액션을 뛰어넘은 ‘초(超)액션’, 10분이면 깰 수 있는 짧은 던전, 공격으로 공격을 막는 무식한 전투방식. 올엠에서 개발하고 NHN이 서비스하는 액션 MORPG <크리티카>를 수식하는 말이다.
지난 2006년 <루니아전기>를 개발했던 올엠이 신작 <크리티카>로 돌아왔다. 자신감은 여전하다. <루니아전기> 시절 세계정복을 내세우던 개발사는 <크리티카>에서 ‘액션을 뛰어넘는 액션’을 보여주겠다고 호언하고 있다.
다만 자신감의 근원은 다르다. <루니아전기> 시절의 자신감이 ‘신생 개발사의 패기 있는 자신감’이었다면 <크리티카>의 자신감은 ‘7년 동안 쓴 물, 단 물 모두 맛본 경험에서 나온 자신감’이다.
“액션에 한해서만은 흠 잡을 곳 없는 게임을 보여줄 자신이 있습니다.” <크리티카>의 개발을 총괄하는 올엠 김영국 이사를 만났다. /디스이즈게임 안정빈 기자
<크리티카>의 대표 이미지 앞에서 초액션 포즈를 취한 김영국 이사.
■ “<크리티카>는 짧고 굵은 초액션게임”
<크리티카>의 기본구성은 다른 MORPG와 비슷하다. 마을에서 퀘스트를 받고 던전에 들어가 몬스터를 처치한다. 이미 액션 MORPG라는 장르의 구성이 어느 정도 완성돼 있는 만큼 굳이 손을 댈 필요가 없다는 게 김영국 이사의 생각이다.
대신 <크리티카>는 던전 속을 가꿀 ‘내부 콘텐츠’에 집중했다. 짧게 짧게 끊어지는 플레이시간과 인터랙션을 통한 액션, 그리고 공격에 집중한 전투방식이다.
<크리티카>는 굉장히 공격적인 게임이다. 지금까지 대부분의 액션 MORPG는 나를 압박하는 상황을 벗어나는 데 초점을 맞췄다.
예를 들어 보스 몬스터와의 전투만 보더라도 패턴을 파악하고 공격을 피한 후 잠깐의 빈틈을 이용해 반격에 나서는 방식이다. 주변에서 쏟아지는 함정을 피하거나 몰려드는 몬스터를 유인해서 처치하는 경우도 있다. 당연히 우선권은 몬스터에게 있다.
반면 <크리티카>의 전투는 몬스터의 공격을 스킬을 이용해 맞받아치는 방식이다. <크리티카>에는 스킬마다 다양한 속성이 있기 때문에 상대의 공격에 맞춰 그것을 ‘씹어먹는’ 스킬을 사용하면 적의 공격을 원천 봉쇄한 채 몰아붙일 수 있다.
예를 들어 몬스터가 슈퍼아머를 사용한다면 이를 부숴버릴 슈퍼아머 파괴 속성의 스킬을 사용하고 강력한 방어불능 공격을 사용한다. 그렇게 적이 공격하기 전에 스킬로 기절시키거나 날려버린다. 그만큼 전투도 플레이어 위주로 호쾌하게 흘러간다.
‘때리고 맞는다’는 느낌을 강조하기 위해 그래픽과 연출에도 공을 들였다. 평범한 그래픽으로는 과장에 한계가 있을 것 같아 카툰렌더링을 택했고, 무기의 재질에 따라 적을 때릴 때의 느낌도 달리했다. 특히 몬스터가 아닌 캐릭터의 반응에 주목했다.
둔기로 적을 때리면 공격이 적중할 때마다 캐릭터가 약간씩 멈춘다. 둔탁한 느낌을 살리기 위한 일종의 역경직이다. 반면 대검이라면 공격이 적을 통과하면서 순간적으로 느려진다. 적을 벤 후 칼이 빠져나가는 느낌을 살리기 위해서다.
이왕 카툰렌더링을 선택한 김에 이펙트도 더욱 화려하고 크게 만드는 중이다. 나중에는 안드로메다까지 날아갈 수준의 스킬을 만드는 게 목표다.
던전의 길이도 대폭 줄였다. <크리티카>에서 던전 하나를 끝내는 데 걸리는 시간은 5~10분이다. 게임을 시작할 때도 불편한 과정을 다 날렸고, 파티 모집이나 스테이지 진입 과정도 최소화했다. 어떤 콘텐츠든 시간의 부담을 느끼지 않고 짧고 강렬하게 즐기도록 만드는 것이 <크리티카>의 목표다.
앞으로도 30~40분씩 걸리는 긴 던전은 만들지 않을 생각이다. 김영국 이사가 생각하는 최적의 플레이시간이 ‘엄마크리(갑자기 엄마가 들이닥쳤을) 때 진행 중인 던전을 깨고 게임을 종료해도 얻어 맞지 않을 만한 길이’이기 때문이다. <루니아전기>가 종합드라마라면 <크리티카>는 제이슨 스타뎀이 나오는 액션영화라는 게 김영국 이사의 설명이다.
