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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0만 복싱게임의 후속작 더 챔피언, “연말을 노린다”

코코소프트 전하웅 본부장, 최기훈 기획이사 인터뷰

김진수(달식) 2013-09-16 14:41:15

2012년 5월 10일 애플 앱스토어에 출시돼 무료게임 1위를 기록했던 <펀치 히어로>를 기억하시나요? <펀치 히어로>는 상하좌우로 손가락을 밀어 펀치를 날리는 간단한 조작에 케이오(KO)의 짜릿한 쾌감을 더해 전 세계 1,000만 다운로드와 총 매출 60억 원이라는 흥행 기록을 세운 게임입니다. ☞관련기사: 펀치히어로 해봤더니…

 

<펀치 히어로>를 만들었던 코코소프트가 후속작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복싱의 최고 정점에 군림하는 ‘챔피언’에서 따온 <더 챔피언>이죠. 혼자 즐기는 게임에 가까웠던 전작과 달리, 이번에는 네트워크 기능을 적극적으로 사용한다고 하는데요, 어떤 게임으로 만들고 있는지 들어 봤습니다. /디스이즈게임 김진수 기자


 

왼쪽부터 코코소프트 전하웅 사업본부장, 최기훈 기획이사.


■ 1,000만 다운로드 <펀치 히어로>, 한국, 미국, 일본에서 인기

 

<더 챔피언> 소개에 앞서 전작 이야기를 듣고 싶어요. 1년이 지나서야 후속작이 나온 이유는 무엇인가요?

 

최기훈 기획이사: 그 때는 (코코소프트에) 사람도 적었고, 개발자들이 다른 게임을 개발하고 있었던 것도 한 요인입니다. 사실 느낌이 전혀 다른 게임인 <콜로세움 디펜스>도 <펀치 히어로> 개발자들이 만들었거든요. 거기에 라인을 통한 해외 서비스를 진행하면서 후속작 개발이 늦어지게 됐습니다.

 

전하웅 본부장: <펀치 히어로>는 심지어 아마존 플랫폼에서도 서비스하고 있을 정도로 여러 플랫폼에 도전해 봤습니다. 가능한 많은 플랫폼이나 시장을 경험해 보고 싶어서요. 덕분에 <펀치 히어로>에 대한 세계 각국의 다양한 의견을 들어볼 수 있어서 좋았습니다.

 

 

<펀치 히어로>가 가장 인기 있던 나라는 어디였나요?

 

최기훈: <펀치 히어로>는 한국, 북미, 일본에서 가장 인기가 좋았습니다. 원래는 북미 시장을 타깃으로 삼으면서 그래픽 콘셉트를 맞췄는데, 의외로 일본에서도 반응이 좋았습니다. 물론 원래 복싱이 인기 있는 지역인 남미와 북미에서도 많은 유저들이 플레이했고요.

 

전하웅: <펀치 히어로>는 온라인으로 게임을 즐기기보다는 혼자서 프로리그 정상에 도전하는 콘셉트잖아요? 그래서 그런지 일본에서는 콘솔게임 같은 느낌이라서 좋다는 반응이 많았습니다.

 

 

<펀치 히어로>의 타깃 시장을 북미로 잡은 건 복싱이 인기가 많은 지역이기 때문이었나요?

 

최기훈: 맞습니다. 복싱은 요즘 국내에서는 인기가 그리 많지는 않아도 규칙은 누구나 알고 있기에 소재로는 나쁘지 않다고 생각했습니다. 시장 측면에서 봤을 때는 북미에서 통할 소재라고 생각했죠. 사실 iOS 시장이 가장 큰 곳이 북미이기도 하고요.


전하웅: 아, 그리고 격투 스포츠의 프로 시장 규모를 알고 싶으면 ‘파이트 머니’(선수들의 경기 수당)을 살펴보면 된다고들 하잖아요? 북미에서는 복싱의 파이트 머니가 이종격투기의 몇 배 이상으로 높을 정도로 복싱 시장 규모가 크더라고요. 사실 선수 라이선스도 추진해 보려고 했는데, 작은 회사가 감당할 수 없을 정도의 엄청난 금액이라서 포기해야 했습니다.

 

전 세계 1,000만 다운로드를 기록한 <펀치 히어로>.



가장 기억에 남는 의견은 무엇이 있었나요?

