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07년 여름, 엔씨소프트 미디어데이를 통해 소개된 <드래고니카>는 만 3년이 지나 국내 론칭을 앞두고 있다.
사실 <드래고니카>는 국내 론칭 전 해외 13개 나라에서 먼저 선보였다. OBT도 실시했다. 이른바 ‘세계 순회공연’을 마치고 국내 공연을 앞두고 있는 셈. 국내 론칭을 앞두고 <드래고니카>에 어떤 변화가 있었는지 바른손 인터렉티브의 김영주 PM을 만나 봤다. /디스이즈게임 정우철 기자
■ 액션 기반의 생활형 게임이 목표
TIG: 너무 오랜만에 등장해서 사람들이 “<드래고니카>가 어떤 게임이야?”라고 물어볼 수도 있다. 어떤 게임이라고 설명하고 싶은가?
김영주 PM(오른쪽 사진): 형식을 따지자면 3D MMORPG로 볼 수 있지만 굳이 정의하지는 않았다.
말하자면 MO와 MMO를 섞은 게임으로, 3D로 제작됐지만 쿼터뷰와 횡스크롤 방식이 모두 존재한다.
즉 기존 게임들의 틀에 고정되지 않은 다양성을 가진 게임이다. 내부에서는 ‘라이징 액션 콤보’라고 규정할 뿐, 장르의 정의는 무의미하다고 보고 있다.
TIG: 그렇다면 ‘라이징 액션 콤보’라는 슬로건이 곧 게임의 특징이라고 보면 되나?
라이징 액션 콤보는 게임의 초반 특징을 나타내는 요소다. 게임을 플레이해 보면 어드벤처 요소가 섞인 게임이라는 것을 느낄 수 있다. 또한 소셜게임(SNG)의 요소를 녹여내 커뮤니티도 강화하는데 주력했다. 이를테면 커플, 결혼, 친구, 길드 등의 인맥 시스템과 마이홈 등 요소가 있다.
TIG: 초기의 <드래고니카>는 액션에 치중한 나머지 커뮤니티성이 부족하다는 이야기도 들었던 것으로 기억한다.
해외에서 먼저 서비스하다 보니, 해당 퍼블리셔들이 소셜을 접목해달라는 요청이 빈번했다. 이 점은 우리도 부족하다고 생각했었던 부분이었다. 지금은 <드래고니카>를 액션을 기반 시스템으로 하는 생활형 게임이 되도록 제작하는 데 공을 들이고 있다.
현재도 기본적인 시스템은 구축됐지만 아직 부족하다고 생각한다. 생활형 게임은 필요한 모든 것을 게임 내에서 얻을 수 있어야 한다. 지금은 거래나 제작 등의 시스템에 대해 큰 업데이트를 준비하고 있다.
TIG: 너무 빠른 액션에 치중하다 보니 채팅이 힘들어 커뮤니티 연계가 안된다는 이야기가 많이 나온다.
우리도 고민하는 부분이다. 전투를 재미있게 즐겼다는데 결과적으로는 쉴 틈이 없어 유저간 이야기를 나눌 수 없다는 말을 많이 들었다. 물론 전투 중간에 쉬어가는 브레이크 타임이 있기는 하지만 빠른 전투가 진행되면서 나중에는 피곤해서 못하겠다는 말도 나왔다(웃음).
<드래고니카>를 SNG라는 형태로 제작한다고 말했는데 이는 커뮤니티 강화를 뜻한다. 이를 위해 전투에서도 서로의 전략을 이야기 하고 작전을 짤 수 있는 전략 디펜스 모드를 생각하고 있다.
즉, 유저들이 직접 전투를 벌이기 보다 가디언을 소환한 다음, 전략을 통해 전투를 진행하는 방식을 준비하고 있다. 향후 이런 부분을 더 강화시켜 유저들이 전투만 하는 것이 아니라 전투와 생활, 커뮤니티의 밸런스를 유지할 수 있도록 하고자 한다.
TIG: 슬로건에서 볼 수 있듯 액션에 많은 공을 들인 것으로 아는데… 과거 보다 지금 경쟁작이 너무 많아졌다. 고민이 많을 것 같은데.
해외 서비스를 먼저 시작하면서 면역이랄까 일종의 자신감이 생겼다. 지난해 해외 론칭 초기만 해도 중국, 대만 동남아 등에서도 다양한 게임이 시장에 나왔고 경쟁도 심했었다. 게임을 재미있게 만들어 우리가 재미있고 유저가 재미있다면 경쟁 게임이 많아도 잘 될 것이라고 본다.
