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쯤 되면 블리자드의 생각도 궁금해집니다. 블리자드는 자신들이 정한 <스타크래프트 2>의 가격에 만족하고 있을까요? 완성도에 대한 자신감은 있을까요? 또 최근의 심의 문제와 테스터 계정 삭제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할까요?
디스이즈게임은 블리자드 본사를 방문, <스타크래프트 2>의 수석 게임 디자이너 더스틴 브라우더를 만나 입장을 들어봤습니다. 더불어 인터뷰에 참석한 세계관 담당자 미키 닐슨에게 <스타크래프트 2: 자유의 날개> 스토리도 살짝 들어봤습니다. /어바인(미국)=디스이즈게임 안정빈 기자
왼쪽부터 수석 게임 디자이너 더스틴 브라우더와 세계관 담당자 미키 닐슨.
[가격] “스타2는 69,000 원의 가치가 있는 게임”
한국에서는 <스타크래프트 2>의 가격이 무척 높은 편이다. 우리는 가격을 측정할 때 그 가치를 본다. 게임 개발에 투자한 시간과 인적·물적 자원 등이다. <스타크래프트 2>는 특히 기술적인 업그레이드를 한 게임이다. 그만큼 가격 결정에 있어 다양한 면을 볼 수밖에 없다. 최종적인 가격은 개발에 들어간 비용과 소비자에게 있어 게임의 가치 등을 고려해서 결정한다.
그럼 향후 확장팩도 같은 가격을 유지하나? 확장팩 역시 그 게임이 제공하는 가치가 어느 정도인지를 평가할 것이다. 만약 그 결과가 5 달러라면 확장팩은 5 달러에 판매할 것이다(웃음). 다만, <스타크래프트 2>와 같은 가격이라고 벌써부터 정해 놓는 것은 너무 이른 판단이다. 확장팩이라는 점도 가격 결정에 영향을 줄 것이다.
캠페인 등의 다운로드 콘텐츠도 등장하나? 싱글플레이가 출시되고 나면 다음 확장팩 이전까지는 밸런스 업데이트 정도만 진행될 것이다. 신규 캠페인 추가 패치 등은 없을 것이다.
[등급] “수정본 제출, 과몰입은 개인이 판단할 일”
한국의 등급심의 상황에 대해 아는가? 그렇다.
게임을 보니 음주나 흡연 장면이 있던데 수정할 수 있는가? 이미 이의신청을 하면서 참고자료로 몇 장면을 삭제하고 언어를 순화한 버전을 보냈다. 근데 이의신청에는 반영이 안 돼서, 그걸 따로 심의 중이다. 현재 이의신청과 재심의 두 가지가 동시에 진행 중이다.
만약 틴 버전을 만들어야 한다면 어떻게 할 건가? 개인적으로는 반대한다. 개발자로서 두 가지 버전을 내놓는 것은 업무량을 볼 때도 힘든 일이고, 같은 게임을 즐길 유저들이 같은 경험을 할 수 없다는 게 많이 아쉽기 때문이다. 지역별 규정이나 상황 때문에 어쩔 수 없다면 고려해보겠지만 가능하면 한 가지 버전으로 만들고 싶다.
등급이 한국에서 유난히 높게 나왔다. 놀랐다. 기존에 15세 이용가였던 것이 청소년 이용불가가 된 것이다. 어떤 부분이 문제가 있는 지 자세히 듣고 싶다.
원래 버전에는 좀 심한 욕설이나 단어 등이 등장하는데 게임위에 제출한 한국 버전은 이 욕설부분이 아직 더빙되지 않은 채였다. 그래서 그 부분을 자막으로 처리했는데 그냥 원래 버전으로 보고 판단한 듯하다. 그래서 새로 심의를 넣은 버전에는 이 부분도 순화했다.
심의를 하는 위원들이 매우 어려운 일을 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게임이라는 콘텐츠를 주관적으로 평가하는 건 쉬운 일이 아니다.
하지만 과거 경험에 미뤄 보면 때로는 심의위원이 크게 문제 삼는 부분이 개발사와 이야기해서 쉽게 해결되는 경우도 있었다. 일단 어떤 부분이 문제인가 알고 싶다. 절충안이 필요할 때라고 생각한다.
한국에서는 게임 과몰입도 사회적 이슈다. 식사든 놀이문화든 개인이 스스로 판단하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물론 개발사 입장에서 우리 제품을 더 많이 즐겨 줬으면 하는 마음도 있다. 하지만 스스로 플레이하는 시간이나 방식 등을 조절하는 건 굳이 게임이 아니라도 다 하는 부분이다. 유저 스스로의 판단과 책임이 중요하다고 본다.
[완성도] “싱글플레이 90% 완성, 올해 중순 발매 목표”
싱글플레이는 얼마나 개발됐나? 개발은 약 90% 정도 완료됐다. 물론 정확하지는 않다. 기본적인 미션과 아트 작업 등은 마친 상태고, 밸런스와 튜닝 등이 남았다. 이후에는 얼마나 재미있게 플레이할 수 있는가를 결정하는 세세한 작업을 통해 완성도를 보강할 생각이다.
