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사의 길을 포기하고 돈 한 푼 없이 음악가의 길을 걷기 시작한 괴짜. 재일교포 2세로 태어나 한국어도 잘 못하지만 서울시 홍보대사로까지 활동하는 열성 한국인. 국내에서도 유명한 음악가인 양방언에 대한 이야기다.
양방언이 <아스타>의 OST 작업을 마쳤다. 국내에서만 따져봐도 <아이온>에 이어 두 번째 게임음악 작업이다. 평소부터 아시아 문화를 녹인 음악을 작업하고 싶었고, 때마침 들어온 <아스타>의 게임음악 제의에 꼭 해야 하는 어떠한 운명 같은 것까지 느꼈다는 양방언 음악가를 디스이즈게임에서 만났다. /디스이즈게임 안정빈 기자
<아스타>의 배경음악을 맡은 양방언 음악가
“음악이 너무 좋아서 참을 수가 없었다”
과거 이력을 보면 의사라는 직업을 1년 만에 그만두고, 음악가의 길을 걷기 시작했다. 일본에서도 의사는 선망 받는 직업인데, 이를 박차고 굳이 음악가의 길을 결정한 까닭은 뭔가?
너무 간단한 질문이다. 음악이 너무 좋아 참을 수가 없었다.
음악가가 된 뒤로 힘든 점은 없었나?
의사를 그만두면서 가출을 했는데 당시 소지금은 50만 원이 전부였다. 심한 생활고를 겪었지만 마음만은 의사와 음악 사이의 고민에서 해방돼 자유로웠고, 그것이 지금까지 지속되고 있다. 지금도 잘 한 선택이라 생각한다.
자신의 음악을 한마디로 표현하자면? 그리고 이를 통해 사람들에게 어떤 것을 선사하고 싶은지 궁금하다.
무의미하게 난해하거나 어려운 음악이 아닌, 대뇌피질보다 감정에 직접 호소하는 음악이다. 특히, 게임음악의 경우 게임이 담고 있는 세계관과 눈으로 보이는 이미지를 솔직하면서도 환상적으로 전달해 이용자들이 음악을 통해 게임을 좀 더 즐겁게 즐길 수 있도록 만들고 싶다
아스타의 음악작업은 ‘내가 꼭 해야 하는 일’이었다.
어떻게 <아스타>의 OST 작업에 참여하게 되었나?
약 2년 전 폴리곤게임즈의 김도훈 부사장으로부터 제안을 받았다. 나 스스로도 '아시아인'이고 일본, 중국, 한국 문화에 평소 관심이 많아 음악을 통해 그 문화들을 녹여 전달하고 싶다는 바람이 있었다. '아시아 판타지'라는 콘셉트를 접하고 보니 그 바람이 <아스타> OST 작업과 묘하게 일치했다.
그렇기에 <아스타> 음악작업은 '할 만한 작업' 아닌 '내가 꼭 참여해야 하는 일'이라는 생각을 하게 만들었다. 그리고 이 감정은 내가 <아스타> 음악 작업에 몰입할 수 있게 만든 원동력이었다.
<아스타>는 아시아 문화 상징들을 적극적으로 사용했다. 음악을 만들 때도 이러한 분위기를 살리기 위해 고민이 많았을 것 같은데?
<아스타> 특유의 ‘아시아 판타지’ 세계관과 이를 표현한 독특한 그래픽이 음악 작업을 하는 데 중요한 요소로 작용했다. 무엇보다 <아스타>는 게임 중간에 등장하는 캐릭터, 배경 화면, 세계관들은 하나의 테마가 반복되는 것이 아니다. 어떤 것은 중국을 떠오르게 하고, 어떤 것은 한국을 떠오르게 하는 다양성이 큰 영감을 주었다.
평소 아시아 문화에 관심이 많고, 상상력을 자극하는 판타지도 매우 좋아하기에 지금까지 해온 어떤 작업보다 <아스타> OST 작업에 몰입할 수 있었고 창작과정 자체가 즐거웠다. 그러다 보니 <아스타> OST 결과도 매우 만족스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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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중·일은 물론, 몽골, 네팔 등 아시아 전역을 여행한 것으로 알고 있다. 그 때의 경험과 <아스타>가 그리고자 하는 세계를 비교하니 어떻던가?
