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에서 처음 열린 지스타 2009는 역대 최고의 흥행성적을 기록하며 막을 내렸습니다. 올해 지스타 2010도 부산 개최가 확정된 상황이죠. 지스타가 부산에 열리기까지 많은 사람들의 노력이 있었는데요, 부산정보산업진흥원의 주성필 팀장도 그중에 한 명입니다.
디스이즈게임은 부산 현지에서 주성필 팀장을 직접 만나 지난 지스타가 남긴 과제들, 그리고 앞으로의 지스타에 대해 들어 봤습니다. /부산=디스이즈게임 박상범 기자
부산정보산업진흥원 주성필 팀장.
■ 지스타, 부산의 3대 중점 행사로 거듭났다
부산에서 열린 첫 지스타가 성공적으로 진행됐다. 성공 요인은 무엇이라 보나? 부산의 입장에서, 이벤트 요소와 인프라 측면은 서울보다 뒤지지 않는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그냥 전시장에서 열리는 행사와 지자체 구성원들이 적극적으로 지원해서 이뤄지는 행사는 다르다.
그런 면에서 이번 지스타는 부산시와 방송사(KNN)의 적극적인 협조가 있었기에 성공적으로 열릴 수 있었다고 본다. 사실 부산 시민에게는 마땅한 볼거리가 없다. 2년에 한 번 열리는 모터쇼와 부산국제영화제, 불꽃축제, 그리고 축구와 야구 뿐이다.
하지만 지스타는 부산 시민들에게 큰 자극이 됐다. 충성도 높은 게임 유저들이 부산과 경남에 몰려 있긴 하지만 게임에 대해 전반적으로 인식이 좋은 편은 아니었다. 그러나 막상 게임쇼가 열리니 다들 좋아해 주셨다.
특히 지자체의 수장분들이 게임 산업에 대해 추상적인 개념을 갖고 있다가 지난해 지스타를 하고나서 개안(開眼)하셨다. 덕분에 부산의 게임산업 진흥 정책이 빨리 수립될 수 있었다.
부산 시민들의 반응이 고무적이었다. 직접 느낀 반응은? 시민의 입장에서는 아이들을 데려와서 참여하는 행사라서 좋았다는 반응이다. 모터쇼는 보고 가는 행사라서 눈만 즐거운데, 지스타는 게임도 즐기고 선물도 받는, 손도 즐거운 행사다. 부산에서 이런 전시회는 없었다. 항상 바라만 보는 관객의 입장이었다. 직접 해 보는 데 감명을 받은듯하다.
특히 아케이드 전시관의 경우 반응이 상당히 좋아서 올해는 2~3배 정도 늘리려고 계획 중이다. 줄을 길게 서도 할 게 많으니 수고스럽지 않다고들 생각하더라.
참고로 지난해에는 메이저 게임업체가 게임을 즐기고 스탬프를 받으면 선물을 주는 현장 이벤트를 했는데, 올해는 중소업체도 스탬프를 받게 해서 우리와 공동으로 선물을 준비하는 등의 방법을 마련할 것이다. 중소업체들도 대형업체에 비해 손색이 없고 피해가 가지 않도록 배려할 계획이다.
여담으로 공항과 역에서 활동하는 택시 기사들도 지스타를 알더라. 올해에는 기사 분들에게 입장권을 나눠 주며 적극적으로 홍보에 나설까 한다.
지스타 2009 개최로 인한 경제적 효과도 컸을 텐데, 다른 전시회와 비교한다면? 부산시에서 중점적으로 추진하는 행사는 순위가 있다. 첫 번째가 부산국제영화제이고, 두 번째가 불꽃 축제, 세 번째가 모터쇼였다. 하지만 지스타가 지난해 흥행 성공으로 모터쇼를 밀어내고 세 번째 중점 행사가 됐다.
지스타의 경제적 효과는 영화제 다음으로 컸다. 하지만 영화제 기간이 긴 것을 감안한다면 비슷한 기간을 따졌을 땐 지스타가 훨씬 더 클 것이다. 이번에 자체적으로 경제적 효과를 산출해 봤는데 그 수치도 좀 보수적인 듯하다. 간접적인 효과까지 하면 더 컸을 것이다.
