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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리얼엔진4 월정액, 한국에서 영감을 받았다. 콘솔도 적용 예정”

GDC 2014 현장에서 만난 에픽게임스 제이 윌버 부사장 인터뷰

김승현(다미롱) 2014-03-22 11:15:01
에픽게임스가 GDC 2014(Game Developers Conference 2014)에서 비밀병기를 공개했다. 하이엔드 게임엔진으로 유명한 ‘언리얼엔진4’를 월정액제로 공개한다는 결정이 바로 그것이다. 이제는 누구라도 월 19달러, 그리고 이로 인해 개발된 게임 수익의 5%만 에픽게임스에 지불하면 언리얼엔진4의 모든 기능과 소스코드를 제공받을 수 있다. 에픽게임스는 언리얼엔진4의 월정액제 발표와 동시에, 온라인 등록 페이지를 열고 바로 월정액제를 실시하기 시작했다.

GDC 엑스포의 에픽게임스 부스는 월정액 모델에 대해 알아보고, 또 언리얼엔진4 기초 메커니즘을 알기 위한 개발자들로 가득 찼다. 개발자 대부분 언리얼엔진4의 파격적인 가격 정책에 대해 환영하는 분위기였다. 에픽게임스의 이러한 깜짝 발표는 어떤 이유, 어떤 목표에서 이뤄졌을까? 에픽게임스의 제이 윌버 부사장의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샌프란시스코(미국)=디스이즈게임 김승현 기자


에픽게임스의 제이 윌버 부사장


“언리얼엔진4 월정액제, 한국에서 영감을 받았다”


매월 19 달러, 그리고 개발된 게임 수익의 5%를 지불하면 언리얼엔진4의 모든 것을 공개한다는 ‘월정액제’를 발표했다. 빼어난 성능처럼 가격도(?) 최고급이라는 언리얼엔진의 이미지가 부서졌다.

제이 윌버 부사장: 우리가 그런 이미지인가? 언리얼엔진 프리미엄 라이선스는 회사의 목표와 상황에 따라 가격이 조정되기 때문에 비싼 가격은 아닌데….(웃음)

에픽게임스의 기조는 '아이디어가 있다면 이를 구체화할 수 있어야 한다'이다. 이것은 우리가 게임을 개발할 때는 물론, 언리얼엔진을 개발자들에게도 공급할 때도 통용되는 원칙이다. 나는 언리얼엔진4가 굉장히 강력하고 좋은 엔진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지금까지는 많은 개발자가 이것을 활용하지 못했다. 조금이라도 더 많은 개발자들에게 다가가고 싶어 이런 결정을 하게 되었다.


언제부터 월정액제 모델을 준비했나?

월정액제 아이디어는 한국 게임계에서 얻은 것이었다. 한국 게임계는 빼어난 기술력은 물론, 매번 신선한 비즈니스 모델로 그들의 게임을 더 많은 유저들에게 안내했다. 특히 부분유료화 모델과 같은 경우, 잘 사용할 경우 많은 유저들에게 적은 부담으로 자신들의 작품을 안내할 수 있다.

언리얼엔진4의 월정액 모델도 비슷한 고민에서 시작했다. 우리는 언리얼엔진4가 정말 좋은 엔진이라 생각하지만, 이를 실제로 사용할 수 있는 개발자는 적었다. 그래서 고민 끝에 월정액제 모델을 도입해, 더 많은 이들에게 더 적은 부담으로 언리얼엔진4를 공개하기로 마음 먹었다.

이런 마음을 먹고 대충 1년 반 정도 관련 시스템을 마련하는 데 시간을 보냈다. 아무래도 기존 비즈니스 모델과 다른 만큼 결제 시스템도 새로 만들어야 하고, 소스코드도 준비해야 했다. 9개월 전부터는 본사에 제대로 눈을 뜨고 다니는 사람이 없을 정도였다.(웃음)


언리얼엔진 시리즈는 고퀄리티 그래픽과 그에 버금가는 가격으로 고급엔진이라는 브랜드를 만들어 왔다. 월정액제라는 결정이 이런 이미지를 해친다는 걱정은 하지 않았나?

전혀. 개인적으로 언리얼엔진의 이미지는 오로지 엔진 자체의 성능에 의해서 나온다고 생각한다. 우리가 어떤 비즈니스 모델을 선택하든, 언리얼엔진이 최고의 성능을 발휘한다면 우리는 여전히 고급 엔진이라는 이미지를 가질 것이다.

개인적으론 오히려 이번 결정으로 인해 우리의 이미지가 더 좋아질 것이라 확신한다. 월정액제 덕에 더 많은 개발자들에게 언리얼엔진이 퍼지고, 이를 통해 게임계에 숙련된 언리얼엔진 이용자가 늘어날 것이다. 이것은 언리얼엔진을 이용한 좋은 작품이 늘어난다는 이야기와 같다. 좋은 엔진 성능, 그리고 빼어난 실현 사례. 이 정도면 가능성 있는 이야기 아닌가?(웃음)


언리얼엔진4와 월정액제에 대해 듣기 위해 에픽게임스 부스에 모인 개발자들.


기존에 언리얼엔진4 라이선스를 구매했던 사람 중, 이번 월정액제 모델에 불만을 표하는 사람은 없던가?

좋은 질문이다. 일단 적어도 GDC에 방문한 사람 중에서는 그런 반응을 보지 못했다. 오히려 기존에 라이선스를 구매 했음에도, 우리의 이 결정을 기뻐해주고 응원해주는 사람이 많았다. 나는 두 가지 이유 때문에 그렇지 않을까 짐작한다.

