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년 만에 열린 블리즈컨에서 블리자드는 <히어로즈 오브 더 스톰>과 <하스스톤>을 비롯해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의 5번째 확장팩 <드레노어의 전쟁군주>와 <디아블로 3>의 확장팩 <영혼을 거두는 자>까지 다양한 신작과 정보를 공개했다.
혼자 혹은 연인들과 손잡고 블리즈컨을 관람하는 사람들. 그리고 부모와 함께 하나의 축제처럼 블리즈컨을 즐기는 가족들의 모습은 상당히 인상적이다. 이미 블리즈컨은 단순히 블리자드 팬들이 즐기는 마니아 행사를 넘어서 게임을 즐기는 이들의 축제처럼 운영되고 있다.
게임 중독법 이슈 때문에 복잡한 상황에 놓인 한국과는 상당히 대조적인 모습이다. 전 세계를 무대로 게임사업을 하는 블리자드는 이런 상황을 어떻게 바라보고 있을까? 10일 블리자드의 창업자이자 대표인 마이크 모하임이 블리즈컨 2013 2일차를 맞이해 한국 기자단과 인터뷰 자리를 가졌다. /애너하임(미국)=디스이즈게임 안정빈 기자
블리자드 창업자이자 대표인 마이크 모하임
“게임 중독법? 개인의 책임감을 무시하는 결정”
블리자드라는 글로벌 개발사의 대표 입장에서 한국에서 논란이 되고 있는 게임 중독법에 대한 생각을 듣고 싶다.
마이크 모하임: 한국 정부는 선택을 해야 할 것 같다. 게임산업의 좋은 면을 보고 이를 지원하든지, 아니면 게임을 악으로 규정하고 한국에서 게임사업을 하는 것에 대해 악영향을 미칠지를 말이다. 블리자드를 운영하는 대표의 입장에서는 전 세계에서 한국이 가장 사업을 하기 힘든 국가다.
우리는 다른 나라에서 게임사업을 전개할 수 있지만, 한국의 개발사들은 선택권조차 없다. 한국 정부의 선택에 회의감이 든다. 중독은 개인의
책임감 문제로 타인의 강압에 의해서 해결될 문제는 아니다. 이미 보호자 관리 시스템도 존재하고 게임의
긍정적인 기능도 충분히 입증되고 있다.
게임산업에는 이런 순기능이 존재하는데, 지금에 와서 게임을 악이라고 규정하고
막겠다는 것에 나는 동의할 수 없다. 게임이 무조건 악이라고 규정하는 건 개인이 책임감을 갖고 활동하는
것을 무시하는 결정이다. 한국 개발사들의 사업에 많은 영향을 미칠 것이다.
한국 정부는 게임 중독법을 지지하고 게임산업을 규제할지, 아니면 게임산업을 육성할지를
확실히 정해줘야 한다.
미국에서도 총기 사고가 났을 때 게임을 원인으로 지목하는
경우가 많았다. 미국 업체들은 이런 논란에 어떻게 대응했나? 그리고
한국 업체는 어떻게 대응하는 게 좋다고 생각하나?
미국에서는 게이머들이 게임산업을 변호하는 경우가 많다. 또한 ESA(엔터테인먼트 소프트웨어 협회) 차원에서 대응하기도 한다. 하지만 무슨 문제가 일어났을 때 무조건 게임을 원인이라고 지목하는 경우가 계속 일어나지는 않는다.
2년 만의 블리즈컨, 만족스럽다
2년 만에 블리즈컨을 개최했다. 가장 마음에 드는 신작과 소감을 말해 달라.
먼저 2년 만에 블리즈컨을 다시 열 수 있게 되어 정말 기쁘다. 유저들과 함께 어울리면서 전 세계에 우리의 게임을 선보이는 것은 정말 기쁜 일이다. 일단 <스타크래프트 2> 월드 챔피언십 시리즈(WCS)에서 이제동과 백동준의 경기를 지켜보며 감명을 받았다. 개인적으로는 이제동의 우승을 점치고 있다.
행사장을 직접 돌아다니면서 정말 재미있는 게임을 만들어줘서 고맙다는 관람객들의 말을 전해 들었고, <WoW>의 확장팩, 그리고 <히어로즈 오브 더 스톰>을 기대하는 유저가 많다는 것도 알게 됐다. 물론 <하스스톤>에 대한 기대도 마찬가지다.
이번에 선보인 게임들에 대해 기대와 반응이 좋은 것으로 알고 있다. 이번 블리즈컨에 대해 전체적으로 만족스럽다.
블리즈컨 현장에서 가장 뜨거운 반응을 얻은 <히어로즈 오브 더 스톰>.
지금까지 기존 게임의 세계관이나 IP를 활용한 게임을 선보였다. 완전히 새로운 IP는 언제쯤 공개할생각인가?
다양한 게임을 개발하고 있지만, 아직 새로운 프랜차이즈를 발표할 계획은 없다. 앞으로 선보일 <하스스톤>이나
<히어로즈 오브 더 스톰>을 통해서 먼저 유저들을
찾아가고 싶다.
이번 WCS를 비롯해 <스타크래프트 2> e스포츠 리그에서 한국 선수들에게 밀려 다른 지역의 선수들이 올라오지 못했다. 선수들이 자신의 국가를 대표해서 겨루는 리그나 팀 리그를 고려하고 있는지 궁금하다.
일단 WCS는 1:1, 즉 개인 랭킹에 중점을 두고 있는 리그여서 아직 팀 리그에 대한 이야기는 없다. 다만 글로벌 토너먼트로 진행되는 만큼 서로의 실력을 보여줄 수 있는 방안은 고민하고 있다. 블리즈컨 이후 WCS 2014에서는 어떻게 진행할지 고민하고 있다.
참고로 한국에서 개최되는 지스타 2013에서도 <히어로즈 오브 더 스톰>을 비롯해 블리즈컨에서 선보인 모든 게임을 체험할 수 있다. 한국 유저들도 이를 즐겼으면 한다.
블리즈컨 2013에 나왔던 게임을 지스타 2013 블리자드 부스에서도 즐길 수 있다.
게임시장의 변화, 블리자드의 대응은 재미있는 게임을 만드는 것
게임시장은 빠르게 변화하고 있다. 특히 모바일 시장이 확대되면서 급변하고 있는데, 블리자드는 이에 어떻게 대응하고 있나?
<하스스톤>을 시작으로 모바일게임 시장에 진입하고 있다. 이번에 발표했듯 안드로이드와 아이폰 버전도 준비하고 있다. 일단 시장에 맞는 인프라를 갖추는 것이 급선무다. 우리는 인프라가 수요에 맞을 때 이에 맞춰 시장 진입을 준비하고 있다. 먼저 <하스스톤>을 통해 반응을 지켜보고자 한다.
<하스스톤> 같이 작은 개발조직이 움직이고 있다는 건 혁신 모델을 찾고 있다는 뜻 같은데, 혁신은 주로 외부에서 들어오는 경우가 많다. 외부의 인력이나 프랜차이즈 등을 들여올 생각은 없나?
아직 이 부분에 대해서는 할 수 있는 말이 없다.
<히어로즈 오브 더 스톰>에 <로스트 바이킹>처럼 블리자드 초기 게임의 캐릭터도 나오게 되나?
그럴 가능성이 충분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