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에도 수십 개의 게임이 쏟아져 나오는 모바일 시장. 수 없이 쏟아지는 게임들 틈에서 유저에게 눈길이라도 한 번 받아야 살아남을 수 있는 시대다. 이런 시장 상황에서 다들 마케팅이 중요하다고 힘주어 말한다.
레드사하라 스튜디오는 모바일 RPG <불멸의 전사 for Kakao>(이하 불멸의 전사)를 직접 서비스하며 큰돈을 들인 마케팅을 하지 않았다. 아니 하지 못했다. 10명 남짓한 규모의 게임 개발사가 운영까지 맡으며 마케팅을 하기에는 자금도, 인력 여유도 없었다.
그런데 그런 <불멸의 전사>가 꾸준한 안정세로 구글 플레이 스토어 매출 순위 10위권 내의 성적을 유지하고 있다. 마케팅이 필수라는 모바일 시장에서 큰 마케팅 없이 어떻게 이렇게 좋은 성적을 낼 수 있었을까? 레드사하라 스튜디오 이지훈 대표는 “유저의 의견을 빠르게 반영하는 운영이 최고의 마케팅이라고 생각한다”며 쑥스럽게 웃었다. /디스이즈게임 김진수 기자
레드사하라 스튜디오 이지훈 대표.
“유저의 마음을 잡는 운영이 최고의 홍보”
만나서 반갑다. <불멸의 전사>를 출시한 지 한 달이 조금 지났다. 매출 순위 10위권이라는 성적을 거두고 있다. 모바일게임은 론칭 초기 인기몰이가 중요한데, 어떻게 게임을 알렸나?
이지훈 대표: 론칭 한 달 전쯤 CBT를 하면서 카페를 열었다. 당시 공식 카페에 유저들이 모여들었고, 론칭 전부터 카페 규모가 꽤 커져 있는 상태였다. 그러면서 사전 예약도 하고, 영상도 공개하면서 기대감을 심어줬다. <불멸의 전사> 출시 후 카페에 모여 있던 유저들이 핵심 유저가 되어주고, 입소문도 내 줬다.
입소문이 나려면 게임이 좋아야 한다. 유저들이 <불멸의 전사>의 무엇을 좋아하고, 오래 즐기던가?
이지훈 대표: 게임만 놓고 보자면, 전투 방식이 다른 게임과 조금 달랐던 게 반응이 좋았던 이유인 것 같다. 최대한 온라인 RPG의 느낌을 내려고 노력했는데, 유저들이 좋아해 준 것 같다. 그 외에는 길드 활성화가 잘 됐던 게 인기를 오래 끌 수 있는 요인이 됐다.
길드 유저들이 특정 모드에서 각자 전투를 하면서 점수를 올리는 방식인데, 모두가 열심히 해야 길드 점수가 높아진다. 이런 길드 점수 경쟁을 유저들이 열심히 즐겨줬고, 길드 내에서 채팅으로 전략을 공유하기도 하는 등 활발하게 이용해주더라. 앞으로도 길드를 더 재미있게 만들고 싶다.
<불멸의 전사>의 매출 순위. (출처: 앱애니 닷컴)
레드사하라 스튜디오는 <불멸의 전사>를 직접 서비스하고 있는데, 어려운 점이 많을 것 같다.
이지훈 대표: 어휴, 아주 많았다. (웃음) 가장 어려운 게 고객응대(CS)였다. 특히 모바일게임을 서비스하면서 느낀 게 유저들은 빠른 피드백을 원한다는 거다. 불만 사항이건, 버그 신고건 말이다. 심지어 자정을 넘긴 시간에도 문의가 들어오면 빠르게 답변해 줘야 한다.
홍보나 마케팅 같은 분야도 어렵지 않았나? 소규모 개발사 입장에서는 개발하는 것도 벅찼을 텐데.
이지훈 대표: <불멸의 전사> 오픈 당시 레드사하라 스튜디오 인원 13명 대부분 개발자인데 직접 CS를 맡아서 처리했다. 홍보나 마케팅은 돈도 없고, 인력도 부족해서 나름대로 열심히 했을 뿐이다. 우리는 궁극적으로 ‘솔직하고 빠른 커뮤니케이션으로 유저의 마음을 잡아야 한다’고 생각했다.
잘못 했으면 잘못했다고 인정 하고, 못 하는 건 솔직하게 못 한다고 우리의 한계를 솔직하게 이야기하는 거다. 한 예로, iOS버전은 앱스토어 심사 때문에 안드로이드 OS용 버전보다 업데이트가 느리다. 이런 한계에 대해서 있는 그대로 솔직하게 이야기하되, 빠른 업데이트를 원하는 유저를 위해 최대한 노력하는 거다.
돈 쓰면서 게임을 알리는 것도 한 방법이지만, 결국 유저의 마음을 꽉 잡는 게 최고의 마케팅 아닐까? 게임과 서비스에 좋은 인상을 받은 유저는 입소문을 내 주니까. 그래서 운영이 최고의 마케팅이라고 생각하는 거다.
그럼 개발사가 직접 CS를 하는 게 어떤 장점이 있던가?
