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드코어 MMORPG <다크폴: 잔혹한 전쟁>(이하 다크폴)이 2차 클로즈 베타테스트(CBT)에 돌입한다. <다크폴>은 정해진 성장동선 따로 없는 자유도와 스펙보다 실력이 우선시되는 전투 시스템, 그리고 자유로운 PvP를 특징을 내세운 게임이다. 지난 27일 실시된 <다크폴>의 1차 CBT는 이런 생소한 게임성과 게임의 높은 진입 장벽 때문에 유저들의 호불호가 나뉘는 결과를 낳았다.
그리고 첫 테스트로부터 한달 뒤, <다크폴>은 해상전이라는 콘셉트로 두 번째 CBT를 실시한다고 밝혔다. 1차 CBT에서 나온 유저들의 피드백은 어떻게 받아들였을까? 그리고 2차 CBT에서는 어떤 모습을 보여줄까? <다크폴> 아시아 버전 빌드 개발을 담당하고 있는 엠게임의 박광명 기획팀장의 이야기를 들어 보았다. /디스이즈게임 김승현 기자
엠게임 박광명 기획팀장
유저들의 호불호? 피해갈 생각 없다
한국에선 보기 힘든 성격의 게임을 들여왔다. 첫 CBT 반응은 어땠나?
박광명 팀장: 예상했던 것처럼 유저에 따라서 호불호가 나뉘더라. (웃음) 사실 <다크폴>, 아니 전작인 <다크폴 온라인>을 접했을 때부터 그런 생각이 들었다. 게임성도 생소하고 미적 감성도 다른 만큼, 게임의 첫인상이 최대의 안티(?)가 되겠다고. 아니나 다를까 1차 CBT에서 바로 드러나더라. 유저들의 패턴이 그대로 양분되었다. 한 부류는 접속 한 시간도 되지 않아 게임을 끄고 테스트 내내 접속하지 않았고, 다른 한 부류는 테스트 기간 내내 게임을 떠나지 않았다.
이렇게 유저들의 호불호가 나뉜 이유를 무엇이라 생각하는가?
역시 접근성 문제가 아닐까? 솔직히 <다크폴>의 캐릭터가 한국인들에게 매력적이지 않다. 아니, 솔직히 어떤 면에선 몬스터에 가까운 디자인도 있다. (웃음) 거기다 게임의 UI는 난생 처음 보는 방식이고, 콘텐츠 또한 샌드박스에 가깝다 보니 뭘 해야 할지 모른다. 처음 접한 유저들이 많이 당황했을 것이다.
하지만 국내에선 보기 힘든 게임성을 내세운 만큼, 어떻게든 게임에 적응한 유저들은 열광적인 반응을 보였다. 실제로 둘째 날부터는 테스터의 재접속률이 90%를 넘어섰다. 대부분 성장동선이 정해지지 않은 자유도와 FPS를 즐기는 듯한 논타겟팅 전투가 특히 반응이 좋았다.
게임 기획상 지속해서 분쟁을 유도하고, 다른 이에게 죽으면 소지품 모두를 잃을 수 있는 하드코어한 게임성에 대해선 어떤 반응인가?
이런 게임성을 싫어하는 이들에겐 어렵고 재미없는 게임이었을 것이다. 실제로 첫날 PvP에서 죽은 이후 빠져나간 유저도 적지 않고…. 하지만 게임이 추구하는 방향성의 문제로 어쩔 수 없다고 생각한다. <다크폴>은 기획부터 자유로운 성장, 그리고 유저 간의 분쟁을 테마로 한 게임이다. 이를 잊고 어설프게 대중성을 노렸다가는 결국 이도저도 아닌 게임이 될 것이다. 유저에 대한 배려는 잊지 않겠지만, 그렇다고 어설프게 대중성을 노려 게임성을 훼손하는 일은 없을 것이다.
한일전 콘셉트로 국가 표시를 추가해 한국과 일본 유저를 한 서버에 넣고 CBT를 진행했다. 북미와 유럽에서 서비스되는 버전에선 없던 시도인데 그 결과가 어땠나?
