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이엇게임즈가 개발하고 서비스하는 <리그 오브 레전드>가 한국에서 e스포츠의 새 역사를 쓰고 있다.
지난 2011년 12월, 한국에서 본격적으로 서비스를 시작한 <리그 오브 레전드>는 PC방 점유율 40%를 차지하며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중고등학생들 사이에서는 <LOL>은 친구를 사기는 도구이자 친구 관계를 유지하는 매개체로 자리잡은 지 오래 됐다.
<리그 오브 레전드>는 e스포츠 계에도 변화의 바람을 불러일으켰다. 첫 시즌에 결승에 8천여 명의 팬들을 모으며 주목을 받은 온게임넷 롤챔스는 이어진 시즌에서도 흥행 가도를 달리며 한국 e스포츠를 대표하는 종목으로 부상했다. 지난 올림푸스 롤챔스 스프링 2013 결승은 전 좌석 유료 판매, 매진이라는 대기록을 세우며 한국 e스포츠에 유료 관람 모델을 성공적으로 접목시켰다.
라이엇게임즈 코리아에서 e스포츠 사업을 총괄하고 있는 권정현 상무는 "팬들의 응원이 있었기 때문에 롤챔스가 성공할 수 있었다"며 모든 공을 팬들에게 돌렸다. LOL 리그를 프로스포츠로 성장시키는 것이 목표라는 권 상무는 "라이엇게임즈 뿐만 아니라 여러 e스포츠 주체와 팬들의 도움이 있어야 대역사를 이룰 수 있다. 유저가 최우선이라는 철학으로 계속 노력할 테니 많은 성원 부탁 드린다"고 부탁의 말을 전했다. /디스이즈게임 이정한 기자
라이엇게임즈 코리아 권정현 상무
▶ 스프링 결승 유료 좌석 매진, 팬들의 성원 덕분
"이렇게까지 성공할거라는 생각을 하지 못했어요. 너무 많이 성장했고, 스포츠로 발전할 수 있는 가능성을 보여준 한 해였다고 생각합니다. 지난 스프링 시즌 결승을 킨텍스에서 한 것도 1년 반의 리그를 돌아보자는 의미가 컸습니다. 지난해 스프링 시즌에는 홀을 하나 빌려서 결승을 진행했는데 이번에는 홀 두 개를 빌렸고,. 전 좌석 유료화, 월드컵 때나 가능한 영화 상영관 응원 등 e스포츠의 성장 가능성을 확인할 수 있는 기회가 됐죠"
지난 1년 반 동안 진행된 롤챔스에 대한 권정현 상무의 평이다. 지난 해 2월 개막한 온게임넷 롤챔스는 매 시즌 '대박'을 터뜨리며 한국을 대표하는 e스포츠 리그로 성장했다. 매 결승은 현장 관람을 위한 팬들로 인산인해를 이뤘고, 지난 스프링 시즌 결승에서는 한국 최초로 전 좌석 유료 좌석제를 도입, 성공적으로 행사를 치러내며 유료 콘텐츠 가치를 인정받았다.
유료 좌석 매진을 기록한 롤챔스 스프링 결승전 현장 모습.
특히 전 좌석 유료 좌석제의 성공은 매우 고무적인 일이 아닐 수 없다. e스포츠는 무료라는 인식이 자리잡고 있는 한국 시장에서 9천여 장에 이르는 관람 티켓을 모두 판매해 e스포츠 유료화의 가능성을 증명했기 때문. e스포츠가 프로스포츠로 성장하기 위해서는 유료 좌석제 도입이 필수인 상황에서 이번 스프링 시즌 결승 유료 좌석 매진은 전체 e스포츠 계에 있어 굉장히 의미 있는 일이라고 볼 수 있다.
"전에 진행했던 결승전의 경우 선착순 입장이다 보니 경기장에서 밤을 새시는 분들도 있었는데 그런 분들의 경우 유료 좌석제를 매우 반겼죠. 팬들의 요구도 있었고 우리가 하고 있는 e스포츠의 콘텐츠 가치를 인정받고 싶다는 생각도 컸어요. 준비한 좌석이 매진되는 것을 보면서 우리의 노력이 인정을 받고 있다는 생각에 정말 행복했습니다. 물론 결승전이기는 하지만 야구나 축구의 페넌트레이스 경기보다 비싼 돈을 주고 롤챔스 결승을 관람한 것에 큰 의미를 뒀습니다. 우리가 목표로 하고 있는 프로 스포츠를 향해 한발 내디딘 것 같아 뿌듯하게 생각합니다. 감사의 뜻으로 팬들께서 편안하게 경기를 관람하실 수 있도록 결승 무대 제작에 모두 투입했습니다."
