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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심사 입점으로 질 저하? 밴드게임은 말 그대로 오픈마켓”

밴드게임을 총괄하는 캠프모바일 박종만·이람 공동대표 인터뷰

김승현(다미롱) 2014-05-14 17:01:27
네이버 밴드게임이 12일 정식 론칭 했다. 밴드게임은 발표 당시 소셜 플랫폼 밴드와 네이버 앱스토어를 이용한 전방위 공세, 그리고 무심사 입점과 수수료 20%라는 후한 조건을 내세우며 화제를 일으켰다. 하지만 이와 별개로, 밴드게임의 앞길이 평탄치만은 않다. 

모임이라는 독특한 소셜 요소, 무심사 입점으로 인한 질낮은 게임의 범람 우려, 시장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카카오라는 전통의 강호까지 많은 벽이 있다. 과연 밴드게임은 이러한 우려를 어떻게 돌파할 계획일까? 밴드게임을 총괄하는 네이버 캠프모바일의 박종만·이람 공동대표의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디스이즈게임 김승현 기자



왼쪽부터 캠프모바일의 박종만, 이람 공동대표

이미 카카오라는 강자가 있는 상황에서 새로운 게임 플랫폼을 만든다는 생각을 쉽게 하진 못했을 것 같다. 어떻게 밴드게임을 구상하였나?

이람 대표: 사실 걱정이 많았다. 이러니저러니 해도 카카오가 가진 유저의 수는 월등하지 않은가? 게임의 질이 중요하지 않은 것은 아니지만, 플랫폼이 성공하기 위해서는 유저의 수도 중요하다. 걱정이 없을 수가 없는 상황이다. 고민의 가장 많은 부분을 차지한 부분이었다.

그러다 밴드 자체에 대해 생각이 미쳤다. 밴드는 모임이다. 같은 관심사를 가진 사람들이 모인 곳이다. 카카오같은 플랫폼과는 다른 성격을 가지고 있다. 여기에 이런 유저들이 같이 게임을 즐기고 이러한 화제를 공유할 수 있으면, 모임의 가치와 유저들의 즐거움이 더 늘어나지 않을까? 

플랫폼의 성공에 유저 수는 필요조건일 수는 있지만, 충분조건이라고 생각하진 않는다. 밴드가 가진 유저와 이들이 함께 추구할 수 있는 즐거움. 이 둘을 보고 밴드게임을 시작하게 되었다.


밴드게임이 오픈한지 3일이 지났다. 반응이 어떤가?

박종만 대표: 솔직히 아직 구체적인 수를 밝히긴 힘들다. 다만 내부적으로 밴드게임을 론칭하며 정한 기준이 있는데, 여기에 따르면 나쁘지 않은 수치다. (웃음)


일부에서는 12일 출시된 1차 라인업을 보고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는 평을 한다.

이람 대표: 이를 설명하기 위해서는 밴드게임 초기 과정을 말해야 할 것 같다. 우리는 밴드게임을 준비하며 특정 게임을 고르기보다는, 아직 검증되지 않은 밴드게임과 일하겠다는 사람을 모으는데 더 주력했다. 사실 게임사가 먼저고 그다음 게임이 나왔다. 어떤 의미에서는 플랫폼이라기보다는 오픈마켓에 더 가까운 형태였다.

그리고 이러한 모델은 나중에도 다르지 않을 것이다. 밴드가 게임성을 평가하며 라인업을 정하는 일은 없을 것이다. 우리는 게임 전문가가 아니다. 그리고 밴드는 오픈 플랫폼을 추구하고 있다. 철두철미하게 짜인 게임 라인업보다는, 많은 게임이 자유롭게 놀 수 있는 공간을 추구한다.



출시일도, OS 지원 여부도 자유. 밴드게임은 오픈마켓같은 플랫폼


출시된 게임을 보니 안드로이드와 iOS를 모두 지원하는 작품이 적더라.

박종만 대표: 밴드게임이 어떤 플랫폼을 지원해야 한다는 정책이 없다. 게임에 대해서는 우리가 아니라 게임사가 판단한다. 글로벌하게 게임을 가져갈 생각이 있다면 게임사에서 iOS를 신경 쓸 것이고, 아니면 점유율 높은 안드로이드에 집중할 것이다. 물론 여력이 있는 회사라면 당연히 iOS를 고려할 것으라 생각한다.


