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오위즈게임즈의 승부수 <애스커>가 25일부터 OBT를 시작한다. <애스커>는 사실적인 물리엔진, 그리고 상대의 공격을 유저가 임의로 캔슬시켜 주도적으로 액션의 합을 만들어 갈 수 있는 전투를 특징으로 내세우는 MORPG다. 퍼블리셔인 네오위즈게임으로서는 MMORPG <블레스>와 함께 회사의 사운을 걸고 있는 타이틀이기도 하다.
마지막 테스트까지 쓴소리가 없었던 것은 아니었다. 조작감이나 액션성은 3차례의 테스트를 거치며 많이 나아졌음에도 여전히 일부 유저들에게 아쉬움을 자아냈고, 초기에 내세웠던 '파괴액션'이라는 콘셉트는 어느 순간 비중이 줄어든 후 다시 늘지 않았다. 또한 MORPG의 고질적인 약점인 커뮤니티성에 대한 고민도 마지막 테스트까지 해결되지 않았다.
과연 <애스커>는 이런 약점들을 어떻게 극복해 온라인게임 시장에 안착하려는 것일까? 개발사 네오위즈 CRS의 오용환 대표와 박성준 PD를 만나 OBT에 대해 들어봤다. /디스이즈게임 김승현 기자
개발 4년 만에 OBT에 돌입한다. 기분이 어떤가?
오용환: 전례 없는 콘셉트라고 사방에서 걱정소리가 들려왔던 것이 엊그제만 같은데 벌써 OBT가 코앞이다. 감개 무량하다. (웃음)
말한 것처럼 중세 암흑시대라는 배경은 당시 온라인 게임에서는 찾아보기 힘든 테마였다. 대표로서 불안하진 않았나?
오용환: 솔직히 개발진이 '중세시대 X파일'이라는 콘셉트를 잡은 후 대중성 면에서 걱정도 많이 했다. 하지만 이렇게 콘셉트를 잡고 난 뒤 밖으로 나가니 오히려 해외 바이어들에게 많은 관심과 격려를 받았다. 덕분에 여기까지 밀고 올 수 있었다.
지난 테스트까지는 액션성 검증하느라 스토리를 제대로 보여주지 못했는데, OBT부터는 제대로 된 중세시대 X파일을 보여줄 예정이다. 프롤로그에만 있었던 스토리 컷인을 대폭 확대했으니 기대해도 좋다.
■ 이전 평범한 오크통에도 타격판정! 물리 효과 확대
중세시대 X파일이라는 콘셉트와 함께, 초기 <애스커>를 대표하던 것이 파괴액션이었다. 하지만 점점 파괴보다는 탈진과 피격캔슬 등 능동액션으로 초점이 맞춰졌다. 어떤 연유에서 이렇게 되었는가?
오용환: 물리효과와 파괴액션에 대해서는 이미 R&D가 끝난 상태다. 실제로 그 덕에 KGC 등 행사에서 강연도 할 수 있었고. 하지만 막상 테스트 빌드를 만들어보니 보는 맛은 있어도 실제 플레이 하는 입장에서는 타격감이나 조작감을 느끼기 힘들었다. 오히려 물리효과 때문에 걸리적거리는 면이 많았다.
그래서 1차 CBT부터 파괴액션 부분을 덜어내기 시작했다. 게임의 콘셉트는 재미를 위해 존재하는 것이니 일단 액션게임의 근본적인 재미부터 살리는 것이 목표였다. 덕분에 액션이나 조작감 부분에 있어서는 많은 개선이 있었다. 초기에 내세웠던 파괴액션은 기초 액션이 완전히 가다듬어진 이후 조금씩 덧붙일 계획이다.
물리엔진을 구현하는 데만 2년 반이 걸린 것으로 알고 있다. 아쉽진 않은가?
