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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야트 게임즈 조현선 대표, “미국 모바일게임 시장, 적극 시도하라”

GDC 2014 출장 길에 만난 키야트 게임즈와 조현선 대표

임상훈(시몬) 2014-03-31 09:32:53
키야트 게임즈 조현선 대표의 위치는 특별하다. 미국에서 모바일게임 론칭을 준비하는 국내 업체 담당자가 그녀를 모른다면, 간첩이거나 배임일 가능성이 높다. 지난 1년간 그녀는 컨퍼런스, 세미나 등을 통해 미국 모바일게임 시장을 의욕적으로 알려왔다. 미국 모바일게임 시장에 대한 실질적인 정보를 얻을 만한 다른 루트가 별로 없었다.

GDC 2014 출장 길에, 여전히 씩씩한 조현선 대표를 만났다. 생생한 현장의 목소리를 들었다. /샌프란시스코(미국)=디스이즈게임 시몬(임상훈 기자)


일단 인터뷰를 보기 전에 다음 영상을 보자. 설립 1주년을 맞아 올해 2월 키야트 게임즈가 내놓은 동영상이다. 이 회사의 스타일을 엿볼 수 있다.



디스이즈게임: 지난 1년 미국 모바일게임 시장의 상황은 어떤가?

조현선: 거의 그대로다. 나쁘지도 않고 좋지도 않다. 매출 부문 게임순위를 보면 상위권에는 1년간 큰 변동이 없었다. 슈퍼셀 해킹, 킹닷컴 IPO, 플래피 버드 삭제소동 등 흥미를 끄는 이슈는 있었지만, 빵 하고 터진 신작이 없었다. 뭔가 하나 좀 터져라~’ 주문을 읊는 상황 같기도 하고, 폭풍전야의 조용함 같기도 하다.

새 퍼블리셔들도 뚜렷한 성과가 없었다. 지난해 GDC(게임개발자컨퍼런스)의 화두는 모바일게임 퍼블리싱이었다. 대대적으로 모바일게임 퍼블리싱을 공언했던 업체들이 지금은 조용하다. 올해는 그런 소리가 쑥 들어가버렸다.

 


맞다. 지난해 GDC에서 로비오(Rovio), 글루모바일(Glu Mobile), 그리(Gree), 카밤(Kabam), 포켓젬(Pocket Gems) 등이 퍼블리싱 사업을 하겠다고 호기롭게 나섰다. 그런데 올해는 너무 조용하다. 어떻게 된 것인가?


조현선: 카밤을 제외하고, 1~2개 또는 3~4개 게임을 퍼블리싱하긴 했는데, 대개 성과를 거두지 못했다. 

경험도 없고, 경력 있는 사람도 적다 보니, 모바일게임 퍼블리싱 조직을 세팅하는 것부터 시간이 많이 걸렸다. 작년 중반쯤 되어서야 팀을 만들었는데, 처음 한두 게임이 실패하면서 타격이 컸다. 미국은 유저 확보 비용이 엄청나게 드는데, 돈만 많이 까먹었다. 다시 조심스러워졌다. 본업에 충실하려고 하는 것 같기도 하다.


행사에 와서 보면, 모바일게임 퍼블리싱 관련된 사람들이 자주 바뀌는 것 같다.

조현선: 이쪽 업계의 이직률도 굉장히 높다. 온라인게임 쪽 상황이 압축적으로 벌어지는 것 같다. 사람들이 정말 자주자주 바뀐다. 1년 반 전에 의사결정자들은 대부분 회사를 떠났다. 그러다 보니, 퍼블리싱 경험이 쌓이지 않는 것 같기도 하다.


GDC가 열리는 모스코니 컨벤션센터 근처의 찻집에서 만난 키야트 게임즈의 멤버들. 왼쪽부터 엘리스 박 프로듀서, 시실리 민 사업 실장, 조현선 대표. 모두 위 동영상에서 봤던 얼굴들이다.

미국 회사들 소식은 그렇다 치자. 한국 게임회사들 소식도 별로 들리지 않는다. 문화적 차이나 시스템적 한계 때문에 미국 퍼블리셔들이 한국 게임을 외면하고 있는 것인가?

조현선: 미국의 큰 퍼블리셔들은 랭킹 50위 안에 들 만한 게임을 찾으니까 계약 성사가 어렵다. UA(User Acquisition, 유저 확보) 비용을 많이 써야 하니까, 당연히 게임을 고르는 게 까다롭다. 한국 퍼블리셔와 달리 라인업이 적을 수밖에 없다. 게임의 성공가능성을 요모조모 따진 뒤 계약한다. 한국의 작은 업체들은 일단 커뮤니케이션 단계부터 어려움을 겪는다. 큰 업체들도 내부 정책이나 인력이 바뀌면서 계약이 잘 안 이뤄지는 것 같다.


그렇다면 한국 업체들은 미국 시장에 들어가기 위해 어떻게 해야 하는가?

조현선: 목표를 너무 높게 잡지 않았으면 좋겠다. 지금도 랭킹 100위 정도 하면 월 30만 달러(약 3.3억 원) 정도 번다. 퍼블리셔와 개발사가 나눠 갖기에 좀 아쉽기는 하지만, 나쁜 건 아니다. 우리도 1차적인 목표는 70위 안에 넣는 것인데, 그 정도 하면 월 매출이 60만~70만 달러(약 6.6억~7.7억 원) 정도 된다. 쉬운 목표는 아니지만, 이 정도면 수익을 나누더라도 괜찮은 숫자가 나온다.