 

최기훈: 저희가 가장 재미있게 본 의견은 다른 선수 얼굴 대신 선배나 상사의 사진을 넣어서 신나게 때렸다는 의견들이었어요. <펀치 히어로>는 다른 선수 얼굴에 사진을 넣어서 때릴 수 있는 기능이 있는데, 그걸 재미있게 해주더라고요.

 

전하웅: 피부색이나 선수 디자인에 대한 의견들도 있었죠.

 

 

피부색이요? 어떤 이야기인지 자세하게 듣고 싶은데요.

 

최기훈: 민감한 이야기인데…, 해외 기자의 리뷰를 통해서 알게 됐던 거예요. <펀치 히어로>에는 코스튬 아이템을 사용해서 캐릭터를 꾸밀 수 있는데, 눈을 동그랗게 만들거나 입술을 크게 만드는 코스튬 같은 것도 만들었거든요. NPC 캐릭터를 만들 때 커스터마이징 아이템을 사용해서 검은 피부에 동그란 눈, 커다란 입술을 가진 캐릭터를 만들어 보니 재미있게 생겼더라고요.

 

그렇게 캐릭터를 만들어서 넣었는데, 나중에 해외 웹진 기자가 리뷰를 쓰면서 ‘이건 백인들이 흑인을 비하할 때 사용하는 콘셉트인데 왜 넣었는지 이해할 수 없다’고 언급했더군요. 깜짝 놀라서 찾아보니까 북미에서는 동그란 눈에 입술을 부각시켜서 표현하는 게 흑인을 비하하는 표현으로 쓰이기도 하더라고요. 저는 그런 식의 표현이 있는 줄도 몰랐으니 많이 당황스러웠어요. 그 리뷰를 보고 나서 캐릭터 관련 표현은 조심해야 한다는 걸 알게 됐습니다.

 

전하웅: <펀치 히어로> 이후로 해외에 서비스할 때는 해당 국가의 정서나 그 사람들이 받아들이는 느낌을 조심해야 한다는 걸 알게 됐죠. 전작에서 배운 만큼, <더 챔피언>에서는 조심해야겠죠.

 


 

 

■ 대전 모드와 사실적인 애니메이션 강조한 <더 챔피언>

 

<더 챔피언>이라는 제목은 전작과 느낌이 조금 다릅니다. 왜 이런 이름을 짓게 됐나요?

 

전하웅: 퍼블리셔를 통해 출시했던 <펀치 히어로>와 달리 <더 챔피언>은 자체 출시를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이번에야 말로 그래픽 퀄리티도 높이고 연출 화면 등을 다양하게 마련해 실감나는 복싱 게임으로 만드는 게 목표입니다. 더불어 랭킹 등 경쟁 요소를 도입해 다른 유저들과 경쟁하는 재미를 강조한 만큼,  <펀치 히어로 2>라는 이름 대신 <더 챔피언>이라는 이름을 붙였습니다.

 

 

<더 챔피언>은 <펀치 히어로>와 비교했을 때 무엇이 달라졌는지 궁금합니다.

 

전하웅: 가장 크게 바뀐 점이라면 혼자 즐기는 게임에 가까웠던 전작과 달리, 이번에는 소셜 요소를 최대한 많이 이용했다는 점입니다. 친구들이 키운 캐릭터와 내 캐릭터를 대전시키는 식으로 말이죠. <펀치 히어로>는 혼자서 하는 게임이다 보니 대전 요소가 아쉽게 느껴져서 소셜 요소를 강화했습니다.

 

한창 개발 중인 <더 챔피언>의 게임 화면.

 

<더 챔피언>의 대전 모드는 어떤 종류를 만들 계획인가요?

 

최기훈: 먼저 무작위로 다른 유저의 캐릭터를 불러와 대전하는 ‘챌린지 모드’가 있고, 친구의 캐릭터와 대전하는 ‘소셜 모드’가 있습니다. 그 외에는 이벤트로 별도의 리그를 진행하는 방식도 준비하고 있습니다. 리그에 참여해서 일정 조건을 달성하거나 일정 순위에 오른 유저들에게 보상을 주는 방식이 되겠죠.

 

기본적으로 모든 대전은 비동기 방식입니다. 실시간으로 대전하는 것이 아니라, 다른 유저의 캐릭터 정보를 불러오고, 해당 캐릭터를 조작하는 인공지능과 대전하는 거죠. 꼭 상대가 접속해야만 하는 것보다 비동기식 대전이 모바일게임에는 더 잘 맞는 방식이라고 생각해요.

 

 

<더 챔피언>으로 리그를 연다면 온라인게임처럼 운영을 해야겠네요?

