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D 대전격투 게임의 대명사 <킹오브파이터즈>는 1994년부터 거의 매년 신작이 발매되면서 격투 게임 애호가들의 사랑을 받아 왔습니다. 그리고 시리즈 탄생 15년이 되는 올해, 우리나라에서 개발 중인 <킹오브파이터즈 온라인>이 공개되면서 또 다른 관심을 받고 있죠.
아직은 영상 하나만 공개된 상태인데요, 디스이즈게임은 <킹오브파이터즈 온라인>(이하 킹오파 온라인)을 개발하고 있는 트리플에이게임즈의 엄용준 대표를 만나 제작 현황과 앞으로의 계획을 들어 봤습니다. /디스이즈게임 박상범 기자
<킹오파 온라인> 개발사 트리플에이게임즈 엄용준 대표.
먼저 <킹오파 온라인>의 소개를 부탁한다. 총 12편으로 제작된 원작 <킹오브파이터즈>를 온라인으로 개발 중이다. 장르는 3D 협력 격투 액션 MORPG로, 기존의 방과 방을 이동하는 것이 아닌, 심리스 방식의 맵을 적용해 시작부터 보스전까지 자연스럽게 진행된다.
유명 IP를 온라인 게임으로 만드는 만큼 각오도 남다를 듯하다. 한 마디로 ‘잘 만들어도 본전이고 욕을 안 먹으면 다행’이다. ‘원작을 망치지 말라’는 말이 가장 무섭다. 그러지 않기 위해 최대한 노력하고 있다.
그래픽 면에서도 <킹오브파이터즈: 맥시멈 임팩트>보다 훨씬 낫다고 생각하고 있고, 공개된 영상이 북미나 중국 쪽에서도 좋은 반응을 이끌어 내고 있다.
그리고 격투 게임인 만큼 싸우는 맛이 있어야 하기 때문에 전투 시스템 중심으로 개발하고 있다. <킹오파 온라인>은 마니아 게임은 아니지만, 마니아가 봐도 수긍이 가도록 난이도에서도 적절한 선을 지키려고 한다.
<킹오파 온라인>에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부분은? PvP로 가기 위한 PvE가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킹오파 온라인>도 궁극적으로 PvP를 지향하지만 유저가 PvE를 하는 동안 스킬을 배우고 실력을 키우는 것을 목표로 삼고 있다. MMORPG에서도 만렙이 될 때까지 재미를 주지 않은가.
즉, 격투가가 원수를 잡기 위해서는 두 가지 방법을 쓸 수 있다. 하나는 세계 각지를 돌며 타인과 싸우며 실력을 쌓거나, 아니면 산에 가서 벽만 치거나 할 수 있겠지만 벽만 친다고 실력이 늘겠나? 재미도 없다.
공개된 영상을 본 유저들은 기존의 액션 RPG와 크게 다르지 않다는 지적도 했다. <킹오브파이터즈>는 심리전 단타 게임이 아니고 콤보가 키워드다. 때문에 그런 면을 영상에서 구현했어야 하는 데 공개된 영상은 촬영된 지 두 달이 지난 버전이기 때문에 미처 보여 주지 못 했다. 현재 버전에서는 <킹오브파이터즈>의 모든 것이 구현된 건 아니지만 격투에서 느끼던 콤보의 느낌은 갖췄다. 걱정 안 해도 될 것이다.
캐릭터의 생김새가 기존 <킹오브파이터즈>와 많이 달라서 이질감이 든다는 이야기도 많다. 맞다. ‘쿄 쿠사나기’에 대한 지적을 제일 많이 받았다. 그래서 열심히 바꾸고 있다.
사실 <킹오브파이터즈>의 각 버전마다 생김새가 조금씩 다르고 원화와 비교해도 많이 다르다. 즉, 각 캐릭터의 얼굴은 실존하지 않는 상상 속의 얼굴이고, 유저마다 그에 대한 생각이 다 다르다. 그리고 <킹오브파이터즈>가 대부분 2D였기 때문에 <킹오파 온라인>의 캐릭터와 많이 다르다는 느낌을 받을 수 있는데, 그건 아마 유저들이 캐릭터에 대한 애착이 많기 때문일 것이다.