입점 무심사가 이슈가 됐다. 개발사로서는 진입장벽이 낮아져 좋지만, 게임의 질이나 관리 등에서 어려움도 많을 것 같다.

박종만 대표: 정확히 말하면 그냥 무심사가 아니라 문제없는 게임의 무심사다. 밴드는 기본적으로 모든 게임사에게 공정한 기회를 제공하는 오픈 플랫폼을 추구한다. 때문에 API도 자유배포고, 밴드에 게임을 출시하려는 회사가 있다면 게임이 법적∙기술적 문제만 없다면 별도의 제한이 없다. 

26일 출시될 2차 라인업까지는 밴드에서 정했지만, 그 후로는 출시일이든 뭐든 100% 게임사 자유다. 기본을 지키는 게임에 한해 무심사라는 의미다. 유저들이 우려하는 질 저하에 대한 것도 알고 있다. 하지만 밴드게임은 기본적으로 최초 입점 시 500만원이 필요하고, 이후 20%라는 수수료를 감당해야 한다. 

이는 곧 비용을 감당할 수 없는 게임성이라면 자연스럽게 도태될 수 밖에 없는 구조라는 뜻이다. 여기에 추가로 유저들이 선택(순위)과 게임 자체의 질이 결합되면 양질의 게임을 선택하는데 큰 어려움은 없을 것이다. 전문가들도 예측하지 못하는 대박 게임을 우리가 고를 순 없다. 하지만 이러한 열린 태도가 좋은 게임을 유치하는데 더 좋은 영향을 끼치지 않을까? (웃음)




이야기만 들어보면 플랫폼이라기보다는, 플레이스토어나 앱스토어 같은 마켓에 더 가까워 보인다.

박종만 대표: 어떤 의미에서는 이러한 메커니즘이 오픈마켓과 같다. 오픈마켓은 판매자끼리 경쟁하고, 이를 사용자들이 선택하며 양질의 콘텐츠가 걸러진다. 사실 한국에서 큰 플랫폼 대부분은 이러한 오픈마켓의 성격을 가지고 있다. 우리도 그런 믿음으로 이런 메커니즘을 적용했다. 물론 여타 오픈마켓이 그러하듯, 밴드에서도 좋은 게임을 끌어오고 양질의 콘텐츠를 선정하기 위한 노력을 할 것이다.

이람 대표: 그렇다고 밴드게임이 마켓이라는 뜻은 아니다. 플랫폼이 콘텐츠를 제공하기보다는, 모두에게 기회를 제공하고 유저들에 의해 노출이 좌우된다는 것은 마켓과 같을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밴드게임은 기본적으로 소셜플랫폼과 게임의 결합이다. 기본적으로 밴드의 소셜 요소를 활용하기 때문에 플랫폼의 역할도 가지고 있다. 오픈마켓의 메커니즘과 소셜 플랫폼의 특성 모두를 가지고 있다고 생각해달라.


양질의 게임을 선정한다는 이야기를 했다. 네이버 같은 경우 이것이 유료모델이 있기도 한데, 어떤 방식으로 실행할 계획인가?

박종만 대표: 일단 크게 2개 추천 방식이 적용된다. 먼저 우리가 자체적으로 선정한 양질의 콘텐츠, 그리고 다른 게임사가 입 모아 추천하는 양질의 콘텐츠다. 우리는 이렇게 선정된 게임에게 마케팅 기회를 우선적으로 제공할 예정다. 우리와 파트너사가 자체적으로 양질의 콘텐츠를 선정하고, 마케팅에 대해서는 해당 콘텐츠 업체에 대해서 일임한다는 계획이다.

이람 대표: 부연설명을 하자면 게임의 인기 로직은 순수 인기에 의해서 적용된다. 여기에 광고 상품은 기본적으로 좋은 게임에게 먼저 기회를 준다는 식이다. 좋은 게임에 대해서는 게임성은 물론, 다운로드 순위나 매출 순위. 유저 잔존율 등 여러 기준이 있을 것이다.


현재 밴드 내에서 게임을 담당하는 사람이 몇 명이나 되는가? 카카오 같은 경우 초창기, 개발사가 게임관련 인력을 만나기가 쉽지 않았다.

