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 액션 게임 <킹오브파이터즈>가 하이원엔터테인먼트를 만나 모바일게임으로 돌아왔습니다. SNK 플레이모어는 <킹오브파이터즈 13>을 모바일로 이식한 <킹오브파이터즈-i 2012>을 출시한 바 있는데요. 하이원은 이 모바일 버전의 판권을 획득, 새로운 방식의 <킹오브파이터즈 M>을 선보일 예정입니다.
국내 모바일 게임 시장의 트랜드에 맞춰 RPG 요소를 가미했다는 점이 가장 큰 특징입니다. 뽑기를 통해 캐릭터를 수집하고 육성하며 대전을 치르는 방식입니다. ‘어떤 모습일까?’ 기대감도 있었지만, ‘<킹오브파이터즈> 스킨을 입은 <몬스터 길들이기>가 되는 건 아닐까?’ 우려도 감출 수 없었죠.
하이원엔터테인먼트 게임사업실의 조성태 실장과 권영성 PM을 만나 <킹오브파이터즈 M>의 이야기를 들어봤습니다. /디스이즈게임 송예원 기자
※아래 영상은 개발 중 모습으로 변경될 수 있습니다. 녹화장비 문제로 화질이 떨어지는 점 양해 부탁드립니다.
뽑기 만난 <킹오브파이터 M>, "한 달이면 모든 캐릭터 모을 수 있다"
단도직입적으로 묻겠다. 왜 <킹오브파이터즈>를 선택했나?
조성태 실장: 하이원엔터테인먼트의 게임 사업은 온라인게임을 시작으로 거창하게 출발했지만, 솔직히 성적이 썩 좋은 편은 아니었다. 따라서 모바일게임 사업에 눈을 돌렸고, 현 상황의 돌파구를 마련할 수 있을 만한 타이틀이 필요했다. 그 답을 유명 IP에서 찾은 것이다.
<킹오브파이터즈> 시리즈는 국내에서도 인지도가 높은 게임이었다. 일단 관심을 모을 수 있지 않나. 구체적인 숫자를 밝힐 수는 없지만 CBT를 비롯해 지난 17일 시작한 사전 예약까지 예상을 뛰어넘는 관심을 받고 있어서 다행이다.
<킹오브파이터즈>는 이미 SNK에서
모바일 버전이 출시해 호평을
받은 바 있다. 새롭게
출시되는
<킹오브파이터즈M>은
어떤 차별점을 가지고 있나?
조성태 실장: <킹오브파이터즈 M>은 SNK가 직접 개발하고 서비스했던 <킹오브파이터즈-i 2012>의 판권을 들여와 만든 게임이다. 처음에는 그대로 출시하는 방향도 고려했지만, 유료 게임이라 비지니스 모델도 문제가 있었고 또 최근 국내 모바일게임 시장의 흐름과는 전혀 맞지 않았다.
따라서 내부에서는 온라인 멀티플레이가 가능한 네트워킹과 소셜 요소의 추가 그리고 새로운 비지니스 모델을 요청했다. 어떻게 이 세가지 부분을 잘 녹여 낼 수 있을까 고민한 끝에 RPG의 육성과 수집을 가미했다. 대전 액션은 살린 채 뽑기를 통해 캐릭터를 모으고 육성하는 것이다.
또 캐릭터를 원활하게 수집하기 위해서는 일종의 우정 포인트인 ‘기’도 필요하기 때문에 이를 통해 소셜 요소도 해결 할 수 있었다.지난해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이 “처자식만 빼고 다 바꾸자”라는 말로 화제를 모으지 않았나. <킹오브파이터즈-i 2012>에서 액션성과 캐릭터 디자인만 빼고 다 바꿨다고 생각하면 된다. (웃음)
현재 <킹오브파이터즈-i 2012>도 와이파이 대전이라든지 블루투스를 통한 오프라인 대전도 가능한데, <킹오브파이터즈 M>은 캐릭터에는 경험치에 따른 레벨과 ‘단’이라는 등급이 있다. 실력과 수준이 맞는 매칭에 신경 썼다.
