면서도 편하게 할 수 있지만, 수동은 테스트는 재밌는데 일하면서 이것을 계속 할 수는 없었다. 편함과 불편함에 있어서는 자동을 선호하는 사람은 <TL>이 불편할 수 있다. 


Q. 퍼플을 통한 비접속 플레이는 하나도 넣지 않을 건가? 길드 콘텐츠에서 어디로 자원 채취를 보내는 부분 같은 것들도 자동이 없나?

A. 안종옥 PD: 전혀 계획 없다. PC에 각잡고 앉아서 플레이하는 게임으로 인식되고 싶다. 자동사냥을 없앤 것도 같은 맥락이다.


Q. 거래소 세율에 주목하는 분도 많다. 그리고 모든 아이템을 거래할 수 있나?

A. 안종옥 PD: 모든 아이템이 거래 가능한 것은 아니다. 사실 던전 같은 독립된 공간에서 얻은 아이템은 대부분 귀속 아이템이다. 필드에서 경쟁적으로 얻는 아이템은 거래 가능하다. 재료의 경우 대부분 귀속으로 만들었다. 거래 보다는 직접 플레이해서 얻도록 했다. 그래서 직접 플레이 비중이 중요한데, 사냥이나 이런 쪽으로 재료 수급하는 건 아니고 의뢰나 던전을 돌아도 유의미한 보상 있다.

A. 이문섭 DD: CBT 때도 말씀드렸는데, 거래소에서 나오는 세금을 다시 유저에게 재분배하는 설계를 하고 있다. 내년도에 상세한 계획을 말씀드리겠다. 

A. 안종옥 PD: CBT 때 30%로 테스트했는데, 그거보다 낮은 세율로 출발할 거다. 성주가 된 길드들이 추가 세율을 책정할 수 있는 방식이다.


Q. 타이달의 탑 콘텐츠는 몇 층까지 넣을 건가?

A. 이문섭 DD: 기본적으로 MMO니까 다른 콘텐츠들은 합심해서 해결할 수 있도록 하고 싶었다. 그러니까 '쎈형'이나 친구랑 같이 도는 그런 거 말이다. 

그런데 타이달의 탑은 나만의 힘으로 돌파하도록 하고 싶었다. 정적인 버전에서 동적인 전투로 바뀌면서, 패턴이나 공격 범위나 타이밍을 전체적으로 바꾼 상태다. 물론 보스가 가진 기본적인 콘셉트까진 바꾸지 않았다. 플레이어들이 어떻게 잘 활용해서 성취감 느낄까 생각하며 많이 바꾸었다.

A. 안종옥 PD: 오픈 때는 20층 정도 들어간다. 다른 형태의 콘텐츠들을 계속 추가하려 한다. 전투를 바꾸면서 제일 힘들었던 게 몬스터 전투다. 플레이어는 만들어놓았던 것을 잘 조립하면 되는 건데, 거기에 몬스터가 반응을 제대로 못하면 재미 없어진다. 그런 것들을 신경 많이 썼다.


Q. 어떤 무기에는 어떤 옷을 입어야 하는 등의 제약이 있나?

A. 이문섭 DD: 착용에 대한 패널티는 없다. 옵션과 조합이 어떤 시너지를 내는지 고민해야 한다. 꼭 내가 검을 들었다고 판금갑옷을 입어야 하는 것은 아니다. 다양한 조합이 나오고 있다. 내부적으로도 편향된 조합이 잘 안 나오고 있다. 무기에서만 그치는 게 아니라 쭉 밀고 싶으면 그에 따라서 밀면 된다.

A. 안종옥 PD:​ 재질에 따른 능력치 차이를 줄이는 쪽으로 설계했다. 판금은 방어가 조금 높은데, 그만큼 밑에 붙는 속도에서 손해를 보는 구조다. 어떤 플레이를 선호하느냐에 따라 다르다. 콘셉트적으로 맞춘 부분은 있다. 판금에는 투지나 생명력이 많고, 천에는 마나가 잘 붙는 쪽으로. 


Q. 매크로나 작업장 대응은?

A. 이문섭 DD: 그 시스템은 뭐라 말하기 어려운 부분이 있다. 현상을 봐야 하는 문제라고 생각한다. <TL>은 작업장이 그렇게 쉽게 돌아갈 수도 없거니와, 돌아간다고 한들 자기가 쓰는 재료를 모으는 수준일 것이다. 솔로 플레이에서 얻어지는 것은 귀속 아이템이다. 그래서 작업장이 의미가 있는지 지켜봐야 할 것이다.