다양한 분쟁 양상이 나와서 만족하고 있다. 상대 국가라는 이유로(?) 거리낌 없이 싸움을 거는 유저도 있었고, 반대로 같은 한국 유저에게 싸움을 걸어 ‘공공의 적’(?)처럼 된 클랜도 있었다. 어떤 클랜은 전날까지만 하더라도 피 터지게 싸우던 클랜과 함께 한∙일 공성전에서 어깨를 맞대고 힘을 합치기도 했다. 국가 표시가 분쟁의 이유이자 화해의 이유가 된 셈이다.
한국에선 일반적으로 일본 유저들이 온순하다는 선입견이 있다. 하드코어한 <다크폴>의 게임성에 대한 일본 측 반응은 어떻던가?
<다크폴> 자체가 일본에서 더 잘 알려진 게임이다 보니, 한국보다 더 호응이 좋았다. 특히 일본 유저들인 한∙일 공성전에 관심이 많더라. 테스트 기간에는 한국보다 접속자 수가 적었지만, 공성전 이벤트 시간 만은 한국을 넘어섰을 정도다.
특히 전략적인 면에서 인상적인 모습을 많이 보였다. 내가 본 상황 중에는 공성전 당일, 한국 클랜을 성 밖으로 유인한 후 따로 빼놓았던 기마대로 귀신같이 성벽을 부수고 도망치는 장면이 있었다. 덕분에 공성전 이벤트 내내 재미있는 상황이 많이 만들어졌다.
접근성보다 안정성에 주력한다
지난 테스트에서 게임의 시스템이나 UI에 대한 안내가 부족하다는 반응이 많았다.
나름 홈페이지에 A4 용지 수백 장 규모의 안내 영상과 도움말을 준비했지만 유저 분들께는 모자랐던 것 같다. 접근성 문제는 개발팀에서도 인지하고 있는 문제이며, 2차 테스트에선 이를 위해 홈페이지에 제공되는 도움말의 양을 대폭 늘렸다. 아마 텍스트 양만 하더라도 A4 용지로 수십 장은 될 것이다.
홈페이지의 도움말과 가이드, 팁이 더 강화될 예정이다.
하지만 홈페이지에 실린 정보는 어디까지나 게임 밖에 있는 정보다. UI 수정이나 튜토리얼 보강과 같은 근본적인 대책이 필요하지 않을까?
섣불리 대답하기 힘든 문제다. 아이콘 크기 조절이나 툴팁 추가 등은 어렵지 않으나, UI의 변경은 <다크폴> 특유의 게임성 때문에 쉽지 않다. <다크폴>은 MMORPG에 FPS와 같은 전투방식이 결합된 게임이다. 때문에 게임의 UI도 게임 특성에 맞춰 변화되어 왔다.
실제로 게임을 해보면 UI 대부분이 최소한의 화면만 가리도록 디자인되어 있고, 조작도 빠른 컨트롤이 가능하도록 설계된 것을 알 수 있다. 그런 만큼 섣불리 UI를 고쳤다가는, 오히려 <다크폴>의 UI가 가진 장점이 사라지는 것은 아닌지 염려된다. 아마도 게임성이나 UI의 기능성을 저해하는 근본적인 변화는 없을 것이다.
그렇지만 <다크폴>의 UI가 한국 유저들에게 불편을 주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이에 대한 대책은 없는가?
앞서 말한 홈페이지에 추가될 도움말이 대책의 일환이다. 참고로 이러한 도움말은 게임 속 도움말 버튼을 통해 볼 수도 있다. 사실 이 기능은 1차 CBT 때부터 있었던 기능인데, 아이콘 크기가 작아서 이를 아는 유저가 거의 없었다는 웃지 못할 이야기가 전해진다. <다크폴>의 아이콘 크기가 작은 것은 현재 개발진도 인지하고 있는 사항이며, 대화창과 인벤토리 개선과 함께 다뤄질 예정이다.
다만, 이번 테스트는 서버 부하과 해상전 콘텐츠 검증에 집중할 계획이라, 게임의 접근성은 지난 테스트와 크게 다르지 않다. 이점에 대해선 유저 분들의 양해를 부탁드린다. 대신이라고 하긴 뭐하지만, 2차 CBT에선 홈페이지의 도움말이 더 충실해졌으니 플레이 전에 참고한다면 많은 도움을 받을 수 있을 것이다.
