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C, 모바일, 콘솔, e스포츠 통합적으로 접근해 <월드 오브 탱크>의 가치 높이겠다.”
20일 워게이밍의 빅터 키슬리 대표는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린 게임 개발자 컨퍼런스(GDC) 2014에서 한국 기자들을 대상으로 간담회를 열었다. 빅터 대표는 <월드 오브 탱크>의 성과를 발표하는 한편 어떻게 자사 게임의 가치를 높여나갈지 미래 전략을 소개했다.
전략 자체는 아주 단순명료했다. 서비스 중인 <월드 오브 탱크> PC 버전은 계속 보강해주고, 새로운 플랫폼을 겨냥한 게임들을 만들어 더욱 더 다양한 경험을 보장해주는 것이었다. /샌프란시스코(미국)=디스이즈게임 김승현 기자
<월드 오브 탱크>는 영화, 책, 소주와 경쟁하는 쇼 비즈니스, 더 개선돼야 한다
2010년 러시아 서버에서 처음 서비스를 실시했던 <월드 오브 탱크>는 여전히 승승장구하고 있다. 지난 1월 19일에는 최고 동시접속자수를 갱신했는데, 그 수가 무려 111만4,000 명에 달했다. 빅터 대표는 “러시아 남성 인구 2% 수준의 인구가 우리 게임을 하고 있다”며 자랑스러워했다.
올해는 그 성장세를 유지하기 위해 전사적인 노력을 기울일 계획이다. 일단 주력 타이틀인 <월드 오브 탱크>는 9.0 업데이트를 기점으로 대격변에 들어갈 예정이다. 2013년 8.0 업데이트로 보강한 그래픽은 훨씬 더 사실적으로 변하며, 신규 물리 효과도 도입된다. 부술 수 있는 건물 수는 더 많아지고, 전차 궤도는 지형에 따라 요동치도록 수정된다.
왼쪽부터 7.4, 8.0, 8.11 버전의 맵 변화 모습.
향후 업데이트될 그래픽 효과. 전차의 모습이 더 사실적으로 바뀔 예정.
이 작업은 게임의 근간을 뜯어고치는 작업이다. “<월드 오브 탱크 2> 만드는 수고를 들여 8.0 업데이트를 했더니, 이번에는 <월드 오브 탱크 3>는 만드는 수고를 들여 9.0 업데이트를 하고 있다”는 이야기만큼은 아니지만, 시간과 인력이 많이 투입될 수밖에 없는 작업이다. 기존 그래픽과 물리효과만으로도 충분하지 굳이 이런 노력을 감수해야 하냐는 의문이 나와도 이상하지 않을 상황이다.
이에 빅터 대표는 그만한 시간과 인력을 들여서라도 게임을 고쳐야 할 이유를 설명했다. 수많은 경쟁자들과 다투려면 그만한 변화는 시도해야 한다는 것이었다.
“우리는 다른 온라인 게임과 경쟁할 뿐 아니라 모든 엔터테인먼트와 경쟁하고 있다. <월드 오브 탱크>를 헐리우드 영화, 책, 그리고 소주(!)와 경쟁하는 ‘쇼 비즈니스’로 보고 있다는 뜻이다. 쇼 비즈니스이기 때문에 더 아름답고 보기 좋아야 한다.”
또한 유저들에게 더욱 흥미롭고 흥분되는 체험을 제공해야 지속적으로 성원을 받을 수 있고, 그만큼 <월드 오브 탱크> 사업을 오래 이끌어갈 수 있다는 이유도 한 몫 했다. <월드 오브 탱크>의 새로운 물리 효과 추가와 그래픽 개선 작업은 올해 중 점진적으로 추가돼, 연내 완료를 목표로 하고 있다.
<월드 오브 탱크> 연내 추가될 물리효과 소개 영상
<월드 오브 탱크: 블리츠>는 PC버전 축소판, 진입장벽 낮추는 중
모바일 게임 <월드 오브 탱크: 블리츠>(이하 블리츠) 개발도 프랜차이즈의 가치를 높이는 계획의 일환으로 시행되고 있다. 비록 <블리츠>는 <월드 오브 탱크> PC 버전과 연동되지 않지만, 버스나 택시를 기다리는 동안 가볍게 플레이하는 데에 최적화됐다.
이를 위해 대전 규모를 15:15가 아닌 7:7로 줄였고, 제한 시간은 7분으로 설정했다. 기본 콘텐츠 분량은 전차 80대, 맵 8개로 설정됐다. 전차는 <월드 오브 탱크>보다 작은 규모로 시작하지만, 지속적인 업데이트로 PC버전의 전차 규모를 따라 잡는 것이 목표다.