 

전하웅: 그렇습니다. 저와 최기훈 이사는 예전에 <S4리그>의 개발자와 사업담당자로 만나 인연을 맺었는데요, 둘 다 <S4리그> 라이브 서비스를 경험해 봤던 만큼 <더 챔피언>에서도 좋은 성과를 낼 수 있을 것이라 믿습니다.

 

 

그 외에 <더 챔피언>에 들어가는 새로운 요소도 있을 것 같은데요.

 

최기훈: 지금 고민하고 있는 새로운 요소는 ‘클린치’ 같은 것이 있습니다. 실제 복싱에서 상대를 끌어안고 방어하는 동작인데, 어떤 조작을 사용해야 할지 고민하고 있어요. 쉬운 게임성을 목표로 하고 있는데 너무 많은 조작을 넣으면 어려울 것 같아서 고민입니다. 지금 생각하고 있는 아이디어는 조작 방식 추가 대신 리듬게임 같은 느낌으로 새로운 요소를 넣어볼 생각입니다.

 

그리고 한 라운드가 끝나고 휴식시간을 줄 때 여러 행동을 선택할 수 있도록 했습니다. 예를 들면 휴식시간에 체력을 일정 수치 회복할 수도 있고 ‘승리 선언’을 하고 다음 라운드에 상대를 KO시키면 추가 보상을 얻을 수 있는 식입니다.

 

 

승리 선언을 했다가 다음 라운드에 KO를 실패하면 어떻게 되나요? ‘창피함’을 얻나요?

 

최기훈: (웃음) KO에 실패한 유저의 얼굴이 뜨거워지겠죠? 승리 선언에 실패하면 기회 비용을 잃게 됩니다. 휴식 시간에는 단 하나의 선택만 가능하거든요. 승리 선언을 하려면 체력 회복의 기회와 바꿔야 하고, 게임 중 단 한번만 사용할 수 있습니다. 실패했을 때 관객들이 야유를 보내거나 한다면 재미있을 것 같네요.

 


 

 

전작에 비해 그래픽이 눈에 띄게 좋아졌네요. <펀치 히어로>와 비교해서 얼마나 그래픽을 향상시켰는지 궁금하네요.

 

최기훈: 폴리곤(3D그래픽을 표현하는 기본 단위)이나 이미지 사이즈 등이 전체적으로 3배 정도 늘어났습니다. <펀치 히어로> 출시 당시에는 아이폰 3GS 정도의 기기에 맞추다 보니 한계가 있었죠. <더 챔피언>은 갤럭시 S2 정도에서 그래픽 저하 없이 게임을 보여주는 게 목표입니다. 많은 사람들이 즐길 수 있어야 하는 만큼 사양이 낮은 스마트폰에서도 즐길 수 있게 하려고요.

 

기준 사양을 낮게 잡았기 때문에 그래픽 표현이 어려운 점도 있지만 아이폰 3GS 때보다는 사양이 높아서 괜찮네요. 생각해 보니 <펀치 히어로> 때는 갤럭시 S2가 가장 성능 좋은 스마트폰이었네요.

 

 

캐릭터를 보니 만화 <더 파이팅>이 생각나는데, 영향을 많이 받은 건가요?

 

최기훈: 맞습니다. 만화 <더 파이팅>의 영향을 받았습니다. 복싱 콘텐츠를 참고할 때 애니메이션이나 자세, 테크닉 같은 부분은 미국 쪽 자료가 가장 많이 도움되더군요. 대신 캐릭터를 살리는 건 일본이 잘하는 만큼, 캐릭터 같은 부분은 일본 쪽 자료를 참고했습니다.

 

개발 중인 <더 챔피언>의 캐릭터 모습.

 

<펀치 히어로>는 KO 상황 같은 때 특유의 연출이 눈에 띄는 게임이었습니다. <더 챔피언>에서 그래픽이 향상된 만큼 새로운 연출을 기대할 수 있을까요?

 

최기훈: 연출은 <펀치 히어로>에서도 타격감을 살려주는 요소였던 만큼 <더 챔피언>에서는 더 강조하고 싶었습니다. 전작이 제한된 카메라워크를 보여줬다면, <더 챔피언>에서는 더욱 다양한 카메라 워크를 활용해 한층 화려한 연출을 보여주게 됐죠.

