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니파크가 지난달 12일 공개한 <차구차구 for Kakao>(이하 차구차구 모바일)가 오늘(2일) 출시됐다. <차구차구> 모바일은 애니파크가 개발한 온라인게임 <차구차구>의 콘셉트를 활용해 만든 모바일게임이다.
원작 특유의 SD캐릭터와 과장된 동작을 살린 것은 물론, 직접 선수들을 조작하는 싱글 리그부터 다른 유저의 팀과 시뮬레이션 배틀을 벌이는 배틀 리그, 스테이지 방식으로 진행하는 스페셜 리그와 미니 게임까지 다양한 콘텐츠를 준비해 모바일 축구 게임 시장을 평정하겠다는 각오다.
디스이즈게임은 애니파크를 방문해 <차구차구> 모바일에 대한 보다 자세한 소개와 개발 과정에서의 고민을 들어봤다. /디스이즈게임 김진수 기자
왼쪽부터 애니파크 류재윤 개발실장, 홍광민 기획팀장.
“다양한 콘텐츠를 만든 이유? 다양한 취향을 고려했기 때문”
<차구차구> 모바일의 개발은 언제부터 시작했나? 분명 월드컵 전에 출시한다는 목표로 개발을 시작했을 것 같은데.
류재윤 실장: 작년 6월 초에 프로젝트를 시작했으니, 거의 1년 개발한 셈이다. 그 당시 <마구마구 2013 for Kakao>가 잘 나가고 있었는데, 우리가 개발한 것이 아니지 않나? 그래서 <차구차구>를 바탕으로 한 모바일 게임을 만들자는 목표로 개발팀을 만들었다. 다음 해 월드컵 전 출시를 목표로 말이다.
<차구차구>의 IP를 선택한 이유가 궁금하다. <차구차구> 온라인이 대중적으로 파괴력 있을 만큼 흥행한 게임은 아니라고 생각하는데.
류재윤 실장: 모바일에서 축구게임을 만들기에 좋은 IP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모바일에서는 좀 더 캐주얼하고 아기자기한 느낌을 살리는 게 좋은데, 그런 면에서 SD캐릭터와 과장된 액션 연출이 특징인 <차구차구>가 잘 맞는다고 생각했다.
특별히 <차구차구> 온라인의 느낌을 살리기 위해 신경 쓴 부분이 있다면 무엇인가?
류재윤 실장: 당연히 <차구차구>특유의 SD캐릭터를 강조했다. 선수카드 이미지뿐 아니라 플레이도 SD캐릭터를 이용하게 된다. 또, 원작처럼 각종 모션들을 과장했다. 태클을 피할 때도 덤블링 하면서 피한다거나 유효 슈팅을 할 때는 슬로우 모션을 거는 등 역동감 있는 모습들을 보여주기 위해 노력했다.
<차구차구> 모바일을 통해 유저들에게 어떤 재미를 주고 싶었나?
류재윤 실장: 쉬운 조작, 용어로 축구를 잘 몰라도 쉽게 즐길 수 있는 재미를 넣고 싶었다. 조작도 쉽고 초반 난도도 낮아서 골 넣는 즐거움도 느낄 수 있을 거다. 요즘 축구 게임들이 사실적인 면을 추구하고 있는데, 반대로 진입 장벽이 된 것 같아서 쉽게 즐길 수 있게 만들고 싶었다.
그렇다고 너무 쉬우면 금방 질리지 않겠나? 그래서 전술 설정으로 깊이 있는 축구를 즐길 수 있도록 매니지먼트 요소도 넣었다. 결론적으로는 ‘누구나 쉽게 즐길 수 있는’ 방향을 추구했다.
홍광민 팀장: 개발하면서 <세이부 컵 사커>나 <강진 축구>같은 느낌을 살리는 데 주력했다.
공개된 바로는 직접 조작하는 싱글 리그부터 매니지먼트 요소를 넣은 배틀리그 등 다양한 모드를 준비했더라. 개발하는 입장에서 보면 각각의 게임을 하나씩 더 만드는 작업이었을 텐데, 고생길을 자처하면서 다양한 콘텐츠를 넣은 의도가 궁금하다.
류재윤 실장: 누구나 즐길 수 있는 게임을 표방했으니까. 개발실 내부에서도 직접 조작하는 걸 좋아하는 사람도 있고, 매니지먼트를 좋아하는 사람도 있었다. 모두 만족시키려면 둘 다 만드는 수밖에.
매니지먼트는 액션 축구를 기반으로 자동 기능을 만들면 시뮬레이션도 만들 수 있을 거라고 판단해서 만들게 됐다. 이렇게 개발하면서 점점 욕심이 생기더라. 그래서 나중에는 더 간단하게 즐길 수 있는 콘텐츠를 만들기 위해 미니 게임이나 하늘에서 폭탄이 떨어지는 등 실제 축구와는 동떨어진 느낌을 주는 스페셜 리그도 만들었다.
