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13년은 액토즈 소프트(이하 액토즈)에게는 풍성한 수확을 거둔 한 해였다. 한국에서는 <확산성 밀리언 아서>로 ‘대박’을 냈고, 3분기에는 중국에 진출하면서 창립 이래 최대 분기 매출을 기록했다. 특히 모바일에서의 성장이라는 점에서 액토즈는 체질 개선에 성공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액토즈는 2014년에도 야심찬 계획을 세우고 있다. 2013년의 겉으로 보이는 성과 외에도 2014년의 추진력을 얻기 위해 준비했다는 액토즈는 어떤 그림을 그리고 있을까? 디스이즈게임은 액토즈 배성곤 부사장을 직접 만나봤다. /디스이즈게임 권정훈 기자
“2013년, <확산성 밀리언아서>로 많은 것을 배웠다”
2013년은 액토즈에게 폭풍 같은 한 해였다. 스스로 되돌아보자면?
2013년은 새로운 성장 동력을 마련한 시기였다. 꾸준히 모바일을 준비해 온 대형 퍼블리셔와 비교하면 액토즈는 갑자기 툭 튀어나온 퍼블리셔다. 짧은 기간이지만, 액토즈가 모바일에서도 ‘꽤 하는구나’라는 인식을 충분히 심어줄 수 있었던 것에 의미를 두고 있다.
또, 게임 시장이 모바일에 관심이 집중되는 시기에 때를 놓치지 않았던 것도 중요하다. 그러면서 <티르 온라인>을 론칭하는 등 PC 온라인 게임도 소홀히 하지 않았다. 모바일 게임 시장으로 뛰어드는 것은 모험이었고 위험 부담도 있었다.
PC 온라인 게임을 통해 위험을 완화할 수 있는 장치를 마련한 셈이다. 모바일과 PC의 밸런스를 잘 맞춘 한 해라고 생각한다. 아직 마지막 분기는 제외하더라도, 전년(2012년) 대비 매출이 80% 이상 증가한 것으로 내부에서 잠정 집계됐다.
<확산성 밀리언 아서>를 서비스하면서 느낀 것, 얻은 것이 있다면?
게임을 론칭하면서 많은 일을 겪었고 그만큼 많이 배우기도 했다. 서버 문제도 있었고 충분한 서비스 대응을 하지 못한 면도 있다. 이런 부분을 조금씩 보완하고 개선하면서 차기작에서는 같은 실수를 반복하지 않도록 가이드 라인을 만들 수 있었다.
한국에 카드 배틀 게임을 좋아하는 사람이 이렇게 많을 줄 몰랐다. 그리고 유저들이 직접 커뮤니티를 형성해서 활발하게 정보를 공유하는 것도 놀라웠다. 이런 것을 보면서 게임뿐 아니라 커뮤니티의 유지와 관리에 대한 부분도 고민하게 됐다.
<확산성 밀리언 아서>를 론칭할 때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SNS)로 사전 예약을 받으면서 유저들의 다양한 요구를 듣고 공유할 수 있었는데, 지금은 업계에서 기본 마케팅이 됐다. 이후로도 일러스트 공모전, 콜라보 등 다양한 이벤트를 진행하면서 유저와의 공감대를 형성하고 있다.
매출도 한몫했다. 매출 규모가 작을 때에는 시도하기 어려웠던 다양한 마케팅 전략을 시도해볼 수 있었고, 그 과정에서 시장 특성과 효과도 많이 알 수 있었다. 이런 노하우는 앞으로 게임을 서비스하는 데에 많은 도움이 될 것이다.
<확산선 밀리언 아서>의 매출이 어느 정도였나? 중국에서도 좋은 소식이 있다고 들었다.
자세한 매출액은 밝히지 못하지만, 한국과 중국 모두 안정권에 접어들었다. <확산성 밀리언 아서> 덕분에 중국에서는 3분기에만 약 172억 원의 매출이 발생했다. 양국 모두 론칭 초기 3달간 폭발적으로 매출이 상승했고, 지금도 꾸준히 유지되고 있다.
카드 배틀 게임 특징이 초반에 유저가 몰렸다가 일부가 빠져나가고, 남은 유저들이 오래 계속 하는 것 같다. 한국과 대만에서도 매출 그래프 모양은 비슷하다. 한국에서도 기존 매출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구글 플레이 순위를 보면 론칭 초기와 비교해서 조금 내려가 있지만, 사실 T스토어와 N스토어 등에서도 유저를 확보해서 총 매출은 차이가 나지 않는다.
앞으로도 한국 시장에서 <확산성 밀리언 아서>와 같은 하드코어 게임이 성공할 수 있다고 보는가?
충분히 잠재력이 있다고 생각한다. 우리나라 모바일 게임 시장을 살펴보면 카카오 플랫폼으로 캐주얼 게임이 전성기를 맞았다. 게임을 하지 않던 중장년층을 시장으로 이끌어냈다는 것은 분명히 큰 의미가 있다.
하지만 이들은 대부분 모바일기기를 바꾸기 전에는 처음 시작했던 게임을 끝까지 하는 성향이고, 같은 회사의 신작이 크로스 프로모션을 하면 다른 게임으로 옮겨가는 정도다. 모바일 기기의 성능이 좋아지면서 PC나 콘솔 유저도 모바일 게임으로 많이 넘어왔다.
그들이 요구하는 게임 수준은 캐주얼이 아닌 듯하다. 그래서 미드코어나 하드코어 게임들에 호응했고, 향후에는 그런 현상이 더 심해질 것이라고 본다. 이런 하드코어 게이머들도 만족할 만한 게임이 나온다면 충분히 통할 것으로 생각한다.