오른쪽 메뉴 끝에 위치한 ‘i’ 모양의 아이콘이 숨어있던(?) 도움말 버튼이다. 게임 속에선 ‘ESC’를 눌러야 나타난다.
접근성 때문에 유저들이 이탈할 것이라는 걱정은 없는가?
없다면 거짓말이다. 실제로 1차 CBT에서도 적지 않은 유저들이 그래픽과 UI 때문에 떠나가기도 했다. 하지만 당장 게임의 접근성과 안정성 중 하나를 고르라고 하면 안정성을 택하겠다. <다크폴> CBT의 목표는 게임의 핵심 콘텐츠인 대규모 PvP의 재미와 안정성을 검증하고, 추후 벌어질지 모르는 사고를 예방하는 것이다. 접근성을 고치지 못해도 북미 버전과 크게 다르진 않지만, 안정성을 확보하지 못하면 북미 버전은 커녕 게임의 서비스까지 위험해진다.
물론 접근성 개선을 포기하겠다는 것은 아니다. 엠게임은 지금도 계속 유저들의 피드백을 수집하고 있으며, 이에 대해 개발사인 어벤츄린과 계속 이야기하고 있다. 실제로 인벤토리나 채팅창, 아이콘 크기의 불편함 등은 이미 개선이 예정되어 있다. 아마 OBT 이후에는 눈에 띄는 변화가 있을 것이다.
서버 부하를 테스트한다면, 1차 CBT 공성전 이벤트에서 발생한 끊김 현상은 해결됐는가? 당시엔 심하면 5초에 한 번 꼴로 랙이 발생해 원활한 클랜전을 방해했다.
게임의 핵심이 논타겟팅 전투와 대규모 클랜전이니 만큼, 가장 먼저 수정에 들어간 사항이다. 점검 결과, 다행히 클라이언트에서 해결할 수 있는 문제였다. 현재 해당 부분은 수정이 완료된 상태다. 2차 CBT는 첫 테스트보다 더 많은 이들이 참여하는 만큼 끊김 현상에 대해선 특히 심혈을 기울였다.
2차 CBT 메인 콘셉트는 캐리비안의 해적
곧 2차 CBT를 실시한다. 이번 테스트에서 눈여겨봐야 할 것이 있다면 무엇인가?
지난 테스트가 공성전 콘텐츠의 검증이라면, 이번 테스트에선 해상전에 집중할 계획이다. 테스트 3일 차에 이벤트로 양국의 클랜에게 전투함이 지급된다. 이를 바탕으로 일종의 ‘보물섬 쟁탈전’을 할 계획이다.
보물섬 쟁탈전이라는 콘셉트만 들어선 어떤 모습인지 상상이 되지 않는다.
많은 돈과 각종 자원이 보관된 ‘해상기지’라는 구조물이 있다. 이를 두고 한국과 일본 클랜이 서로 경쟁하는 것이 이번 테스트의 핵심 이벤트다. 해상기지는 말 그대로 물 위에 있는 구조물이다. 이를 점령하려면 다른 클랜의 방해를 뚫고 접근해야 한다.
보물섬(해상기지)을 사이에 두고 벌어지는 함포전과 백병전. 물 위에서 전투가 벌어지는 만큼 결국 배가 전투의 열쇠고, 남들을 제치고 구조물을 점령해야 한다는 점에서 재치와 정략이 전쟁의 열쇠다. 대충 캐리비안의 해적과 같은 콘셉트라고 할까?(웃음)
해상전 이벤트의 주무대가 되는 ‘해상기지’.
지난 CBT에서도 배와 배가 싸우는 전투가 벌어졌다. 당시엔 작은 낚싯배 규모여서 앞서 말한 그림은 나오지 않았다.
해상전 콘텐츠가 메인인 만큼, 이번에는 수십 명의 인원이 탑승할 수 있는 범선이 지급된다. 수십 문의 대포가 배치되어 있고, 높은 망루도 세워져 있는 제대로 된 범선이다. 참고로 배를 다루는 것은 실제와 흡사하다.