<블리츠>는 되도록 많은 유저들이 플레이할 수 있도록 iOS 버전과 안드로이드 버전 둘 다 낼 계획이다. 빅터 대표는 “아이폰은 물론 삼성 제품으로도 실행 가능하다”고 밝히고, 모바일 환경이 잘 조성된 한국에서 <블리츠>가 잘 됐으면 좋겠다는 기대감을 보였다.
우려가 없지는 않다. 빅터 대표는 “현재 모바일 게임들은 <앵그리 버드>처럼 단순하다. 그러나 <블리츠>는 복합적인 플레이를 요구한다. 이렇게 복잡한 게임이 모바일로 돌아가는 건 최초라고 생각한다”며 고민을 털어놨다. 너무 복잡해서 플레이어들이 <블리츠>를 외면할 수도 있다는 이유다.
이 때문에 워게이밍은 <블리츠>의 진입장벽을 줄이는 데에 열중하고 있다. 이미 19일부터 서구권을 중심으로 클로즈 베타 테스터 희망자를 모집하고 있다. 빅터 대표는 신규 유저가 충분히 플레이할 수 있겠다 싶을 때까지 수정하고 <블리츠>를 정식 출시하겠다고 밝혔다.
카드 배틀 게임 <월드 오브 탱크: 제너럴>(이하 제너럴)도 마찬가지다. 빅터 대표는 “카드 게임은 그래픽보다 밸런스가 더 중요하다. 밸런스가 훌륭하다고 생각될 때 출시할 예정이다. 처음에는 웹 브라우저용으로, 나중에는 모바일 버전으로도 출시하겠다”고 밝혔다.
참고로 <블리츠>와 <제너럴>은 올해 출시되기로 예정돼 있지만, 개발이 더 필요하다고 판단되면 출시 시기가 미뤄질 수 있다. 빅터 대표는 “게임이 100% 완벽하지 않으면 안 된다는 사실을 <월드 오브 워플레인>으로 배웠다”며 출시를 서두르지 않겠다고 밝혔다.
<블리츠> 클로즈 베타테스터 모집 영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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콘솔과 e스포츠로도 브랜드 가치 높일 예정
콘솔과 e스포츠로 <월드 오브 탱크>의 브랜드 가치를 높이는 시도는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다. <월드 오브 탱크 Xbox 360 에디션>은 북미와 영국을 중심으로 꾸준히 플레이어가 늘어나고 있다.
빅터 대표는 “역시 남자라면 전차”라며, 플랫폼만 다를 뿐 PC버전과 게임성이 같은 타이틀을 즐기는 유저들에게 감사를 표했다. 앞으로도 유저들의 성원에 보답하기 위해 <월드 오브 탱크 Xbox 360 에디션> 업데이트와 e스포츠 대회를 준비할 예정이다.
<월드 오브 탱크> e스포츠도 의미있는 결실을 거두는 방향으로 성장했다. 처음에는 한국인 직원 한 명만 e스포츠 를 담당했는데, 지금은 워게이밍 안에 새로운 회사를 하나 차렸다고 해도 좋을 만큼 e스포츠 담당자들이 늘어났다.
<월드 오브 탱크> 그랜드 파이널 선수 소개 영상
썸네일 오른쪽 인물은 한국팀 ARETE의 강정모 선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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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는 4월 6일부터는 첫 시즌을 화려하게 마무리 지을 ‘<월드 오브 탱크> 그랜드 파이널’이 폴란드에서 열릴 예정이다. 이 행사에는 전세계 3천여 개 팀 중에서 선발된 14개 팀이 참여할 예정이다. 한국 팀도 포함되어 있으며, 그랜드 파이널을 위해 각 팀의 주장까지 초청하며 홍보영상을 만들었다.
한편 빅터 대표는 다른 프로젝트도 <월드 오브 탱크>처럼 꾸준한 업데이트와 체계적인 계획으로 관리할 계획이다. 실제로 <월드 오브 워플레인>에도 <월드 오브 탱크>처럼 한 달 반에서 두 달 단위의 업데이트가 이뤄지고 있다.
다만 아직 아시아 출시 계획은 갖춰지지 않았다. 특히 한국은 유저 성향이 까다롭고 시장이 특정 장르에 많이 편중돼 있어, 구체적으로 언제 출시될 수 있다고 확실하게 약속할 수가 없게 됐다며 양해를 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