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 꼭 이기고 싶다.” 오는 11월 17일 열리는 블리자드 월드 챔피언십(이하 BWC)에 출전하는 중국 대표선수의 각오다. 그런데 이기고 싶은 이유가 흥미롭다. 단순한 만족감이 아니라 실력을 입증함으로써 e스포츠에 대한 관심을 모으고 이를 기회로 중국 내 e스포츠를 활성화시키겠다는 생각이다.
자신감은 충만하다. 이미 한국 서버에서 한국선수들과 경기를 치러봤고, 승률도 50%는 될 것이라 생각하고 있다. 자는 시간 빼고는 모두 <스타크래프트 2>에 매달릴 만큼 연습량도 많다. e스포츠 종주국 한국에 도전하고 싶다는 중국의 당찬 두 대표선수를 만났다. /상하이(중국)=디스이즈게임 안정빈 기자
자기 소개를 부탁한다.
샹 야오: IG클럽 소속의 샹 야오(Xiang Yao)라고 한다. 아이디는 IG.XY다. IG클럽은 베이징에 있으며 <스타크래프트 2>와 <DOTA>, <리그 오브 레전드> 선수들을 갖추고 있는 중국 내 최고의 팀이다. 현재 XIGUA, MACSED, XLUOS 등의 선수들을 보유하고 있다.
션 후이: 팀 스파이더(Spider) 소속의 션 후이(Shen Hui)라고 한다. 아이디는 Comm이다. 스파이더는 원래 대만팀이지만 상하이에 나와 ASH 두 명의 선수가 있다. 마침 둘 다 BWC에 출전한다. 지난 팀리그에서 대만 전체 2위를 할 만큼 실력이 좋은 팀이다.
중국대표로 선발됐다. 소감이 어떤가?
션 후이: 중국대표가 됐을 때 세계적으로 알리고 싶은 건 <스타크래프트 2>에는 한국만 있는 게 아니라는 점이다. 중국도 <스타크래프트 2>를 잘한다는 걸 세계무대에 알리고 싶었다.
샹 야오: 한국에 워낙 잘하는 사람이 많다 보니 한국만은 좀 이기고 싶다.
하루에 어느 정도 연습에 투자하고 있나?
션 후이: 밥 먹고 자는 시간 빼고 다 연습에 투자한다. 눈만 뜨면 <스타크래프트 2>를 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연습은 주로 한국 서버에서 배틀넷을 통해서 하고 가끔 주변 친구들과 즐기는 정도다.
샹 야오: 하루 평균 10~14시간 정도 연습한다. 역시 연습은 한국 서버에서 한다.
한국서버 레이팅이 어느 정도인가?
샹 야오: 둘 다 그랜드마스터다.
그 정도면 한국 선수들과도 게임을 해봤을 듯하다.
션 후이: 임재덕, 이정훈 선수 등과 해봤다. 다들 잘하지만 개인적으로 느끼기에는 50% 정도 승률이 될 듯하다.
샹 야오: 최성훈 선수가 굉장히 지능적이었고 이정훈 선수는 컨트롤을 엄청 잘하더라. 같이 게임을 해보고 느꼈다.
한국에서 어떤 선수가 눈에 띄던가?
션 후이: 정종현 선수다.
샹 야오: <스타크래프트>에서는 이제동 선수와 이영호 선수가 눈에 띄더라. 요즘은 박수호 선수를 눈여겨보고 있다.
중국에서는 e스포츠 인기가 어떤가?
션 후이: 솔직히 중국에서 인기가 높지 않다. 주로 인터넷을 통해 한국 e스포츠 경기를 보고 있다. 그래서 노력해서 한국을 이기고 더 많은 유저의 관심을 e스포츠로 모으고 싶다. 곧 <군단의 심장>도 나오는데 중국에서도 홍보를 좀 많이 해서 유저가 많이 늘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중국에서 e스포츠 소식을 얻는 S.163.COM 사이트.
BWC가 중국에서 열린다. 의미가 깊을 듯하다.
샹 야오: 중국 내 <스타크래프트 2> e스포츠 활성화의 좋은 기회가 될 것이라 생각한다. 그래서 더 이기고 싶다.
어떤 계기로 프로게이머를 시작하게 됐나?
샹 야오: <스타크래프트>에서 전국 8강까지 간 게 계기가 됐다. 이 기록을 깨고 싶어서 열심히 하다 보니 지금까지 오게 된 것 같다.
션 후이: 그냥 <스타크래프트 2>를 사랑하고 내 꿈이 1등이 되는 거였다. 그게 전부다.
한국선수들과 경기를 치른다면 자신은 있나?
션 후이: 있다. 중국인은 겸손해야 한다기에 약한 소리를 많이 하고 있지만 솔직히 그래도 자신은 있다.
만약 이긴다면 상금은?
샹 야오 & 션 후이: 받고 나서 생각하자(웃음).
마지막으로 한국 선수들에게 한마디 해달라.
션 후이: 한국은 e스포츠 문화가 잘 조성됐고 기량도 뛰어나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더욱 따라잡을 수 있기를 바란다. 한국선수들도 더 실력을 키워서 우리가 더 좋은 상대를 따라잡는 기회가 됐으면 한다.
샹 야오: 한국은 <스타크래프트> 때부터 e스포츠 강국이었다. 하지만 그건 <스타크래프트> 때의 이야기고, 새롭게 시작하는 <스타크래프트 2>에서는 달라질 수도 있다고 본다. 열심히 노력하는 만큼 반드시 따라잡아 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