배를 조종하기 위해선 타륜을 잡은 조타수가 필요하고, 포를 쏘기 위해서는 포를 조준할 포수가 필요하다. 배가 부서지면 수리도구로 고칠 수 있고, 탁 트인 망루 위에선 방해물에 신경 쓰지 않고 적에게 마법이나 화살비를 날릴 수 있다. 많은 부분에서 유저의 조작이 필요하기 때문에 제대로 전투를 하려면 탑승한 인원이 한마음으로 움직여야 한다. 두 배가 서로 마주하고 있는데, 한쪽은 일제 사격이 들어가고 다른 한쪽은 띄엄띄엄 가랑비를 쏟아진다면 승부는 뻔하지 않은가.(웃음)
물론 원한다면 위험을 무릅쓰고 상대 배에 접근해 백병전을 시도해도 된다. 실제로 1차 CBT에선 부족한 원거리 화력 때문에 열세에 처한 한국 클랜이 상대의 배에 백병전을 시도해 전세를 역전, 오히려 배를 나포한 사례가 있기도 하다. 물론 50인승쯤 되는 대형 배라면 백병전을 시도할 때도 무작정 상대 배에 오르기보다는, 아군과 함께 적절한 타이밍을 노려야 할 것이다.
해상전에서 승리하기 위해선 지상전보다 더 아군과 긴밀히 협동해야 한다는 것인가?
해상전뿐이라면. (웃음) 앞서 말했듯이 이번 해상전 이벤트의 목표는 보물이 봉인된 해상기지 점령이다. 참고로 이번 이벤트는 지난 테스트처럼 운영진이 만든 대형 클랜에 의해 진행되는 것이 아니다. 해상전 이벤트의 주인공은 유저들이 직접 만든 클랜이다. 클랜만 만들어지면 이벤트에 앞서 전투함이 지급된다. 때문에 이번 이벤트에는 한∙일 양국 모두 수많은 클랜이 참여할 수 있다.
하지만 해상기지에서 보물을 얻을 수 있는 클랜은 단 하나. 공성전과 달리 해상전은 참여할 수 있는 클랜은 무궁무진하지만, 얻을 수 있는 보상은 한정되어 있다. 그렇다면 유저들은 어떤 모습을 보일까? 보물을 차지하기 위해 조금 전까지 상대 국가를 몰아낸 클랜에게 칼끝을 향하진 않을까? 혹은 남들이 열심히 싸우는 와중에 몰래 해상기지를 점령하려는 시도가 있진 않을까? 해상기지라는 보상을 얻기 위해선 클랜원과의 협동뿐만 아니라, 정략도 필요할 것이다.
참고로 여력이 된다면 2차 CBT 마지막 날에는 다시 한 번 한∙일 공성전 이벤트를 실시할 계획이다. 그렇게 된다면 더욱 다양한 그림이 그려지지 않을까 생각한다. 전날 해상기지를 점령한 국가가 전리품을 처리하는 과정에서 발생한 갈등 때문에 공성전 이벤트에선 승자의 저주에 빠지는 상황도 그려질 수 있지 않을까? 이번 테스트에선 유저 클랜에게 주어진 역할이 큰 만큼, 국가와 클랜이라는 다른 성격의 단체가 어떤 모습을 보일지 기대하고 있다.
1차와 2차 CBT 사이의 기간이 한 달이 채 되지 않을 정도로 빠른 행보를 보였다. 혹시 OBT도 빨리 진행되는가?
일단은 연내 OBT가 목표다. 특별한 일이 없다면 이번 CBT가 OBT 전 마지막 테스트가 되겠지만, 만약 이번에도 랙과 같은 문제가 발생하면 일종의 프리 OBT 정도는 생각하고 있다. 하지만 그렇다 하더라도 정식 오픈이 이번 겨울을 넘어가지 않을 것이다.
마지막으로 유저들에게 한 마디 부탁한다.
솔직히 <다크폴>은 한국에서 대중성 있는 게임이라 하긴 힘든 작품이다. 국내에 서비스되고 있는 다른 MMORPG와는 시스템도 다르고 문법도 다르다.
하지만 이러한 생소함이 게임의 재미를 저해한다고 생각하진 않는다. 그래픽도 좋지 않고 UI도 낯선 게임이지만, 그 속에는 다른 게임에선 경험하기 힘든 짜릿함이 들어 있다고 자부한다. 이런 짜릿함을 이번 테스트를 통해 맛봤으면 좋겠다. 현재 24일까지 <다크폴> 홈페이지(☞ 바로가기)에서 테스터를 모집하니 많은 참여 부탁드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