 

스마트폰의 기기 사양이 올라간 만큼 다양한 애니메이션을 넣을 수 있게 된 만큼, <더 챔피언>에서는 더욱 자연스러운 동작들을 보여주게 됩니다. 잽을 피할 때는 살짝 고개를 돌려서 피한다거나, 어퍼컷을 피할 때는 상체를 뒤로 눕혀 피하는 식으로 말이죠. 이펙트도 더 화려하게 추가해서 땀이나 공격 궤적, 분노 표현 등을 더 강조했습니다.

 

<더 챔피언>에서 상대의 펀치를 피하는 장면.

 

■ “<더 챔피언>으로 한국 유저들에게 인정받고 싶다”

 

지금까지 <더 챔피언> 개발에 시간이 얼마나 걸렸나요?

 

전하웅: 콘셉트 기획을 시작한 지 1년이 넘었습니다. 요즘 들어 모바일게임의 완성도가 중요해진 만큼, 저희 스스로 만족할 수 있는 게임을 만들기 위해 오랜 기간을 투자했습니다. 

 

 

<더 챔피언>은 언제 출시하는 게 목표인가요?

 

전하웅: 올해 말까지 개발해서 출시하는 게 목표입니다. 코코소프트에서 준비하고 있는 다른 퍼즐게임이 하나 있는데, 10월에서 11월 사이에 출시할 계획이니 두 게임이 연달아 나오게 되겠네요.

 

 

이번에도 해외에 신작을 서비스할 계획인가요?

 

전하웅: 네. 하지만 <더 챔피언>은 해외 시장보다 한국 시장에 우선 출시할 계획입니다. 한국 서비스는 한국 시장에 맞는 플랫폼으로 서비스할 계획이고요. 한국 유저들만큼 열정적이면서 사소한 점까지 의견을 전달하는 유저들은 없기에 정말 소중하거든요.

 

최기훈: 그렇다고 해서 한국을 테스트 시장으로 삼겠다는 이야기는 절대로 아닙니다. 그 까다롭다는 국내 시장에 도전해서 한국 유저들에게 인정받는 게 목표입니다.

 

<더 챔피언>은 국내에서 먼저 게임성을 인정받는 게 개발 목표다. 

 

 

게임 출시 후 운영하면서 동시에 해외진출까지 하게 된다면 바쁘지 않을까요?

 

전하웅: <더 챔피언>은 전작과 달리 오랫동안 운영하면서 유지할 수 있는 게임으로 개발하고 있는 만큼, 게임에 맞춰서 개발 조직과 사업 조직을 운영할 계획입니다. 물론 바쁘긴 하겠지만 서비스나 운영을 제대로 하지 않아서 유저들이 떠나는 게임은 세계 어디에서도 좋은 성과를 내기는 힘들다고 생각하기에 서비스를 더욱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더불어 좋은 개발자들을 많이 구하고 싶습니다. 만들고 싶은 게임은 많은데, 실제로 인력 등의 여건 때문에 만들고 싶은 게임을 모두 만들 수는 없더라고요. 좋은 개발자는 언제든지 환영입니다.

 

 

그럼 코코소프트라는 회사의 자랑거리가 있다면 무엇일까요?

 

최기훈: 창업 멤버들이 개발자 출신이라 야근을 최대한 피하는 문화가 있습니다. 야근으로 업무 효율이 낮아지는 현상을 겪어 봤기 때문에, 불가피한 상황이 아니라면 개발기간을 앞당기기 위해 무리하게 야근하는 일은 없다는 게 장점입니다.

 

전하웅: 함께 즐겁게 다닐 수 있는 회사로 만들어가는 게 목표라서 ‘샌드위치 데이’ 같은 걸 하기도 합니다. 월급 전날에 회사에서 점심으로 샌드위치를 주는 날이죠. 보통 월급 직전에는 다들 돈이 없으니, 회사에서 월급 전날만큼은 점심을 제공하고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유저들에게 한마디 부탁합니다.

 

전하웅: 국내 모바일게임 시장이 카카오톡을 통해 넓어진 만큼, 더 많은 유저들에게 게임을 보여주고 인정받고 싶습니다. 그렇게 될 수 있도록 열심히 게임을 만들겠습니다.

 

최기훈: 최근 아주 캐주얼한 게임들이 많아서 하드코어나 미드코어 게임을 원하는 유저들이 많을 것 같은데요, 그런 욕구를 만족시켜줄 수 있는 게임이 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서 개발하겠습니다. 지켜봐 주세요.

 

<더 챔피언>은 올해 말 국내 출시를 목표로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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