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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시 때부터 완성된 MMORPG를 보여주겠다”

‘에오스’ 엔비어스의 김준성 대표와 이찬 개발총괄 이사

안정빈(한낮) 2013-09-03 16:13:54
엔비어스가 개발하고 NHN엔터테인먼트에서 서비스하는 MMORPG <에오스>가 오는 11일 오픈 베타테스트(OBT)를 시작한다. 정성 들여 만든 인스턴스 던전과 길드전을 핵심으로 내세우는, 최근에는 보기 드문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 방식의 MMORPG다. 자연스럽게 걱정이 앞선다. 온라인게임의 붐이 일었던 4~5년 전에도 비슷한 MMORPG의 실패 사례는 숱하게 많았다. 하물며 모바일게임이 주류인 요즘에 큰 특징 없이 콘텐츠의 양과 질로 승부한다는 게 가능할까?

엔비어스 김준성 대표의 생각은 확고했다. 그동안 많은 MMORPG가 굵직한 특징들을 내세웠지만 큰 성공을 거두진 못했다. 콘텐츠의 유기적인 조화보다는 한두 가지의 특징에만 매달린 탓이다. 그래서 <에오스>는 특별한 콘텐츠를 만들기보다는 다양한 시스템을 엮는 것을 고민하고 출시 전에 모든 콘텐츠를 완성하기 위해 노력했다. PvP부터 레이드, 전쟁, 제작, 길드, 파티 던전, 솔로플레이까지 모든 부분이 서로 유기적으로 맞물려 돌아가는 MMORPG를 보여주기 위해서다.

“출시부터 완성된 게임, 그리고 개성보다는 정성이 들어간 개발을 통해 사람 냄새 나는 게임을 보여주겠다”는 엔비어스의 김준성 대표와 이찬 개발이사를 만났다. /디스이즈게임 안정빈 기자


엔비어스의 김준성 대표(왼쪽)와 이찬 개발총괄 이사.


솔직히 <에오스>만의 특징을 잘 모르겠다.

김준성 대표(이하 김): <에오스>를 개발하면서 4년 동안 들은 질문이다. 그리고 매번 비슷한 답변을 한다. MMORPG에서는 특징이 중요한 게 아니라 콘텐츠들이 얼마나 유기적으로 구성돼 있고, 이를 얼마나 유저들이 잘 받아들이고 유기적으로 느끼는지가 중요하다고.

평소 MMORPG를 신도시에 비유하고는 하는데 빌딩과 사무실만 멋지게 지어져 있다고 신도시라고 부르고 사람이 들어오진 않는다. 편의점도 필요하고, 카페도 필요하고, 가로등과 벤치, 병원, 음식집, 술집도 있어야 한다.

MMORPG도 마찬가지다. 멋진 액션과 전투를 보여주는 게 요즘 추세지만 사냥과 전투만 화려하고 잘나서는 안 된다. 자잘한 시스템과 작은 기능, 콘텐츠 하나하나가 모일 때 비로소 재미있는 MMORPG를 만들어 낸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이를 위해서는 출시 후 콘텐츠를 하나씩 붙여가는 게 아니라 내부에서 모든 시스템을 개발한 후 이를 유기적으로 엮어 나가야 한다. <에오스>는 그런 생각으로 개발했다. 결국 출시 시점부터 완성형 MMORPG라는 게 <에오스>의 특징이 아닐까 싶다.

이찬 개발이사(이하 이): MMORPG는 거대한 커뮤니케이션을 만들어 내는 게 특징이다. <에오스>도 그런 특징에 부합할 수 있도록 모든 콘텐츠가 커뮤니케이션을 완성하기 위한 요소로, 유기적으로 활용된다. 특별히 콘텐츠 하나하나를 특징적으로 보기는 어렵겠지만 처음 시작할 때부터 콘텐츠를 대량으로 준비해 놓은 ‘준비된 MMORPG’로 봐주셨으면 한다.




사실 거대한 커뮤니케이션의 추구는 MMORPG라면 당연한 거 아닌가?

