펀컴이 독일 게임스컴에서 <에이지 오브 코난> 확장팩을 발표했다. 이번 확장팩은 아시아를 기반으로 하는 신규 지역/종족의 추가와 더불어 기본 퀘스트를 추가해 최고레벨 컨텐츠와 초보자 컨텐츠를 동시에 보강한 것이 특징이다.
특히 중국의 만리장성 등의 동양적 배경과 더불어 게임을 진행하면서 스토리를 알 수 있도록 게임을 디자인 한 것도 주목할 만한 부분. 또 게임 내에 등장한 만리장성을 넘어가면 최고레벨 컨텐츠를 공유할 수 있다는 것도 펀컴이 내세우는 확장팩의 장점이다.
한때 포스트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를 꿈꾸다 컨텐츠 부족으로 한걸음 물러난 <에이지 오브 코난>이 확장팩으로 제 2의 전성기를 누릴 수 있을까? 게임스컴 현지에서 펀컴 개발자 및 국내 퍼블리셔 네오위즈게임즈의 조계현 부사장을 만나 이야기를 나눠 봤다. /퀼른(독일)=디스이즈게임 정우철
■ 확장팩은 팩션에 의한 대립에 집중
TIG> 확장팩에서 등장하는 아시아 지역의 영상을 보니 서구 세력, 특히 코난의 허수아비를 불태우는 장면이 눈에 띈다. 의미가 있는가?
크레이그 모리슨(게임 프로듀서): 게임의 설정상 이번에 등장하는 아시아 지역은 25년 전 코난이 여행을 하면서 이 지역을 보호하던 신을 죽였다는 스토리를 가지고 있다. 신이 죽으면서 어둠의 세력이 대지를 타락시켰기 때문에 이 지역 사람들은 코난을 적대시하고 있다.
엘링 엘리센(커뮤니티 디렉더): 그러나 게임상에서 억지로 설정한 것이 아니다. 원작의 스토리에도 코난이 동쪽을 여행하면서 실제 소개되는 내용이다. 확장팩의 콘셉트는 팩션(Faction, 파벌)이다.
펀컴의 <에이지 오브 코난> 게임 프로듀서 크레이그 모리슨.
TIG> 그렇다면 확장팩의 디자인 콘셉트는 무엇인가?
크레이그 모리슨: 과거에 플레이어가 했던 일들이 시간이 지나면서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 보여주는 과정을 경험할 수 있도록 기획했다. 또한 대립이라는 주제를 내세우고 있다. 여기서 팩션은 각 종족의 대립을 말하기도 한다.
엘링 엘리센: 유저들은 각각의 맵에서 팩션 대립을 통해 다양한 플레이를 경험하게 된다. 예를 들어 각 팩션의 퀘스트를 진행함에 따라서 아이템이 업그레이드되고, 혹은 팩션을 바꿀 때마다 장비를 업그레이드할 수 있도록 되어 있다.
이를 위해 자신이 속한 집단을 배신하는 퀘스트를 통해 팩션을 바꿀 수 있다. 이를 통해 유저들의 분쟁이 격화되는 것이다.
TIG> 유저가 팩션을 선택하는 것이 어떤 의미가 있나?
크레이그 모리슨: 모든 유저는 팩션 시스템를 통해 새로운 장비나 스킬을 얻는 기회를 가질 수 있다. 확장팩은 코난의 행동을 따라가면서 스토리를 즐기는 콘셉트다. 유저들은 스토리를 진행하면서 다양한 맵을 경험한다.
이 경험을 어떤 스토리로 진행할 것인가를 유저들이 직접 선택하는 것이다. 실질적으로 아이템 업그레이드나 적대적 세력을 만나면서 사람들의 분쟁을 겪고 플레이하는 것이지만, 중요한 것은 다양한 스토리의 경험이 가능하다는 점이다.
TIG> 팩션을 유저가 자유롭게 변경할 수 있다면, 그 동안 동지였던 유저를 적으로 만날 때 끊임 없이 PK 같은 문제가 발생할 소지가 있다.