오용환: 아쉽지 않다면 거짓말이다. 특히 나보다는 개발을 이끈 박성준 PD가 더 많이 아쉬울 것이다. 하지만 그렇다고 2년 반동안 우리가 일한 것이 다 날아갔다는 것은 아니다. <애스커>는 애초에 물리 효과에 중점을 두고 만든 엔진이라 타격 판정은 그 어떤 게임보다 정교할 것이다. 이 덕에 개발하며 조작감과 액션성에 더 집중할 수 있었다.
또한 초기에 물리엔진에 힘 쏟은 덕에 엔진 확장성이 굉장히 넓다. 덕분에 개발자들이 새로운 던전이나 새로운 기술을 추가하기 굉장히 편하다. 액션 다듬기만 끝나면 물리엔진 이용한 콘텐츠가 빠르게 늘어날 것이다.
물리효과에 힘 쏟은 것 치고는 오크통이나 기둥 등 아무 효과 없는 오브젝트가 너무 많다.
박성준: 지난 테스트까지는 오브젝트에 물리효과가 다 적용되지 않았었다. 폭발 오크통과 같은 특수 오브젝트나 유저의 공격에 부서지는 파편 등에는 타격판정 등이 존재했지만, 던전을 장식하는 일반적인 오브젝트는 그런 것이 없어 많이 어색했을 것이다.
하지만 OBT 버전에서는 모든 오브젝트에 타격 판정이나 경직 판정이 추가된다. 특히 고레벨 던전으로 갈수록 몬스터들의 AI가 좋아지기 때문에 이런 오브젝트 활용이 필수가 될 것이다.
초기에 물리 엔진을 강조했기 때문인지, 유저들 사이에서는 다른 3D MORPG와 자주 비교되는 편이다.
오용환: 서로 다른 게임이라 크게 개의치 않는다. 물리 엔진이라는 것을 때어놓고 본다면, <애스커>는 스킬이 주가 되는 액션을 추구한다. 때문에 상대적으로 컨트롤이 쉽고 가볍다. 액션 마니아가 아닌, MMORPG를 즐긴 유저라도 쉽게 적응하고 즐길 수 있는 액션 게임이 목표다.
■ 강화된 탈진 액션! 더 적극적으로 보스를 공략하라
물리효과 말고, OBT 버전의 변경점에 또 어떤 것이 있을까?
박성준: 가장 큰 차이는 조작감과 밸런스다. 사실 3차 CBT까지만 하더라도 현실성을 이유로 조작감이 많이 뻑뻑했었다. 캐릭터가 역경직 중 회피 스킬을 사용할 수 없는 것이 대표적이었다. 하지만 OBT에서는 현실성보다 즉각적인 조작감에 더 초점을 맞췄다. 이제는 유저가 회피 스킬을 사용하면 캐릭터도 바로 바로 반응할 것이다. 이외에도 일부 공격 판정이 더 직관적으로 바뀌는 등 세세한 면에서 많은 변화가 있다.
밸런스라면 캐릭터 밸런스를 말하는 것인가, 아니면 던전 밸런스를 말하는 것인가?
오용환: 둘 다다. 일단 던전 밸런스의 경우, 지나치게 난이도가 급상승하는 구간을 전부 재정비했다. 이러한 재조정은 3차 CBT에서도 일부 적용되어 있었다. 만약 2차와 3차 CBT 경험을 같이 가지신 분이라면, 2차 CBT에서 어렵기로 유명한 보스 '캐리 아그네스'가 3차 CBT에서 대폭 쉬워졌던 것을 기억하실 것이다. 그런 식으로 던전 전반의 난이도를 재조정했다.
