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퍼즐버블>이 모바일로 돌아왔다. 지난 2일 출시된 <퍼즐버블 for Kakao>는 구글 무료 인기게임 1 ~ 2위를 오가며 성공적인 데뷔를 기록했다.
하지만 <퍼즐버블 for Kakao>의 앞길이 평탄하기만 한 것은 아니다. 게임의 좋은 성적 뒤로는 특정 스테이지의 높은 난이도와 지나치게 짠 플레이 기회에 대한 불만이 숨어있다. 과연 <퍼즐버블 for Kakao>는 이러한 불만을 극복하며 롱런할 수 있을가?
<퍼즐버블 for Kakao>의 향후 행보와 현재 상황을 듣고자 게임의 국내 서비스를 담당하고 있는 구미코리아의 이애론 부사장을 직접 만났다. /디스이즈게임 김승현 기자
구미 코리아 이애론 부사장
‘클리어는 쉽게, 고득점은 어렵게’가 <퍼즐버블 for Kakao>의 모토
추억의 IP(지적재산권)을 가지고 왔다. 오락실도 보기 힘들어진 이 시기에 <퍼즐버블>은 너무 오래된 IP 아닌가?
이애론 부사장: 우리는 반대로 생각했다. 한국에서 <퍼즐버블> 시리즈는 BGM만 들어도 알아차리는 사람이 있을 정도로 유명하지 않은가? 실제로 10년 전에는 피처폰 게임으로, 2년 전에는 온라인 게임으로 출시되기도 했었고. 어떤 의미에서는 본고장인 일본보다 한국에서의 인기가 더 높다.
마침 <진격 1942 for Kakao>의 성공 이후 회사 전반적으로 레트로 게임에 대한 애착이 크기도 했고, 본사의 쿠니미츠 히로나우 대표와 타이토의 이이자와 유키오 대표가 잘 아는 사이기도 했다. 덕분에 이야기가 빨랐다.
<퍼즐버블> 시리즈라곤 첫 작품인 <퍼즐버블>과 이번에 나온 <퍼즐버블 for Kakao>만 해봤는데, 못보던 ‘버블’이 많더라.
이애론 부사장: 시간이 흐른 만큼, 그리고 플랫폼이 달라진 만큼 게임도 변해야 하지 않겠나? (웃음) 참고로 <퍼즐버블 for Kakao>에 등장한 특수 버블은 3년 전 NDS로 출시된 <퍼즐 버블 3D>에서 등장한 시스템이다. 이외에도 시리즈 여러 작품이 참조된 것으로 알고 있다.
물론 모바일만의 오리지널 요소도 많다. 기존 작품보다 클리어 방식이 훨씬 다양해졌고, 이런 만큼 스코어링 방법도 기존에 '버블 많이 떨어뜨리기' 말고도 더 다양해졌다. 물론 위험을 감수해야만 높은 점수를 얻을 수 있다는 기본 메커니즘은 그대로지만. (웃음)
게임이 출시된 지 1주일이 지났다. 현재 성적은 어떠한가?
이애론 부사장: 구글 무료게임 인기 순위 1 ~ 2위 사이를 오가고 있다. 재접속률도 40% 이상이고, 하루 순 방문자의 수도 출시 당일 10만여 명에서 8일 기준 21만여 명으로 크게 늘었다. 이 정도면 좋은 출발이라고 자평하고 있다.
높은 인기 순위에 비해, 매출 순위는 아직 100위권 밖이다. 자체 개발 작품이 아닌 만큼, 낮은 매출이 걱정되기도 할 것 같은데.
이애론 부사장: 정확히 말하면 106위다. (웃음) 하지만 <퍼즐버블 for Kakao>는 출시된 지 이제 막 1주일이 지났을 따름이고, ‘퍼즐’이라는 장르적 특색도 고려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대부분의 퍼즐게임이 그러하듯, <퍼즐버블 for Kakao>도 난이도가 점진적으로 올라가는 구조를 취하고 있다. 아직 서비스 초기인 만큼 매출도 서서히 올라갈 것으로 생각한다. 실제로 4일부터 매출 순위가 평균 33위씩 상승하고 있다.
그것은 유료 아이템 없이는 클리어하기 힘든 스테이지가 있다는 뜻인가?
이애론 부사장: ‘클리어는 쉽게, 고득점은 어렵게’가 <퍼즐버블 for Kakao>의 모토다. 게임 특성상 난이도가 점점 상승하기는 하겠지만, 그렇다고 유료 아이템 없이 클리어하기 힘든 스테이지는 없을 것이다. 솔직히 높은 매출에 대한 욕심이 없다고 하면 거짓이다. 하지만 가장 좋은 비즈니스 모델은 게임성과 유저들의 만족도가 아닐까?
게임을 한국에 들여오며 일본에서 지적받았던 부분을 한 차례 다듬었다. 이때 가장 많이 손을 댄 부분이 스테이지의 난이도였다. <퍼즐버블 for Kakao>를 꾸준히 즐겨왔다면 조금만 고민해도 스테이지를 클리어할 수 있을 것이다. 물론 고득점은 더 많은 고민이나 시간, 혹은 약간의 투자가 필요하겠지만. (웃음)
너무 긴 하트 충전 시간 “개선 준비 중”
그렇게 밸런스를 수정한 것치고는 특정 스테이지의 악명이 너무 높다.
이애론 부사장: 41 스테이지 말인가? 인정한다. 심지어 네이버 검색어 자동 완성도 되더라.