A. 안종옥 PD: <TL>의 경제를 설계할 때 '캐릭터 하나만 키우는 게임'을 만들고 싶었다. 보통은 부캐릭터를 잔뜩 만들어서 일일퀘스트를 보내는데, 그런 걸 최대한 안 하려고 한다. (매크로나 작업장이 발견된다면) 준비된 회사의 시스템을 이용하고, 제재하도록 하겠다.


# <TL>, PC MMO 재미의 명맥을 유지하겠다


Q. 국내랑 글로벌 피드백이 어떻게 달랐나?

A. 이문섭 DD: 크게 다르지는 않다고 생각한다. 사안에 대해서 강하게 이야기하고, 약하게 이야기하는 정도는 다르다. 사실 그것 때문에 항간에서는 오해도 발생했다. 서구권의 피드백을 받아서 자동사냥을 없앴다는 것이다. 사실 그때 우리 수정 방향은 정해져 있었다. '성장시간을 단축하자', '만렙형 게임으로 가자' 이런 식으로. 

A. 안종옥 PD: 테스트 버전이 달랐다. 한국은 날것 그대로의 테스트를 했다. 9월에는 아마존에서 테스트를 했는데 그때는 바뀐 전투를 테스트했다. 올바른 방향으로 가고 있다는 피드백을 받았고, 그 방향대로 계속 가고 있다.


Q. 콘솔 동시 출시를 목표했는데 글로벌, 콘솔 버전 출시가 늦어진 이유는 무엇인가? 현재 개발 진척도는?

A. 안종옥 PD:​ PC랑 거의 똑같다. 아마존에서 비공개 테스트 할 때는 PS와 엑스박스 유저도 초대해서 같이 테스트했다. 버전은 준비가 됐는데, 콘솔 서비스는 글로벌에 맞춰서 같이 나가는 걸로 생각하고 있다.  


Q. 심리스 월드인데 아무래도 자리싸움이 발생할 텐데.

A. 이문섭 DD:​ 모든 콘텐츠를 다 설명할 수는 없지만, 기본적으로 어떠한 제약으로 유저가 특정 콘텐츠를 못 즐기는 상황이 발생하지 않도록 만들었다. 던전에서의 자리 역시 누군가 자리를 선점해서 자리가 꽉 차서 늦게 온 유저가 사냥을 할수 없는 그런 불상사가 발생하지 않게 설계했다. 사냥할 때 PvP 해야 하니까 손도 못대는 그런 경우는 생각하지 않으셔도 좋다.


Q. 통제를 무력화하겠다는 건가? 

A. 안종옥 PD:​ 통제를 할 수가 없는 경우가 많다. CBT 때는 분쟁지역이 있었는데, 이제는 밤에만 다른 유저와 싸울 수 있다. 밤이 차지하는 비중은 전체 시간의 20%이기 때문에 그때만 피하면 된다.


Q. 충돌방지는? 공성전에서는 유익하게 쓰일 텐데.

A. 안종옥 PD:​ ​분쟁 지역에서만 충돌이 처리된다. 평화 지역에서는 겹쳐서 이동할 수 있다. 몬스터와 충돌 처리는 계속하고 있다. 사냥 때는 충돌을 신경 써야 하지만, 마을에서는 충돌이 없다. PvP에도 충돌이 있을 거다.

마을에서는 충돌이 없는 <TL>의 CBT 모습

Q. 지금의 BM을 택한 이유는?

A. 이문섭 DD:​ 세계로 나가는 게임이 될 때, 유저에게 보편적인 모델이 무엇일까 고민했다. 많은 사람을 모을 때, MMO의 재미가 최대화된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이렇게 결과적으로 달라졌다. 다르게 하고 싶다는 욕구나 욕망에서 출발한 건 아니다.


Q. 모바일 주도하는 시장에서 PC MMO의 경쟁력은 무엇인가?

A. 이문섭 DD​: 나는 업계에 들어온 지 조금 된 사람인데, 사람들이 커뮤니케이션하는 것을 즐긴다고 생각한다. MMORPG는 고도화된 3D 아바타로 채팅하는 게임이라는 생각까지 한 적있다. 그래서 그에 대한 향수도 많다. PC MMO가 사람과 사람을 더 강하게 연결해줄 것으로 믿는다. 그것이 <TL>의 생명력을 더 오래 유지해줄 것이라고 생각한다. 시장의 방향과 결이 다르다고 하지만, 맛있는 음식 종류 하나가 있다고 해서 그것만 잘 팔리는 것은 아니지 않다. 재미의 명맥을 유지하는 게임이 되기를 바란다.