▶ '라이엇게임즈 운영 철학, '유저가 보스다'
라이엇게임즈는 유저 친화적인 게임사로 팬들의 열렬한 지지를 받고 있다. “Player Experience First!", 플레이어가 최우선이라는 이 말은 라이엇게임즈 본사 홈페이지에도 가장 상단에 명시되어 있으며, 라이엇게임즈 코리아 역시 본사의 철학에 따라 '유저가 보스'라는 이념아래 운영되고 있다.
권정현 상무는 인터뷰 내내 유저가 가장 중요하다는 말을 거듭 강조했다. 대부분의 기업은 이윤창출이 운영의 최우선 목표인데 반해 라이엇게임즈는 당장의 이윤보다는 유저가 원하는 것에 귀를 기울이는 것이 먼저라는 것이 권 상무의 설명. 이는 본사의 방침이며, 라이엇게임즈 코리아 역시 'Player Focus'라는 본사의 이념에 충실하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는 말도 덧붙였다.
"저 역시 라이엇게임즈 직원인 만큼 회사 철학에 영향을 받을 수 밖에 없습니다. 라이엇게임즈의 모든 정책이나 커뮤니케이션은 플레이어 최우선으로 맞춰져 있어요. 플레이어가 ‘보스’입니다. e스포츠 부문 역시 유저가 가장 원하는 것이 무엇인가를 고민하고 팬들의 욕구를 충족시켜주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라이엇게임즈 본사 홈페이지에 올라 있는 매니페스토.
라이엇게임즈는 여타 게임사와 달리 후속작 개발에 크게 신경 쓰지 않고 있다. 후속작의 개발에 힘을 쏟기 보다는 지금 서비스하고 있는 <리그 오브 레전드>의 운영과 업데이트에 최선을 다하는 것이 우선이며, LOL을 프로스포츠로 만들기 위해서는 하나의 게임에 집중하는 것이 더 효율적이라는 판단 때문. 권정현 상무는 "나는 신 챔피언이 나올 때마다 새로운 재미를 느끼고 있다. 시간이 지나면 게임 외적으로 선수들이나 경기가 주는 색다른 재미가 생기게 될 것"이라고 후속작 개발보다 LOL의 운영에 신경을 쓰는 이유를 밝혔다.
"후속작에 관한 구체적인 논의나 준비는 아직 없어요. 지금은 지속적인 LOL 게임 서비스 안정화와 콘텐츠 업데이트에 주력하고 있습니다. 저 조차도 새로운 챔피언이 나오면 아직 새로워요. 지속적인 콘텐츠 업데이트를 한다면 게임 자체의 생명력을 늘리는 건 어려운 일이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LOL도 축구나 야구처럼 오랜 시간 사랑 받을 수 있는 스포츠 종목이 될 수 있을 거라고 자신합니다. 게임이 오래 되다 보면 게임 자체가 주는 재미 만큼이나 경기나 선수들이 주는 재미 역시 커질 거라고 생각합니다"
라이엇게임즈에게 있어 라이엇게임즈 코리아는 수 많은 지사들 중 하나에 불과하지만 본사에서 한국 지사에 쏟는 관심은 다른 지사와 큰 치아가 있다. 중국에 비해 유저 수가 적음에도 불구하고 롤드컵 독립 시드를 부여하고, 중요한 e스포츠 행사에 한국 지사 직원들을 동참시키는 등 e스포츠에 있어서 만큼은 한국이 본사인 듯 일을 진행하고 있다.
권정현 상무는 본사의 배려에 항상 감사하고 있다는 뜻을 전했다. 본사에서 한국 지사를 높게 평가해줘서 하고 싶은 일을 편하게 진행할 수 있다는 말도 덧붙였다.
"본사의 경우 지사가 한국 하나만 있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하나하나 신경 쓰는 것이 쉬운 일이 아닐 겁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본사에서 한국 지사는 정말 잘 챙겨줘서 힘들지 않게 일하고 있습니다. 본사 분들은 우리는 한 팀이고 같이 역사를 만들어간다고 항상 얘기하는데 덕분에 지사 일도 본사 일처럼 도와줄 수 있는 거라고 생각합니다. 지사임에도 마치 본사에서 일하는 것과 같은 느낌을 받을 정도에요"
"본사에서 한국 지사를 생각하는 부분이 정말 커요. e스포츠 관련 인프라가 어느 나라보다도 월등하다고 판단하고 있기 때문이겠죠. 게임 전문 방송국과 e스포츠 기반 시설, 팬들 역시 한국이 최고라고 본사에서 많이 부러워하고 존중해주고 있습니다. 본사에서 지사의 의견을 존중해주기 위해 항상 노력하는 걸 우리 직원 모두 느끼고 있을 정도니까요."
▶ LOL e스포츠, 프로 스포츠로 성장시키겠다!
