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메이드의 세 번째 미드코어 모바일게임 <달을삼킨늑대>가 13일 출시됐다. 목표는 기존 모바일 MORPG와 비교할 수 없는 수준의 ‘대작’이다. 타격감을 살리기 위해 각 애니메이션을 200분의 1초까지 쪼개며 타이밍을 조정했고, 7개의 테마를 만들어 콘텐츠 확보에도 주력했다. 강화를 위한 애니메이션이 따로 있을 정도로 모바일게임에서는 소홀하기 쉬운 연출도 강조했다.
이렇게 개발에 투자한 시간만 2년. 그동안 모바일게임의 트렌드도 많이 변했고, 다른 MORPG도 많이 나왔지만 <달을삼킨늑대>의 액션에 대한 자신감은 여전하다. “몬스터와 치고받는 것만으로도 차이를 느낄 수 있을 것이다”고 자신감 넘치는 위메이드 김진욱 개발팀장을 만났다. /디스이즈게임 안정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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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메이드 김진욱 개발팀장
지난해 지스타 2012 이후 반년이 넘게 지났다. 처음 <달을삼킨늑대>를 보는 유저도 있을 텐데, 간단한 소개를 부탁한다.
김진욱: 일단 장르는 MORPG다. 네트워크 기반이며, 솔로플레이와 파티플레이를 모두 지원한다. 출시 시점에는 광전사와 스틸슈터 2종류의 캐릭터가 등장하며 이후 신규 캐릭터가 추가될 예정이다. 3D를 2D 형식으로 보여주는 2D-Look 방식의 개발법을 활용해서 다수의 겹쳐 있는 몬스터를 몰아치는 재미를 추구했다.
지스타에서 공개됐던 버전과 많이 달라 보인다.
대표적으로 마을을 없애버렸고, 순위 경쟁도 추가했다. 예전에는 소위 말하는 ‘<던전앤파이터>류’의 게임처럼 개발했다. 마을에서 파티를 모아서 던전에 진입하고, 다시 보상을 받은 후 마을로 오는 구조다. 그런데 스마트폰으로 2년 가까이 작업하다 보니 트렌드가 많이 바뀌더라.
본격적인 게임을 시작하기까지 불편한 과정을 최소화할 필요가 있었고, 카카오톡을 이용한 경쟁도 이제는 자연스러워졌다. 그래서 이런 부분에 대해서는 과감히 변경했다. 지금은 일종의 로비에서 전체 메뉴를 고르고, 던전 선택 혹은 친구 리스트 등을 통해 곧바로 던전에 진입하는 방식을 택하고 있다.
카카오톡과 연동하기에는 상당히 하드코어한 게임으로 볼 수도 있다.
사실은 가볍게 만든다고 만든 게 이것이다. 이보다 가볍게 만들어본 적도 있는데, 만들고 나니까 이게 액션게임인지 뭔지 모르겠더라. 그래서 어설프게 가볍게 만들기보다는 적정선에서 살릴 부분은 집중하자고 판단을 했다. 연출도 써야 할 곳에는 아낌없이 쓰고, 시스템도 무거울 부분은 제대로 무겁게 만들었다.
예를 들어서 강화만 해도 그냥 숫자만 바꿔주고 끝나는 게 아니라 강화를 위한 애니메이션이 따로 들어 있다. 아이템도 카드형식으로 구성해서 수집의 재미를 추가했다. 아이템을 얻을 때도 필드에서 떨어지는 상자를 직접 열어 봐야 한다. 자잘한 부분 같지만 사실 모바일게임에서는 용량이나 개발 리소스를 아끼기 위해 그냥 넘어가는 부분들이다. 그리고 이런 부분이 쌓이면 게임 자체가 달라 보인다.
조금 전에 굉장히 가벼운 게임이었을 때도 있었다고 했다.
보통 카카오톡 게임들을 보면 그냥 게임머니를 투자해서 레벨을 올리고, 버튼 하나만 누르면 아이템도 강해지고 그런다. <달을삼킨늑대>도 그렇게 만들어봤다. 근데 그렇게 만들고 나니까 정작 파밍의 재미가 사라지더라.
