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은 스마트폰 제조업체가 직접 운영하는 이른바 '3자 마켓'이 다수 존재한다. 스마트폰 제조 및 판매뿐 아니라 자체 앱스토어를 운영하는 것으로, 자사의 스마트폰에 특정 앱이나 게임을 탑재하여 출시하곤 한다. 지스타에서 만난 '자모게임스’는 이런 제조업과 퍼블리싱 플랫폼을 동시에 운영하는 업체다.
스마트폰 제조업체의 자회사이기 때문이다. 중국에서도 이런 업체는 많지 않다고 한다. ‘1년에 한국 모바일게임 10개를 중국에서 론칭하고 싶다’는 포부를 밝힌 CEO 제임스 창(James Chang)을 만나 이야기를 들어봤다. / 디스이즈게임 홍민 기자
지스타 2014 자모게임스 부스에서 미팅 중인 CEO 제임스 창(Jame Chang, 가운데).
‘자모’의 뜻이 궁금하다.
원래 명칭은 ‘자시자모(扎西嘉淼)’인데 한국업체들이 ‘자모’라고 불러줘서 영문 명칭을 자모(JAMO)로 했다.
퍼블리셔로서 중국 내에서 어느 정도 위치인지 궁금하다.
하드코어 MMORPG까지 합하면 20등 안, 캐주얼게임 퍼블리셔로서는 탑3 정도 되지 않을까 싶다.
한국업체가 중국 퍼블리셔로 자모게임스를 선택해야 하는 이유, 즉 경쟁력은 무엇인가?
첫째, 큰 업체들은 계약한 게임이 워낙 많다. 계약하고도 론칭을 못 하는 경우도 많이 생긴다. 우린 계약한 모든 게임을 운영할 수 있는 준비가 돼 있다. 게임을 평가한 후 해당 게임에 맞는 타깃 채널을 선정하여 서비스한다.
중국 안드로이드 시장에는 2개의 큰 채널이 있다. 하나는 360, 바이두와 같은 플랫폼으로 돈을 잘 쓰는 유저가 많다. 이런 곳은 하드코어 게임, 네트워크 게임을 서비스하는 것이 적합하다. 치후360 같은 곳은 좀 더 캐주얼한 게임을 서비스하는데 적합하다고 본다. <언데드 슬레이어>, <짱구는못말려> 같은 게임을 치후 360을 통해 흥행시킨 바 있다.
둘째, 중국에 보급된 스마트폰은 약 7억 대인데, 그중 60%가 1,000위안(약 18만원) 정도의 저가 스마트폰으로 중소도시에 많이 분포해 있다. 이 유저들은 주로 싱글플레이 게임을 많이 즐기는데, 이 경우 제조사와 유통사를 통해 게임을 선 탑재해서 출시하는 것이 흥행에 유리하다.
자모게임스는 중저가 스마트폰 제조업체 스카이모빌의 자회사이며, 투자사 중 한 곳은 중국 메이저 휴대폰 제조업체라 이들을 통해 게임을 직접 배급하는 데 유리한 위치다.
또한, 2002년부터 휴대폰 제조업체, 판매 매장 등과 인프라를 구축하여 다른 경쟁업체들이 갖출 수 없는 풍부한 마케팅 채널을 보유하고 있다는 것도 장점이다. 제조사와 관계가 돈독하면 선탑재는 물론이고, 게임추천 등 노출 위치 등에서도 이점을 가질 수 있다. 제조와 플랫폼 운영을 동시에 하는 회사는 그렇게 많지 않다는 것이 경쟁력이다.
차(茶)에 조예가 깊은 제임스 대표는 직접 직원들에게 차를 제공하기도 한다고.
한국업체들과 얼마나 관계를 맺어왔는가?
제휴 관계는 한게임, 유플러스 등 10여 곳이다. 중소개발업체도 많다.
1년에 한국 모바일게임 몇 개 정도를 목표로 하고 있는가?
게임 퀄러티와 유저 성향에 맞는 게임인지를 봐야 하는데, 한 달에 1개, 1년에 대략 10개 정도를 목표로 하고 있다. 베이징과 난징, 광둥 사무실과 게임을 나눠서 론칭하기 때문에 많은 수량은 아니다. 난징과 광둥은 싱글플레이 게임, 베이징은 네트워크게임을 주로 론칭하고 있다.
한국개발사와 중국개발사와 일할 때 다른 점이 있다면?
중국은 라이선스 비용 등 계약조건을 따지는데, 한국은 홍보를 얼마나 잘할 것인가 하는 마케팅 방식에 관심이 많다. 또한, 중국시장에 대해 잘 모르므로 방어적이다. 양 사간에 신뢰도를 쌓는 기간이 좀 긴 편이라 할 수 있다.
베이징에 위치한 자모게임스 사무실 전경.
퍼블리싱 시 선호하는 게임이 있는가?
첫째, 유명한 IP를 기반으로 한 게임. 둘째, 캐주얼게임. 셋째, 퀄러티 높은 액션 RPG, MMORPG를 선호한다.
한국업체들이 가장 많이 물어보는 것은 무엇인가?
다운로드 수, 수익, 확실한 계약조건 등이다. 퀄러티가 좋으면 장르 등을 고려해서 한 달에 100만 다운로드도 가능하다고 이야기해준다. 3~400만 위안(5~7억 원) 규모의 매출이 가능하다.
최근 한국업체에 들었던 가장 황당한 질문은 무엇이었나?
모바일게임인데 가격을 엄청나게 높게 부른 경우가 있었다. 1,000만 달러(약 111억 원)를 요구했다. 한국에서 실적이 좋았던 게임이긴 했지만, 너무 높다고 생각했다.
한국업체와 일하면서 재미있는 에피소드가 있다면?
한국은 중국같이 인맥이 중요한 나라다. 한국개발사하고 미팅하면 술도 종종 많이 마신다. 한 번은 1차를 끝내고 나와서, 2차는 내가 쏘겠다면서 이동(?)했는데, 나중에 알고 보니 술에 취한 나머지 1차와 같은 술집이었던 적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