라이엇게임즈의 목표는 원대하다. 단순히 <리그 오브 레전드>를 흥행시키는데 그치는 것이 아니라 LOL e스포츠를 프로스포츠로 성장시키는 것. 라이엇게임즈가 갖고 있는 최종 목표다.
처음 이 말을 들었을 때에는 라이엇게임즈의 목표가 허무맹랑하게 느껴졌던 것이 사실이다. 최고의 인기를 구가하던 <스타크래프트:부르드워>도 하지 못했고, 사단법인 단체인 한국e스포츠협회가 10여 년간 정책 과제로 삼고 노력했음에도 불구하고 이뤄내지 못한 일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라이넛게임즈는 게임사의 노력과 게임의 세계적인 흥행으로 e스포츠의 한계를 넘어설 수 있는 발판을 마련했다. 프로스포츠를 지향하는 라이엇게임즈의 움직임이 무모한 도전이 아닌 가능성으로 다가오는 것도 게임사와 관계자, 선수들의 노력이 하나가 됐기 때문이 아닌가 싶다.
"라이엇게임즈가 궁극적으로 하고 싶은 건 <리그 오브 레전드>로 프로스포츠를 하는 겁니다. 야구, 축구처럼 온 가족이 함께 관람하고 즐길 수 잇는 문화를 만들고 싶습니다. 그러다 보니 본사에서도 e스포츠를 단순 마케팅 툴이 아닌 문화의 한 가지로 보고 있어요. 마케팅 툴로 보면 지금 진행하고 있는 PC방 대회를 할 필요가 없습니다. 들어가는 비용 대비 효율이 적다고 볼 수 있으니까요. e스포츠를 문화로 성장시키고 싶다는 생각으로 꾸준히 PC방 대회를 개최하고 있어요. 아마추어에서 프로로 가는 길이 명확해야 제대로 성장할 수 있다는 생각으로 지금은 대회 틀을 다지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단순히 게임사만 노력해서 되는 일은 아닙니다. 많은 관계자의 도움이 필요한 일이죠. 팬들의 호응과 관심은 당연한 거고요. 라이엇게임즈는 게임의 저변 확대를 위해 대회를 개최하고 게임 활성화에 신경 쓰고, 방송사는 좋은 콘텐츠를 만드는 일을 해야 합니다. 게임단은 선수들이 문제 없이 활동할 수 있도록 도움을 줘야 하죠. 초창기에는 우리 목표가 너무 원대한 것 아니냐며 다들 웃었는데 지금은 그런 이야기를 하면 웃기 보다는 어떻게 하면 할 수 있을까 다들 고민해요. 막연한 꿈이 아니라 이제는 이룰 수 있는 목표가 된 거죠."
라이엇게임즈는 e스포츠를 구성하는 주체로서 e스포츠 발전을 위한 노력도 게을리 하지 않고 있다. LOL은 좋은 성적을 내고 있지만 다른 종목은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는 현 상황을 타개하기 위해서는 각자 맡은 자리에서 최선을 다해야 한다는 것이 권정현 상무의 생각. 권 상무는 "우리가 열심히 해서 e스포츠 시장이 커지게 되면 다른 종목들 역시 이득을 보게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우리는 우리가 맡은 바 역할에 충실하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라이엇게임즈 역시 e스포츠 시장이 커지길 바라고 있어요. 문제는 LOL만 성장해서는 e스포츠가 진정으로 클 수 없다는 거죠. 다른 종목 역시 같이 커줘야 e스포츠 판 전체가 고르게 발전할 수 있다는 것을 저희도 잘 알고 있습니다. 저희가 지금 위치에서 할 수 잇는 건 LOL e스포츠가 정식 프로 스포츠가 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는 거라고 생각합니다. 저희의 노력이 결실을 맺어 e스포츠가 인정을 받게 되면 다른 종목사들 역시 그 효과를 볼 수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그것이 라이엇게임즈가 생각하는 e스포츠 상생 모델입니다"
“Player Experience First!"
라이엇게임즈 본사 홈페이지의 게임사 소개 가장 첫 번째 줄에 올라 있는 말이다. 지금처럼 '유저가 1순위'라는 라이엇게임즈의 철학이 앞으로도 계속 됐으면 하는 바람이다. 유저 친화적인 게임사, e스포츠에 대한 열정과 의욕으로 똘똘 뭉친 게임 종목사의 의지가 대단한 만큼 LOL e스포츠의 미래는 밝다.
"팬들의 성원이 있었기 때문에 라이엇게임즈가 성장할 수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배고프던 시절을 잊지 않고 항상 초심으로 일하겠습니다. Player Experience First!라는 기업 철학 역시 끝까지 지켜나가겠습니다. LOL이 프로스포츠가 될 때까지 팬 여러분들의 많은 성원 부탁 드립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