“2014년, 글로벌 시장을 집중 공략하겠다”
<확산성 밀리언 아서> 이후에는 모바일에서 이렇다 할 활동이 없었다.
<확산성 밀리언 아서> 하나에 의존하고 있는 것이 아니냐는 인상이 있지만, 내부적으로 모바일 영역에서 준비하고 있는 것이 있다. 다른 업체들이 국내 시장에 집중하는 동안 우리는 글로벌 전략을 위해 움직이고 있었다.
액토즈는 2012년부터 중국의 샨다, 일본의 스퀘어에닉스와 동맹 관계를 통해 동아시아 플랫폼 기반을 닦는 작업을 계속해왔다. 대만에도 샨다의 자회사가 있고, 그 외 여러 아시아 국가에도 네트워크를 구성했다. 2013년에는 동아시아 네트워크를 더욱 공고히 하면서 글로벌 진출을 위한 역량을 잘 만들었다.
기반이 잘 다져진 덕분에 2014년에는 본격적으로 동아시아 시장을 공략할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올해 목표를 성공적으로 달성한다면, 내년에는 북미 시장에도 도전해 볼 수 있다고 생각한다.
그렇다면 PC 온라인 쪽은 어떻게 준비하고 있나?
2013년에는 시장 트렌드나 투자자 니즈를 고려해서 모바일 게임에 많이 투자할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여전히 안정적인 매출을 가져오는 것은 PC 온라인 게임이다. 국내에서 PC 온라인 게임에 집중해서 매출 중심을 탄탄하게 만들 것이다. 웹브라우저 게임이나 고만고만한 RPG보다는 규모가 있는 게임 위주로 소싱하려고 한다. 그것이 액토즈의 더 큰 성장동력이 될 것이라고 본다.
PC 온라인 쪽에서 자체 개발도 고려하고 있나?
자체 개발이 없다는 것이 액토즈의 약점이다. 반면에 좋은 타이틀을 많이 가져와서 서비스하는 것이 강점이다. 강점을 살리면서 자체 개발하는 것도 고려하고 있다. 아직 확정된 내용은 없지만, 장기적으로 보면 <하스스톤>이나 <삼국지를 품다>처럼 멀티 플랫폼 연동이라는 부분을 눈여겨보고 있다. 향후 게임 시장에서는 모든 플랫폼과 디바이스가 통합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티르 온라인> 이후 중국 게임 소싱에도 생각이 많을 것 같다.
중국 타이틀도 보고는 있지만, 마땅치는 않다. <티르 온라인>을 서비스하면서 중국 게임은 굉장히 빠른 속도로 열기가 사그라지는 것을 경험했고, 왜 그럴 수밖에 없는지 교훈을 얻었다. 중국 게임은 초기에 진입하기에는 좋지만, 장기간 유지할 수 있는 기획력이 아직 한국보다 부족하다.
그래서 중국보다는 일본이나 미국을 주목하고 있다. 국내에도 잘 찾아보면 괜찮은 타이틀이 있을 것이라는 가능성도 염두에 두고 있다. 요즘은 <라테일> <다크블러드> <드래곤네스트> 등 기세가 꺾인 게임을 살리는 데에 노하우가 쌓이는 것 같다. 그래서 이쪽으로 계속 성과를 보여줘야겠다는 생각도 있다.
<드래곤네스트> 이후 아이덴티티와의 관계는? 협업 같은 것을 생각하고 있나?
앞으로 타이틀이 어떻게 나오느냐에 따라 다르겠지만, 좋은 관계를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본다. 일단 우리가 계속 실력을 보여줘야 할 것이다. 그래야 차기작에 대한 논의도 가능하다. 작년에는 서로 손발을 맞추는 시기였고, 앞으로의 이야기는 시장 상황을 보면서 이야기해야 할 것이다. 양사가 서로 각자의 능력을 발휘할 수 있는 부분에서 최선을 다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2014년, <체인 크로니클>과 <가디언크로스>를 기대해달라”
2014년에 서비스 예정인 타이틀을 소개바란다.
올해는 대작들 위주로 출시하면서 장르의 다양성을 추구할 생각이다. 지난해까지는 작은 게임을 많이 선보이면서 재미를 보는 회사도 있었겠지만, 이제 그 전략은 임계점에 달했다고 본다. 그리고 액토즈가 소규모 게임까지 건드리는 것은 상도에 어긋나는 것 같다.(웃음)
시장에 메시지를 던질 수 있을 만한 규모가 있는 타이틀을 발굴하고 싶다. 타이틀 이름을 전부 확실하게 밝히기는 어렵지만, 약 30~40 종을 준비하고 있다. 그중에서도 빅타이틀로 생각하는 것은 <체인 크로니클>과 <가디언크로스>다.
<체인 크로니클>을 서비스한다는 것은 이미 알려졌고 기대도 많이 받는 것으로 알고 있다. 올해 상반기에는 론칭할 수 있도록 준비하고 있다. <가디언크로스>도 정확한 서비스 시기는 정해지지 않았지만, 최대한 빨리 론칭할 계획이다.
2014년 서비스 예정인 모바일 RPG <체인 크로니클>.
PC 온라인 게임은 빅 타이틀을 잡는 해라고 생각한다. <헬로드> <드래곤네스트 라비린스>와 같은 타이틀을 기대하고 있다. 상반기 출시는 어려울 것 같고, 빠르면 올해 말, 늦으면 내년 초 서비스를 생각하고 있다. 요즘 RPG는 퀄리티가 좋아서 내부에서 고민이 많다.
그래서 개발 기간이 좀 길어지더라도 대작의 반열에 들 만한 게임을 출시하는 것이 맞다고 본다. 이미 출시된 게임의 서비스 이전도 검토하고 있다. 이런 게임은 갑자기 툭 튀어나올 수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