단, 그렇다고 무작정 쉽게 했다는 의미는 아니다. 후반 던전은 고레벨 콘텐츠답게 여전히 난이도가 높다. 다만 캐리 아그네스처럼 난이도가 갑자기 올라가거나, 아니면 파티 플레이를 했음에도 파티원의 이득을 느끼지 못할 정도로 난이도가 이상했던 던전을 재조정했다는 의미다. 솔로 유저가면 조금씩 높아지는 난이도에서 도전 욕구를, 파티 유저라면 파티원과 함께 상대를 쓸어버리는 액션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박성준: 성장 밸런스에서도 많은 변화가 있었다. 템페스트 등 일부 캐릭터의 초반 스킬 구성이 바뀌었다. 어떤 캐릭터는 새로운 스킬이 추가되기도 했고 어떤 캐릭터는 스킬 습득 구간이 바뀌기도 했다. 유저들이 더 흥미 있어 하는 스킬을 앞쪽으로 배치했으니 이전보다 캐릭터를 키우는 재미가 더 강해졌을 것이다.
2차 CBT에서 지적 받은 낚시 등 서브 콘텐츠에 지나치게 구애받는 제작 시스템도 전면 개선되었다. 이전과 비교하면 키우는 맛 자체가 다를 것이다.
현재 <애스커>가 강조하는 액션이 보스 몬스터를 무력화시키는 능동적으로 빈틈을 만들어내는 액션이다. 하지만 일부 클래스는 콘셉트 때문인지 이런 액션을 체험하기 힘들었었다.
박성준: 직업 별로 탈진 성능이 차이가 있는 것은 사실이다. 예를 들어 소울 브레이커는 슈퍼 아머 판정이 많고 스킬의 탈진 공격력이 많아 다른 클래스보다 효과적으로 탈진을 이끌어 낼 수 있다.
반면 템페스트는 전반적으로 빠른 움직임에 초점을 맞춰 순간 폭딜은 강하지만 탈진 공격력은 약한 편이다. 플레어는 넓은 기술 폭이 강점이지만 그만큼 조작이 까다로워 이를 효과적으로 살리기 힘들고. 그리고 특징은 소울 브레이커 이외의 직업이 한 던전에서 탈진을 한 번 이상 보기도 힘들게 만들었다.
그래서 OBT에서는 이러한 점을 개선해 다른 직업의 탈진 능력을 조금 더 강화시켰다. 또한 보스의 스킬을 캔슬 했을 때에도 탈진 게이지를 깎도록 수정해 보다 주도적으로 상대의 빈틈을 만들어 내게끔 유도할 계획이다.
OBT에서는 40레벨까지의 콘텐츠가 해금된다. 유저들에게 특별히 강조하고 싶은 던전이 있다면?
박성준: 시나리오 중 블랙쉽 정식 단원으로 인정받는 스테이지가 있다. 시스템적으로는 <애스커>의 물리효과는 물론, '빛'을 활용해 보스를 공략한다는 특징을 가지고 있다. 또한 주인공에게는 튜토리얼에서 자신의 목숨을 위협한 보스와 다시 대면하는 스테이지이기도 하다. 여러 의미에서 힘을 쏟은 스테이지니 꼭 즐겨줬으면 좋겠다.
오용환: 나는 초반부 스테이지 중 하나인 ‘보더라인 북쪽’을 추천하고 싶다. 보더라인 북쪽은 본격적으로 오브젝트 활용 기믹이 등장하는 던전이다. 던전 곳곳에 있는 신호탄을 활용해 감시탑 위의 적을 처치하거나 보스를 탈진시킬 수 있는 던전인데, 중요한 것은 언제 어떻게 신호탄을 사용하느냐에 따라 플레이 양상이 완전히 바뀐다는 것이다. 20레벨 전에 갈 수 있는 곳이니 여기까진 꼭 플레이 해보길 바란다.
■ MORPG가 가진 커뮤니티의 한계를 뛰어 넘겠다
OBT 추가 콘텐츠 중 진영 기반 레이드가 있다고 들었다. MORPG에 레이드라니 잘 상상이 가지 않는다.
박성준: 진영 기반 레이드 던전인 ‘하늘빛 유적’은 하루에 한 번, 한 시간 동안만 열리는 던전이다. 그렇다고 한시간 내내 플레이 할 수 있는 던전은 아니고 개인 별 입장횟수는 2번으로 제한된다.