서로 다른 지역이지만 아시아라는 공통점이 있다. 그 부분을 관통하는 테마로 묶어 <아스타>에 표현하고자 했다. <아스타>도 한국, 일본, 중국의 전설, 문화 등을 기반으로 만들어진 게임이기에 이를 표현하는 데 아시아 전역을 여행하면서 접한 문화와 음악이 이번 작업에 녹아들었다.
<아스타>를 플레이하면서 듣게 되는 음악에서는 어떤 부분은 중국을, 어떤 부분을 한국의 문화를 느낄 수 있는 다양한 표현을 유저가 느낄 수 있을 거다. 그리고 더욱 더 <아스타> 판타지 세계로 빠져들 수 있을 것이다.
<아스타> OST 중 가장 기억에 남는 곡을 하나 꼽자면?
아수 진영 테마곡인 ‘수도 아사성(Asa, Capital of Asu)' 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
혹시 <아스타>의 OST 음반을 발매할 계획이 있는가?
<아스타> OBT가 시작되는 16일에 음반을 발매할 예정이다. 이제 게임에서도, 음반을 통해서도 <아스타>가추구하는 아시아 판타지가 고스란히 담긴 음율을 감상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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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스타>의 음악은 장대한 아시아 판타지의 두루마리
게임 음악은 이번이 국내 온라인 게임으로는 2번째인데 다른 작업과 비교하면 어떤가?
유저에게 경험을 '체험'시킨다는 면에서 애니메이션이나 다큐멘터리 등의 콘텐츠와는 고려해야 할 점이 다른 것 같다. 게임을 위한 음악을 만든다고 해서 다른 분야의 음악 작업과 크게 구별되는 점은 없다.
게임은 이용자들이 직접 체험하는 콘텐츠를 음악으로 표현해야 하기에 게임이 가지고 있는 세계관과 소재들을 열심히 파악하고 이용자들이 어떤 느낌으로 게임을 즐길 것인가를 상상하며 이를 음악에 반영한다. 그래서 더 많은 상상력을 동원하게 되며, 영감을 얻고자 개발진들과도 많은 커뮤니케이션을 진행한다.
양방언이 생각하는 게임음악이란 무엇인가?
게임은 가상공간이기 때문에 게임음악 역시도 제약 없이 '자유롭고 쾌적하게 표현할 수 있는 공간'이라고 생각한다.
게임을 즐기지 않는 편이라고 들었다. 이러한 점이 게임음악을 창작하는데 어려움으로 작용하진 않던가?
게임이 음악으로 표현되는 과정에서는 플레이를 통해 알게 되는 게임성이 아닌 게임의 세계관과 스토리 라인에서 더 많은 영감을 얻는다. 따라서 어떻게 게임을 하느냐는 방법적인 것보다 이 게임이 어떤 내용과 분위기를 담고 있느냐를 중요하게 생각한다.
게임을 즐기지 않아도 그 게임이 표방하고 있는 좋은 콘셉트와 이미지를 음악으로 표현하는 것은 영화 속 스토리를 내가 직접 경험한 것이 아니어도 좋은 영화음악을 만들 수 있는 것과 마찬가지라고 본다.
음악을 작곡할 때 그 음악이 함께할 '풍경'을 떠올리며 작곡한다고 말한 바가 있다. 게임과 같이 현실에 없는 가공의 이미지들은 이러한 작업에 어떤 영향을 끼치던가?
훌륭한 게임이나 애니메이션 작품은 스케치나 디자인의 자료만으로 음악의 풍경을 충분히 상상할 수 있다. 이번 역시 다르지 않았고, 바꾸어 말하면 <아스타>는 훌륭한 작품이라고 말하고 싶다.
마지막으로 독자들에게 한마디 부탁한다.
<아스타> OST는 다른 게임음악을 포함해 지금까지 작업해 온 모든 음악과는 구별되게 만들었다. 장대한 아시아 판타지의 두루마리라고도 할 수 있겠다. 게임과 함께 음악을 즐기며 <아스타>의 세계를 여행해 주시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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