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누는 ‘돈을 내고 샀을 때 아까운 느낌이 들지 않는 게임기’를 목표로 개발했다.”
게임파크홀딩스(이하 GPH) 이범홍 대표이사(오른쪽 사진)는 디스이즈게임과의 인터뷰에서 이와 같이 말했다.
GPH는 18일 서울 삼성동 백암아트홀에서 제품 발표회를 열고 휴대용 게임기 ‘카누’(CAANOO)를 정식으로 론칭했다.
카누는 16만9,000 원의 가격으로 온라인에서부터 판매를 시작하며, 패키지에는 전용 게임 <리드모스>와 <프로피스>, 그리고 정식으로 라이선스 계약을 맺은 추억의 오락실 게임 등이 담긴다.
카누는 GPH가 지난해 선보인 ‘GP2X Wiz’(이하 Wiz)의 후속 기종으로 개발됐다.
카누의 스펙을 살펴보면 3.5인치 LCD 화면을 채택했고, 아날로그 스틱과 진동모터, 중력센서 등 Wiz에 없던 다양한 기능들이 대거 추가돼 있다.
이범홍 대표이사는 “사실 Wiz는 아쉬움이 많이 남는 프로젝트다. ‘UCC 게임기’라는 슬로건을 내걸고 오픈 스토어를 비롯한 다양한 시도를 했지만, 여러 가지로 부족한 점이 많았고, 유저들로부터 좋은 평가를 받지 못한 게 사실이다”고 말했다.
이어서 그는 “그래서 카누는 개발 초기부터 무엇보다 ‘게임기’로서의 품질과 안정성, Wiz에서 시도하려고 했으나 제대로 하지 못했던 기능 강화에 초점을 두었다. 돈이 아깝지 않은 게임기, 그만큼 품질을 보증하는 게임, 유저가 만족할 수 있는 게임기를 만들려고 노력했다”고 덧붙였다.
카누(CAANOO) 제품 사진.
■ 1퍼센트의 꿈
이범홍 대표가 밝힌 ‘카누’의 개발 슬로건은 바로 ‘드림 오브 1퍼센트(%)’다. 그렇다면 대체 무엇의 1%를 말하는 걸까?
지금까지 GPH가 만든 게임기는 Wiz를 포함해서 카누가 4번째다. 하지만 이전에 선보였던 게임기들은 모두 소수의 하드코어 유저들에게만 어필했을 뿐, 일반 대중에는 잘 알려지지 않은 게 사실이다.
그래서 카누는 본격적으로 ‘국산 휴대용 게임기의 대중화’를 목표로 삼았다. 그 첫 시작으로 ‘전 세계 휴대용 게임기 시장의 1%’를 꿈꾼다는 것이 이범홍 대표의 설명이다.
그는 “물론 어찌 보면 허황된 꿈이라고 하는 사람도 많을 것이다. 하지만 카누는 분명 ‘카누만의 장점’이 있고 차별점도 많은 게임기다. 게임기의 장점과 차별점을 일반 대중에 알리고, 마케팅과 홍보도 적극적으로 펼쳐서 작지만 의미 있는 도전을 해 보고 싶다”고 말했다.
카누의 홈페이지 FunGP.
구체적으로 그는 카누의 장점 및 차별점으로 ‘오픈 스토어’와 ‘네트워크 기능’을 꼽았다.
먼저 카누는 18일 론칭 행사와 함께 개발자들이 창작 게임을 자유롭게 올리고 거래할 수 있는 ‘FunGP’ 사이트를 오픈한다. 이를 통해 유명 개발사는 물론이고 아마추어 개발자들의 게임 개발과 거래를 활성화할 계획이다.
이범홍 대표는 “국내 뿐만 아니라 해외에서 아마추어 개발자들이 열심히 활동하고 있다. Wiz 때는 이에 대한 지원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아 활성화가 제대로 안 된 측면이 있었지만, 카누는 정말 확실하게 지원해서 활성화할 생각이다”고 말했다.
카누의 네트워크 기능은 단순히 유저들이 근거리에서 멀티플레이를 즐기는 수준에 그치지 않고, 온라인 게임처럼 서버에 접속해 다른 유저들과 함께 콘텐츠를 즐길 수 있도록 할 예정이다. 또한 다양한 콘텐츠를 수시로 다운로드할 수 있도록 만들 예정이다.
이범홍 대표는 “우리나라는 다른 나라에 비해 온라인 인프라에서 강점을 보인다. 이를 적극적으로 활용해 유저들이 온라인 게임을 하듯 <카누>용 게임을 즐길 수 있도록 만들 예정이다. 대표적으로 대전격투 게임 <혈십자>는 언제 어디서나 온라인으로 대전할 수 있도록 할 예정이다”고 말했다.
■ 우리는 게임기 회사… ‘명텐도’ 호칭은 거부한다
사실 GPH는 굳이 카누를 만들지 않아도 회사를 유지하는 데 큰 문제가 없었다.
GPH가 하드웨어를 제작해서 시중에 유통되는 영어단어 학습기 ‘깜빡이’가 교육시장에서 엄청난 인기를 끌고 있기 때문에, 굳이 새로운 게임기를 만들지 않아도 소위 ‘먹고 사는 데’ 큰 지장이 없었다고 한다.
하지만 이범홍 대표는 “GPH는 게임기 회사라는 자부심과 꿈이 있었기에 카누의 개발을 강행했다”고 강조했다.
그는 “실제로 돈이 안 되는 게임기를 만들 게 아니라, 교육용 하드웨어 개발에만 매진해 달라는 부탁을 받기도 했다. 하지만 아무리 그래도 ‘국산 휴대용 게임기의 대중화’라는 꿈을 포기할 수는 없었다. 그래서 깜빡이를 통해 번 돈도 카누의 하드웨어를 보다 좋게 만드는 데 거의 대부분 다시 투자했다”고 말했다.
한편, 이범홍 대표는 이명박 대통령의 이른바 ‘명텐도’ 발언으로 자사의 게임기가 화제가 되는 것에 대해 거부감을 드러냈다.
그는 “우리는 대통령의 발언이 있기 전부터 휴대용 게임기 개발에 매진했다. 물론 대통령의 발언이 ‘국산 휴대용 게임기’에 대한 대중의 관심을 불러일으켰다는 점에서는 긍정적이라고 보지만, 그렇다고 해서 마치 우리 게임기가 ‘대통령의 지시를 받아 만드는 게임기’처럼 인식되는 것은 싫다”고 말했다.
이어서 그는 “실제로 대통령의 발언 이후 실체가 잘 알려지지 않은 투자자로부터 투자제의도 많이 있었지만, 우리는 순수하게 ‘게임기’로 평가 받기를 원하기에 모두 거절했다”고 말했다.
끝으로 이범홍 대표는 “사실 지금까지 GPH의 게임기들은 국내보다는 해외에서 판매량이 더 높았다. 하지만 카누는 정말 해외보다 국내에 주력하기 위해 개발한 게임기다. 물론 모든 유저들의 욕구를 100% 충족시키기는 힘들겠지만, 이를 위해 정말 최선의 노력을 다해 개발한 게임기다. 앞으로 많은 관심을 부탁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