아무래도 한국과 일본 유저들의 플레이 방식이 다르기 때문인지, 사전에 체크하지 못했던 병목 구간이 발생하더라. 게임 디자인적으로 모든 병목 구간이 문제가 되는 것은 아니지만, 앞서 말했던 41번째 스테이지 같은 경우는 조금 심한 사례다. 이에 대해서는 국내 개발팀에서 인지하고 있으며, 현재 밸런스 조정을 준비 중이다.
퍼즐 게임에서 난이도는 곧 게임성과 직관된다. 원작자인 타이토의 검수가 필수적일 것 같은데, 그렇다면 너무 늦지 않은가?
이애론 부사장: <퍼즐버블 for Kakao>에 대한 현지화와 서비스 등에 대해서는 타이토가 우리에게 일임한 상태다. 시장이 다르고 유저들의 성향이 다른 만큼 우리에 대한 기대와 믿음이 크더라. 심지어 독자적인 콘텐츠 업데이트까지도 가능하다. 물론 독자 콘텐츠는 먼 훗날의 이야기가 되겠지만, 그 정도로 우리 의견을 존중해 주고 있다. 걱정하는 것처럼 느린 대응은 없을 것이다.
악명높은 41 스테이지. 아차 하는 순간 남은 버블이 사라지게 된다. 버블 등장 순서가 랜덤이라 고득점이 힘들다는 점도 불만 포인트.
구미 코리아에서 밸런스 작업을 총괄한다면, 스테이지 밸런스 이외의 것도 가능한가? 스토어 리뷰를 보니 30분에 하나 충전되는 ‘하트’ 시스템에 대한 불만이 많더라.
이애론 부사장: 한국에 게임을 출시할 때마다 느끼는 것이지만, 유저들의 콘텐츠 소비 속도를 예상하면 항상 그 이상의 것이 나오더라. 하트 문제도 우리가 출시를 준비하며 제대로 체크하지 못한 부분이다. 아무래도 스테이지를 클리어해도 하트가 소모되기 때문에 이 문제가 더 커진 것 같다.
당연히 개선을 준비 중이며, 이를 위해 오늘부터 유저들에게 매일 하트를 10개씩 제공하는 이벤트를 실시했다. 소비할 수 있는 하트 양이 많아진 만큼, 유저들의 소비 패턴을 바탕으로 충전 시간을 재조정할 계획이다.
일본의 콘텐츠도 따라가야 하고, 독자 콘텐츠도 만들어야 하고, 밸런스도 조정해야 한다. 갈 길이 먼데 앞으로의 계획은 어떻게 되는가?
이애론 부사장: 일단 최우선 과제는 밸런스다. 스테이지의 난이도나, 하트의 충전 속도 모두 플레이에 큰 영향을 미치는 부분이다. 두 부분을 개선하기 위해 데이터 수집과 분석에 들어갔다. 다만 밸런스란 민감한 부분이기 때문에 언제 어떻게 해결된다고는 아직 확답하기 힘들다.
이와 별개로 일본 타이토에서 생산한 콘텐츠에 대한 현지화 작업을 진행 중이다. 현재 첫 번째 스테이지 업데이트 준비는 거의 끝난 상태다. 다만 아직 120 스테이지(9일 기준, 퍼즐버블 for Kakao의 최고 스테이지)에 도달한 유저들이 많지 않기 때문에, 느긋하게 마무리 작업을 하며 때를 기다리는 중이다. 개인적으론 6월 초가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
30분이라는 충전 시간, 그리고 스테이지를 클리어 해도 소모된다는 방식 때문에 불만이 많은 하트 시스템. 임시 조치의 일환으로 9일부터 매일 10개의 하트가 지급되는 이벤트가 시작되었다.
구미 코리아에서 생산한다는 독자 콘텐츠에 대한 이야기는 없다.
이애론 부사장: 타이토에게 독자 콘텐츠 생산에 대한 허가를 받은 것은 한국의 <퍼즐버블 for Kakao>가 일본의 콘텐츠를 다 따라잡았을 때를 고려했기 때문이다. 지금이야 일본 콘텐츠를 현지화하면 끝이지만 유저들이 콘텐츠를 소모하고 난 이후를 생각해야 한다.
다음 콘텐츠를 추가하기까지 타이토가 콘텐츠를 생산하는 시간과 우리가 현지화 작업을 하는 시간 모두를 더해야 한다. 실제로 <브레이브 프론티어>를 서비스하며 이 때문에 호되게 데이기도 했다.
아직은 일본의 콘텐츠를 다 따라잡지 못했기 때문에, 당분간은 밸런스 작업과 일본 콘텐츠 따라잡기에 집중할 계획이다. 물론 내부적으로는 독자 콘텐츠 개발을 이미 시작한 상태다. 다만 이제 막 프로토타이핑이 시작됐기 때문에 구체적인 것을 말하긴 힘들다.
시리즈의 이전 작품 중에는 다른 유저와의 대전을 콘셉트로 하는 것도 있었다. 혹시 이에 대한 계획은 없는가?
이애론 부사장: <퍼즐버블 for Kakao>는 기본적으로 스테이지 클리어 방식의 게임으로 개발되었다. 실시간 대전은 계획에 없었기 당분간은 힘들지 않을까? 일단 스테이지 클리어 방식의 특성상 당분간은 콘텐츠를 늘리는 데 집중해야 하니. 물론 유저들이 이러한 모드를 원한다면 가능성은 언제나 열려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