Q. 듀얼 무기를 쓰는데, 이전 테스트에서는 무기를 바꿀 때마다 주력 경험치가 반영되지 않아서 조합이 한정됐다. 실제 출시 버전에서 어떻게 완화되는가?

A. 이문섭 DD​: 1차 스탯이라고 해서 무기랑 매칭되는 능력치 4개가 있다. 어떤 무기를 쓰든 상관없이 기본적으로 대미지가 올라가도록 개선했다. 지금은 여기에서 어느 쪽으로 특화할 것인지 고르는 방식에 가깝다. 생존 위주로 할지, 치명타 위주로 할지, 스킬을 자주 쓴다면 쿨타임을 줄이는 쪽으로 할지 말이다. 이렇게 바꾸니 개발팀 내부에서도 다양한 조합이 나오는 걸 볼 수 있었다.



# "끝없는 담금질"로 글로벌 공략에 박차

Q. 플레이 도중에 외형, 성별, 닉네임 등을 변경할 수 있나?

A. 이문섭 DD​: 바꿀 수 있다. 닉네임은 선점한 사람의 것을 쓸 수는 없다.


Q. 출시 시점 PC방 상용화 계획되었나?

A. 안종옥 PD: PC방 전용 혜택이 있다.


Q. 레벨업이 빠르면, 순식간에 할 게 없어지는 일이 생길 수도 있다.

A. 안종옥 PD: 초반 콘텐츠를 많이 준비했다. 양은 충분할 거다.


Q. 자동사냥을 없애면서 만렙 도달이 빨라졌다고.

A. 안종옥 PD: 그러면서도 우리가 만든 사냥터를 충분히 경험하게 만들고 싶었다. 다양한 이벤트들이 지역마다 있다. 메인 동선으로 퀘스트를 쭉 따라가는 와중에 멈추기만 해도 이른바 '노가다'를 시킨다고 생각하곤 하는데, 그런 부분 없이 쭉 달릴 수 있게 만들었다. 그래서 만렙 도달 시간이 예상보다 짧다. 느긋하게 하는 분들은 천천히 올라가도 된다.


Q. 수동 요소가 있으면, 늦게 하는 유저들은 못 따라가는 거 아닌가? 점핑권(후발 유입 유저, 복귀 유저에게 빠른 성장을 지원하는 기능)을 판매할 계획인가?

A. 안종옥 PD: 레벨업에 걸리는 속도가 빠르다. 서비스 초반에는 괜찮을 것으로 생각하고 있다. 주기적으로 콘텐츠를 업데이트하고, 그때마다 새로운 레벨이 오픈될 것이다. 점핑권은 고민하고 있지 않다. 기본적으로 그 레벨에 맞는 콘텐츠를 맞춰서 제공할 것이다.


Q. 다크판타지인데 아미토이는 귀엽게 등장해서 어울리지 않는다는 평가가 있다. 의도된 것인가?

A. 이문섭 DD​: 내러티브를 디자인할 때 다크 판타지의 내용 자체는 매력적이었다. MMORPG는 그렇지만 일상이라고 생각한다. 유희할 것도 있어야 감동이 있다. 그런 포인트를 아미토이에 두었다. 솔리시움이라는 게임 세계에서 마법을 가진 사람들의 애착인형이다. 아미토이는 그들을 따라다니면서 도움을 준다. 이질적이라는 평가도 있지만, 다양한 군상에게 어필하는 데 도움이 된다고 생각한다.


Q. 그간 엔씨소프트 게임마다 상징적인 몬스터나 NPC가 있었다. <TL>에도 그런 요소가 있는지?

A. 이문섭 DD​: 상징적인 몬스터라고 한다면 아크보스들이 상징적이 될 것이다. 향후에 더 세고 현란한 몬스터를 넣을 것이다. 그런데 우리가 상징이라고 해서 상징이 되는 건 아니라고 생각한다. 플레이어의 경험이 상징적이어야 상징적이다. 유저들이 몇백 명씩 모여서 보스를 잡는 경험을 유니크하게 평가한다. 

내리티브의 경우, 우리가 300페이지짜리 소설이 있다. 그 소설을 맨 처음에 게임에 녹였더니 점점 더 지루해지더라. 그래서 그 이야기를 어떻게든 쪼개서 군데군데 숨겨놓았다. 내러티브를 좋아하는 사람들이 파봤을 떄 재미를 얻을 수 있을 것이다. 우선 개발자들은 그 서사를 다 이해한 상태에서 게임을 만들고 있다.