지난 지스타에 처음 개설된 놀이방에 대한 의견은? 놀이방 운영에 대해 공감은 했는데, 시설 측면에서 우리는 만족하지 못한다. 보다 나은 퀄리티를 중요시하기 때문에 이를 강력하게 요구할 것이다.
우리는 놀이방이 아이 혼자 놀이기구를 타고, 보모에게 잠깐 맡긴다는 개념보다 공부하면서 노는 콘셉트를 원하고 있다. 그 정도는 돼야 부모 마음에 안심하고 맡길 수 있을 것이다.
이렇게 놀이방에서 다양한 프로그램을 만들어서 교육과 놀이를 한꺼번에 경험하는 방법은 물론, 아이디어 차원이라 검토 중에 있지만 그와 관련된 업체와 협의해 나갈 생각이다.
지난 지스타에서 각종 규제가 있었는데 제대로 지켜지지 않았고 권고로 끝났다. 성숙한 전시문화를 위해 강력한 제재가 필요할 듯한데. 복장, 소음 등에서 기준안을 정했고 그 수준 이하에서 갈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일부 항목에서 과한 부분이 있었다. 하지만 제재보다 합의로 문제 해결을 이끌어내는 부분이 더 중요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이번에는 그런 문제들이 생기지 않도록 사전에 예방하려고 한다. 예를 들어 가장 문제가 된 소음의 경우, 구조적으로 부스 구성을 재검토해 문제를 최소화하고, 서로 간의 경쟁 구도를 만들지 않게 최적의 배치 방법을 연구하는 중이다.
그리고 업체마다 부스 위치를 뽑고 난 뒤에는 지스타 전에 각 업체 관계자들이 행사 시간대를 공유하는 커뮤니케이션이 있어야 할 것이다. 지난 지스타에서도 초기에는 문제가 있었지만 3일차부터 업체 간의 조율이 잘 돼서 무난히 진행됐다. 올해는 더 좋아지지 않을까 싶다.
지난해 지스타 2009, 대형 부스의 소음은 특히 심했다.
관람객과 관계자의 교통과 숙박 문제도 개선되나? 교통 부분에서는 크게 개선할 여지는 없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호텔 부분은 반드시 개선할 것이다. 지난 해에는 갑자기 관람을 온 분들은 행사 가격에 방을 구하지 못해 곤란한 상황이 많았다. 그래서 올해 지스타가 열릴 때는 모든 호텔에 행사 가격을 일괄적으로 적용하려고 계획 중이다. 조만간 모든 호텔 관계자들과 함께 논의할 것이다.
외국 게임 관계자들은 지스타 전에는 부산을 몰랐는데 이후 굉장한 만족감을 나타냈다. 하지만 해외 직항이 적고 일본이나 인천서 환승 불편, 행사 후 서울에 있는 업체 방문을 원해서 코엑스를 선호하더라. 에어부산이 일본에 취항했고 라인을 늘리고 있어서 불편함은 조금씩 개선되고 있다. 아마 유럽쪽에서 부산으로 바로 오기가 불편했을 것이다.
그리고 게임사를 찾아가 회사 구경을 할 것 같으면 당연히 코엑스가 편하다. 하지만 임원이나 개발자를 미팅해야 한다면 벡스코 개최가 큰 문제는 되지 않을 것이다. 그때는 미팅을 원하는 관련자들이 다 부산에 내려와 있을 것으로 판단한다.
올해 지스타에서는 B2C관 면적을 50% 늘린다고 했다. 그러면 벡스코 전관을 다 쓰는 게 된다. B2B는 어디서 하나? 벡스코 확장 공사가 한창 진행 중이던데. 현재 신축 중인 전시장은 2만 제곱미터 규모로 4천석 규모의 오디토리움이 들어서게 된다. 하지만 이 건물은 2012년에 완공될 예정이라 이번 확장 계획과는 상관 없다.
그리고 늘리는 면적이 50%가 아니다. 잘못 알려진 것이다. 지난해 대비 25% 넓이로 확장한다. 그리고 B2B관의 업체 부스 넓이는 지난해와 비슷하다. 대신 B2B관에 있던 컨퍼런스 룸과 프레스룸을 다른 장소로 옮겨 B2B관은 순수한 B2B 공간으로 남기게 된다.
