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1일 서울 잠실 보조경기장에서 열린 ‘핫식스 리그오브레전드 챔피언스 서머 2013’ 결승에서 SK텔레콤 T1이 이통사 라이벌 KT 불리츠를 제압하고 창단 첫 우승을 달성했다. T1은 1, 2세트를 내주며 벼랑 끝에 몰렸으나 이어진 3, 4, 5세트를 내리 승리하고 드라마틱한 ‘역스윕’ 역전 우승을 차지했다.
우승을 축하한다. 먼저 소감을 말해 달라.
정언영(임팩트): 1년 6개월 만에 결승에 진출해 이렇게 우승해서 정말 기분 좋다. 열심히 해준 팀원들에게 고맙다.
배성웅(벵기): 아직 우승 실감이 나지 않는다, 얼떨떨하다.
이상혁(페이커): 우승해서 정말 기쁘다. 데뷔 9개월여 만에 우승했는데 정말 기분 좋다.
채광진(피글렛): 우승해서 기분 좋다.
이정현(푸만두): 오늘 우승 너무 기쁘고, 앞으로 있을 ‘롤드컵’(시즌2 월드 챔피언십) 국가대표 선발전에서도 승리해서 롤드컵에 가겠다.
0:2로 뒤지며 위기에 몰렸는데 어떻게 극복했나?
정언영: 다들 멘탈이 무너져 있었는데 코치님께서 잘 다독여주셔서 금세 가다듬을 수 있었다.
배성웅: 많이 흔들린 것이 사실인데 0:3으로 지면 창피할 것 같아서 정말 열심히 했다. 단장님 부임하고 이룬 첫 우승이라 기쁘고, 열심히 도와주신 사무국에 감사 드린다.
이상혁: 나는 괜찮았다. 멘탈이 살아 있었기 때문에 견딜 수 있었다.
채광진: 1세트와 2세트를 지고 나니 3세트를 해도 그냥 질 것 같아서 너무 경기하기 싫었다. 다행히 3세트 시작 전에 마음을 다잡아서 경기를 할 수 있었다.
이정현: 멘탈이 망가졌는데 2세트에서는 실수해서 진 거라서 바로 마음을 다잡을 수 있었다.
블라인드픽 모드에서 베인을 선택한 이유가 있나?
채광진: 연습 때 케이틀린보다 베인을 집중적으로 했다. 그래서 케이틀린 사용금지(밴)에 큰 부담을 느끼지 않았고, 블라인드픽에서도 베인을 선택했다.
나진 소드와 MVP 오존을 모두 롤드컵에 보낸 팀이 됐다.
정언영: 특별히 두 팀에게 바라는 건 없다. 뭔가 주지도 않을 것 같다.(웃음)
이상혁: 피자를 받고 싶은데 사주지 않을 것 같다.(웃음) 사실 우리도 연습 때 큰 도움을 받은 만큼 상부상조한 것 같다. 두 팀을 롤드컵에 보냈으니 이제 우리도 롤드컵에 올라가야 할 것 같다.
배성웅: 소드는 오히려 우리를 많이 도와줘서 우리가 무언가를 해줘야 할 상황이다. 오존은 세형이(마타)에게 거하게 얻어먹을 생각이다.(웃음)
롤드컵을 위한 국대 선발전에는 어떤 각오로 임할 생각인가?
정언영: 우승의 기세로 국대 선발전도 잘해서 꼭 롤드컵에 가겠다.
채광진: 소드 팀의 김종인 선수가 같이 롤드컵에 가자고 했는데, 그 약속 지키겠다.
정언영 선수는 본인만 타이틀 시상을 받지 못했는데 아쉽지 않나?
정언영: KDA 상을 받지 못한 건 정말 아쉽다. 하지만 그만큼 팀을 위해 희생한 거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금세떨쳐냈다.
최인석 선수와 톱에서 라인전을 해본 소감은?
정언영: 최인석 선수는 경험이 부족해서 그런지 경기가 진행될수록 스스로 말리는 느낌을 받았다. 최인석 선수에 대해 정확하게 파악하려면 경기를 더 해봐야 할 것 같다.