이지훈 대표: 스튜디오 내에서 모든 CS를 하기에 대응이 빠를 수밖에 없다. 유저의 질문이 오면, 그 자리에서 개발자들과 대화해서 답변을 줄 수 있으니까. 우리 같이 작은 회사에서 직접 CS를 해서 가능한 일이기도 하고.
특히 모바일에서는 유저들이 기다려주지 않기 때문에 가능한 한 빠르고 솔직히 답변하기 위해 이렇게 했다. 결과를 놓고 보면, 우리는 유저가 키워준 회사라고 할 수 있다. 유저들은 우리가 못 하면 가차 없이 비판해주고, 좋은 업데이트에 대해서는 칭찬도 해 준다. 우리도 최대한 노력할 테니, 좋게 봐 주었으면 하는 게 바람이다.
“캐릭터 성장 한계를 넘어설 수 있는 콘텐츠 추가, 새로운 재미 즐겨달라”
그러고 보니, 1일에 대형 업데이트를 했다. 어떤 업데이트인가?
이지훈 대표: 가장 큰 업데이트는 바로 ‘유물 탐사 모드’다. 원래 캐릭터들을 30레벨까지 육성할 수 있는데, 유물 탐사 모드를 통해 캐릭터를 33레벨까지 육성할 수 있다. 중요한 건 자신의 캐릭터 하나를 데려간다는 점이다.
그래서 캐릭터의 단점을 보완할 수 있는 추가 스킬을 선택할 수 있게 했고. 물론, 어려울 것 같으면 친구 캐릭터 2종을 추가로 더 데려갈 수도 있다. 또, 유물 탐사 모드를 통해 얻은 ‘고대의 유물’과 ‘마법의 가루’를 사용해서 캐릭터에게 패시브 스킬 1개를 추가로 더 붙여줄 수 있다.
유저들이 원하는 대로 캐릭터의 육성 제한을 열어주면서, 새로운 재미를 주기 위해 이런 콘텐츠를 준비했다.
유물 탐사 모드를 통해 얻은 재료로 캐릭터에 추가 스킬을 붙여줄 수 있다.
<불멸의 전사>는 파티를 구성해 진행하는 RPG인데, 유물 탐사 모드에서 자신의 캐릭터 하나만 데려가게 만든 의도는 무엇인가?
이지훈 대표: 그간 <불멸의 전사>에서 느낄 수 없었던 새로운 재미를 주기 위해서다. 마치 <디아블로>에서 혼자 던전을 돌면서 아이템을 모으는 그런 느낌을 받을 수 있을 거다. 그래서 친구 캐릭터를 데리고 가도 카메라는 항상 자신의 캐릭터만 따라다닌다. 캐릭터 하나를 집중적으로 조작하는 재미도 느끼고, 캐릭터들을 다양하게 사용해 볼 수 있도록 하고자 했다.
다른 업데이트 내용은 무엇이 있나?
이지훈 대표: 신규 유저들을 위한 ‘스타트업 패키지’ 이벤트를 같이 진행할 예정이다. 새롭게 <불멸의 전사>를 시작하는 유저들이 쉽고 빠르게 캐릭터를 육성하면서 재미를 느낄 수 있었으면 좋겠다.
출시한 지 한 달 정도 된 게임인데, 일종의 ‘점핑 캐릭터’ 같은 이벤트를 하는 셈이다. 너무 빠르게 업데이트하는 건 아닌가?
이지훈 대표: 모바일 게임을 서비스하며 느낀 게, 모바일 게임 1달이면 온라인 게임으로 치면 3~6개월을 서비스한 거랑 비슷하더라. 그만큼 유저들이 열심히 게임을 즐겨주고 있고, 캐릭터를 상당히 많이 육성해 놨다. 이런 상황에서 새롭게 시작하는 유저들이 기존 유저를 따라갈 수 있도록 지원해주려고 이런 이벤트를 하게 됐다.
캐릭터 하나를 조작하는 재미를 강조한 유물 탐사 모드.
업데이트 공지에 비해 실제 업데이트가 빠르지는 않았다. 왜인가?
이지훈 대표: 애플 앱스토어의 업데이트 심사를 기다리느라 업데이트가 늦어졌다. 이번 업데이트를 이렇게 한 이유는 안드로이드 OS 버전과 iOS 버전에서 동시에 업데이트 내용을 즐길 수 있게 하기 위해서다. 다른 사람들은 33레벨로 캐릭터를 육성하고 있는데, 아이폰 쓴다고 나만 못 하면 억울하고 김빠질 테니까. 앞으로는 iOS 버전과 안드로이드 OS 버전의 간극을 좁히면서, 업데이트는 빠르게 선보이도록 노력하겠다.
마지막으로 <불멸의 전사>를 즐기고 있는 유저들에게 하고 싶은 말 자유롭게 부탁한다.
이지훈 대표: 아까도 말했듯이 우리는 유저가 키워준 회사라는 생각으로 빠르고 솔직하게 커뮤니케이션 하려고 한다. 그리고 <불멸의 전사>를 출시할 때도 빠른 업데이트를 보여주고 싶었는데, 직접 라이브 서비스를 하다 보니 업데이트가 늦어져서 죄송하기만 하다.
우리도 재미있는 콘텐츠를 더 보여주고 싶은 마음이 굴뚝 같은 만큼, 빠르게 업데이트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