“출시 후 월드컵에 맞춘 모드도 업데이트한다”
모바일게임인 만큼, 조작을 고민하지 않을 수 없었을 것 같다. <피파> 모바일도 과감하게 터치 조작을 시도해 봤지만, 결과를 보면 그리 신통찮았다. 보면서 느끼는 바가 있었을 것 같다.
류재윤 실장: 조작에 대해서는 정말 많이 고민했다. 버추얼 스틱을 넣으면서도 버튼을 몇 개 놓을지도 계속 고민했다. 버튼이 너무 적으면 원하는 조작을 하기 어렵고, 버튼이 많으면 누르기 어려워지니까. 결국, 슛과 패스 버튼 2개로 압축하고 스루패스 같은 조작은 손가락을 밀어서 할 수 있게 했다.
가장 많이 고민한 건 터치 조작이었다. 스틱 조작은 아무래도 피로감이 높아서 자연스럽게 터치 조작을 고민하던 차에 <피파 13>이 터치 조작을 선보이더라. ‘배꼈다’는 말을 들을까 걱정도 많이 했는데, 실제로 해 보니 <피파>의 터치 조작은 상당히 어려웠다.
터치 조작을 개발하면서 어려웠던 건 이동 조작이었다. 골대 쪽으로 손가락을 밀어서 슛, 빈 공간이나 선수를 터치해서 패스할 수 있게 하는 건 기본이었고, 이동이 문제였다. 드래그 조작을 사용해 선수를 이동시켜봤는데, 테스트해 보니 어려워하더라. 그래서 드래그 조작을 빼버렸다. 지금도 더 쉽고 직관적인 조작에 대한 고민을 계속 하고 있다.
<차구차구> 모바일은 버추얼 스틱, 터치 기반 조작, 자동 조작까지 지원한다.
다양한 모드 중 가장 핵심이 되는 모드는 무엇일까?
류재윤 실장: 결국은 유저끼리 경쟁하는 콘텐츠가 아닐까? 조작하는 재미가 오래가기는 어려울 것 같고, 마지막에는 다른 유저와 경쟁하는 ‘배틀 리그’를 많이 즐기리라 판단하고 있다.
배틀 리그가 시뮬레이션 기반인 만큼, 유저의 전략이나 전술이 중요해진다. 유저 간에 어떤 전술적 요소가 서로 부딪히게끔 했나?
류재윤 실장: 시뮬레이션 역시 대중적으로 쉽게 즐길 수 있도록 전술을 최대한 간략하게 만들었다. 우리는 인공지능에 5가지 요소가 영향을 주도록 디자인했다. 공격 방향, 수비 성향, 슈팅 성향, 패스 길이, 돌파 성향을 입맛에 맞게 실시간으로 바꿔가면서 결과를 볼 수 있게 했다.
축구 전술의 기본이 되는 건 포메이션이다. 시뮬레이션 요소에 녹여냈을 것 같은데.
홍광민 팀장: 축구 전술의 기본이 되는 포메이션도 사실 알고 보면 방대하고 다양하다. 최근에는 축구가 발전하면서 특이한 포메이션도 늘어났다. 이런 걸 모두 유저가 고민하게 만들기보다는 감독 카드로 풀어냈다. 감독 카드마다 상징적인 포메이션을 두 개씩 넣었고, 감독 카드에 따라 포메이션을 변경할 수 있도록 했다.
라이선스 범위는 어떻게 되나?
홍광민 팀장: 현재 국제축구선수협회(FIFpro) 라이선스와 케이리그 라이선스를 획득했다. 팀명이나 감독 이름, 앰블럼 라이선스는 취득하지 못했다.
은퇴한 선수를 수집하는 것도 하나의 재미인데, <차구차구> 모바일에서는 어떻게 되나?
홍광민 팀장: 국제축구선수협회 라이선스 자체가 현역 선수 대상이라 은퇴한 선수의 이름을 그대로 쓸 수 없다. 은퇴한 선수는 가명으로 처리해 등장시킬 계획이다.
곧 월드컵이 시작된다. 기대하고 있을 텐데.
홍광민 팀장: 월드컵으로 축구 열기가 뜨거워지는 만큼, 출시 후 1등 해 보고 싶다. 출시 후 <차구차구> 모바일에도 월드컵에서 활약하는 선수들을 기용해 게임을 하는 모드도 추가할 예이다. 축구를 보다가 게임으로 대리만족을 느낄 수 있는 모드라고 할 수 있다.
이제 곧 출시다. 출시 앞둔 각오 한 마디씩 부탁한다.
류재윤 실장: 많은 사람이 쉽고 재미있게 축구 게임을 즐길 수 있도록 만들기 위해 노력했다. 그래서 모드도 다양하게 만들었으니, 이번 월드컵을 보면서 재미있게 즐겨줬으면 좋겠다.
홍광민 팀장: 한국 대표팀이 꼭 16강에 진출했으면 좋겠다. 그 덕도 좀 봤으면 싶고. (웃음) <차구차구> 모바일은 축구를 조금이라도 아시는 분들이 만족할 수 있도록 열정을 담아 만들었다. 과감한 비판 아끼지 말아 주고, 많이 사랑해주셨으면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