또, 지난해에 이건 아니다 싶었던 게 바로 B2B관이 대충 만들어진 것이었다. B2C관과 붙어 있는 것도 문제였지만, 내부 인테리어가 밀폐가 아닌 개방 형태라 시끄러워서 대화마저 힘들었다.
행사가 끝나고 그에 대한 공감대가 많이 형성됐다. 올해 지스타에는 부스 인테리어를 밀폐식으로 해서 원활한 마케팅이 가능하도록 잘 만들자고 강력하게 요구하고 있다.
그리고 업체 참여는 아직 어떻게 될지 모르겠지만, 관람객들은 지난해보다 더 많이 올 것으로 예상된다. 만약 업체가 지난해에 비해 빠지게 되면 관람객들을 위한 효율적 공간으로 활용할 것이다. 공용 공간으로 제공하면 되고 더 쾌적할 것이다. 올해 지스타는 200개사 참가와 1000부스, 방문객은 25만명 정도를 목표로 하고 있다.
소규모 B2B 부스도 밀폐 형식으로 만들어질 예정이다.
지난 지스타 이후 부산 게임산업 장기발전계획이 수립됐는데. 부산 게임산업진흥 중장기계획은 차세대 게임제작의 중심, 게임 비즈니스 중심, 게임문화축제의 도시로서 부산을 키우는 것이다.
이를 통해 부산을 게임산업의 중심도시로 발전시켜 나가겠다는 것이다. 오는 2020년까지 10년 동안 약 5천억 원의 예산을 투입해 진행할 계획이다.
게임제작단지 조성과 글로벌 게임허브센터 유치 등 ‘차세대 게임제작 기반 조성’, 게임전문인력 양성 등의 ‘미래형 창의인력-선도기술 확보’, 투자 펀드와 프로젝트 지원 등 ‘게임제작 활성화 지원 및 유통환경 선진화’, 지스타의 지속적인 개최와 e스포츠, 게임도서관 등 ‘게임문화 가치창조’ 등이 중점 추진 과제다.
또한, 2020년까지 300개의 개발사와 15개의 메이저 게임업체의 스튜디오 유치, 우수 게임 개발 위해 건당 1억 원의 개발비 지원 및 게임 펀드 조성 등으로 부산 지역 게임사를 육성할 것이다.
부산 출신의 게임 개발 인력이 좋은 평을 받고 있고, 그들이 만든 중소 개발사가 수도권에 꽤 많은데다 상황이 안정되면 부산에 돌아오고 싶어하는 곳이 꽤 있다. 집적화에 대한 요구가 많았고 그런 큰 틀에서 그들을 모시기 위해 준비하는 것이다. ‘부산문화콘텐츠콤플렉스’가 내년에 완공되는데 그곳에 집중적으로 개발사들과 관련 기관들이 입주하게 된다.
그리고 지스타를 세계 3대 게임쇼로 육성하기 위해 개최 규모 확대는 물론 프리마켓, 한국게임프로모션플랜 개최, 글로벌 온라인게임 어워드, 대회-음악회-코스프레 카니발 등 다양한 세계 게임문화 축제를 계획하고 있다.
이를 위해 부산 게임산업의 추진 구심체 역할을 수행할 ‘부산문화콘텐츠산업진흥원’을 내년 6월에 정식으로 설립할 예정이다.
넥슨의 부산 스튜디오 설립도 이 발전계획의 일환으로 협조된 것인가? 그건 아니다. 필요에 의해 온 경우로, 넥슨이 자체적으로 움직였다. 설립과 관련해 여러 가지를 조언했을 뿐 당장 전폭적으로 지원하는 부분은 없다.
올해 지스타를 방문할 관람객들에게 한 마디 부탁한다. 부산에서는 그동안 시민들이 체험하는 행사, 함께 즐기는 행사가 별로 없었다. 하지만 이제 다르다. 물론 게임이 부정적 요소도 있는 건 사실이지만 적어도 지스타 행사만큼은 부정적 이미지를 다 걷어내고, 게임을 주제로 가족끼리 행사장에서 체험하고 즐기는 축제의 장이 될 수 있도록 더욱 노력하겠다.
게임이라는 놀이 문화를 게임업체와 함께 오프라인에서 체험하며 즐기는 4일 동안의 축제로 만들어갈 거라는 약속을 드리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