캐릭터는
뽑기만으로 얻을 수
있나?
조성태 실장: 맞다. 기본적으로 ‘쿄’는 주어지지만, 나머지 캐릭터는 뽑기나 AI와의 대전인 스토리 모드에서 보상으로 획득할 수 있다.
<킹오브파이터>시리즈는 수많은 캐릭터 중 자신이 잘할 수 있는 3가지를 고르고, 어떻게 배치하느냐 전략을 짜는 재미가 있었다. 뽑기로만 캐릭터를 획득한다면 원하는 캐릭터는 플레이하지 못하는 한계가 있지 않나?
권영성 PM: 물론 플레이 초반에는 그럴 수 있다. 하지만 스토리 모드를 열심히 하거나 소셜 요소를 활용한다면 뽑기를 하지 않아도 낮은 단의 캐릭터는 쉽게 획득할 수 있다. 오픈 때 공개될 캐릭터는 총 32개의 캐릭터 중 20개다. 무과금으로 한 두 시간씩 꾸준히 플레이한다고 가정했을 때 20개의 캐릭터를 다 모으는 데는 한 달이 안 걸릴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각 캐릭터가 어떻게 나오는지 구체적인 확률을 공개할 수 는 없지만, 꾸준히 플레이하는 유저는 대부분의 캐릭터를 경험할 수 있을 것이다. 다만, 높은 단의 캐릭터를 보유하는 건 일반 모바일 RPG의 ‘레어’와 같이 어려울 수는 있다. 이를 보완하기 위해 승단 시스템을 도입해서 반복 플레이를 통해 조금씩 성장할 수 있도록 했다.
"고수의 2단 캐릭터, 4단 캐릭터도 이길 수 있다"
대전
액션 게임은 컨트롤이 가장
중요한 요소 중
하나다.
아무리 컨트롤 고수여도 결국
가장 높은 등급의
캐릭터의 한 방이면
끝나는 것 아닌가?
조성태 실장: RPG 시스템을 넣으며 지금까지도 고민하고 있는 부분이 컨트롤 실력과 캐릭터 등급에 따른 결과의 적절한 밸런스다. 당연히 컨트롤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했지만, 유저가 특정 캐릭터를 시간과 돈을 투자해 정성으로 키웠다면 그에 해당하는 보상도 있어야 하지 않을까 싶었다.
직설적으로 얘기하자면 2단 캐릭터를 가진 고수는 아무런 강화나 성장이 없는 4단 캐릭터라면 충분히 이길 수 있다. 오히려 쉽게 이길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4단 캐릭터가 강화도 되어 있고, 장비까지 착용했다면 어려운 전투가 될 거다.
이 게임에서는 액션성을 빼면 남는 게 없다. 물론 육성하고 뽑는 것도 중요하지만, 결국 게임의 가장 큰 본질은 얼마나 조작을 잘하냐라고 생각한다. 누구나 즐길 수는 있지만, 아무나 최고가 될 수 없도록 만들고 싶었다.
대전은
실시간 전투로 진행되나?
권영성 PM: 같은 AP의 와이파이 공유기에 있는 사람과 만나는 ‘지역대전’은 동기 방식이지만, 전체 유저에서 만나는 ‘전국대전’은 비동기 방식으로 진행된다.
비동기
방식이라면 내 실력과
상관없이 상대 캐릭터의
능력치가 더 크게
작용하지 않나? 엄청 센 AI와
다를 게 없어
보이는데,
결국 더 좋은
캐릭터를 보유하는 게 컨트롤 실력보다 중요해 보인다.
권영성 PM: 해당 플레이어의 전투 방식은 모두 기록된다. 즉 어떤 기술을 많이 사용하는지, 특정 공격에 어떤 방식으로 움직이는지 모두 데이터화 된다. 따라서 캐릭터에 따른 자동 전투라기보다는 해당 유저의 플레이 패턴을 자동화했다고 보면 된다.