오히려 캐주얼 액션이라는 장르가 성공 했기 때문에 시장이 더 커졌다고 본다. 남들은 블루오션이 좋다고 하지만 우리는 레드오션을 더 선호하는 편이다(웃음).
미션맵 보스 '라발론' 처럼 횡스크롤이 아닌 플레이 방식도 존재한다.
■ 더 큰 도약을 위해 해외 서비스 먼저
TIG: 첫 CBT 이후 오늘에 이르기 까지 국내에 론칭하는데 많은 시간이 들였다.
주변에서도 <드래고니카>를 오래 전 게임으로 보는 시각이 있다.
그 이유가 2007년 지스타에서 공개됐는데 OBT는 2010년에 실시하기 때문인 듯 하다. 해외에서 먼저 서비스를 시작한 것도 이유가 되겠지만 사실 해외에서도 지난해 중, 하반기부터 서비스에 들어갔기 때문에 그리 오래된 게임은 아니다.
론칭 일정을 늦춘 이유는 완성도를 더욱 다듬기 위함이다. 퍼블리셔인 엔씨소프트도 완성도가 높은 상태에서 게임을 론칭해 흥행에 성공했고 이에 대한 노하우가 있다. 엔씨소프트에서 요청한 사항이 많았고 우리는 이를 받아 들였다.
TIG: 굳이 해외에 먼저 론칭해서 서비스를 진행한 이유가 있는지 궁금하다.
국내에 론칭 하기 위해서는 필수적으로 갖춰야 할 콘텐츠 양이 있다. 이를 채우기 전에 론칭하는 것은 아니라고 본다. 결과적으로 보면 해외에서 먼저 테스트를 거치고 국내에 들어왔다고 볼 수 있다. 얼마 전 테스트에서도 별다른 문제가 없었던 것도 해외 서비스를 통한 안정화가 주효 했다고 본다.
반면 해외 서비스를 먼저 하다 보니 이미 공개된 콘텐츠가 한발 늦게 국내에 적용 되는 것이 아니냐는 오해가 있다. ‘망자의 탑’ 등의 콘텐츠는 국내와 해외가 동시에 업데이트 된다. 이마저도 일본 지역에서 동시이고 그 외 국가는 몇 개월 이후에 적용된다.
업데이트 일정은 국내가 먼저 진행된다. 그 외에는 해당 국가에 맞는 콘텐츠를 준비하고 있다.
TIG: 이미 해외에서 서비스 되는 만큼 콘텐츠는 풍부할 것으로 생각 된다.
레벨 별 콘텐츠와 맵 등은 다양하게 축적돼 있다. 앞서 말했지만 국가마다 성향이 달라 콘텐츠 별로 다르게 운영하고 있다. 업데이트는 순차적으로 레벨에 다른 확장형 콘텐츠로 준비돼 있다. 추가로 개발하는 사항은 허리를 튼튼하게 만드는 업데이트이다.
TIG: 게임이 많이 바뀌었을 것으로 생각된다. 어떤 것이 바뀌었나?
<드래고니카>는 기본적으로 횡 스크롤로 진행되면서 싸우는 구조이다. 일단 횡으로 이동하면서 전투만 하기 보다 다양한 액션을 선보이고 싶었다. 또 횡 스크롤은 무조건 싸우기만 해야 한다는 프레임을 깨고 싶었다.
그래서 디펜스 모드 등을 준비해 적으로부터 무엇인가를 지켜내는 형태의 플레이를 준비했다. 던전도 과거 고레벨 위주에서 15~20레벨의 유저도 즐길 수 있도록 다양화 했다. 이외에도 새로움을 줄 수 있는 다양한 콘텐츠를 준비하고 있다.
TIG: 지금까지 등장한 콘텐츠는 대부분 PVE와 관련되어 있는 것이다. PVP 콘텐츠도 준비되어 있나?
PvP는 레벨 40에 즐기는 배틀 스퀘어가 있다. 이를 통해 15:15, 20:20의 대규모 PvP를 경험할 수 있다. 이는 해외 서비스를 통해 호평받은 시스템 중 한가지 이다. 물론 레벨 10에서도 PVP를 접할 수 있지만 레벨 40레벨부터 강한 재미를 느낀다는 것이다. 길드전의 경우 시스템은 준비되어 있다. 다만 업데이트를 할 지 기회를 보고 있다.
TIG: 테스트를 진행하면서 유저의 건의사항을 받아들여 바뀐 시스템이 있다던데.
