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울전쟁-신성부활>(이하 거울전쟁)이 ‘악령군’ 업데이트를 통해 재도약을 준비 중이다. 악령군은 ‘해방부대’, ‘흑마술파’와 함께 <거울전쟁> 세계관의 한 축을 이루는 진영. 그동안 <거울전쟁>에는 해방부대와 흑마술파 2개 진영만 구현돼 있었고, 이번 업데이트를 통해 마침내 3대 진영이 갖춰지게 되었다.
재도약을 준비하는 <거울전쟁>이 처한 상황은 쉽지 않다. <거울전쟁> 시리즈의 최신작이라는 이름값도 서비스 1년이 다 되어 가는 지금은 빛이 바랬고, 신규 콘텐츠 추가 없이 보낸 반년의 시간도 극복해야 할 과제다. 과연 계획은 무엇일지 엘엔케이로직코리아의 남택원 대표를 만나 보았다. /디스이즈게임 김승현 기자
■ “반년 만의 신규 콘텐츠, 늦어서 죄송하다”
엘엔케이로직코리아 남택원 대표
한동안 신규 콘텐츠 업데이트가 뜸했다. 어떻게 지냈나?
남택원: 흑마술파 업데이트 이후 처음인가? 거의 반년 만에 하는 대규모 업데이트같다. 그동안 이렇다 할 이슈가 없었음에도 계속 기다려주신 유저 분들께 죄송하다.
그동안 6월 말부터 있을 신규 콘텐츠 업데이트를 준비하느라 정신이 없었다. 이번 주에는 <거울전쟁>의 마지막 진영인 ‘악령군’이 추가되고, 7월부터는 매월 신규 콘텐츠와 경매장과 같은 편의 시스템 개선 및 추가가 시작될 예정이다.
반년 가까이 콘텐츠를 비축한 셈이다. 유저들의 만족도는 말할 것도 없고, 게임의 인기라는 측면에서도 도박적인 방법 아닌가?
맞다. 솔직히 미친 짓이다.(웃음) 사실 신규 던전은 올해 초에도 업데이트가 가능했었다. 하지만 신규 던전을 개발하다 보니 <거울전쟁> 개발 툴의 문제점을 발견했다. 이를 무시하고 업데이트를 했더라면 당장은 신규 콘텐츠를 선보일 수 있겠지만, 장기적으로는 개발 시간이 대책 없이 길어지는 문제가 있었다. 고민 끝에 당장은 힘들더라도 길게 갈 수 있는 길을 택했다.
이는 장르의 영향이 컸다. 아무래도 슈팅 RPG, 아니 비행슈팅이라는 장르 자체가 국내에서 생소하다 보니 개발 툴을 수정하거나 개선할 개발자를 확보하기 힘들었다. OBT를 할 때는 그래도 몇 년 동안 준비한 것이 있어 나아질 것으로 생각했는데 아니더라. 결국 개발자 교육부터 개발 툴 개선까지 처음부터 다시 했다. 올해 하반기부터는 이전과 같은 느림보 업데이트는 없을 것이다.
8월이면 <거울전쟁>의 론칭 1주년이다. 조금 이르지만 지난 서비스를 자평하면?
역시 아쉬움이 많다. 론칭 이후에는 이슈를 만드는 데도 실패했고, 무엇보다 그동안 신규 콘텐츠 추가나 게임 최적화 면에서 아쉬움이 많았다. 때문에 유저 분들도 많이 떠나셨고….
그래도 그동안 바닥을 찍었으니 앞으로는 나아지지 않을까? 반년 가깝게 이어온 도박이 슬슬 끝을 보이고 있다. 힘들었을 텐데도 지금껏 기다려 준 직원들과 유저 분들께 감사하다. 이번 주부터 시작되는 대규모 업데이트를 통해 그동안의 기다림에 보답하겠다.
론칭 초기에 비하면 유저가 많이 빠져나갔다.
우리는 대형 퍼블리셔도 아니고, 돈 많은 게임사도 아니다. 잘 만든 게임은 배신하지 않는다는 10년 전 마인드로 우직하게 밀고 나갈 뿐이다. 사업적인 이슈는 홍보팀과 퍼블리셔가 잘 하겠지.(웃음)
게임의 홍보를 고민하지 않은 것은 아니지만 역시 메인은 게임이다. 이번에 추가되는 악령군은 여러모로 집(?) 떠난 <거울전쟁> 유저 분들과 슈팅게임 마니아 분들을 노린 진영이다. 기존 게임에선 볼 수 없었던 독특한 콘셉트의 진영이니 많은 기대 부탁 드린다.