그럼 발매일은 언제인가? 작업 과정이 남아 있기 때문에 정확히는 말 못 한다. 곧 나올 것이다. 전에 말했듯 2010년 중순이 목표다.
싱글플레이 캠페인은 총 몇 개인가? 이전에 공개한 28개에서 1개가 늘어난 29개다. 다른 캠페인 역시 이번처럼 테스트를 통해 미리 공개할 지는 아직 결정되지 않았다.
싱글플레이에서는 다양한 유닛들이 등장한다. 이를 멀티플레이에 활용할 생각도 있나? 없다. 싱글플레이에서 유저의 상대는 컴퓨터다. 때문에 밸런스는 고려하지 않고 오직 재미를 위해 다양한 유닛들을 넣었다.
반면, 멀티플레이는 유저 간의 경쟁 구도다. 밸런스에 민감하기 때문에 싱글플레이의 메딕이 멀티플레이에 나오거나 하는 일은 없을 것이다.
싱글플레이에 사용되는 게임머니를 따로 판매하거나 배틀넷에서 얻게 할 계획도 있나? 없다. 게임머니는 오직 싱글플레이 게임 안에서만 얻을 수 있다. 배틀넷은 e스포츠 환경을 구성하고 유저 간의 대전을 가능하게 하는 역할만을 맡는다. 배틀넷에서 내 캐릭터의 능력치에 영향을 미치거나 하는 일은 없을 것이다. 이는 게임 밖에서도 마찬가지다.
싱글플레이를 보면 RPG 요소가 많던데 <스타크래프트 온라인>이라도 몰래 개발하고 있는 것은 아닌가? 싱글플레이에 롤플레잉 요소가 많은 것은 유저의 재미를 위한 것뿐이다. <스타크래프트 온라인>이 앞으로 나올지 안 나올지는 모른다. 다만, 지금은 비밀리에조차 만들고 있지 않다.
간판에 한글도 보이던데, <스타크래프트 2>는 몇 개의 언어로 발매되나? 더빙을 포함해서 12개 언어다. 오브젝트 등에 한글이 보이는 것은 기술적인 효과다. 특정 작업을 거친 오브젝트들은 자동으로 해당국가의 언어에 맞춰 이미지가 변한다. 예를 들어 caution(주의)이라는 단어가 입력된 간판이 있다면 한국 유저들에게는 이 간판이 ‘주의’로 보이는 식이다.
[테스트] “테스터를 더 자르는 일은 없을 것”
테스터 자격이 삭제되거나 블리자드 게임을 등록하면 테스터 자격이 생기는 등 문제가 있었다. 한국에서 발생한 이슈라 잘은 모르겠다. 다만, 유저들이 그만큼 많이 하고 싶어한다면 기회를 더 많이 주는 게 옳다. 테스터는 이후 최대한 많이 수용할 예정이라 베타테스트 계정이 삭제되거나 하는 일은 앞으로 없을 것이다.
최근 패치가 이어지는데 유저들 의견을 얼마나 반영하고 있나? 유저들의 의견은 항상 커뮤니티 매니저와 커뮤니티 등을 통해 받는다. 그중에서 많은 부분이 반영됐다. 특히 최근에는 러시에 관련된 이슈가 가장 많았다. 자신의 실력과 상관없이 무조건 게임에서 지는 일을 막기 위해 프로토스 러시나 퀸 러시 등의 문제도 막았다.
저그끼리 매치업이 재미 없다는 의견이 많아서 이것도 살펴보는 중이다. 물론 이것은 극히 일부분이고, 하루에 피드백만 수백 개씩 받는다.
전 세계에서 테스트 중인데 국가별로 다른 점이라도 있나? 정확한 숫자는 모르겠지만 현재 10만 명 정도가 테스트에 참여하고 있다. 동시에 약 5,000~6,000 명 정도가 게임을 즐기지 않나 싶다.
국가별 반응도 다르다. 최근 한국 유저들 중에는 저그가 너무 강력하다는 의견이 많다. 반대로 미국은 저그가 약하다는 의견이 많다. 어느 쪽이 옳은 지 모르겠어서 일단 지켜보는 중이다.
[스토리] “깜짝 놀랄 반전을 기대해 달라”
<자유의 날개>에서 테란 이야기가 끝나는 것인가? 테란 이야기는 계속 진행된다. 테란이 살아남아서 다음 다음 확장팩까지 갈 예정이다. 다음 확장팩은 저그나 케리건이 중심이지만, 다른 종족도 꾸준히 이야기가 이어진다.
테란과 프로토스는 <자유의 날개>에서 어떤 목적을 갖는가? 테란의 첫 번째 테마는 짐 레이너의 싸움이고, 다른 하나는 사라 케리건과의 러브 스토리다. 무슨 이야기가 펼쳐질 지 기대해도 좋을 것이다. 프로토스는 창조주인 젤나가와의 관계에 대한 이야기가 펼쳐질 예정이다.
블리자드는 배드 엔딩으로 유명하다. 혹시 이번에도? 자세한 이야기는 못 하겠지만 반전이 있을 거다. 정말 끝내주는(Kick ass) 반전이 있을 것이다. 물론 이야기는 이후의 확장팩에서도 이어져 나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