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몬스터 헌터 포터블 2nd>부터 콘솔용 <몬스터 헌터> 시리즈의 개발을 총괄해온 캡콤의 츠지모토 료조 프로듀서가 방한했습니다. 그는 5일 서울 역삼동 ‘비포럼’에서 열린 <몬스터 헌터 3 얼티메이트> 유저 모임에 참석하고, 지난달 일본에서 발매된(그리고 한국에서는 한국닌텐도를 통해 한글판으로 출시될 예정인) 최신작 <몬스터 헌터 4>에 대해 기자들과 이야기를 나눴습니다.
그는 인터뷰를 통해 <몬스터 헌터 4>의 주요 특징과 함께 시리즈 개발할 때 신경쓰는 요소들에 대해 설명했습니다. 또 게임의 발매를 기다리는 한국 유저들에 대한 메시지를 남겼는데요, 어떤 이야기가 오갔는지 직접 확인해보시죠. /디스이즈게임 현남일 기자
Q: 모처럼 만의 방한인데, 간략하게
소감을 부탁합니다.
츠지모토 료조: 한국을 방문한 것은 이번이 5번째인가 6번째 정도 되는 듯합니다. 지난주에 열린 KGC 2013 강연에도 참석했고, 거리상으로 가깝기 때문인지 굉장히
친근하고 또 편하게 올 수 있는 나라라고 생각합니다. 무엇보다
한국 음식은 정말 맛있어서 좋습니다.(웃음)
Q: <몬스터 헌터>, 그리고 이번 4편의 개발에 있어 가장 신경을 쓴 부분은 무엇인가요?
<몬스터 헌터> 시리즈는 매력 요소가 많이 있지만, 그중에서도 핵심은 ‘액션’이라고 생각합니다. 실제로 게임을 개발하면서도 언제나 액션에 가장 많이 신경을 씁니다. 혼자서 즐기는 액션, 그리고 멀티플레이를 통해 여러 명이 함께 즐기는 액션. 모든 액션을 항상 공들여 만들죠.
이번 4편은 콘솔 게임기용으로 만들어진 <몬스터 헌터> 시리즈의 10번째 타이틀입니다. 아무래도 10번째이기 때문에 ‘기존의 액션을 그대로 유지하는 것이 좋은가?’ 아니면 ‘완전히 새로운 액션을 선보여야 하는가?’를 놓고 많이 고민했는데요, 최종적으로 내린 결론은 기존과 같은 액션을 유지하면서 동시에 새로운 액션을 버무리는 것이었습니다.
그 ‘새로운 액션’으로 대표할 만한 것이 ‘지형의 높낮이 차이를 이용하는 액션’입니다. 높은 곳에서 뛰어내리면서 몬스터를 공격하는 바로 그것이지요. 말은 간단하지만, 사실 이런 요소를 하나 추가하면 게임 내에 연결된 부분을 모두 새로 개발하고, 또 검증해야 합니다. 힘든 작업이기는 했지만 결과적으로 기존의 <몬스터 헌터> 시리즈에서 느낄 수 있었던 액션감을 유지하면서 색다른 경험을 추가할 수 있었습니다.
4편에서는 지형의 높낮이 차이를 이용해서 점프 공격을 할 수 있다.
물론입니다. 우리는 이를 가리켜 ‘히트감’이라고 부릅니다. 아무래도 캡콤은 이전부터 격투게임을 많이 개발해왔기 때문에, 이에 대한 노하우를 많이 갖고 있습니다. 몬스터를 때릴 때, 혹은 몬스터에게 맞을 때 어떠한 리액션을 취해야 하는지, 이펙트는 어떻게 배치해야 하는지 등에 대해 많은 노하우를 가지고 있다고 할까요. 매번 이 부분에 대해서 신경 써서 개발합니다.
Q: 액션 외에 신경 쓴 요소가 있다면 무엇이 있을까요?
역시 싱글플레이 모드의 스토리를 꼽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이번 4편은 드라마틱한 요소를 살렸기 때문에 싱글플레이라고 해도 흥미진진하게 이야기를 즐길 수 있습니다. <몬스터 헌터 4>는 한글판으로 한국에 발매될 예정인데요, 한국 유저분들도 모두 모국어를 통해 스토리의 감동을 함께 느껴주었으면 합니다.
유저와 함께 모험을 떠나는 캐러밴 등장인물들. <몬스터 헌터 4>는 싱글플레이의 이야기가 한층 강조됐다.
