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스이즈게임의 연재 인터뷰 ‘고군분투(孤軍奮鬪)’는 올해 여름 시즌을 포함한 하반기에 첫 번째 게임을 선보이는 신생 온라인게임 개발사를 찾아가 그들이 걸어온 길을 알아보고 앞으로의 계획을 진솔하게 들어 보는 코너입니다.
첫 번째 주인공은 이번 여름 횡스크롤 MMORPG <펀치 몬스터>(Punch Monster)를 선보이는 ‘넥스트플레이’(Next Play)입니다. 과연 넥스트플레이는 어떤 회사일까요? 지난 7월 초, 역삼동 넥스트플레이 사무실을 방문했습니다. /디스이즈게임 현남일 기자
첫 MMORPG <펀치 몬스터>를 준비하고 있는 넥스트플레이는, 신생 개발사이기는 하지만 회사 설립 후 벌써 6년에 가까운 시간을 보낸 ‘신생답지 않은 신생’ 개발사입니다.
지난 2005년 7월 중소기업청 주관 ‘기술혁신 개발 사업자’(MMO 게임 서버 기술)로 선정되기도 했던 이 회사는 현재 서울 강남구 역삼동에 사무실을 마련하고 있으며, 개발자는 50여 명이 넘습니다.
사무실 곳곳에서 눈에 띄는 <펀치 몬스터>의 흔적들.
“ 즐겁게 게임을 만들 수 있는 회사를 꿈꾼다” |
원래 계획대로라면 넥스트플레이는 지난 2008년 중으로 <펀치 몬스터>의 오픈 베타 테스트(OBT)를 진행해서 유저들과 만남을 가질 예정이었습니다. 하지만 실제로 지난 해 말에 2차 베타테스트를 진행한 이후 지금까지 조용하게(?) 지내 왔는데요. 그 동안 어떤 일이 있었을까요?
넥스트플레이 양기창 대표이사를 만나 근황과 앞으로의 계획에 대해 물어봤습니다.
‘전설적인 해커’ 출신 양기창 대표 넥스트플레이를 이야기할 때는 언제나 빼 놓을 수 없는 인물이 한 명 있습니다. 바로 양기창 대표이사(오른쪽 사진)가 그 주인공입니다. 디스이즈게임 인터뷰를 통해 밝히기도 했지만, 사실 그는 지난 1990년대만 해도 이른바 ‘전설’로 통하던 유명한 해커였습니다. 한국과학기술원(KAIST) 재직 시절, 우리나라 1세대 해킹 동아리로 기억되는 ‘쿠스’(KUS, KAIST UNIX Society)를 이끌었던 거죠.
그는 졸업 이후에는 자신의 특기를 살려 ‘보안 전문가’로 활동했는데요, 지난 2003년, 이미 입지를 다진 순탄한 길을 마다하고 5명 안팎의 주변 사람들과 함께 넥스트플레이를 설립하면서 ‘게임 개발사의 대표이사’로 변신하게 됩니다. ▶▶ [관련기사] 전설적 해커가 만드는 게임, 펀치몬스터 {more} |
2차 테스트 이후 소식이 뜸했는데요, 어떻게 지냈나요?
양기창 대표이사: 내부에서는 정말 바쁜 하루하루를 보냈는데 밖으로는 잘 드러나는 않은 것 같습니다.(웃음) 그 동안 어떻게 지냈냐고 하면… 말 그대로 <펀치 몬스터> 개발 하나에 ‘올인’(All In)하고 있었습니다.
처음으로 선보이는 작품이기도 하고, 굉장히 오랜 기간 정성을 들인 게임이다 보니 무엇보다 게임의 퀄리티를 끌어올리는 데 많은 노력을 기울였습니다.
그러고 보니 개발 기간이 어느새 3년이 넘은 것 같네요.
‘프로젝트 피렌체’라는 이름으로 개발을 시작한 것이 2005년이니까 3년이 뭔가요? 벌써 4년째입니다. 들인 돈도 말 그대로 상상을 초월하고, 완전 블록버스터 게임이 따로 없습니다.(웃음)
전체적으로 개발이 늦어진 이유는 무엇인가요?
잘 드러내진 않았지만 <펀치 몬스터>는 지난 해 비공개로 베타테스트를 굉장히 여러 번 진행했습니다. 하지만 베타테스트 단계에서 유저들의 반응이 그다지 좋지 않았기 때문에 전체적인 완성도를 끌어 올리다 보니 많이 지체되었습니다.
그렇다면 OBT를 준비하고 있는 지금은 많이 나아졌다는 뜻이겠죠?