던전 자체는 평범한(?) 4인 던전이다. 하지만 보스의 난이도가 무지막지하게 높다. 패턴도 패턴이지만 일단 체력이 정말 초월적이다. 다만 이 체력은 진영 내 모든 유저들에게 공유된다. 즉, 진영 기반 레이드의 목표는 진영 내 구성원이 한 시간 내에 보스의 체력을 깎아 내는 것이다. 만약 보스를 처치하지 못하면 내가 아무리 많이 피해를 입혔다고 하더라도 보상을 받지 못한다.
일반적으로 레이드 콘텐츠라고 하면 저레벨 유저가 소외받기 마련인데, 하늘빛 유적은 이러한 특징 때문에 저레벨 유저도 환영받을 수 있을 것이다. 보스 체력이 워낙 많아 누구든 들어가 1%라도 보스의 체력을 깎는 것이 중요하기 때문이다. 솔로 플레이부터 4인 플레이 모두 지원하기 때문에 저레벨 유저가 고레벨 유저를 방해할 일도 없고.
<애스커>의 진영은 캐릭터가 속한 국가나 단체라기 보다는, 그때 그때 바꿀 수 있는 대화채널에 가까운 것으로 알고 있다. 이런 식의 진영에 이러한 레이드(?) 콘텐츠를 넣은 이유가 무엇인가?
박성준: MORPG의 가장 큰 단점이 바로 커뮤니티다. MMORPG처럼 필드가 있는 것도 아니니 유저끼리 어울릴 수 있는 공간이 극도로 제한되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MORPG의 던전이 플레이 중 대화를 할 수 있을 정도로 말랑말랑하지도 않고.
대화채널을 진영이라고 이름 짓고 진영에 속한 이들이 진영 이름을 바꿀 수 있게 만든 것도 커뮤니티에 대한 고민 때문이었다. 이렇게 만들면 같은 클래스, 혹은 비슷한 취향이나 취미를 가진 사람들이 조금 더 쉽게 모이지 않을까 하는 생각에서였다.
2차 CBT에 추가된 진영 미션, 그리고 이번 OBT에 추가되는 진영 기반 레이드의 목적도 같다. 진영 내 유저들에게 공동 미션을 줘 같은 주제로 왁자지껄하게 떠드는 모습이 목표다. OBT 이후에도 진영과 같은 콘텐츠를 계속 늘려 유저들이 같이 즐기고 떠들 수 있는 무언가를 지속적으로 제공하는 것이 목표다.
커뮤니티의 핵심은 유저 간의 반응과 관계다. MORPG라는 제한된 틀 속에서 이것이 성공할 수 있을까?
오용환: 확신은 없다. 하지만 커뮤니티가 흥한 게임 중 의도적으로 커뮤니티를 이끌어 낸 게임은 많지 않다. 우리도 그저 노력할 뿐이다.
박성준: <애스커> 커뮤니티의 목표가 있다면 MMORPG의 느낌을 MORPG에 녹이는 것이다. 2차 CBT에 추가된 낚시나 불사의 전당도 이러한 고민 속에서 탄생했다. 두 콘텐츠 모두 느긋하게 즐길 수 있고 또 자연스럽게 다른 이들과 이야기하게 유도하게끔 만들어졌다. 이게 성공적이었는가는 유저 분들께서 직접 체험하고 답해주시기 바란다.
MORPG는 다른 장르에 비해 콘텐츠 소모가 극심한 장르다. OBT 이후 업데이트 계획이 궁금하다.
박성준: 대규모 업데이트가 한 달 주기로 계획되어 있다. 신규 던전 같은 흔한(?) 콘텐츠부터 신규 캐릭터나 대규모 전장, 5인 이상의 유저들이 한꺼번에 참여하는 고난이도 던전 등이 선보여질 예정이다. 이들 콘텐츠는 늦어도 이번 가을 안에서 선보여질 예정이니 많은 기대 부탁 드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