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드핑거 게임즈가 지난 8월, 독특한 모바일 앱을 내놨다. 바로 <몬조>(MONZO)라는 가상 모형 제작 앱이다. <몬조>는 모바일 기기로 자동차, 풍차 등 각종 모형을 제작하고 색 등을 입혀 마음대로 꾸미는 기능을 전면에 강조하고 있다. 기본적인 자동차 모형은 무료로 다운로드 받아 즐길 수 있고, 앱 안에서 원하는 모형이 있다면 추가로 구매해서 만들어보고 앱 안에서 작동시켜 볼 수 있다.
모형 제작 앱을 만들었다는 게 놀라운 것은 아니지만, 개발사가 <데드 트리거>시리즈와 <쉐도우건> 시리즈 성공시켜 세계적인 모바일 게임 개발사로 거듭난 매드핑거게임즈라면 이야기가 다르다. 콘솔 게임 개발 경력을 가진 개발자들이 모여있다는 체코의 개발사가 잘 만들던 모바일 슈터 게임 대신 모형 제작 앱을 만들었으니까.
디스이즈게임은 <몬조> 프로젝트를 총괄하고 있는 데이비드 세믹과의 인터뷰를 통해 게임 개발자가 왜 모형 제작 앱을 만들었는지, 그리고 준비하고 있는 비전에 대해 들어봤다. /디스이즈게임 김진수 기자
매드핑거 게임즈 <몬조> 프로젝트 리더 데이비드 세믹
먼저 매드핑거게임즈에 대한 간략한 소개를 부탁합니다.
데이비드 세믹: 매드핑거게임즈는 모바일 플랫폼에 중점을 둔 안정적이고 선도적 위치의 멀티미디어 엔터테인먼트 회사입니다. 2009년에 설립되었고, 경이로운 비주얼과 훌륭한 게임플레이 경험을 제공하여 곧바로 앱 판매 순위 랭킹에 올랐죠. 최근에는 50명 이상의 재택근무자를 채용하여 사업 영역을 넓히고 있는 중입니다. 이런 매드핑거게임즈의 게임들은 8천만 명 이상의 플레이어들이 다운받았습니다. 아, 그리고 매드핑거게임즈 본사는 체코공화국의 브르노에 있습니다.
1인칭 좀비 슈팅 게임인 데드트리거1과 2로 큰 성공을 거두었는데 굳이 가상현실 모형제작 앱을 제작한 이유는 무엇인가요?
뭔가 다른 것에 도전해보고 싶었습니다. 기존에 진행해오던 작업과 확장된 사업 영역의 밸런스를 맞추는 것도 있구요. 또 어렸을 적에 모형을 만들었던 아련한 추억을 재현해보고자 하는 생각도 있었습니다.
가상현실 모형제작 게임을 제작한 동기에 대해 보다 자세한 설명을 부탁합니다. 팀원들 모두 모형 제작에 대한 취미를 가지고 있나요?
사실, 우리 팀 모두가 어렸을 적에 모형 만드는 것을 좋아했습니다. 다들 모형 만들기에 많은 시간을 쏟아 부은 적이 있었지요. 하지만 어른이 되고 나서는 그럴 수 있는 시간이 부족했습니다.
요즘은 감탄이 절로 나오는 멋진 모형들이 많이 나와있는데, 멋진 모형일수록 만드는 데 시간은 더 많이 소요됩니다. 게임 개발자와 부모의 역할을 동시에 하기란 정말 힘들거든요. 매년 저는 대규모 모형 하비쇼에 참가하고 있는데, 다행스럽게도 여전히 많은 사람들이 이 취미에 시간을 투자하고 있었습니다. 사실 제 책상 위에는 복잡한 피규어가 몇 개 만들어져 있어요. 꽤나 비싼 거랍니다.
<몬조> 개발에 참여한 개발자는 몇 명인가요?
5명이 투입되어 아주 열심히 만들고 있습니다. 이 정도면 할 수 있는 최상의 앱을 만든 게 아닌가 싶네요.
데이비드 세믹은 매드핑거게임즈 이전에는 어떤 게임이나 프로젝트에 참여했나요?
저는 게임 업계에 15년 동안 몸담고 있습니다. 매드핑거게임즈 이전의 참여작으로는 <마피아>와 <마피아2>를 들 수 있습니다.
<몬조> 프로젝트에 참가한 개발자들.
<몬조>의 핵심 타깃은 누구인가요? 모형 제작이라는 취미를 가진 사람들인가요? 아니면 이런 모형 제작의 경험이 없는 사람들에게 접근하겠다는 관점이었나요?
<몬조> 내에서 구할 수 있는 모형들은 매우 다양합니다. 몇몇은 실제 모형의 카피이고 몇몇은 보다 교육적이며 기능적인 부분에서 흥미를 느끼게 되어있습니다. 궁극적으로는 모든 사람들이 각자가 좋아하거나 관심 있는 모형을 찾을 수 있도록 하는 것입니다.
가상현실 모형제작 게임이 가지는 장점이 무엇이라고 생각하나요?
여러 번 실패해도 계속 도전해볼 수 있으며, 시간도 많이 절약됩니다. 쉬운 것이나 어려운 것 중에서 선택할 수 있는데, 실제 모형으로는 만들기 어려운 것을 만들어 볼 기회를 가질 수도 있습니다.
