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씨소프트가 <블레이드 & 소울>의 오픈 베타테스트 시작 100일을 맞아 28일 서울 삼성동 R&D센터에서 향후 업데이트 내용을 발표했습니다. ‘7 Waves Update’라는 이름의 계획을 통해 연말까지 새로운 던전, RvR 전장, 신규 직업 등이 나올 예정인데요, 개발진과의 질의응답도 진행됐습니다.
<블레이드 & 소울>을 개발하는 엔씨소프트 배재현 PD, 김형태 AD, 황성진·이범준 리드 디자이너(기획자)의 이야기를 들어 보시죠. /디스이즈게임 현남일 기자
엔씨소프트 배재현 PD(오른쪽)과
<블레이드 & 소울>의 OBT 시작하고 100일이 지났는데, 먼저 소감을 듣고 싶다.
배재현: 개인적으로 라이브 서비스를 진행한 것이 오랜만이라 정말 감회가 남다르다. 요즘은 아인슈타인의 상대성 이론을 온몸으로 느끼고 있다. 게임을 개발하는 시간은 금방 가는데, 라이브하고 유저들과 커뮤니케이션하고 업데이트하는 시간은 정말 느리게 간다. 전체적으로 힘든 것도 많지만, 그래도 매우 즐겁고 재미있다.
<블레이드 & 소울>의 정식 서비스를 시작한 이후 매주, 매월 업데이트하고 있다. 매번 업데이트가 힘들긴 하지만 또 유저들에게 즐거운 경험을 준다는 점에서 보람도 느낀다. 앞으로도 계속 유저들에게 좋은 경험을 줄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
김형태: <블레이드 & 소울> 이전에는 패키지게임이나 콘솔게임을 주로 개발했었다. 다시 말해 온라인게임 OBT와 라이브는 처음이라는 뜻이다. 과거 패키지게임을 만들 때는 개발이 끝나면 하나의 완성된 작품을 선보인다는 느낌이었다.
하지만 지금은 개발 자체가 하나의 끝나지 않는 생활이 된 것 같은 느낌이다. 오픈한 뒤에도 부족한 부분이 발견되면 계속 보완하고, 또 새로운 콘텐츠도 추가해야 한다. 그런 점에서 마치 대성당의 벽화를 계속 그리고 있다는 느낌까지 받고 있다. ‘인생의 작품을 남겨야겠다’ 같은 의욕도 충만하다.
다음 에피소드. 그러니까 4막은 언제 나오나?
이범준: 4막은 현재 열심히 개발하고 있다. 시나리오는 이미 완성돼 있는데, 구체적인 업데이트 일정은 미정이다.
4막은 이른바 ‘진서연 편’이라고 할 수 있다. 핵심인물인 진서연의 이야기를 일단락하게 되며, 그렇기 때문에 스케일도 지금까지 선보인 막과는 다를 것이다. 또 이전에는 보여주지 못했던 설원이나 대도시 같은 테마도 나온다. 경공으로 탐험할 수 있는 부분도 많이 추가될 것이다.
4막에서 진서연의 이야기가 일단락된다.
<블레이드 & 소울>은 대규모 업데이트보다는 꾸준한 업데이트 정책을 세우고 있는 것 같은데, 해외에서도 같은 정책을 유지할 것인가?
배재현: 개인적으로 콘텐츠를 모아서 한꺼번에 업데이트하는 이른바 ‘대규모 업데이트’는 선호하지 않는다. 내가 유저라고 하면, 6개월 뒤나 1년 뒤에 대규모 콘텐츠가 나온다고 아무리 이야기해 봐야 크게 와 닿지 않을 것이다.
그래서 매주, 혹은 매달 꾸준하게 부족한 부분을 업데이트하는 게 맞다고 생각한다. 이런 업데이트 정책은 해외에서도 마찬가지이지 않을까 싶다. 어느 나라부터 서비스될지는 정해지지 않았지만 국내와 동일하게 주간이나 월별로 대응할 것이다.
<블레이드&소울>의 여성 유저 비율이 얼마나 되는지 궁금하다.
황성진: 처음 서비스를 시작했을 때는 18%~19% 수준이었지만 계속 늘어나고 있으며 현재는 25%까지 올라왔다. 이번 7 Waves 업데이트를 통해 린 검사가 공개되는데, 아마 많은 여성 유저들이 좋아하지 않을까 싶다.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에 대한 대응은 어떻게 할 계획인가?
황성진: 계속 관심 있게 보고 있으며, 먼저 채집이나 제작을 중심으로 모바일과 연동할 수 있도록 준비하고 있다.