물론이죠. 괜히 오랜 시간 개발에 전념한 것이 아닙니다. CBT 때 나온 유저들의 불만 사항도 많이 개선했고 조만간 선보일 OBT에서는 분명 꽤나 재미있는 게임을 선보일 수 있을 것이라고 자신합니다.
사실 저를 포함한 넥스트플레이 주요 개발진들은 기술력은 몰라도 정작 ‘MMORPG 개발’ 경험은 전무했던 것이 사실입니다. 개발이 다소 늦어진 것은 이런 경험부족에서 오는 시행착오도 컸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지금은 MMORPG 경험자들도 굉장히 많이 입사했고, 많은 경험을 했기 때문에 즐겁게 만들고 있습니다.
개발실 전경. 현재 넥스트플레이에는 <펀치 몬스터> 개발인력만 50명이 넘습니다.
회의실. 게임관련 자료가 걸려있고 뒤쪽의 화이트 보드는… 블랙홀이 따로없군요.;
개인적인 질문인데요, 게임 쪽으로 뛰어든 이후 혹시 후회한 적은 없나요?
본래 성격이 무엇인가를 만드는 것을 굉장히 좋아합니다. 그리고 ‘게임 개발’은 과거 텍스트 머드(MUD) 게임 시절부터 언제나 하고 싶었던 일이기 때문에 특별하게 힘들거나 후회한 적은 없었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프로젝트가 당초 계획과 다르게 늦어졌기에 좀 지친 적은 있었습니다. 하지만 사실 이 부분은 게임이 아니라 어느 분야라고 해도 느낄 수 있는 어려움이라고 생각합니다. 지금은 잘 극복해 나간 것 같습니다.
마지막으로 <펀치 몬스터>를 통해 이루고 싶은 꿈이나 목표가 있다면?
<펀치 몬스터>로 ‘넥스트플레이 하면 액션 RPG를 정말 잘 만드는 회사’, ‘액션 RPG 하면 넥스트플레이!’가 되는 것이 가장 큰 목표이자 꿈이 아닐까 싶습니다. 물론 이와 같은 꿈은 한 명의 노력으로 이룰 수 있는 것이 아니며, 넥스트플레이 모든 식구들의 도움이 필요하겠죠.
또 다른 목표를 꼽자면 ‘개발자들이 즐겁게 일할 수 있는 회사’를 만들고 싶습니다. <펀치 몬스터>를 개발하면서 뼈저리게 배운 것 중 하나가 ‘개발자가 즐겁게 일해야 유저도 즐거운 게임이 나온다’는 사실입니다. 이를 위해 개발자들이 정말 스스로 게임을 개발하고 싶어하는 사내 환경을 만들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일 것입니다. 물론 개발자들에 대한 대우를 아낄 생각도 없고요.
실력이 있다면 얼마든지 대우를 받을 수 있는 회사. 그리고 그런 개발자들이 즐겁게 일할 수 있는 회사를 만들고 싶습니다.
회의실 벽면을 가득 채운 <펀치 몬스터>의 캐릭터 레벨별 필드 기획. 이런 기획에도 수많은 시행착오를 거쳤다고 합니다.
양기창 대표이사가 내세우는 넥스트플레이의 모토는 “개발자가 대우 받는 회사”입니다. 개발자들 사이의 의견 교환과 교류도 활발하다고 합니다.
“펀치몬스터, 여름에 오픈 베타테스트” |
넥스트플레이의 첫 게임이자 엔씨소프트를 통해 서비스 될 <펀치 몬스터>는 굳이 비교하자면 <메이플 스토리>, <텐비> 등과 유사한 외형을 가진 횡스크롤 MMORPG입니다.
<펀치 몬스터>에는 넥스트플레이의 자체 기술 ‘렌더 플랫’(Render Flat)이 적용되어 있습니다. 랜더 플랫은 일반적인 2D 횡스크롤 RPG와 달리 흡사 3D 게임처럼 다양한 효과와 연출을 사용할 수 있는 것이 특징이죠. 개발진은 렌더 플랫의 독특한 기반 위에 액션 아케이드 게임에 뒤지지 않는, 화려하면서도 박진감 넘치는 액션을 추구하고 있습니다.
디스이즈게임은 넥스트플레이에서 가장 오랫동안 <펀치 몬스터>의 개발에 참여한 고참 중의 한 명인 김종형 실장을 만나 개발 상황을 들어 봤습니다.
지난 해 11월 진행된 2차 베타테스트 당시의 스크린샷.
2차 테스트 이후 벌써 6개월이 흘렀는데, 그 동안 달라진 부분은 무엇이 있나요?
김종형 실장(오른쪽 사진): 가장 많이 달라진 부분을 꼽자면 역시 ‘전투’일 것입니다. 이전의 테스트에서는 전투가 너무 단순하다는 지적이 많았기 때문에 지금은 전투 패턴을 보다 다채롭게 했고, 각 클래스와 몬스터 간의 개성이 살아나도록 조절했습니다.