영상에서는 기존 <킹오브파이터즈>의 음성이 들어갔다. 국내 플레이 버전에도 동일한가? 아니다. 새로 녹음한다. 그리고 원작과 같은 언어를 사용할 것이다. 일본어는 일본 성우에게 맡길 것이고, 한국 캐릭터는 한국 성우에게 맡길 것도 고려하고 있다. 참고로 기존 성우를 기용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
영상 마지막의 쿠라와 괴물의 등장이 뜻하는 것은 무엇인가? 뜻은 전혀 없고 그저 이런 게 있다는 걸 보여준 거다. 베네치아를 배경으로 세상이 만들어지고 있는 형태의 맵이 있다. 그리고 그 괴물도 만들어지고 있는 것 중의 하나인데 게임에서 사용할지 말지는 아직 미정이다.
각 캐릭터마다 기존의 스토리 라인이 반영되나? 그렇다. 스토리 소재와 라인도 그대로 반영될 것이다. 우리는 원작을 무시하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게임 캐릭터 중 루갈도 유저가 플레이할 수 있나? 고민이다. 보스 캐릭터이기 때문에 NPC로 할지 PC로 할지 아직은 미정이다. 참고로 현재는 개발 중이기 때문에 루갈의 사용이 가능하도록 해놓은 상태다.
SNK는 <사무라이쇼다운 온라인>에 많은 자유를 줬다. <킹오파 온라인>도 마찬가지인가? 그렇다. 마찬가지다. 커스터마이징에 대한 허락도 받았고 캐릭터 설정집은 물론 <킹오브파이터즈>의 각 버전 별로 데이터도 입수해 두었다.
<킹오파 온라인>의 조작은 어떻게 이뤄지나. 아직 확정되지 않았기 때문에 자세하게 공개할 순 없지만 공격키와 방어키, 필살기 키로 다양한 기술을 사용할 수 있다. 특히 필살기는 슬롯에 넣고 단축키를 누르는 게 아니라 간단한 커맨드 방식이기 때문에 원하는 상황에서 원하는 필살기를 바로 사용할 수 있을 것이다.
<킹오브파이터즈> 유저들은 게임에서 느꼈던 특유의 조작감과 연속기, 캔슬을 느낄 수 있는가에 관심이 많다. 물론이다. 기본 타격 기술과 필살기를 이용해 콤보와 캔슬연속기가 가능하며 수 차례의 공중 콤보까지도 가능하다. 이를 통해 기존 <킹오브파이터즈> 유저들도 비슷한 조작감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기존 <킹오브파이터즈>의 캐릭터들은 모두 등장하나? 그리고 각 캐릭터의 기술은 모두 사용할 수 있나? 모두 등장시킬 예정이지만 확실히 정해진 것은 없다. 기술도 각 캐릭터마다 최소 10개 이상 사용할 수 있다. 기술은 돈이나 포인트를 써서 배우는 게 아니라 일정량의 레벨업이 되면 잠겨 있던 스킬이 풀리는 방식이다.
최대 몇 명까지 함께 할 수 있나? 하나의 방에서 최대 4명까지 플레이가 가능하도록 개발 중이다. 이로써 한 게임에 최대 12개의 캐릭터가 등장할 수 있다.
액션 RPG에서 태그 시스템을 사용하게 된 이유는? <킹오브파이터즈>의 캐릭터가 굉장히 많은데 이 모든 캐릭터를 하나하나 키우는 것보다 한꺼번에 키우고 다양성을 활용하는 게 좋다고 생각했다. 원작에 이런 개념도 있었기 때문에 상황에 맞게 필요한 캐릭터로 교체해 전투를 벌인다는 콘셉트를 잡았다. 게임 시작 전에 원하는 캐릭터 3명을 정하고 들어가는 방식의 태그 시스템은 클로즈 베타테스트부터 들어갈 것이다.
언제쯤 <킹오파 온라인>을 만날 수 있나? 내년 상반기에 클로즈 베타테스트를 계획하고 있다. 지난번 영상이 우리 게임의 전부가 아니다. 오해하지 말아달라. 2~3개월 내로 진정한 <킹오파 온라인>의 모습을 선보이겠다.
마지막으로 <킹오파 온라인>을 기다리는 유저들에게 한 마디. <킹오파 온라인>은 유저들의 의견을 많이 반영할 것이다. 그 일환으로 이름만 들어도 유명한 <킹오브파이터즈> 마니아 유저를 직원으로 뽑아 마니아들의 요구를 파악하고 있다. 내부에서도 각 기사에 대한 댓글들을 확인하고 있고, 쿄의 모습도 의견을 반영해 성형 중이다. 절대 마니악한 게임을 만들지 않고 일반 유저도 쉽게 접근할 수 있도록 만들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