■ “악령군은 비행슈팅 마니아를 위한 진영”
고생한 기억밖에 나지 않는다.(웃음) ‘해방부대’나 ‘흑마술파’ 같은 경우 CBT에서 대략적인 틀이 완성돼 개발에 어려움이 적었다. 하지만 ‘악령군’은 라이브 서비스를 하는 와중에 하나부터 열까지 쌓아 올린 진영이라 고생이 남달랐다. 더군다나 콘셉트도 기존 진영들과 달리 변칙적이고 마니악해 더욱 그랬다.
의외다. 여름방학을 앞두고 추가되는 진영이니 유저를 끌어 모을 수 있는 대중적인 콘셉트일 것이라고 생각했다.
게임을 처음 접한 유저라면 괴기스러운 악령군이나 음침한 흑마술파보다는 화사한 해방부대를 많이 택하지 않을까? 좀비나 해골, 악마가 판치는 진영이 대중적이면 이상하지 않은가. 서큐버스 같이 대중에게 어필할 수 있는 직업이 없는 것은 아니지만, 전반적으로 취향을 타는 진영이 될 것이다.
물론 신규 유저가 절실하지 않다고 하면 거짓말이다. 하지만 기존의 세계관을 어그러트리면서까지 새로운 유저를 끌어들이려 하는 것은 기만이 아닐까? 전작에서도 악령군은 마니악한 콘셉트의 진영이었다. 개발팀은 좋은 콘텐츠에 매진하고, 유저 유입과 같은 건은 사업이나 마케팅적인 방법으로 보완하려고 한다.
악령군의 특징을 한마디로 정의하자면?
‘하드코어’다.(웃음) 해방부대가 정석적인 운영, 흑마술파가 변칙적인 조작법을 내세웠다면 악령군은 하드코어 슈팅 게이머를 위한 고난이도 진영이다. 익숙해지긴 힘들지만 노력한 만큼 크게 보상이 돌아오는 진영이라고 생각하면 편하다.
예를 들어 악령군의 해골궁수 캐릭터는 게임 중 점프 기능(탄을 피할 수 있는 거울전쟁의 회피 시스템)을 봉인하는 대신 다른 능력치를 향상시키는 스킬이 있다. 점프를 쓸 수 없어 조작 난이도는 높아지지만, 이를 극복하고 장시간 피격 없이 버틴다면 화력이 증가하는 등의 보너스 효과를 받는다.
첫 진영인 해방부대 같은 경우 초반 난이도가 너무 쉽다는 지적이 있었는데 악령군은 어떠한가?
하드코어 슈팅 게이머를 위한 진영인 만큼 초반 스테이지 구성도 다른 진영보다 난이도가 높다. 첫 진영인 해방부대의 첫 스테이지 같은 경우는 슈팅에 익숙치 않은 분들을 위해 (실제로) 눈 감고도 깰 수 있는 디자인을 취했지만, 악령군 같은 경우 초반 스테이지라도 방심하면 ‘컨티뉴’ 화면을 볼 수 있다. 그동안 <거울전쟁>의 전투가 시시하게 느껴졌던 분들에겐 좋은 도전거리가 될 것이다.
악령군은 세계멸망을 추구하는 악당진영이다. 이러한 콘셉트가 유저들이 공감할 수 있는 이야기를 선사하겠다는 개발의도와 충돌하지 않았나?
고민이 많았다. 나야 이런 이야기도 좋아하는 편이지만 전체이용가 게임에서 반사회적(?)인 이야기를 풀 수는 없는 노릇이니….(웃음)
고민의 답은 진영이 아니라 인물이었다. 악령군의 이야기는 악령군이라는 진영에 대한 이야기라기보다는 죽음에서 되살아난 주인공이 겪는 고뇌에 대한 이야기다. 처음 주인공은 아무런 의심 없이 상부에서 시킨 살육임무를 수행하지만, 이야기가 진행될수록 사람들과의 교류를 통해 자아를 찾아 간다. 그 과정에서 악령군의 교리인 ‘죽음’에 대해 고민하고, 더 나아가 자신의 존재에 대해 고민하게 된다.
해방부대가 청소년의 방황기, 흑마술파가 패기 넘치는 사회인의 이야기라면 악령군은 닳고 닳은 중장년층의 이야기다. 원래 나이를 먹을수록 좋은 게 좋다는 식으로 수동적으로 살아가기 쉽지 않은가? 기계적인 삶 가운데 악령군의 주인공처럼 잠깐이라도 자신의 의지와 삶에 대해 고민하길 바라는 마음으로 이야기를 꾸몄다.
솔직히 요즘 유저들은 게임의 스토리에 크게 신경 쓰지 않는다.
시나리오를 총괄하는 입장에서 고민이 많았다. 결론은 최선을 다하자는 진부한 해답이다.(웃음)
이번 악령군 업데이트는 인 게임 연출을 강화하는 등 스토리 전달에 많이 신경 썼다. 스토리를 즐기는 분들이 많진 않겠지만, 우리의 노력으로 열 명 중 한 명이라도 <거울전쟁>의 이야기에 공감해 주신다면 성공이라고 생각한다. 개발자는 그저 최선을 다해 콘텐츠를 만들고 유저 분들의 선택을 기다릴 뿐이다.
