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 아이디어부터 인공지능 프로그래밍, 심지어 회사명까지. 게임업계는 바야흐로 ‘공모전 전성시대’를 맞고 있다. 이런 가운데 넥슨이 ‘비즈니스 육성 프로그램’을 선보여 눈길을 끈다. 아이디어 기획서와 간단한 프로토타입을 접수하면 심사해서 아이디어 개발비를 지급하고, 단계를 거쳐 실제 사업화까지 지원한다.
‘넥슨 오픈 스튜디오(Nexon Open Studio, //nos.nexon.com)’는 단순한 게임 공모전이 아니기 때문에 적잖게 낯설다. 시도하게 된 계기부터, 민감한 저작권 관련 사안까지 궁금증을 풀기 위해 오픈 스튜디오 TFT를 총괄하는 넥슨 인사총무실
왼쪽부터 넥슨 인사총무실 안영균 사원, 박현욱 실장.
TIG> 내부에서 어떤 논의를 거쳐 오픈 스튜디오를 시도하게 된 것인가?
TIG> 대상 범위가 넓다. 꼭 게임이 아니어도 되던데.
TIG> 8월 24일 알파테스트(아이디어/프로토타입 접수)가 마감되는데, 얼마나 들어왔나?
TIG> 범위가 넓은데, 어떤 제안이 많이 들어오나?
TIG> 혹시 인디게임 형태로 제작 중인 게임도 접수가 들어오나?
안영균: 독립 개발자들로부터 문의가 많이 들어왔다. 개발 리소스 지원이 가능하냐는 등 구체적이고 적극적이다. 만일 게임이 제대로 갖춰져 있으면 빠르게 사업성 검토 단계로 발전할 수도 있을 것이다.
TIG> 접수 대상자를 보니 만 19세 이상은 누구나 가능하지만, 회사를 다니고 있거나 사업을 하는 사람은 제외되어 있더라. 넥슨 직원들도 응모가 불가능하겠다.
TIG> 제안서를 넣고 싶어도 ‘프로토타입’에서 많이들 막힐 것 같다.
안영균: 앞서 말했지만 오픈 스튜디오는 ‘게임’에 국한되어 있지 않다. 문의가 들어올 때도 ‘뭐는 되나요?, 뭐는 안 되나요?’를 많이 물어보시는데, 정해진 양식은 없다. 그저 아이디어가 어떻게 구현될 것인지를 보여주기만 하면 된다. 그것이 바로 프로토타입인 것이다.
글로 써도 되고, 그림을 그려도 되고, 동영상을 만들어도 되고, 게임 체험판을 만들어도 된다. 딱딱하고 틀에 박힌 기획서 양식을 바란 것이 아니다. 자신의 특장점을 살려서 프로토타입을 만들면 된다.
TIG> 1단계 알파테스트 합격자의 선정 기준은?
박현욱: 일단 ‘넥슨 오픈 스튜디오’ TFT에는 넥슨의 대표이사부터 홍보, 인사, 기획, 마케팅, 실무, 법무, 개발 등 모든 부서의 인력이 참여하고 있다.
제안서의 다양한 가능성을 두루두루 살펴 보기 위함이다. 1단계 심사할 때는 참신성과 블루오션 아이디어인지를 많이 보게 될 것이다.
안영균: 오픈 스튜디오가 ‘비즈니스 육성 프로그램’이기 때문에 사업성 여부도 아예 배제할 수는 없다. 그래도 1단계에서는 (사업화 가능성이 있는) 참신성을 집중적으로 볼 것이다. 넥슨 내부에서 생각하지 못 했던 괜찮은 아이디어일 경우 확률은 더 올라갈 것이다.
TIG> 아무래도 접수하는 입장에선 베타테스트 단계에서 저작권이 넥슨에 넘어가는 부분에 마음이 쓰일 것 같다. 사업화 단계와도 관련이 있을 것 같은데.
박현욱: 오픈 스튜디오 안내에도 나와 있지만, 설령 저작권을 넥슨이 갖는 단계까지 진척되었을 경우에도 사업화가 되지 않거나, 응모자가 원하지 않을 경우 돌려받을 수 있다. 베타테스트 단계에서 제출하는 사업기획서를 보고 개발기간과 사업형태를 고려해 최종 사업화를 결정하게 된다.
사업화 단계를 밟을 때는 일반적인 게임업계의 퍼블리싱 협상과 유사한 논의가 진행될 것이다. 이익분배부터 지분투자, 지적재산권 확보 등 모든 가능성을 열어 두고, 사업 아이템에 맞는 최적의 조건으로 서로 협상하게 된다. 발표할 때 사업화의 세 가지 형태(벤처창업지원/사내 인큐베이팅/사업제휴)를 제시한 것은 기본적인 방향성 정도로 이해하면 된다.
안영균: 반드시 세 가지 사업화 형태 중에서 하나로 정하겠다는 것은 아니다. 응모 대상이 만 19세 이상이기 때문에 대학생들이 많을 거라고 생각했고, 아무래도 사업 실무에 대한 지식과 경험이 적을 것 같아서 ‘가장 일반적인 사업화 형태’를 제시한 것 뿐이다. 베타테스트 기간에 제출하는 사업계획을 보고 개발기간과 개발형태를 고려해 협의할 것이다.
모든 것은 함께 협의해 나가는 것이다. 예를 들면 세 가지 형태에 없는 지분투자 같은 형태도 얼마든지 고려될 수 있다. 아마도 ‘고생해서 나중에 뺏기면 어떻게 하나’ 걱정하는 분들도 있을 텐데, 아이디어의 사업화 모델을 만드는 것이 목표다. 도중에 넥슨과 응모자가 충분히 협상할 것이다.
박현욱: 오픈 스튜디오 TFT 실무자들은 ‘오픈 마인드’로 임하고 있다. 내부 신작 라인업을 확보하겠다는 목적이 아니다. 가능성과 아이디어를 발굴하고 그것이 사업화 단계를 밟을 수 있도록 이끄는 것이다.
TIG> 4단계 ‘선정(Select)’의 설명을 보니 S급/A급/B급 제안서로 구분해서 시상하던데, 구분의 기준은 무엇인가?
박현욱: 정량적인 기준이 있기는 어려울 것이다. 다만, 아이디어의 참신성, 사업화 가능성 등을 고루 검토하게 될 것이다. 어느 한쪽만 굉장히 높다고 S급이 되는 건 아니다. 모두 S급을 받을 수도 있고, S급이 하나도 나오지 않을 수도 있다.
TIG> 알파테스트 접수마감이 임박했는데 ‘오픈 스튜디오 시즌1’의 첫 단계를 진행하면서 느낀 점은?
안영균: 문의사항을 직접 받아서 처리하고 있는데, 다양한 질문과 함께 응모자의 소감(?)도 자주 올라온다. 접수하면서 개인적인 감회를 밝히는데 “이런 게 생겨서 좋다” 같은 이야기를 들으면 반갑다. 이런 시도 자체에 자부심을 가질 수 있어서 좋다.
박현욱: 개인적으로 내가 지금 대학생이라면 한번 도전해 볼 만하다고 생각한다. 처음에는 응모자로 시작해서 나중에 동등한 입장에서 협상을 할 수 있는데 마다할 이유는 없다고 본다. 서로 오픈 마인드로 만들어 가자는 것이 바로 ‘오픈 스튜디오’의 취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