크레이그 모리슨: 기본적으로 <에이지 오브 코난>은 오리지널부터 모든 유저가 진영에 관계 없이 PVP가 가능하다. 확장팩을 기준으로 본다면 각 지역별로 사냥 지역과 PVP 지역이 구분되어 있다.
몬스터 사냥을 통해 더 좋은 아이템을 얻기 위해서 싸운다면 상대 유저와 만날 가능성이 높지만 특화된 팩션에 맞춰 스토리를 진행할 때는 다른 팩션의 유저와 만나기 힘든 구조로 되어 있다.
따라서 시스템 상으로도 양쪽 팩션에 모두 들어갈 수는 없고 꼭 하나만을 선택해야 한다. 그리고 그 결과를 유저가 스스로 책임지게 만드는 시스템을 구상하고 있다. 즉 적과 아군이 바뀌는 것 때문에 할 수 있는 경험을 제공하는 시스템도 준비 중이다.
■ 확장팩을 통해 달라지는 <에이지 오브 코난>
TIG> 대립이라는 주제 외에 컨텐츠 면에서 달라지는 것이 있다면?
크레이그 모리슨: 탈것을 보면 영상에서 본 타이거 울프 등을 들 수 있다. 이런 탈것은 레어로 처음부터 등장하지 않는다.
엘링 엘리센: 지난 3월 대규모 업그레이드 이후 캐릭터 동작과 더불어 상황에 맞는 육성 시스템이 추가됐다. 확장팩에서는 PVP 및 PVE를 보다 특화했다. 신종족이 등장하지만 확장팩은 레벨링이 아닌, 다양한 캐릭터를 만들 수 있도록 하는 시스템이 적용된 것이라고 볼 수 있다.
현재 최고레벨인 유저들은 확장팩에서 추가 기술을 얻을 수 있다. 또 지역마다 PVE와 PVP에 특화된 지역을 구현했다. 또 동양을 콘셉트로 하면서 무술 등의 동양적인 기술에 대한 아이디어가 다양하게 적용되었다.
TIG> 타이거 울프라는 탈것에 대해 구체적인 설명을 부탁한다.
크레이그 모리슨: 타이거 울프를 구하기 위해서는 특별한 퀘스트를 받아야 한다. 퀘스트 내용은 맨손으로 숲에 들어가서 어미를 죽이고 새끼를 데려 오는 것이다. 이 타이거 울프 새끼를 기르면서 처음에는 펫으로 데리고 다니며 다양한 스킬을 익히게 한다. 이후 마운팅 스킬을 습득하면 탈것으로 활용하게 되는 것이다. 한마디로 이야기 하면 탈것에 육성의 개념이 들어간다.
새끼를 데려 오는 퀘스트를 통해 얻고 길러야 하는 타이거 울프.
TIG> 확장팩을 통해 더 잔인하고 섹시한 코난의 세계를 보여준다고 했다.
크레이그 모리슨: 더 잔인하고 섹시한 세계라는 것이 폭력적이나 그래픽적으로 강화되기 보다 세계관 측면에서 봐 주길 바란다. 코난의 세계는 선과 악이 분명하지 않은, 타락해 가고 있는 사회다. 혼란이 존재하는 흑과 백이 불분명한 회색빛 세계관이다. 이런 세계에서 벌어지는 갈등과 충돌에 대해 유저들이 어느 한쪽에 소속되어 플레이할 수 있는 부분을 강화했다.
TIG> AA 시스템(Alternate Advancement System)을 통해 전에 볼 수 없는 다양한 방식으로 스킬을 습득한다고 했다.
크레이그 모리슨: AA 시스템은 크게 두 가지 단계로 구성된다. 하나는 기본적으로 주어지는 포인트로 스킬 트리를 찍는 방식이다. 또 다른 하나는 시간이 지남에 따라 특정 포인트가 강화되어 캐릭터마다 특화되는 부분이 달라지는 것이다.
TIG> 여기서 말하는 시간의 개념은 무엇인가?
크레이그 모리슨: 오프라인의 시간, 즉 현실의 시간을 말한다. 예를 들어 일주일 동안 게임을 안 해도 특정 포인트가 주어지면서 자신만의 개성적인 캐릭터를 만들 수 있다. 지금은 개발 중이라 나중에 바뀔 수도 있기는 하다(웃음).