“자극은 거꾸로 가지 않아요. 극단적인 자극을 본 유저는 느리거나 지루한 걸 보지 못합니다.” 김영국 이사의 지론이다. 짧은 시간 극한의 자극을 통해 <크리티카>만의 매력과 초액션의 진수를 보여주겠다는 각오다.
■ “<루니아전기>에서 배운 경험을 모두 살리겠다”
올엠의 첫 게임 <루니아전기>는 많은 변화를 겪었다. 서비스 초기 액션 마니아에 집중했던 기획 때문에 대중성 확보에 어려움을 겪었고, MMORPG 스타일의 콘텐츠에 지나치게 치중했다가 지루하다는 평도 들었다. 바꾼 부분이 많다 보니 이름도 <루니아Z>로 바꿨을 정도다. 그 과정에서 유저들의 의사소통만큼은 확실히 배웠다고 김영국 이사는 말한다.
“유저들은 좋아하는 것과 표현하는 것이 다릅니다. A라는 말을 했다면 당장 A를 적용하기보다 왜 A라는 말이 나오게 됐는지를 고민할 필요가 있더군요.”
예를 들어 스토리가 중요하다는 의견을 보고 컷신만 추가했다가는 되려 컷신 때문에 게임이 답답하다는 이야기를 듣기 십상이다. 유저가 말한 건 스토리였지만 실제로 뜻한 건 ‘게임 속 세상에 소속됐다는 느낌을 받고 싶은 것’이기 때문이다. 마찬가지로 현재 플레이 중인 유저가 게임이 재미없다는 건 목적성이 부족하다는 뜻이다.
“경우마다, 유저마다 뜻하는 게 다르지만 <루니아전기>에서 7년 동안 보고 들은 노하우로 이제는 ‘액션’에 한해서는 확실히 유저 의견을 이해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크리티카>는 게임을 선보이기 앞서 외부인력을 초청해 테스트 단계부터 철저히 준비하고 있다. 지난해 5월 한게임 EX 2011에서 첫선을 보인 후 약 9개월 동안 5~6번의 알파테스트를 진행했다. 테스트 대상도 <루니아전기>의 유저부터 주변의 친인척, 지나가던 고등학생 등 다양하다.
워낙 많은 의견을 듣다 보니 <루니아전기> 때는 ‘고집의 김영국’이었던 별명도 ‘팔랑귀 김영국’으로 바뀌었을 정도다.
그 결과 끊어지는 동작을 한층 매끄럽게 바꾸고 캐릭터성을 강화하는 등 여러 가지 성과를 거뒀다. 그래도 여전히 ‘내부에서 못 보는 의견’이 많은 만큼 오픈 베타테스트 시점까지 계속 외부인력을 초청한 테스트를 반복할 생각이다.
■ “초액션의 진짜 재미를 보여주겠다”
곧 진행될 <크리티카>의 1차 클로즈 베타테스트를 앞둔 김영국 이사의 자신감은 충만하다.
“사내에 말할 때는 이렇게 이야기해요. 너희는 자부심을 가져도 좋다. <루니아전기>는 액션 RPG 시장을 열었던 게임 중 하나고, 그 뒤에 나온 게임들보다 많은 것을 경험했다. 그만큼 시야도 늘었다. <크리티카>는 그 경험을 집대성한 게임이 될 것이다라고요.” 올엠이 <크리티카>에 거는 기대와 자신감을 엿볼 수 있는 부분이다.
넘치는 자신감만큼 개발팀도 의욕적이다. 액션을 표현하는 데 중요한 프로그래머와 기획자의 호흡이 잘 살아 있고 다른 개발자들도 기획자의 상상력을 현실로 구현하는 데 마다하지 않는다.
지금은 <크리티카>에 캐릭터성을 불어넣는 작업을 진행하는 중이다. 보스를 날려버리기 전에 ‘훗~’ 하는 비웃음을 날리거나 전투를 마친 후 다양한 승리포즈를 보여주는 식이다.
스토리에서는 ‘배경’이 되는 주인공보다 감성을 갖고 실제로 살아 있는 듯한 하나의 캐릭터를 만드는 게 목표다. <킹오브 파이터즈>나 <철권> 시리즈의 캐릭터들처럼 말이다.
자신감과 의욕으로 충만한 김영국 이사에게 목표를 물었다. “이건 뛰어난데 저건 없네보다는 이 게임은 흠잡을 곳이 없네라는 말을 듣고 싶어요. 그리고 <크리티카>만의 재미를 보여주는 것, 초액션이라는 말에 유저들이 공감하고 액션만큼은 완전히 만족할 수 있는 그런 게임이요.”
<크리티카>는 상반기 중에 1차 클로즈 베타테스트를 진행할 예정이다. 올엠의 경험에서 나온 자신감이 빛을 발할 수 있을지 지켜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