한국의 큰 회사들은 이 정도 목표에 만족 못 하는 것 같다. 한국에서 워낙 큰 성공을 거뒀기 때문에 유저가 더 많은 미국 시장에서 더 큰 성과를 기대하는 경우가 많다. 현실적으로 힘들다. 그러다 보니, 한국의 인기 게임들이 미국 시장에 나오는 타이밍을 놓치는 경우도 많다.


키야트 게임즈의 한국 게임 소싱이 술술 안 풀리는 것도 그런 이유로 보인다. 지난 1년 퍼블리싱 계약을 2건(까냥, 판타킹)밖에 못 했는데.

조현선: 우리가 봤을 때는 100위 안에 들 만한 한국 게임이 많다. 한국 게임이 퀄리티가 나쁘지 않다. 글로벌 판권이 퍼블리셔에 묶인 경우도 많아서 계약이 어려웠다. 그런 경우, 우선순위에서 다른 나라에 밀리는 것 같다. 중국이나 일본은 가깝고, 무슨 성과가 있다고 하면 그쪽으로 눈길이 확 쏠린다. GDC에 왔을 때는 미국 시장에 관심을 보이지만, 끝나면 한국 본사에서는 다른 지역과 싸움 아닌 싸움을 해야 하는 상황인 것 같다.


그럼에도, 얼마 전 <판타킹>(이꼬르) 퍼블리싱 계약(아래 사진) 뒷이야기가 재미있던데. 

조현선: 정말 기분이 좋았다. 지금까지 노력해온 게 보상 받은 느낌이 들었다. 이꼬르 대표님(신명용)이 우리도 잘 모르는 커뮤니티에서 우리를 소개받았다고 한다. 미국에서 서비스하려면 어떻게 해야 하나요같은 글을 올렸는데, 다른 분이 ‘키야트 게임즈 조현선 대표 찾아가봐라’ 해서 연락이 왔다. 다행히 <판타킹>은 글로벌판권을 다 쥐고 있었다. 북미 취향의 개발사였고. 굉장히 빨리 이야기가 진행됐다. 멋진 성공 사례를 만들고 싶다.

 

 


 

미국 진출을 하려는 한국 업체들에게 조언을 하나 해준다면.

조현선: 현지화(로컬라이제이션)가 정말 중요하다. 영어는 친숙한 외국어여서 그 중요성이 간과되는 면이 있다. 많은 업체들이 한국어와 영어가 되는 직원이나 유학생 시켜서 번역 작업을 하는데, 부끄러운 결과가 많다. 문법이 안 맞는 부분도 많고, 구글 번역기보다 못한 수준도 있다. 

미국 유저들은 시나리오와 지문을 꼼꼼하게 읽는 편이어서 더욱 신경 써야 한다. <판타킹>의 경우 1차 번역은 한국어와 영어를 모두 현지인 수준으로 구사하는 직원들이 했다. 2차 현지화 작업은 게임 특성에 가장 잘 맞는 시나리오 작가가 참여했다. 1차 번역의 퀄리티가 좋아야 2차 시나리오 작업이 훨씬 용이하고 현지 감각에 맞는 언어의 맛을 살릴 수 있다.

UI와 UX, 플레이 난이도 같은 넓은 의미의 현지화도 체크해야 한다. 충분히 직관적인지 리뷰하고, 플레이 난이도는 좀더 쉽게 조정해야 한다.


키야트 게임즈는 창립한 지 1년 3개월쯤 됐다. 회사는 어떤가?

조현선: 한국에 1명 있고, 여기 6명 있다. 대부분의 파트너 회사가 한국에 있으니까, 한국에 직원이 있다. 양쪽과 커뮤니케이션을 하려면 2배로 힘들지만, 익숙해졌다. 작년까지 샌프란시스코에 있었는데, 산호세의 아파트로 이사 갔다. 여직원들이 좋아한다. 집에 가라고 해도, 밤늦게까지 근무하는 경우가 많은데, 샌프란시스코 다운타운의 건물보다 안전해서 마음이 편하다.

퍼블리싱 외에도 케이게임이라는 커뮤니티 플랫폼을 통해 퍼블리싱 노하우를 쌓고 있다. 키야트 게임즈와 별도로 운영 중인 커뮤니티다. 현재 8개의 게임이 올라와 있다. 글로벌 경험이 필요한  한국 회사들이 부담 없이 게임을 올리면 우리가 영어로 마케팅을 지원해준다. 순매출의 10%를 나눠갖는다.


마지막으로, 맨 위의 동영상이 만들어지던 과정을 담은 영상이다. 잘 추겠다는 욕심은 포기하고 3주에 걸쳐 연습한 결과. 부끄러움을 극복하는 것이 가장 어려웠다고 한다. 다음에 기회가 된다면 좀더 강한 비욘세의 <싱글 레이디>, 미쓰에이의 <허쉬> 같은 안무에 도전해 보고 싶다는 욕심도 내비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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