테스트 피드백이나 1:1 문의, 게임 내에서 유저와 이야기하면 다양한 지적이 나온다. 자잘한 불편사항이나 버그는 그 즉시 개선 작업에 들어갔다. 큰 부분의 변화라면 조만간 업데이트될 해상도 부분이라고 할 수 있다.
사실 다른 국가에서는 대부분 노트북을 기준으로 플레이므로 해상도 문제가 불거지지 않았다. 하지만 국내 플레이 환경을 조사해보니 최근에는 대부분 22인치 이상의 모니터를 사용하는 것을 알게 됐다. <드래고니카>가 지금은 1024*768 해상도만 지원하다 보니 고해상도 모드가 필요했다.
현재 어느 정도 결과물이 나오고 있고 10월 중에는 업데이트가 적용될 수 있다. 이외에도 정예 몬스터의 상성관계나 다양한 콤포와 패턴을 추가하고 있고 파티 찾기 시스템 개선 등이 유저들의 피드백을 받아들여 개발 중이다.
TIG: 최근 플레이엔씨는 캐주얼 장르를 강화하면서 유저 풀 확보에 중점을 두고 있다. <드래고니카>는 이런 목적에 가장 적합한 타이틀이라는 평가도 있다.
우리 게임의 이미지를 보면 아기자기 하기 때문에 유저들의 시각에서는 단순한 형태의 게임으로 보는 경향이 있다. 하지만 실제 플레이 하면 아이템 체계나 기능이 일반적인 MMO의 시스템을 다 포함하고 있다.
타겟 연령대는 14~27세로 잡고 있는데, 이들 유저는 모든 게임을 다 접한 세대다. 단순히 낮은 연령대의 게임이 아닌 모든 게임을 해본 유저들을 만족 시킬 수 있는 포지셔닝을 하고자 한다.
TIG: 얼마전 <펀치몬스터> <미션 아르피아> 등이 플레이엔씨에 론칭 되면서 당장의 수익은 생각 하지 않는다는 말을 했다. <드래고니카>도 같은 정책인가?
<드래고니카>는 해외에서 이미 상용화까지 진행됐다. 과금 시스템이나 복사문제 없이 안정화됐기 때문에 보통 해외에서는 CBT 1~2주 뒤에 OBT와 상용화를 진행했다. 이렇듯 우리의 비즈니스 모델을 구축돼 있다. 하지만 상용화 방식은 국가마다 다르다.
중국은 기능성 아이템, 일본 등에서는 코스튬. 유럽은 플레이시간은 적어 성장을 돕는 아이템을 중심으로 비즈니스 모델을 만들었다.
이에 따라 이미 기능성 아이템은 300여 개, 코스튬도 세트로 400여 개가 준비돼 있다. 다만 어떤 비즈니스 모델을 취할 지는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 퍼블리셔인 엔씨소프트와 논의해 시기와 방식을 정할 것이다.
TIG: 개발사의 입장에서 퍼블리셔인 엔씨소프트를 평가한다면?
개발사가 아닌 퍼블리셔로의 엔씨소프트는 좋은 평가를 주고 싶다. 퍼블리셔도 마케팅에 강한 곳이 있고 개발에 강한 곳이 있다. 우리가 진출한 해외의 퍼블리셔는 대부분 마케팅에 강점을 가지고 있었다. 개발사 입장에서 본다면 개발에 강한 퍼블리셔가 중요하다.
마케팅이란 게임이 어느 정도 성공한다고 가정하면 더 성공할 수 있도록 만드는 것이다. 하지만 자체적으로 게임을 개발해 성공시킨 회사는 성공을 위한 조언과 향후 업데이트 방향에 대한 개발 관련 피드백을 준다.
엔씨소프트는 이런 점에 있어서 론칭 단계의 게임 개발에 많은 조언을 줄 수 있는 퍼블리셔라는 장점을 가지고 있다.
TIG: 마지막으로 유저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한마디 하기 바란다.
게임 론칭을 앞두고 경쟁게임 혹은 특정 게임을 언급하고 싶지 않다. 다만 게임을 즐겨 하는 유저라면 <드래고니카>를 한번 해보면 좋겠다고 생각한다. 첫인상에서는 자신과 맞지 않는 게임이라고 느낄 수 있지만 겉모습이 아닌 재미를 위해 준비한 시스템이 많다.
전직이나 기타 다양한 시스템을 통해 재미를 느낄 수 있을 것이다. OBT 이후에도 다양한 업데이트를 준비하고 있다. OBT는 말 그대로 시작일 뿐이다. 이후 매달 업데이트 되는 콘텐츠를 체험하고 재미를 느낄 수 있었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