박종만 대표: 현재 게임사업팀이 꾸려진 상태며 수는 15명 내외다. 그 중 소싱을 담당하고 있는 이들이 5 - 6명 정도 된다. 많은 수는 아니지만, 밴드는 오픈마켓에 가깝기 때문에 굳이 소싱 인력을 만나지 않더라도 얼마든지 입점할 수 있을 것이다. 물론 우리는 더 많은 개발사와 직접 만나기를 희망한다.


밴드는 모임 기반 플랫폼, 미드코어 중심으로 가겠다


모바일게임 대부분이 소셜요소를 도입하면서 순위나 초대 같은 용도로만 사용한다. 밴드는 플랫폼 성격이 다른 만큼, 게임의 소셜 요소를 어떻게 이용할지 고민이 많았을 것 같다.

박종만 대표: 밴드는 모임을 위한 소셜 플랫폼이다. 우리는 이것이 길드를 필요로 하는 게임에게 잘 맞을 것으로 생각한다. 모바일게임은 기기나 프로그램의 특성상 커뮤니티 기능이 약할 수밖에 없다. 이는 MMORPG같은 코어 장르도 마찬가지다. 그런 면에서 밴드가 이러한 면을 잘 커버할 것으로 생각한다.

이람 대표: 물론 캐주얼게임에서 사용할 수 있는 밴드만의 특징도 있다. 밴드가 모임 기반 플랫폼이다 보니 각 모임마다 순위가 따로 표시된다. 모임별 순위를 확인할 수 있고, 이것으로 다시 모임 안에서 새로운 화제가 되고. 

박종만 대표: 게임 커뮤니티와 관련해 ‘팬 밴드’라는 것도 있다. 게임을 실행하면 자동적으로 해당 게임을 즐기는 이들이 모여있는 ‘팬 밴드’에서 초대가 들어온다. 밴드 자체가 커뮤니티를 제공하는 셈이다.


커뮤니티, 그리고 미드코어를 강조한 것치고는, 1차 라인업에서 캐주얼의 비중이 높았다.

박종만 대표: 1차 라인업은 첫 시작이니만큼 많은 이들이 즐길 수 있게 캐주얼게임 중심으로 편성했다. 하지만 26일 출시되는 2차 라인업은 밴드에 걸맞은 미드코어 장르가 많을 것이다. 이것은 앞으로 출시될 밴드게임의 기조와도 관련이 있다. 게임 개발 특성상 미드코어 장르의 절대 수가 많을 수는 없겠지만, 다른 모바일게임 플랫폼보다 비중이 높을 것이다.


12일 출시된 밴드게임 목록. 대부분 캐주얼게임이다.


RPG같은 코어 장르는 게임성이 못지않게, 게임을 즐기는 유저 수도 중요하다. 밴드 유저 수는 카카오에 비하면 손색이 있는데, 유저를 게임에 유도하기 위해 어떤 장치를 준비하고 있는가?

이람 대표: 가장 기본적인 것은 밴드에 같이 게임하자고 포스팅하는 것이 아닐까? 어떤 의미에서는 타 플랫폼의 메시지 기능과 같다. 이 밖에도 스티커나 밴드 내 홍보 등 여러 가지가 있다. 이외에도 밴드 간 경쟁도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하는데, 이것은 일단 밴드게임 규모가 커져야…. (웃음)


밴드의 주요 유저는 30~40대 유저다. 수익은 모르겠지만, 서비스가 활성화되려면 젊은 유저도 무시할 수 없는데 이에 대한 계획이 궁금하다.

이람 대표: 밴드의 고객 중 30 - 40대의 비중이 높긴 하지만 그렇다고 이들만 있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전체적인 유저 층과 수를 보면 10대부터 50대 이상까지 고르게 분포되어 있다. 다만 밴드는 하루 2,400만 명이 사용하는 카카오톡 같은 플랫폼은 아니다. 그런 만큼 유저가 많아야 게임도 성장한다는 측면에서 성장의 필요성을 절감하고 있긴 하다.

먼저 짚고 넘어갈 것은 유저가 단시일에 늘어나는 마법은 없다. 다만 우리가 꿈꾸는 것은 일주일에 한 번 오는 유저가 일주일에 2번 오도록, 점점 생활에 밀접한 플랫폼으로 성장하는 것이다. 가족·친구·동창 모두 결국 모임이다. 유저를 단시일에 늘리는 것은 힘들겠지만, 모인 유저 분들이 더 자주 밴드에 들어올 수 있게끔 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이것이 게임사업은 물론, 우리 스스로를 위해서 필요한 것이고.