■ 타격감에 집중! “액션만으로 차별점을 보여주겠다”
게임을 보니까 가상패드를 사용한다. 그것도 고정된 방식인데 불편하지 않나?
사실 요즘 많이 쓰는 것처럼 화면에 손을 대면 그 부분에서 패드가 나와서 캐릭터를 조작하는 방식도 도입해봤는데 정작 화면을 가리는 스트레스가 더 컸다. 스마트폰에 맞춰 터치와 슬라이드 조작도 도입했지만 횡스크롤 액션게임과는 어울리지 않았다. 쿼터뷰 시점에서는 괜찮았는데 게임을 옆으로 눕히니까 때리는 느낌을 전혀 주지 못했다.
결국, 다양한 방법을 고민한 결과가 지금의 고정방식 가상패드다. 액션게임의 조작을 스마트폰으로 살리는 데 있어서 이만한 게 없더라. 익숙하기도 하고, 진동기능을 넣어서 버튼을 누르는 맛도 어느 정도는 살렸다. 다만 라이트 유저들에게는 가상패드 자체가 너무 어렵지 않을까 하는 고민은 계속 하고 있다.
유저층은 어느 정도로 보고 있나?
사내 테스트는 물론 포커스 그룹 테스트(FGT), 유저 초청 등 다양한 경로로 테스트를 진행했고, 이 과정을 모두 녹화하고 분석했다. 당연한 말이지만 젊은 남성은 조금의 어려움도 없이 게임에 적응했다. 반면 나이가 있는 유저일수록 게임이 어렵다는 반응이 많았다. 그래서 일단은 10대 중반부터 30대 초반의 남성을 목표 유저층으로 보고 있다.
결국 차별화 포인트로 내세우는 건 ‘액션’인데, 솔직히 액션 MORPG에서 액션이 특징이라는 건 다소 식상한 느낌도 든다.
뻔한 이야기로 보일 수도 있겠지만, 기존에 나온 모바일 MORPG와 비교해볼 때 액션과 타격감은 확실히 <달을삼킨늑대>가 강할 거라고 자신한다. 액션의 재미와 타격감을 살리기 위해서 정말 많은 시간과 노력을 들였다.
적을 때렸을 때의 경직이나 떨림, 이펙트 등을 고민하는 데 많은 시간을 투자했고, 애니메이션을 만들고 다듬는 데도 정말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 각 애니메이션을 200분의 1초까지 잘게 쪼갠 후, 적이 맞는 타이밍, 사운드와 이펙트가 나오는 시간 등을 일일이 조절했다. 마치 2D 액션게임을 만드는 듯한 노력을 기울였다.
그리고 액션에 집중할 수밖에 없는 이유도 있는데, 다른 모바일 MORPG 중에는 이미 출시된 지 한참이 지나면서 그만큼 다양한 콘텐츠가 추가된 게임도 있다. 그런 게임들과 경쟁하려면 결국 기본기부터 충실할 수밖에 없다. 액션으로 확실히 눈도장을 찍고 이후에 다른 시스템으로도 만족도를 높여나가야 한다.
모바일 MORPG라면 네트워크도 민감하기 마련이다.
맞다. 일단 해킹 같은 이슈가 있기 때문에 싱글플레이도 네트워크에 연결한 채 진행할 수밖에 없다. 그건 어쩔 수 없는 부분인데, 대신 10분 정도의 접속 끊김은 기다려 준다. 그 사이에 플레이가 멈췄다가 네트워크와 함께 다시 진행되는 식이다. 파티플레이의 경우에도 30~40초 정도의 재접속 시간이 있다.
일단 3G 환경이나 지하철 등에서도 테스트를 모두 마쳤기 때문에 네트워크에 대해서는 큰 걱정을 하지 않는다. 3G보다도 오히려 어중간하게 신호가 약한 Wi-Fi가 더 문제다. 그래서 Wi-Fi에서 3G나 4G로 바뀌는 부분에서도 문제가 나지 않도록 여러 기술적 조치를 해 둔 상황이다.
■ “휴대용 게임기의 빈자리를 메울 게임이 되겠다”
개발에 많은 시간을 투자했다고 했는데, 실제 개발기간은 어느 정도 인가?