■ “마라톤 업데이트로 기다림에 보답하겠다”
이제 <거울전쟁>의 3대 진영이 다 갖춰졌다. 게임에 있어서도 적지 않은 변화가 있을 것 같은데?
그동안 변화가 적었으니 이제라도 있어야 하지 않겠나? 개인적으로 이번 업데이트를 제 2의 시작이라 생각하고 있다. 3대 진영도 다 갖춰졌고, 7월부터는 매달 릴레이 업데이트가 시작된다. 멈춰 있던 진영별 이야기도 다시 진행될 예정이다. 그동안 숨죽이며 준비했던 만큼 유저 분들을 실망시켜 드리지 않겠다.
7월부터 매달 신규 콘텐츠를 업데이트하겠다고 선언했다. 어떤 것들이 추가되나?
아마 유저 분들께서 그동안 가장 아쉬워했던 것이 새로운 던전이 아니었을까? 게임을 하며 자신이 강해질 수 있는, 또 강해진 자신을 체감할 수 있는 장소가 있어야 했는데 그동안 이 부분에서 부족함이 많았다. 때문에 7월부터는 매달 신규 콘텐츠를 업데이트해 기다림에 보답할 예정이다.
먼저 7월과 8월에는 최고 레벨 던전과 새로운 PvP 모드가 추가된다. 9월부터는 고수들을 위한 기록경쟁 콘텐츠인 랭킹 던전이 공개돼 코어 유저 분들의 갈증을 풀어 줄 계획이다.
론칭 이후 최고 레벨이 그대로였다. 최고 레벨 확장 계획은 없는가?
올 겨울에 확장된다. 연말에는 최고레벨 확장과 함께 각 진영의 이야기가 일단락될 예정이다. 대충 파트1의 엔딩 정도로 생각해 달라. 조금 덧붙이자면 유저 분들이 예상치 못한 사건들이 벌어질 것이다.(웃음)
그 뒤에는 그동안 감춰 놓았던 소환 계통 직업군이 추가될 예정이다. 일단 이번 겨울 내 공개를 목표로 개발 중이니 기대해 달라.
새로운 진영, 새로운 던전이 추가되는 만큼 밸런스 논란도 나올 것 같다.
새로운 캐릭터와 던전이 추가되는 만큼 이 부분도 고려하고 있다. 우선 목표는 다양한 캐릭터가 탄생할 수 있는 환경이다. 주공격(일반공격)만 강화하거나, 특정 타입의 기술에만 투자해도 제 몫을 할 수 있도록 다양한 콘셉트의 던전을 추가했다.
물론 대인전에 강한 스킬트리 같은 최적화 스킬트리의 탄생은 막을 수 없다. 하지만 상황에 적합한 트리가 다양하게 탄생할 수 있다면 절반의 성공은 거둔 것이 아닐까? 일단 게임의 환경을 최대한 다양하게 제공함으로써 많은 스킬트리가 연구되게 만드는 게 목표다. 최종 목표는 유저 모두가 자신의 개성에 맞는 스킬트리를 찾아내는 환경이다. 아직 갈 길이 머니 많은 피드백을 부탁 드린다.
이번 업데이트로 3대 진영이 모두 갖춰졌다. 진영 간 분쟁 콘텐츠도 추가되는가?
현재 진행 중인 파트1 시나리오는 진영 간 분쟁보다는 각 진영의 특색을 부각시키는 것이 목적이다. 메인 시나리오의 흐름이 이렇다 보니 RvR 콘텐츠도 아직은 기획만 하고 있다. 시나리오 흐름으로는 RvR 콘텐츠보다 레이드와 같은 협동형 콘텐츠를 먼저 선보일 가능성이 높다. 물론 연말까지 예정된 마라톤 업데이트를 무사히 넘겼을 때의 이야기지만.(웃음)
마지막으로 유저들에게 한마디 부탁한다.
모바일게임이 흥하고 있어서인지 온라인게임 시장이 많이 줄었다. 하지만 온라인게임은 온라인게임만의 즐거움이 있다고 생각한다. PC 특유의 조작감이나, 넓은 가상세계에서 다른 이들과 관계를 맺어가는 것은 모바일게임에선 느끼기 힘든 매력이 아닌가.
<거울전쟁> 개발진도 온라인게임만의 재미, 슈팅 RPG라는 장르만이 가지는 즐거움을 선사하기 위해 노력 중이다. 이번에 시작되는 마라톤 업데이트가 그에 대한 답이 되길 바란다. 앞으로도 온라인게임과 <거울전쟁>에 대해 많은 관심을 부탁 드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