7 Waves 업데이트 중 PvP 콘텐츠가 2개다.(나류 영석전장, 천하제일 비무대회) 큰 그림에서 봤을 때 PvP는 어떻게 계획하고 있는가?
황성진: 많은 유저들이 플레이어와 플레이어의 대립을 기대하고 있는 게 사실이다. 하지만 현재 게임에 적용된 PvP는 굉장히 캐주얼한 콘텐츠라고 할 수 있으며, 그렇기 때문에 다음에 나올 전장과 비무대회가 굉장히 중요하다고 볼 수 있다.
큰 그림에서 보면 많은 인원들과 문파가 공동의 이득을 취하기 위해 움직여야 하는 동기부여를 영석전장이 제공하고, 개인이나 소규모 인원의 실력을 겨루고 뽐내는 동기부여를 비무대회가 제공하는 것으로 계획하고 있다. 이 두 가지 PvP 콘텐츠가 양쪽 축이라고 할 수 있으며, 그 이후의 PvP는 일단 두 가지 콘텐츠가 자리를 잡은 이후 업데이트할 계획이다.
유저들이 36:36으로 싸우게 될 RvR 콘텐츠 ‘나류 영석전장’.
서버 변경권, 캐릭터 외모 변경권 등은 유료 아이템으로 판매할 예정인가?
황성진: 유료인지 무료인지는 우리 개발팀에서 코멘트할 수 없다. 그 부분은 사업팀이 결정하지 않을까 싶다. 다만 서버 변경권이나 캐릭터 외모 변경권은 모두 유저들이 불편해하고 부족하다고 지적해 주었던 부분을 보완하는 차원에서 기획한 것이라는 점을 전하고 싶다.
폭풍의 바다뱀 보급기지는 사실상 필드형 던전으로 보이는데, 그렇다면 기존에 있던 금강역사나 만령강시처럼 대규모 인원들이 모여서 일방적으로 보스를 학살하는 형태의 콘텐츠가 되지 않을까 염려된다.
황성진: 폭풍의 바다뱀 보급기지는 24명이 파티를 짜서 들어가거나, 모르는 사람들이 무작정 24명 모일 수도 있는 오픈형 던전이다. 하지만 이 던전의 최종보스인 포화란은 설사 24명이 한꺼번에 공격한다고 해도 결코 쉽지 않은 난이도를 갖고 있을 것이다. 이를 위해 보스 패턴도 리뉴얼하고 있다.
참고로 현재 <블레이드&소울>은 최고 레벨에 도달한 50만 개의 캐릭터 중 포화란을 잡아낸 수는 20만 정도 된다. 다시 말해 30만은 잡지 못했다는 뜻인데, 폭풍의 바다뱀 보급기지는 바로 이런 유저들을 위한 콘텐츠로 기획됐다.
일부 유저들은 파티플레이를 하기 어렵다. 이에 대한 밸런스 대책은?
황성진: 최근 검사와 관련해서 집중적으로 패치를 진행했다. 검사 유저들이 부족하다고 느끼는 것과 필요한 부분을 과감하게 업데이트했고, 현재 그 데이터를 지켜보고 있다. 이런 식으로 매달 밸런스에 문제가 있다고 판단되는 직업에 대해 계속 업데이트를 진행할 것이다.
참고로 다음 10월에는 소환사에 대한 패치를 기획하고 있다. 소환사가 힘들어하는 것과 필요한 것을 집중적으로 패치할 것이다. 다른 직업도 꾸준히 모니터링할 테니 이 부분은 개발진을 믿고 지켜봐 달라고 말하고 싶다.
캐주얼하게 즐기는 유저들은 게임머니를 벌기가 정말 쉽지 않다.
황성진: 퀘스트 보상이나 소비품, 소비율 등을 보면서 재조정하고 있다. 개발진 역시 캐주얼한 유저들이 힘들어하는 것을 잘 알고 있기 때문에 계속 조절할 계획이다. 또 경매장도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하면서 개선하겠다.
최근 중국에서 테스트를 했는데, 소득이나 반응이 어땠는지 궁금하다.
배재현: 최근 CBT를 진행했는데, 사실 한국을 기준으로 보면 CBT라고 하기도 애매하다. 거의 FGT 급이었다. 게임 시스템이나 콘텐츠에 대한 검증이 아니라, 중국 네트워크에서도 게임이 문제없이 돌아가는지를 검증하는 것이 목적이었기 때문에 굉장히 적은 규모의 유저들로만 테스트를 진행했다.
그렇기 때문에 그 성과를 평가하기에는 아직 이른 것 같다. 다만 중국 유저들의 기대만 놓고 보면 굉장히 높은 편이라고 할 수 있으며, 매체 등을 통해 나타나는 분위기도 좋다.
중국은 규제가 심하기 때문에 의상도 많이 손본 것으로 알고 있다.