Q. PC MMORPG라면 싱글 퀘스트에 임팩트 있는 연출로 주목을 끌기도 하는데.

A. 이문섭 DD​: 단편적인 이야기는 '쪽지' 형태로 넣었는데 수백 개 있다. 모험이라는 메인 스토리가 있다. 이 모험을 하면서 여러 지역을 방문하고 그곳의 이야기를 만나게 된다. 굵은 줄기, 가는 줄기, 이파리 이런 식으로 이야기를 곳곳에 뿌려놓았다. 그것을 조립해 나가는 재미를 얻을 수 있을 것이다. 그렇지만 우리가 제일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은 유저들이 만들어 나가는 스토리다. 


Q. 글로벌에서 어떻게 성공할 것인가?

A. 이문섭 DD​: 글로벌로 통하는 게임이라는 정답지가 있는 건 아니다. 그런 게 있다면 우리가 딱 하고 싶다. (웃음) 

우리 게임에 대해서 소개하는 유튜브 영상이 외국에서 나오는 경우가 있다. 대중의 취향을 만족하는 형태로 만들고 있다. 반응이 호의적으로 바뀌는 모습도 모니터링되고 있다. 지금 전략을 하나로 딱 집어서 말할 수는 없지만, 아마존게임즈를 비즈니스 파트너로 선정한 것도 새로운 시장에서의 막대한 성과를 고민하다가 함께하기로 했기 때문이다.


Q. MMORPG는 아마존보다 엔씨소프트가 더 잘 아는 것 아닌가?

A. 안종옥 PD:그렇게 나눠서 설명할 문제는 아닌 것 같다. 아마존게임즈 구성원들 중 게임계에 잔뼈가 굵은 분이 많다. 신뢰관계가 잘 형성되어있다.


Q. 한국처럼 게이밍 PC가 좋은 나라가 많지 않은데 최적화를 어떻게 할 것인가?

A. 이문섭 DD​:​ <TL>을 어떻게든 노트북으로 할 수 있게 하겠다 선언하고, 지금 이 순간도 위에서(사무 공간에서) 열심히 코딩하고 있다. 국가별로 소득 수준이 다르기 때문에 거기에 대응할 최저사향을 맞추기 위해서 아트 분야를 거의 '깎아가면서'(각고의 노력으로) 만들고 있다. 어떻게든 성공하려고 하고 있다. 

그동안은 게임을 만드는 거에만 집중했다. 내가 담당하는 것은 게임디자인의 영역이니까. '어떻게 하면 유저들이 좋아할까'만 생각했다. 어제도 아마존게임즈와 미팅하며 코멘트를 받았다. 이런 담금질을 계속해서 글로벌로 출시할 때는 완성된 모습을 보여드리려 한다. 


Q. 아마존게임즈가 구조조정을 두 번이나 했다.

A. 안종옥 PD:​ 오히려 <TL> 프로젝트에 힘을 싶어주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문제는 없다.


Q. 엔씨소프트가 긍정적인 상황은 아니다. 이런 모델의 게임은 괜찮은가?

A. 안종옥 PD:​ 우리 미션은 회사에 대한 인식을 바꾸는 것이다. 게임이 사람들에게 사랑받는 게 훨씬 중요하다. 그것을 위해 끝까지 노력할 각오가 되어있다. 


Q. 론칭 앞둔 시점인데 <TL>을 한마디로 표현한다면?

A. 이문섭 DD​:​ '모두를 위한 MMORPG'라고 했더니 '모두가 할 수 있는 거 아니냐', '타겟이 없는 거 아니냐' 이야기한다. (웃음) 우리 게임을 어떻게 바라볼까 여러 측면에서 고민하고 있다. 가장 보편적으로 받아들일 수 있는 가치를 게임에서 표현하려고 노력했다. 그래서 한마디로는 말 못 할 것 같다.


Q. 유저들과 소통을 약속했다.

A. 안종옥 PD: CBT 하기를 진짜 잘했다고 생각한다. 욕은 많이 먹었지만, 내부적으로 충돌하는 가치들에 대해서 명확하게 유저분들께서 판결해주셨다. 그래서 방향을 확실하게 잡고 밀고 나갈 수 있었다. 계속해서 유저들에게 노출되고, 피드백을 받고, 사람들의 어떻게 가치를 매기는지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지금도 그렇게 하고 있다. 

최신목록 1 | 2 | 3 | 4 | 5 | 6 | 7 | 8 | 9 | 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