올해 목표? 매출보다 유저풀, 그리고 유저풀보다 재접속률


카카오와 달리, 밴드게임은 별도의 전용 빌드 없이 기존 게임·서버와 연결될 수 있도록 문을 열었다.

박종만 대표: 쉬운 문제다. 우리는 후발주자고, 게임사들이 와주는 것만으로 감사했다. (웃음) 물론 이것이 절대적인 것은 아니다. 만약 그럼으로써 게임성이 침해되면 게임사에 서버나 빌드를 나눠 줄 수 있냐고 권할 수도 있다. 하지만 이것은 어디까지나 권유다. 밴드게임으로 분리나 통합이라는 특별한 가이드가 없다. 기본적으로는 분리나 통합 모두 게임사의 권한이다.


수수료 20%도 후발주자라는 인식에서 시작된 것인가? 다른 모바일게임 플랫폼보다 싼 비율이다.

박종만 대표: 게임사업을 하기 전 이커머스(오픈마켓) 사업을 했었다. 그때 우리가 적용하던 수수료가 8 ~ 12%였다. 게임사업을 기획하며 생각한 것이 과연 밴드가 어떤 것을 제공하느냐다. 우리는 기본적으로 유통과 소셜을 제공한다. 그러면 각각 10%씩 받는 것이 맞지 않을까. 그렇게 탄생한 것이 20% 수수료다. 참고로, 계열사인만큼 네이버 앱스토어에 들어가면 더 좋은 조건도 가능하니 많은 이용 부탁드린다.


밴드게임의 수익분배 구조


혹시 밴드게임이 입점한 게임이 잘 돼서 해외 진출하면, 해외에서도 밴드와 관계를 맺어야 하는가?

박종만 대표: 전혀 아니다. 게임사가 해외에 나가면 당연히 자신들에게 유리한 플랫폼과 손 잡아 한다. 물론 그런 판단의 연장선상에서 우리를 선택해주면 고맙고. (웃음)


론칭 1년 지난 게임의 수수료 중 5%(전체 20% 중 1/4)를 게임인재단에 기부한다고 밝혔다. 어떻게 이런 결단을 하게 되었는가?

박종만 대표: 밴드게임을 기획하며 장기 서비스 게임에 대한 이야기가 나왔다. 1년 후에도 게임이 돈을 벌고 있다는 것은 우리의 영향보다 게임 자체의 힘이 더 크다는 의미다. 그러면 우리가 받아야 할 것을 낮춰야 하지 않겠는가.

그래서 처음에는 수수료 할인을 생각했다. 하지만 논의 중에 생태계에 대한 이야기가 나오더라. 최근 개발사들이 힘들어하고 있다. 그리고 이러한 어려움은 당연히 잘되는 회사보다 잘되지 않는 회사가 크다. 그렇다면 플랫폼의 입장에서, 그리고 잘 나가는 회사 입장에서 어려운 이들을 돕는 것도 좋지 않을까? 다행히 많은 게임사가 동의해줬고, 덕분에 게임인재단과 좋은 MOU를 체결하게 되었다.




올해가 딱 절반 남았다. 올해 목표를 이야기하자면?

박종만 대표: 일단 첫 시작이니만큼 매출에 대한 욕심은 없다. 오히려 얼마나 많은 이들이 밴드게임을 재미있게 즐겨주느냐가 중요한 과제다. 매출보다는 유저 수가, 유저 수보다는 게임의 재접속률이 더 의미 있다고 생각한다.  


연말까지 몇 개의 작품이 나올 계획인가?

박종만 대표: 밴드게임은 오픈마켓에 가깝기 때문에 몇 개의 작품이 나올 것이다라는 계획은 없다. 우리는 1, 2차 라인업까지만 관여하고, 나머지는 게임사의 자유에 맡기는 구조다. 참고로 지난 12일 10개 작품이 출시됐고, 26일에는 10개 내외의 2차 라인업이 나올 예정이다. 

이 뒤로는 개발사 자유이기 때문에 추정만 가능하다. 한 가지 확실한 것은 현재 100개 이상의 국내외 개발사들이 밴드 API를 요구했다는 점이다. 이들이 개발 중인 작품이 잘 된다면, 연말까지 적어도 100개 이상의 타이틀이 나오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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