김형태: 중국은 18세 이용가, 15세 이용가. 이런 연령등급이 없기 때문에 무조건 전연령이 만족하는 의상을 만들어야만 했다. 그래서 우리가 전연령 의상이라고 생각한 것을 중국 쪽으로 넘겼는데, 중국 퍼블리셔 측에서 이 정도로는 부족하다고 연락이 왔다.
그런데 판호를 받기에는 너무나도 시간이 촉박했다. 그래서 일단 중국 퍼블리셔가 직접 수정했고, 이로 인해 어쩔 수 없이 이번 중국 CBT에서는 디자인 면에서 만족스럽지 못한 결과물이 나올 수밖에 없었다. 다음에는 더 시간을 들여 중국 퍼블리셔와 협의해 디자인 면에서 충분히 만족스러운 의상을 선보일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인벤토리의 마지막 칸은 1만 금이다. 열지 말라는 뜻이 맞는가?
황성진: 게임을 해보면 일종의 ‘업적형’ 보상이라는 것이 존재한다. NPC가 파는 고급 의상이나 인벤토리가 바로 이에 속한다. 인벤토리 마지막 칸은 가격 대비 효율 같은 것을 전혀 고려하지 않았으며, 그저 마지막을 뚫은 사람과 그렇지 못한 사람의 차이를 두려고 기획한 것이다. 하지만 앞으로 게임이 업데이트되고 유저들의 이야기를 계속해서 들으면서 필요하다고 판단되면 가격을 조절할 생각이다.
비무대회를 장차 e스포츠로 키울 계획은 없나?
배재현: 내가 만든 게임이 e스포츠가 된다는 것은 아마도 모든 개발자들의 꿈일 것이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거창하게 “<블레이드 & 소울>은 이제부터 e스포츠로 갑니다!”고 하는 것은 쉽지 않다. 다만 계속 노력은 할 것이고, 전장이나 비무대회를 잘 만들어서 많은 유저들이 즐겨준다면 이를 보완해서 꼭 e스포츠에 도전해 보고 싶다.
김형태 AD의 트위터에 쌍검을 든 여성 캐릭터 일러스트가 올라와서 많은 유저들이 ‘새로운 직업’이라며 설왕설래했다. 명확한 해명을 부탁한다.
김형태: 사실은 린 검사가 나온다는 것을 감추기 위한 페이크 그림이었다(웃음). 다만 캐릭터가 양손에 칼을 들면 어떤 재미가 있을까에 대해서는 개발팀 내부에서도 많이 논의하고 있다. 앞으로 이와 관련된 새로운 종족이나 직업이 추가될지는 지켜봐야 할 듯하다.
배재현: 김형태 AD가 지금 중요한 사실 하나를 감추고 있는데, 사실 저 일러스트는 모 연예인을 모델로 하겠다는 개인적인 욕심이 발현됐지만 실패한 것이다(웃음). 어떤 연예인인지는 밝힐 수 없다.
전체적으로 7 Waves 업데이트 내용을 보면 기존 유저들을 위한 업데이트라고 생각된다. 신규 유저들을 위한 업데이트는 없는지 궁금하다.
김형태: 린 검사가 충분히 신규 유저들을 위한 콘텐츠로 많은 매력을 발산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사실 검사지만 린 검사는 기존 클래스와는 완전히 다른 플레이 패턴을 갖고 있다. 대표적으로 검사의 상징적인 기술인 ‘막기’를 사용하지 않으며, 무기 또한 기존 검사와는 다른 것들을 쓴다. 그야말로 신규 클래스에 어울리는 색다른 재미가 있으니 많은 기대를 부탁한다.
<블레이드 & 소울>은 중국에서도 서비스하는데, 개발자로서 한국게임과 비교했을 때 중국게임의 수준이 어디까지 올라왔다고 생각하나?
배재현: 가감 없이 말하자면 현재 중국과 한국의 기술적인 격차는 없다. 오히려 클라이언트는 중국 쪽이 나을 수도 있다. 무엇보다 중국은 PC 스펙이 전반적으로 낮기 때문인지 낮은 스펙에서 구현되는 게임의 퀄리티가 굉장히 훌륭하다. 또 우리나라보다 훨씬 많은 유저들이 한꺼번에 몰리기 때문에 이에 대한 대비 면에서도 우리보다 낫다고 본다.
그나마 한국은 몇 년 일찍 온라인게임을 서비스하기 시작했기 때문에 이 ‘몇 년 정도’ 앞선 게임 기획과 운영 노하우 정도가 중국에 비해 낫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사실 이 부분은 정말 눈 깜짝할 사이에 따라잡힐 수 있다. 그렇기 때문에 국가 간 격차는 이제 거의 없다고 봐도 될 것이다.
새로 나올 인스턴스 던전 ‘나선의 미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