지금은 감히 같은 지역에서 30분 이상 전투만 해도 질리지 않을 정도로 재미있을 것이라고 자부합니다. 많은 기대 부탁 드립니다.
전투 외에 달라진 부분은 무엇이 있나요?
단순한 ‘외형’ 측면에서는 크게 바뀌지 않았지만 자세하게 들여다 보면 정말 많은 부분이 바뀌었습니다. 예를 들어 기존에는 ‘전사’, ‘궁수’와 같이 MMORPG라면 의례 등장하는 일반적인 클래스만 등장했지만, 지금은 각 클래스 별로 세부 클래스가 굉장히 많이 등장합니다. 이 때문에 같은 전사 계열이라고 해도 플레이를 해 보면 서로 굉장히 다른 차별점이 많다는 사실을 알 수 있습니다.
이 밖에도 맵은 기존의 그것이 단순하게 ‘이동하는 공간’이었다고 한다면, 지금은 ‘즐기고 노는 공간’이라는 느낌을 잘 살릴 수 있도록 다시 디자인했습니다. 아케이드성을 살렸다고 하면 될까요. 맵에 따른 전략성은 물론이고 ‘점프를 통해 갈 수 없었던 길을 간다’는 식의 디자인도 많이 첨부하려고 노력했습니다.
혹시 거대한 보스와의 전투 같은 것은 없나요?
다음 테스트에서 우리가 가장 신경 쓰는 부분 중에 하나가 거대 보스와의 전투입니다. 실제로 거대 보스가 굉장히 많이 준비되어 있고, 보스는 굉장히 다양한 패턴을 가지고 있어 단순한 ‘칼질’로는 절대로 쓰러뜨릴 수 없습니다.
다수의 유저들이 뭉쳐서 다양한 패턴으로 공격 해오는 보스의 움직임을 파악해 그 틈을 찌르는 방식으로 보스전이 펼처질 것입니다.
펀치몬스터 개발자들의 콜렉션. 각종 피규어부터 영화 관련 물품들도 보입니다.
펀치 몬스터만 4년 넘게 개발한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혹시 가장 힘들었던 순간이 있었다면 언제일까요?
알파 1,2,3차 테스트를 한 직후가 아닐까 싶습니다. 유저들의 피드백이 좋지 않았기 때문에 우리가 기획했던 것을 수정하고, 방향성을 바꾸다 보니 어려움이 많았습니다. 물론 이것은 우리가 MMORPG의 개발 경험이 전무했기에 어찌 보면 자초한 일이라고도 할 수 있겠죠.
그렇다면 그 어려운 순간을 극복한 방법은?
유저들의 반응을 가감 없이 받아 들여야만 했습니다. 그리고 무작정 게임을 뒤엎지 말고 핵심을 집어 문제점을 파악하고, 무엇보다 끊임 없이 노력해서 극복했습니다.
다행히 지금은 MMORPG 경험이 많은 개발자들도 영입했고, 기존 개발자들 역시 계속 문제점을 해결하려고 노력했기에 비해 확실히 나아졌다고 자신합니다.
[미니 인터뷰] 넥스트플레이 3D 아티스트 이순열 간단하게 자기 소개를 부탁합니다. 넥스트플레이에서 3D 아티스트로 활동하고 있는 이순열입니다.
고등학교 졸업 이후 학원을 거쳐 넥스트플레이에 입사했고 이제 4개월째 일하고 있으니 팀에서나 회사에서나 막내급이라고 할 수 있겠네요. 현재 <펀치 몬스터>의 3D 월드 작업을 하고 있습니다. 야근은 혹시 많이 하시나요? 목이 매일 정도로 많이 하는 것 같습니다.(웃음)
하지만 회사의 복지도 세밀한 것까지 괜찮고 무엇보다 저 스스로가 즐겁게 게임을 개발하고 있으니까 특별히 야근 때문에 힘들거나 어려운 일은 없습니다.
신입으로서 넥스트플레이의 가장 큰 장점은 무엇이라고 생각하세요? 앞에서 말한 복지도 장점이라고 생각하지만, 무엇보다 사람들 간의 의사 소통이 잘 되는 점이 최고의 장점이 아닐까 싶습니다. 서로서로 같이 게임을 만든다는 생각으로 즐겁게 일하고 있기 때문에 특별하게 답답하다는 느낌도 받지 않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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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무실 곳곳에는 책을 읽고 쉴 수 있는 휴식공간이 마련되어 있습니다.
넥스트플레이의 자랑, 안마의자입니다.
안마의자 시연장면입니다. 보기만 해도 시원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