하나는 우리의 프리미엄 라이선스 정책이 특정한 가격을 정한 것이 아니라, 회사의 목표와 사정을 고려해 서로가 원하는 지점에서 이루어 진다는 점이다. 이미 라이선스를 구매한 시점에서 최선의 결정을 했기 때문에 우리의 결정을 객관적으로 바라봐 줄 수 있었을 것이다.

다른 하나는 앞서 말했던 개발자 풀의 확장이다. 솔직히 적지 않은 개발자가 언리얼엔진4의 가격 정책 때문에 이를 온전히 사용할 수 없었다. 때문에 적지 않은 업체들이 원하는 개발자를 찾기 힘들다는 하소연도 많이 한다. 하지만 이번에 공개한 월정액제는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고, 언리얼엔진 생태계에 더 많은 개발자를 불러올 것이다. 이것은 곧 숙련 개발자의 증가로 이어진다. 언리얼엔진을 이용해 게임을 개발 중인 이들에겐 기쁜 소식일 것이다.


“엔진 자체가 우리의 강점, 콘솔도 월정액제 실시하겠다”


월정액제는 PC, 모바일은 물론 리눅스나 스팀OS같은 다양한 플렛폼을 지원하지만, 플레이스테이션이나 Xbox같은 콘솔 기기는 월정액제 지원 플랫폼에서 찾아볼 수 없었다. 특별한 이유가 있는가?

언리얼엔진4 월정액제 모델은 매달 지불하는 19달러 외에도, 게임이 얻은 수익의 5%를 지불하는 조항을 담고 있다. 다른 플랫폼과 달리, 콘솔은 이 부분을 조율하기 힘든 편이다. 그렇다고 콘솔이 월정액제에서 제외되는 것은 아니다. 현재 이를 위해 마이크로소프트와 소니컴퓨터엔터테인먼트와 협의 중이다. 자세한 시기는 확정하기 힘들지만, 콘솔도 월정액제가 적용된다는 사실만 알아달라.


언리얼엔진의 공식 홈페이지. 월정액제 안내에 콘솔 플랫폼은 아직 존재하지 않는다.


비슷한 시기 크라이텍에서 유사한 가격정책을 발표했다. 최소한 가격 면에서는 크라이엔진이 더 유리한데, 이와 비교할만한 언리얼엔진4만의 강점을 꼽자면?

무엇보다 지금 당장 언리얼엔진4의 월정액 모델을 구매할 수 있다는 점이 아닐까? 월정액제 발표와 동시에, 우리 홈페이지에서 구매 페이지가 오픈됐다. 누구나 마음만 먹으면 지금 당장 언리얼엔진4의 모든 기능과 소스를 이용할 수 있다. 우리가 그만큼 더 열정적이라고 생각한다.

다른 하나는 엔진 자체가 가진 강력한 성능이다. 언리얼엔진4는 강력한 성능과 편리한 개발툴을 겸비한 제품이다. 더군다나 내가 알기론 엔진 개발사 중 우리만 유일하게 소스코드를 제공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 이는 구매자들이 직접 언리얼엔진을 ‘만질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엔진에 버그가 있더라도 엔진개발사의 도움만 기다릴 필요 없고, 필요한 기능이 없다면 직접 확장할 수 있다. 개발자라면 이러한 것이 더 끌리지 않을까?


모바일 플랫폼은 PC나 콘솔 만큼 강력한 성능을 필요로 하지 않고, 이미 유니티나 코코스 같은 강자도 존재한다.

모바일에서도 우리의 강점은 크게 다르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아까 잠깐 엔진 내 각종 도구들의 편리성에 대해 이야기했다. 실제로 안에는 프로그래밍을 전혀 모르는 그래픽 아티스트가 6시간 만에 자신만의 게임을 만든 사례가 있다. 언리얼엔진4의 개발 도구 덕분이다.

더군다나 언리얼엔진4는 이러한 간단한 게임 외에도, 실제와 같은 고퀄리티 그래픽을 사용하는 하이엔드 게임까지 모두 커버하는 범용 엔진이다. 적지 않은 개발자가 자신이 만드는 게임의 콘셉트나 화풍에 따라 개발 엔진을 달리 한다. 하지만 언리얼엔진4를 사용하면 그럴 필요가 없다. 언리얼엔진4만 다룰 줄 알면 귀여운 2D나 실사를 넘보는 3D 모두를 개발할 수 있다. 이렇게 하나의 엔진으로 시장 트렌드에 빠르게 반응할 수 있다는 점이 강점이다.

언리얼엔진4 기능소개 영상

월정액 모델의 시작으로 이제는 더 많은 이들이 언리얼엔진4의 소스코드를 볼 수 있게 되었다. 혹시 기술유출에 대한 걱정은 없었나?

우리는 그런 위험을 인지하고 있으며, 이를 받아들일 준비도 되어있다. 가장 중요한 것은 언리얼엔진4가 더 많은 개발자들에게 제공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우리는 더 많은 개발자가 우리 제품을 사용하고, 이를 통해 멋진 작품이 나오기를 바란다.

다른 하나는 경쟁자들에 대한 믿음이다. 나는 우리 경쟁사를 신뢰한다. 어떤 경쟁사도 우리 특허권을 침해하지 않을 것이다. 물론 세상 일은 어떻게 될지 모른다는 지적이 있다. 이에 대해서라면 첫 번째 이유로 다시 답하겠다. 우리는 그런 위험을 감수하면서도, 더 많은 개발자들에게 다가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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