Q: <몬스터 헌터 4>를 개발하는 데 걸린 시간과 투입된 인원은 어느 정도 되나요?
정확히는 생각나지 않지만, 대충 외부에서 도움을 주는 사람들까지 다 합치면 거의 300여 명이 개발에 참여했다고 보면 될 것 같습니다. 개발 기간은 초기 구상단계부터 계산하자면 대략 2년 반에서 3년 정도입니다.
참고로 개발 기간 중에 ‘액션’을 검증하는 데만 3~4개월 이상이 걸렸습니다.
Q: 4편도 닌텐도 3DS로 나왔습니다. 개발자 입장에서 3DS의 장점은 무엇이라고 보나요?
역시 3DS는 화면이 2개가 달려 있는 것이 가장 큰 특징이자 장점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아래 화면의 활용에 대해서 언제나 많은 고민을 합니다.
<몬스터 헌터 4>에서는 조작 및 인터페이스(UI)의 일부를 아래 화면에 배치했고, 유저들이 스스로 커스터마이징해서 자신이 원하는 방향으로 꾸밀 수 있도록 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화면이 하나인 게임기에서는 경험해볼 수 없는 편리함을 맛볼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안경 없이도 입체효과를 느낄 수 있는 3D 디스플레이 역시 장점으로 꼽을 수 있겠네요. 실제로 이번 <몬스터 헌터 4>는 오프닝 동영상이나, 몬스터들의 등장 동영상 등에서 3D 입체효과를 박진감 넘치게 느낄 수 있도록 했습니다. 다른 플랫폼에서는 경험할 수 없는 3DS만의 장점이라고 보시면 될 것 같습니다.
Q: 4편은 ‘그래픽’ 논란이 있는데요, 특히 맵 표현이 너무 퇴화된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 많았습니다.
게임을 즐기는 유저들의 패턴을 많이 고려했다는 점을 강조하고 싶습니다.
예를 들어 유저들이 실제로 게임을 할 때는 배경 그래픽보다는 현재 조작하는 캐릭터, 그리고 몬스터에 보다 집중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맵도 맵이지만, 몬스터와 캐릭터의 표현에 정말 많은 공을 들였습니다. 몬스터들의 모션과 캐릭터들의 액션 등은 확실히 전작에 비해 나아졌다고 자부합니다.
게임의 스크린샷이나 동영상만을 보면 확실히 그래픽이 이전보다 못하다는 느낌을 받을 수 있을 것 같다고 생각은 합니다. 하지만, 실제로 3DS로 게임을 해보시면 오히려 이전보다 훨씬 박진감 넘치고 멋진 경험을 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사실 이건 그래픽이 나쁘다고 하는 분들 한 명, 한 명 다 붙잡고 일일이 설명하고 싶은 부분인데요, 어찌 되었든 저희는 유저들이 어떻게 하면 보다 집중해서 게임을 잘 즐길 수 있을까를 우선시해서 게임을 개발해 왔다는 점을 알아주셨으면 합니다.
Q: 이번 4편에서는 다양한
신규 몬스터들이 추가되었는데, 신경을 쓴 부분은 무엇이 있을까요?
새롭게 선보인 액션에 맞춰 몬스터들도 다양한 패턴으로 만들었습니다. 입체적인 지형이 많이 등장하면 이를 활용해 ‘벽에서 매달려 유저들을 공격하는’ 패턴을 가진 몬스터를 설계하는 식이죠. 물론 그렇다고 해서 처음부터 새로운 패턴을 가진 몬스터들을 다량 배치하면 유저들이 적응하기 힘들 수 있기 때문에 이를 적절하게 밸런스를 맞춰서 배치하는 부분에도 신경을 썼습니다.
Q: 새로운 무기로 조충곤과 차지액스가 추가됐는데, 무기 설계에는 어떠한 점들을 고려하나요?
새로운 무기를 개발할 때는 이전과는 다른 ‘색다른 재미’를 느낄 수 있도록 하는 것을 가장 중요하게 봅니다. 가령 조충곤은 간접적으로 자기 자신을 강화할 수 있는 무기인데, 이는 이전의 다른 무기들에서는 볼 수 없었던 새로운 요소입니다. 차지액스 같은 경우에도 2개의 무기를 ‘합체’해서 색다른 무기로 변형할 수 있다는, 기존에 없었던 요소를 넣어서 설계한 무기입니다.