이정현 선수는 3세트에서 자이라로 트리플 킬을 해내며 맹활약했다.
이정현: 결승전 며칠 전에 천상계 자이라 장인이 플레이하는 것을 보고 좋다는 판단이 들어서 하게 됐다. 그 유저의 특성과 룬 세팅이 좋아서 연습 때 승률이 좋았다. 덕분에 이번 경기에서 트리플킬을 가져갈 수 있었고, 그 킬로 승기가 우리 팀 쪽으로 넘어온 것 같다.
<카오스> 레전드로 유명한데 당시 활동했던 것이 LOL 게이머로 활동하는 데 도움이 되고 있나?
이정현: <카오스> 때 이야기를 하는 것을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 다만 요즘은 계속 그때 이야기를 듣다 보니 이제 무덤덤해졌다. 당시 AOS 장르 게임을 한 것이 LOL을 플레이하는 데 도움이 되고 있다.
라이엇게임즈에 건의하고 싶은 것이 있다면?
정언영: 랭크 게임을 할 때 보면 중국 유저들이 경기 중간에 나가거나 핑이 좋지 않다고 경기를 중단하는 경우가 많다. 그렇게 못하도록 막아줬으면 좋겠다.
이상혁: 친구 추가가 되어 있으면 내가 어떤 챔피언으로 연습하는지 다 보인다. 그래서 프로 선수들과는 친구를 맺기 어렵다. 관전을 비공개로 하면 챔피언도 볼 수 없도록 해줬으면 좋겠다.
이정현: 최근 버그가 있는 챔피언이 몇 있는데 빨리 고쳐줬으면 좋겠다. 챔피언 하나하나가 프로 팀에게는 소중한 전략 자원이다.
오늘 경기 수훈 선수를 꼽는다면?
정언영: 모든 팀원들이 잘했지만 (이)상혁이와 (이)정현이 형이 잘해준 것 같다.
이상혁: 내가 제일 잘했던 것 같다. 하지만 팀원들이 1, 2세트에서 패했음에도 불구하고 3, 4, 5세트에서 좋은 모습을 보여줘 이제 멘탈도 보완된 것 같아서 기쁘다.
채광진: 오늘 상혁이가 가장 잘했다.
이정현: (이)상혁이와 (정)언영이가 잘해줬다. 마지막 5경기에서는 미러 매치였음에도 불구하고 과감하게 운영해서 우리 팀이 쉽게 경기를 풀어갈 수 있었다.
배성웅: 광진이가 오늘 잘해줬다. 특히 중요한 경기에서 트위치로 활약해서 우리 팀의 승리를 이끈 것 같다.
우천에도 불구하고 많은 팬들이 현장을 찾았다. 팬들에게 한마디 해달라.
이상혁: SK텔레콤을 응원해준 팬들께 정말 감사 드린다. 비가 왔음에도 불구하고 많은 분들께서 오셔서 긴장할 줄 알았는데 생각보다 긴장이 안 됐다. 다 응원해주신 팬 분들 덕이다. 오늘 결승에 오지 못하신 팬들께서는 다음 결승에 오시길 바란다. 다음 결승에서도 우리가 있을 것이다.
더 하고 싶은 말이 있나?
배성웅: 롤챔스 최초 2회 연속 우승을 위해 노력하겠다.
이정현: 이 기세로 롤드컵에 올라갈 수 있도록 하겠다.
채광진: 우승했으니 이제 김정균 코치님이 그만 아프셨으면 좋겠다. 전에는 SS 코치였는데 이 우승으로 SSS 코치로 승급하셨다.
이상혁: 오늘 응원을 와준 가족들과 친구들, 팬들에게 감사 드린다. 끝으로 같이 노력해준 팀원들에게도 고맙다는 말을 전하고 싶다. 다음 시즌에도 기세 이어 가서 2회 연속 우승 기록을 세우겠다.
정언영: 친구들이 수능을 볼 나이인데도 응원을 와줬다. 정말 고맙고, 현장을 찾아준 가족들께 감사 드린다. 팀 사무국과 코치님께도 감사 인사 전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