김: 결국 MMORPG는 여럿이 모여서 하나의 큰 목표를 이뤘을 때 느끼는 성취감, 다수가 모여 있다는 그 자체에서 생기는 즐거움이 핵심이라고 본다. 개발 초기만해도 이런 이야기를 하면 그건 모든 MMORPG가 다 그렇지 않냐는 반박을 들었는데, 정작 출시를 앞둔 지금 와서 보면 이처럼 거대한 커뮤니케이션을 위해 노력한 게임은 많지 않다고 생각한다.

많은 사람이 모여서 무언가를 하는 재미가 확실하게 있는 게임, 그러면서도 혼자만 노는 유저나 게임을 잘 못하는 유저도 그 거대한 커뮤니케이션에 녹아들 수 있는 게임을 만들기 위해 노력했다.


최근 오픈한 MMORPG는 성과가 좋지 않다. 이유가 많겠지만 콘텐츠 부족과 늦은 업데이트 시기가 주로 문제가 되는데, <에오스>의 향후 일정은 어떤가?

김: 지난 CBT 기자간담회에서도 똑같이 이야기한 것 같다. 최소한 1년 이상 즐길 콘텐츠를 주겠다고 했는데 OBT를 앞둔 지금의 목표도 같다. 물론 하루에 24시간씩 플레이하는 유저를 상대로 1년치 콘텐츠를 맞출 수는 없다. 다만 하루 플레이타임 5시간 정도를 평균적으로 즐기는 유저를 대상으로는 1년치 이상의 콘텐츠가 확보돼 있다고 생각하면 된다.

드라마의 예를 들면 20부작 드라마를 만들지만 그걸 모아서 보는 데는 하룻밤이면 충분하다. 하지만 생방송을 1주일에 2편씩 보면 꽤 오랜 시간 볼 수 있다. 마찬가지로 <에오스>에서도 주간 단위로 즐길 수 있는 콘텐츠 횟수가 제한될 것이다. 그런 걸 모두 고려하면 하루에 5시간 정도가 가능하다. 인스턴스 던전이나 추가 전장, 6번째 캐릭터 등의 업데이트 일정이 론칭 후 1년 안에 꾸준히 잡혀 있다.




구체적으로 보면 어느 정도의 업데이트가 준비돼 있나?

이: 오늘 간담회에서 공개한 내용의 2배 정도다. 일단 발표한 대로 하루 5시간을 플레이하는 유저가 1년 정도 놀 콘텐츠를 갖췄고 출시 이후 2주에서 한 달에 한 번씩 업데이트를 진행할 계획이다. 그렇게 1년 동안 업데이트할 콘텐츠의 리소스를 모두 확보해 뒀다. 굵직한 이벤트에 사용할 콘텐츠도 포함해서다. 여기에 출시 후 유저 반응과 플레이 패턴을 보고 기획적인 부분만 추가해서 업데이트를 진행하면 된다.

내부적으로는 콘텐츠 제작이 너무 앞서가다 보니 기획팀에서는 2년 뒤의 콘텐츠를 구상하고, 프로그래머는 현재의 버그를 고치느라 서로 다른 게임을 만들고 있는 것 같다는 이야기를 나눌 정도다.(웃음)


MMORPG가 요즘은 약세 아닌가? 시장상황을 어떻게 내다보고 있나?

이: 약세라고 보기는 어려운 것이, 요즘 론칭하는 MMORPG마다 초반에는 유저들이 몰렸지만 이후 다양한 이유에 의해 빠져나가는 상황이다. MMORPG라는 장르 자체를 유저들이 좋아하지 않는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김: MMORPG를 좋아하는 유저들은 분명히 많은데 다들 붕 떠 있다. 그래서 옛날게임으로 되돌아가는 경우도 많다. 모바일게임 시대라서 유저 취향이 바뀌었다는 것보다는 RPG를 좋아하는 유저들을 모아 놓고 너무 다른 부분에만 치중하다 보니 생기는 문제 같다.