개발에만 2년의 시간이 필요했다.
사내 테스트도 했다고 밝혔는데 반응은 어떤가?
일단 어지간한 휴대폰은 모두 테스트해볼 수 있다. 규모가 큰 회사의 장점이다. 내부 테스트도 계속하고 있는데, 아직은 조금 재미있다가 대다수다. 솔직히 내부 인원들의 반응이 무지하게 짜다. 그리고 냉정하다. 근데 정작 동시접속자 수는 지금까지 테스트했던 게임 중에도 높은 편이다.(웃음)
콘텐츠 분량은 어느 정도나 되나?
2개 직업이 먼저 출시된다. 지역은 7개 테마가 준비되어 있다. 이 중에서 6개의 테마는 각각 3개의 일반 던전과 1개의 보스 레이드 던전으로 구성돼 있고, 마지막 테마는 레이드 던전만 있다. 각 던전마다 이지, 노멀, 하드 난이도가 존재하는 방식이다. 테마 1에서는 이지모드만, 테마 2에서는 노멀모드까지, 테마 3에서는 하드모드까지 전부 열리는 방식이 될 거다.
던전은 2~3개의 맵으로 이뤄져 있고, 진입할 때마다 일종의 하트인 ‘루나’를 사용한다. 루나는 10분에 하나씩 충전될 거다. 레이드도 ‘루나’를 이용해 진입할 수 있지만 한 번 클리어하고 나면 30분 이상의 쿨타임(재사용 대기시간)이 있고, 내부에서는 캐시 아이템인 수정을 이용해서만 부활할 수 있다.
많이 준비한 것 같다. 그런데 미드코어 게임은 업데이트가 중요한 거 아닌가?
그래서 내부에서 이야기할 때도 업데이트를 얼마나 능동적으로 잘할 수 있느냐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제일 중요한 건 시장반응을 보고 어떻게 대응하는가인데, 개발팀에서는 PvP와 랜덤하게 열리는 이벤트맵, 강화 등의 아이템이 나오는 요일별 던전 등을 준비하고 있다. 여기에 한두 달 정도 후에는 유저 경쟁이 가능한 무한던전이 열릴 것이다. 출시 후에 유저들이 원하는 게 어떤 건지 빠르게 파악하고 업데이트 순서를 정하게 될 듯하다.
굳이 카카오톡과 연동할 필요가 있었을까?
소셜 요소도 많은 고민을 했는데, 무난한 것과 <달을삼킨늑대>에 맞는 독특한 것들을 준비 중이다. 예를 들어 모든 장비에는 무게가 있는데 친구 수가 늘어날수록 장착할 수 있는 중량이 늘어난다. 혼자만 게임을 즐긴다면 레전드급 아이템을 기껏 얻어 놓고 무게 때문에 장착 못 할 경우가 생길 수도 있다. 이외에도 던전 진입에 필요한 루나를 보내는 건 물론 레이드 던전도 친구를 통해 쿨타임을 줄일 수 있다. 다양한 방면에서 고민 중이다.
진입장벽이 걱정되진 않나?
강화가 있으니까. 강화도 확률에 의존하고 그런 강화가 아니라 그냥 떨어진 아이템을 무기에 먹이는 방식이다. 아이템 자체가 워낙 많이 떨어지니까 스트레스는 없을 것이다.
액션, 그리고 모바일게임은 유저들 사이의 격차가 너무나 크다. 그래서 조작 난이도로 무언가를 해결하기보다는 실력이 부족하더라도 극복해 나갈 길을 만들어주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사실 어느 정도 게임에 익숙하다면 업적만 달성해도 진행에 필요한 아이템 정도는 충분히 얻을 수 있다.
이제 출시다. 어떤 게임이 되고 싶나?
왜 있지 않나? 한창 때 지하철을 타면 많은 유저가 PSP를 들고 액션게임을 즐기고 있었다. 지금은 PSP가 휴대폰이 됐지만, 그때처럼 게이머들을 만족하게 만든 게임은 많지 않다. <달을삼킨늑대>가 그런 유저들을 만족시켜줄 게임이 되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