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루토게임즈가 개발하고 초이락게임즈에서 서비스하는 <머큐리:레드>가 지난 12일 리미티드 서버를 열었다. 약 한 달 동안 24시간 콘텐츠를 점검하는 ‘마지막 테스트’다. 리미티드 서버 플레이 영상부터 보자.
<머큐리:레드>는 정식 서비스를 앞두고 프로젝트명인 <프로젝트 머큐리>에서 <머큐리:레드>로 이름을 바꿨다. 리미티드 서버에서는 새로운 전투 방식인 점령전과, 근접전, 파괴전을 비롯해 스틸 더 머니와 데스매치까지 총 5개 모드가 등장한다.
<머큐리:레드>가 내세우는 장점은 패러디와 코믹을 통한 가벼움이다. 개발사인 플루토게임즈는 기존 FPS게임의 콘텐츠 위에 <머큐리:레드> 특유의 ‘독특함과 개그’를 입혔다. 위의 영상에서도 깃발 대신 돈가방을 들고 뛰어다니고, 배경으로 알았던 자동차에 치여 사망하는 팀원과 뚫어뻥부터 곰인형, 기타 등 코믹한 근접무기를 확인할 수 있다.
지난 테스트에서 단점으로 지적받은 직업별 성장과 게임 내 포인트를 이용한 보조 아이템 구입 방식도 개편했다. <머큐리:레드>는 약 한 달 동안 리미티드 서버를 열었다가 내년 초 오픈 베타를 시작할 예정이다. 아래는 <머큐리:레드>의 개발을 총괄하는 플루토게임즈 김성 개발실장과의 인터뷰다.
테스트 기간이 한 달이나 된다. 요즘 테스트 긴 게 유행인가?
그건 아니고(웃음), 2차 CBT를 진행하고 나서 몇 번의 FGT를 거쳤다. 그 과정에서 많은 부분을 바꿨는데 정작 많은 사람이 몰렸을 때 일어날 서버 문제를 체크하지 못했다. 서버 안정성과 달라진 시스템에 대한 유저 피드백을 얻는 게 이번 테스트의 목적이다.
아쉽지만 리미티드 서버의 데이터는 초기화된다. 대신 닉네임을 유지하고 오픈 베타테스트 이후에도 사용할 수 있는 보상 등을 준비할 것이다.
그동안 어떤 부분이 달라졌나?
먼저 맵과 게임모드가 늘었다. 14종의 맵과 점령전, 파괴전, 스틸더머니, 근접전, 팀데스매치 5개 모드가 공개된다. 총기와 코스튬은 직업마다 8종류 정도 마련됐으며 상대방의 실드를 파괴하는 실드 브레이커와 일시적으로 적을 기절시키는 스턴마인, 헤드샷을 막아주는 스프레이 등의 보조 아이템이 추가됐다.
게임 내에서 적을 쓰러트리고 점수를 올려서 구입하던 보조 아이템은 시스템이 헷갈린다는 유저들을 위해 전투 전에 미리 착용하는 방식으로 바뀌었다. 직업별로 캐릭터를 키울 필요 없이 계정 레벨을 도입한 것도 변경점이다.
파괴전과 근접전 등 새로운 모드가 눈에 띈다.
파괴전은 상대방의 진영에 있는 봇을 누가 먼저 파괴하는지 겨루는 게임모드다. 일종의 요인암살 같은 건데 공격할 수 있는 장소가 제한적이고 실시간으로 움직이는 요인이 아닌 벽에 붙은 로봇을 파괴하는 만큼 전투가 자주 벌어진다.
근접전은 말 그대로 근접무기만 사용하는 전투다. <머큐리:레드>에서 굉장히 강조하는 모드인데 뚫어뻥부터 곰인형까지 다양한 근접무기가 마련돼 있는 만큼 전혀 다른 게임 같은 재미를 느낄 수 있을 것이다. 뚫어뻥으로 적을 기절시키는 등의 특수효과도 숨어 있다.
기존 FPS게임 콘텐츠를 약간씩 비틀어 가져온 느낌이다.
맞다. <머큐리:레드>의 핵심은 코믹과 패러디다. 같은 모드를 넣더라도 뭔가 <머큐리:레드>스럽게 비꼬아서 내자고 다짐했다. 대표적인 예가 돈가방을 아군기지까지 가져오는 스틸더머니 모드다. 룰 자체는 기존의 깃발뺏기와 다를 바 없지만 돈이 흩날리는 가방을 옮기는 연출과 가방으로도 적을 때릴 수 있는 등 코믹한 요소를 더했다. <머큐리:레드>에 맞춰 연출을 조금 바꾼 건데 인기도 가장 좋다.