TIG> 확장팩의 발표와 더불어 그래픽의 강화도 장점이라고 했다. 어떤 이유인가?
크레이그 모리슨: 다이렉트X 10을 이용하면서 세밀한 표현이 가능해졌다. 또 오랫동안 개발을 진행하면서 최적화를 통해 개발능력이 진보했다. 확장팩에서는 처음보다 더 넓은 지역이 등장한다. 이런 공간에서 더 좋은 그래픽을 보여줄 수 있도록 최적화를 했다. 지금은 다이렉트X 9 버전으로는 나 자신도 플레이하기 힘들 정도다(웃음).
다이렉트X 10으로 즐길 수 있는 <에이지 오브 코난>.
TIG> 다이렉트X 10 버전은 비스타에서만 사용하기 때문에 XP를 사용하는 유저는 체감하기 힘들지 않나?
크레이그 모리슨: 새로 도입한 기술도 다이렉트X 9에 적용했다. 대표적으로 인도어 라이트 효과를 들 수 있다. 기본적으로 플랫폼의 차이는 있을 수 있지만, 기능적인 측면에서는 유사한 효과가 적용된다. 시간이 지나면서 최적화를 통해 하드웨어 사양을 덜 타면서 더 좋은 퀄리티를 보여줄 수 있게 되었다.
■ 확장팩 개발에 한국의 의견과 컨텐츠 반영
TIG> 네오위즈 게임즈를 통해 조만간 국내 서비스가 진행된다. 한국 서비스를 위한 변경점은?
조계현(네오위즈게임즈 부사장): 더 일찍 오픈할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일정을 조절하는 이유는 확장팩을 함께 서비스하기 위해서다. 펀컴이 확장팩을 개발할 때부터 우리의 조언을 많이 받아들였다.
TIG> 조언이라면 어떤 것을 말하는가?
조계현: 확장팩은 동양 지역을 기반으로 하고 있다. 동양의 자료, 특히 한국의 자료를 구하는 데 네오위즈게임즈의 조언이 많이 반영됐다. 펀컴이 이번 확장팩을 개발하면서 상대적으로 자료를 쉽게 구할 수 있는 중국과 일본의 콘셉트를 활용했다.
그 이유는 한국의 자료를 구하는 것이 쉽지 않기 때문이다. 이런 부분에서 우리가 한국의 자료를 수집해서 전달했고 게임에도 한국적인 컨텐츠가 많이 추가되었다.
TIG> 그래픽 같은 부분에서 수정되는 부분은 없나?
조계현: 그래픽 측면에서 본다면 캐릭터, 특히 여성 캐릭터의 스타일을 바꿀 예정이다. 물론 다른 컨텐츠를 개발하면서 우리가 피드백을 주고 있다. <에이지 오브 코난>의 아시아 지역 서비스는 한국을 기점으로 한다. 때문에 국내 유저를 위한 의견을 전달하고 있으며 아시아 시장 공략을 위한 준비도 하고 있다.
TIG> <에이지 오브 코난>은 국내에선 15세 이용가로 심의를 받기에 힘든 부분도 있다.
조계현: 한국에서는 18세 이용가를 생각하고 있다. 전체적으로 봤을 때 국내에서 받아들이기 힘들다면 컨텐츠 전체를 해치지 않는 범위에서 수정할 수도 있다. 사실 15세 이용가를 노려 보고 싶었지만 게임 전체에 너무 많은 수정이 필요하다. 게임성을 해칠 수 있기 때문에 이런 불필요한 일은 하지 않을 것이다. 게임을 수정할 시간에 더 좋은 컨텐츠를 만드는 것이 좋다고 생각 한다.
TIG> 국내 서비스를 위한 로컬라이징 준비는 어떻게 되어가고 있나?
조계현: 로컬라이징은 현재 퀘스트의 60% 정도가 완료됐다. 처음에는 작업이 더디게 진행되었지만 시간이 갈수록 속도가 붙고 있다. 로컬라이징을 완료하기까지 대략 1년의 시간을 생각했다. 국내에서 머지않은 시간에 <에이지 오브 코난> 한글판을 볼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