다만 아무런 기록이 없는 초반에는 캐릭터 단에 따라 일괄된 모습을 보일 수 있을 것 같다. 시간이 해결해 주리라 믿는다.
"오락실에서 놀던 기분으로 즐겨 달라"
기존 RPG들은
수십, 수백의 캐릭터를 업데이트하며
수집욕을 자극한다. 하지만 <킹오브파이터즈 M>는 캐릭터의
수가
36개밖에 안
되는데다가 장르 특성상
특정 캐릭터만 선호하게 된다. 수집의
재미가 있을까?
조성태 실장: 물론 플레이어마다 주 캐릭터는 있겠지만, <킹오브파이터즈> 시리즈를 보면 캐릭터 속성과 상성이 있지 않나. 만약 자신의 주 캐릭터가 특정 캐릭터를 만났을 때 이길 확률이 낮아진다면 전략상 다른 캐릭터가 필요할 수밖에 없다.
또 6단 승단을 위해서는 캐릭터마다 필요한 재료를 다르게 두었다. 이 재료 캐릭터를 모으기 위해서라도 반복 플레이가 필요하다. 그 외에도 팀 버프라든지 ‘보스전’과 같은 새로운 시스템을 통해 수집의 재미를 살리기 위해 여러 준비를 하고 있다. 캐릭터 외 장비 같은 별도의 콘텐츠도 추가될 예정이다.
대전
액션 게임은 조작의 난이도가
높아 장벽이 있다. 오토
전투에 익숙한 유저들에게 <킹오브파이터즈 M>도 어렵지 않을까?
권영성 PM: 앞서 말했지만, 연출이나 조작을 비롯한 액션은 우리가 손댈 수 없는 부분이다. 계약의 문제도 있지만, 이 게임에서 가장 중요한 요소이지 않나.
조작의 난이도를 낮출 수는 없지만 캐주얼 유저 층을 끌어들이기 위해 ‘단축 커맨드’를 넣었다. 복잡한 커맨드를 외우지 않아도 ‘S’ 버튼만 누르면 누구나 필살기를 사용할 수 있다. 물론 기존 조작법으로도 사용할 수 있도록 해 본연의 재미를 살려 두었다.
내부적으로 대전 액션 게임을 한 번도 안 해봤던 여직원을 대상으로 테스트를 해봤는데 어려워하지 않았다. 버튼 하나만 누르면 되니까. (웃음)
주요
타깃층을 모르겠다. 대전 액션
게임 마니아인가, 아님 캐주얼
유저들인가?
조성태 실장: 살아남기 위해서는 마니아만 노릴 수는 없었고. (웃음) 추상적일 수도 있지만 우리가 타깃으로 두는 유저들은 <킹오브파이터즈>시리즈를 알고 있는, 향수가 남은 20~30대 남성이다. 대전 액션 게임을 잘하는 사람이 될 수도 못 하는 사람이 될 수도 있다.
밸런스 측면에서 양 사이드를 두고 많은 고민을 했는데, 우리의 결론은 ‘고수와 캐주얼 유저는 노는 물이 다르다’라는 거다. 꼭 모바일게임 시장뿐만 아니라, 실제 오락실에서도 마찬가지다. 진짜 고수들은 60콤보해 가며 ‘학살’을 즐기지 않나.
랭킹에서 10만등 하는 사람과 상위 1%가 만날 확률도 없겠지만, 이 문제 때문에 잘하는 사람을 너프 시킬 이유도 없고, 그렇다고 실력이 부족한 사람들에 과한 버프를 줄 필요도 없다. 두 유저 층이 어우러져 캐주얼 유저는 점심 내기 한판으로 편하게 즐기고, 코어한 유저는 깊게 팔 수 있는 그런 게임이 됐으면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