이 밖에도 점프대를 타고 높은 곳에 오르거나 길을 오가는 자동차에 치여 죽고, 자동문에 답답해하는 등 다양한 연출과 개그를 넣었다. 근접전에서 뚫어뻥에 맞으면 순간적으로 적이 마비되는 효과도 있다.
시간상 아직 구현은 못했는데 근접전에서는 원래 올드보이를 패러디한 맵도 등장할 예정이었다. 맵 양쪽에 엘리베이터가 있고 층마다 좁고 어두운 복도만 놓여 있는 맵이다. 엘리베이터 문이 열리기 전까지는 상대팀에서 몇 명이 내릴지 모른다.
반대로 엘리베이터 문이 열렸는데 갑자기 적이 우르르 쏟아질 수도 있고, 이를 막기 위해 엘리베이터 안에서 닫힘 버튼을 연타하는 상황도 벌어진다. 근접전투의 재미를 잘 살릴 수 있는 맵이라 생각한다.
패러디와 코믹을 통해 기존 FPS게임과 차별화하겠다는 뜻으로 봐도 되나?
<머큐리:레드>가 아니면 할 수 없는 부분이니까. 애당초 기존 FPS게임에서 느끼지 못한 재미를 가능한 다양하게 제공해주자는 게 목표였다. 솔직히 FPS게임은 남자라면 거의 다 좋아한다. 그런데 정작 게임을 해보면 전투 이외에는 갖고 놀 게 없다.
심지어 한 FPS게임에서는 유저들이 갖고 놀 게 없으니까 폭파모드에 나오는 폭탄을 꺼내더니 그걸 다마고치라고 부르며 이리저리 누르고 노는 모습도 봤다. 그럴 거면 차라리 전투를 오래한 유저들이 갖고 놀 수 있는 이색적인 콘텐츠를 넣어보자고 생각했다. <머큐리:레드>라면 어떤 콘텐츠를 넣어도 이상할 게 없으니까 더 잘된 셈이다.
솔직히 국내 시장에서는 낯선 그래픽이다.
고민되는 부분이다. 최근 연령대마다 게임을 즐긴 후 떠오르는 단어를 적는 키워드 테스트를 진행했는데 나이가 많은 유저일수록 오스틴파워, 패러디 등 우리가 원하는 키워드를 꺼내는 반면 저연령층에서는 단순히 만화, 미국만화 정도의 키워드가 전부였다.
덕분에 재미난 현상도 있는데 나이가 어린 유저일수록 <머큐리:레드>를 유치하다고 생각한다. 성인들은 전혀 상관없었는데 중·고등학생들은 초등학생게임 같다는 의견을 주더라. 아무래도 만화는 유치하다는 생각이 들어있는 듯하다. 이번 테스트에서 넘어야 할 장벽 중 하나다.
반대로 해외에서는 홍보하기 편할 듯하다.
정말 쉽다. 왜 이런 그래픽이고, 이런 캐릭터를 택했는지는 설명할 필요조차 없다. 일단 지금은 국내에 집중해야 하니까 서양풍의 그래픽과 세계관을 어떻게 하면 유저들이 쉽게 받아들일 수 있을지 계속 고민 중이다. 다들 밀리터리 FPS게임을 만드는 이유를 알겠더라(웃음).
그럼 앞으로도 계속 독특함을 내세울 생각인가?
물론이다. 그동안 진지하고 정적인 FPS게임을 많이 즐겼는데 가끔씩은 가벼운 FPS게임이 있어도 좋지 않겠나?
이후 업데이트에서는 아무 생각 없이 마구잡이로 뒤엉켜 싸우는 근접전을 강조할 생각이다. 위에서 말한 엘리베이터 맵 외에도 특정 아이템을 얻으면 무적이 되고 남은 인원은 도망가야 한다는 등의 새로운 규칙도 준비하고 있다.
스테이지 방식의 PvE 모드도 내부에서는 테스트를 마쳤다. 식상한 좀비나 탈주 콘셉트가 아니라 <머큐리:레드>만의 PvE를 볼 수 있을 것이다. 단순히 추가 모드를 내세우는 정도가 아니라 하나 하나의 모드가 메인이 될 수 있도록 만들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