프라모델과 같은 모형을 조립하고 공유하는 앱이라기에는 게임의 원리가 곳곳에 녹아있는 느낌입니다.
맞아요. 단순히 조립하고 공유하는 앱은 아닙니다. 창의력이라든가 정서의 공유, 실제 모형을 만든 사람들간에 상호 영감을 교환하거나 토론하는 등의 활동이 추가됩니다.
실제 모형 제작이라는 취미를 가진 사람들의 반응은 어떤가요?
최초 아이디어와 마찬가지로 모형 마니아들로부터 피드백을 받고 있습니다. 모형 제작의 (모바일 게임으로) 확장이라든가 실제 모형을 소지하고 있는 경우에는 먼저 디지털로 대강 만들어볼 수 있다는 것이 장점이라는 반응입니다.
당신들에게는 조금 미안한 질문입니다만, 개인적으로 모형 제작의 참 맛은 직접 손으로 부품들을 만지며 하나씩 끼워 맞추고, 책상이나 책장에 전시해놓는 맛이라고 생각합니다. 이런 맛은 디지털로 구현할 수 없는 부분이죠. 디지털로 만들었을 때 가지는 이러한 약점은 어떻게 보완할 생각인가요?
확실히 말씀 드리지만, 저희는 실제 모형 시장을 대체하려는 것이 아닙니다. 우리의 목표는 오히려 어른들에게 어렸을 적 실제 모형을 만들던 추억을 되살린다든지, 아니면 요즘의 모형들이 여전히 아이들에게 매력적이라는 것을 보여주는 쪽입니다. MONZO는 완성된 모형에 책을 칠하거나 특별한 전시회에서나 접할 수 있는 기계장치의 기능적인 움직임을 관찰하는 등으로도 충분히 오랜 시간 즐길 수 있습니다.
차후 이벤트나 업데이트 일정은 어떻게 되는지요?
다음 업데이트때 5개의 새로운 모델과 8개의 무료 모델을 선보일 예정입니다. 그리고 전체적으로 가격을 낮추려고 합니다. 또 3D 배경의 추가라든가 좀 더 사실적인 외관을 표현하는 것, 에일리어싱 제거(anti-aliasing), 동영상 튜토리얼, 낮은 버전의 기기에서 구동시켰을 때의 안정성을 높이는 작업 등을 진행 중입니다.
혹시 모형 개발 툴을 공개하거나 판매해서 유저들이 모델을 직접 제작하고 공유할 수 있게 할 생각은 없나요? 유저들이 직접 모델을 제작할 수 있다면 커뮤니티 활성에 도움이 될 것 같습니다.
만약 MONZO가 성공한다면, 그와 비슷한 것을 의욕적으로 시행하고 싶습니다. 우리의 프로그램 자체는 비교적 잘 만들어졌지만 아직 해야 할 일이 많이 남아있습니다.
현재 <몬조>가 얼마나 인기를 얻고 있는지 성과가 궁금합니다.
아직 <몬조> 는 시작 단계라서 이런 정보를 공개하기 위해서는 좀 더 데이터를 모아야 할 것 같습니다.
<몬조>의 차후 사업 계획이 궁금합니다. 현재 앱을 보면 상점에서 다양한 모형을 구입하고 조립, 꾸미기를 할 수 있게 구현했는데, 타미야나 반다이 같이 전문적인 모델 제조사와 협업할 계획도 있나요? 만약, 실제 모델 제조사와 협업이 가능하다면 마니아들에게 매력적인 앱이 될 것 같습니다.
언급한 브랜드와 정말로 협업을 하고 싶습니다만, 쉽지는 않습니다. 그들은 아시아 시장에 중점을 두고 있어서 유럽의 회사들이 반다이와 같은 회사와 협업관계를 구축하기란 매우 어렵습니다. 유럽의 모형 마니아들은 반다이 모델을 구하는 것 자체가 어려운 편이니까요.
한국 모바일 게임 시장에 바라는 것이 있다면?
많은 유저들이 몬조의 참신한 아이디어를 사랑해주셨으면 합니다. 디지털 모형 제작의 커뮤니티가 구성된다든지 재능 있는 한국 유저들에 의해 다양하고 멋진 모형들이 많이 만들어져 발표되면 좋겠네요.
<몬조>와는 상관없는 질문인데, 국내 커뮤니티에서는 <데드 트리거 2>에 비해 <쉐도우건: 데드존> 업데이트가 안 된다는 불평이 있거든요. 혹시 <쉐도우건: 데드존> 업데이트 계획이 있나요?
<쉐도우건: 데드존>은 우리의 성공한 인기 프로젝트입니다. 여전히 중요하구요. 다만 유지보수와 업데이트에 필요한 인원이 부족한 상황이라서, 친밀한 관계에 있는 커뮤니티와 함께 논의하여 게임을 관리하려고 합니다. 현재 그러한 협동 체제를 구축하고 있는 중이며, 이것이 우리의 첫 번째 커뮤니티 프로젝트가 될 것입니다.
마지막으로 한국 유저들에게 인사 부탁합니다.
한국인들의 게임에 대한 열정과 혁신적인 앱들에 대하여 항상 대단하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이 디지털 세상의 영역에서 여러 면으로 영감을 받았기에 감사하다는 말을 하고 싶네요. 그리고 다시 한번, <몬조>를 많이 사랑해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