MORPG처럼 액션도 넣고, AOS게임 같은 대전의 재미도 넣어 보고, 그러다 보니 그게 짬뽕되며 이상한 게임이 나오기 십상이다. <에오스>는 MMORPG에만 충실한 게임이 되고 싶다.




현재 언리얼 엔진 2.5로 개발 중이다. 그래픽에서 약점은 없다고 생각하나?

이: 개발을 처음 시작했을 때도 언리얼 엔진 2.5가 트렌드는 아니었다고 생각한다. 굳이 언리얼 엔진 2.5를 선택한 이유는 엔진에 대한 자신감이 있었고 개조해서 언리얼 엔진 3 못지않은 성능을 낼 수 있다는 자신감이 있었기 때문이다. 개발기간 4년이 지난 지금의 시점에서 만족할 수준의 완성도는 나왔다고 생각한다.

김: 사양에 대해 말하자면 한국은 PC 사양이 그렇게 낮지 않으니까 상관없지만 해외에서는 언리얼 엔진 3의 요구사양이 높은 편이다. 지금 <에오스>는 지포스 6600 그래픽카드까지 지원하고 있는데 저사양에서 많은 강점을 가질 수 있을 것 같다.


해외 시장을 보고 엔진을 고른 듯한데 해외 시장의 진출 상황은 어떤가?

김: 중국과 동남아 시장을 활발하게 이야기하고 있다. 조만간 좋은 소식을 전해줄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


오늘 공개한 모바일 앱은 부가 콘텐츠 위주다. 아예 별도의 게임을 만든 가능성도 있나?

이: 연동이 덜 된 부분도 있다. 전문기술만 해도 모바일에서 이용이 가능하도록 준비 중이다. 그리고 모바일 앱 자체적으로 미니게임을 넣어서 플레이로 생산되는 재화를 게임으로 옮길 수도 있는 기능을 준비 중이다. 모바일도 PC 버전에 맞춰서 지속적으로 업데이트해 나갈 것이다.




초보자 진입이 쉽다는 점을 강조했는데 정작 콘텐츠는 치밀한 파티 공략과 레이드 위주다. 적응이 쉽지 않을 듯하다.

이: 실력이 부족한 유저가 일정 한계에 이르면 더 이상 아이템을 못 구하는 방식은 아니다. 난이도가 낮은 무한 던전 같은 곳을 꾸준하게 플레이하더라도 하드코어 유저들이 얻는 아이템을 동일하게 얻을 수 있다. 하드코어 유저는 당연히 더 빠르게 얻겠지만 후발주자나, 실력이 부족하거나, 정규공격대 등을 못 찾는 유저라도 꾸준히 플레이하면 언젠가는 모든 아이템을 얻을 수 있다.


PvP에 위화감은 없나? 별도의 서버에서 진행되는 방식인가?

김: 전쟁길드에 한해서 싸운다. 전쟁길드 선포를 하면 적대적인 길드가 생기는 순간 어디에 가도 서로 전투를 시작하게 된다. 기본적으로 필드 곳곳에서 다양하게 싸우도록 유도하는 것이 길드전의 콘셉트다. 오늘 공개한 발할라는 용맹의 정수라는 이득을 통해 이런 전투를 더 적극적으로 유도하게 될 것이다.

길드전에서 서로 싸우면서 꽤 많은 자원을 소비하게 되고, 발할라를 통해 전쟁길드들이 약간의 보상을 얻는 방식이다. 물론 더 소모하는 계기가 될 수도 있고. 전쟁길드가 아니라면 일반 유저들이 PK에 휘말릴 일은 없다.




부분유료 모델과 목표로 하는 연령대가 있다면?

김: 아바타와 편의성이 추가된 방식이다. 코사주나 스페셜파츠 등 일주일 동안 진입이 가능한 던전 횟수를 늘리거나 외형 아이템을 구입하는 구조다. 목표 연령은 20대 후반부터 30대다. 꾸준히 노력해서 즐기는 게임이 요즘은 없는 것 같다. 그런 포지션의 게임이 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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