기본적으로 무기를 개발할 때는 많은 아이디어가 나오는데요, 단순히 외형만 다른 무기보다는 유저들이 이전에 없었던 색다른 경험을 할 수 있도록 하는 데 많은 공을 들입니다.
개성강한 다양한 무기들 또한 <몬스터 헌터> 시리즈의 특징.
Q: 혹시 개발하고 싶었지만 만들지 못한 무기나 몬스터의 아이디어가 있다면 소개를 부탁합니다.
비밀입니다.(웃음) 폐기된 아이디어라고 해도 앞으로 나올 차기작들에서 선보일 수 있기 때문에 구체적으로 말하기는 힘드네요. 아이디어는 굉장히 많이 준비돼 있고, 그것들이 게임성과 잘 어울린다고 판단되면 나중에 차기작을 만들 때 얼마든지 활용할 계획입니다.
Q: 이번 4편에서는 새롭게 ‘탐색’과 ‘발굴장비’ 같은 새로운 후반부 콘텐츠가 추가됐습니다. 기존에는 볼 수 없었던 콘텐츠인데, 이를 기획한 의도는 무엇인가요?
유저들은 몬스터와의 사냥도 사냥이지만, 희귀한 장비를 얻는 것에도 많은 희열을 느끼고, 또 그 성과를 다른 유저들에게 자랑하려고 합니다.
이에 착안해서 액션을 잘하지 못하더라도 발굴장비 탐색을 통해 희귀한 아이템이나 장비를 얻을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들어 보자고 한 것이 바로 탐색과 발굴장비 등의 시스템입니다. 4편을 해보면 발굴장비와 탐색 시스템 덕분에 아이템을 모으고 찾아보는 재미가 굉장히 쏠쏠할 것입니다.
Q: <몬스터 헌터>는 ‘어려운 게임’이라는 인식이 강합니다. 고민이 많을 것 같습니다.
물론 신규 유저들에 대해서는 언제나 의식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싱글 모드를 통해 유저들이 단계별로 차근차근 배울 수 있도록 계획했죠. 특히 이번에는 귀찮을 정도로 게임 중간에 튜토리얼이 많이 나와 유저들이 게임 시스템을 익힐 수 있도록 했습니다. 이 시리즈를 처음 하는 유저, 이전부터 즐겨 왔던 유저 누구나 게임의 시스템을 배우는 데 문제가 없을 것입니다.
확실히 <몬스터 헌터>는 ‘아무나 편하게 즐길 수 있는 게임’은 아닙니다. 3DS의 모든 버튼을 사용할 정도로 조작도 복잡하죠. 하지만 유저들이 다소 고난을 겪더라도 하나하나 배워가고, 결국 힘들었던 몬스터와의 전투를 승리로 이끌었을 때 얻는 쾌감과 만족감은 다른 그 어떤 게임과 비교해도 뒤지지 않는다고 자부합니다.신규 유저도 포기하지 않고 차분히 게임을 즐기면서 배워 나간다면 분명 <몬스터 헌터>의 참 재미에 빠져들 수 있을 것입니다.
그리고 <몬스터 헌터 4>는 멀티플레이를 지원하는 만큼, 이를 통해 주변 유저들과 함께 힘을 합쳐 콘텐츠를 하나씩 하다 보면 분명 재미있게 즐길 수 있을 것입니다.
Q: 마지막으로 한국에서 <몬스터
헌터 4>를 기다리는 유저들에게 메시지를 부탁합니다.
<몬스터 헌터 4>는 다양한 액션과 함께 깊이 있는 싱글플레이를 자랑하는 작품입니다. 특히 싱글플레이가이번 작품에서 진국이죠. 한국의 유저 여러분들도 한국어로 현지화된 게임을 통해 텍스트 하나하나 를 읽으며 재미있게 즐겨주셨으면 합니다. 구체적인 한글판의 발매일은 미정이지만, 현재 열심히 작업하고 있으니 조금만 더 기다려주셨으면 합니다.
그리고 <몬스터 헌터 4>는 지금까지 시리즈에서 선보인 재미요소와 액션을 다수 계승합니다. 그런 만큼 현재 한국에 나와 있는 <몬스터 헌터 3 얼티메이트> 영문판을 통해 미리 게임을 즐겨주신다면, 분명 나중에 4편이 한글화되어 나왔을 때 더 재미있게 즐길 수 있을 겁니다. 어쩐지 광고 같지만 사실이 그런 만큼(웃음) <몬스터 헌터 3 얼티메이트>에도 많은 관심을 부탁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