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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시장은 하나가 아닌, 부분의 합”

GSP 운영사 서벡스 송노욱 대표, 퍼니젠 락시미 매니저 인터뷰

shiraz 2009-07-19 16:08:08

최근 글로벌 서비스 플랫폼(GSP)에 관심을 갖는 업체들이 많다. 한국콘텐츠진흥원(KOCCA)에서 진행 중인 GSP 지원사업에도 여러 업체가 참여하고 있으며, 자체 서비스를 진행 중인 곳도 점점 늘고 있다. 중소규모 업체 뿐만 아니라 이름이 널리 알려진 업체들도 알게 모르게 GSP 사업을 준비하고 있다. 하지만 사실 성공했다고 말할 만한 곳은 적은 것이 현실.

 

이들 업체 담당자들을 만나서 이야기를 나눠보면 저마다 눈물겨운 비하인드 스토리를 들려 준다. 홍보를 어떻게 해야하는지? 빌링은 어떻게? 또 유저 서비스는? 이런 과제들을 해결하면서 저마다 겪었던 시행착오들을 늘어 놓는다면 밤을 새워도 모자랄 것이다.

 

디스이즈게임은 GSP사업을 공격적으로 진행하고 있는 서벡스(Servex)의 송노욱 대표와 자회사인 퍼니젠(Funizen)의 락시미나라야난(A.Lakshminarayanan) 마케팅 매니저를 만나 이야기를 나눠 보았다. 그들의 현장 경험을 들어 보자. /디스이즈게임 황성철 기자

 


 

TIG> 언제 사업을 시작했나. 퍼니젠 서벡스의 관계는?

 

송노욱: 사업준비는 2007 12월부터 했다. 그리고 2009 3월 첫 게임 <노스테일 글로벌> 클로즈 베타테스트(CBT)를 실시했다. 퍼니젠은 과거 SIFY에서 <A3> 서비스를 담당하던 인력들을 모아 올해 초에 설립했다. 퍼니젠은 서벡스와 대주주가 동일한 법인이다.

 

왼쪽부터 서벡스 송노욱 대표와 퍼니젠 락시미나라야난 마케팅 매니저.

 

 

TIG> GSP 사업을 시작하게 된 계기는?

 

송노욱: 사실, 2000년대 초반은 국내 게임업체에 해외 퍼블리셔가 먼저 러브콜을 보내는 시기여서 비즈니스가 비교적 편했다. 그러나 2006년에 되자 상황이 역전되었다. 괜찮은 게임들은 많았으나 러브콜이 끊어지니 해외로 진출할 방법이 없었다. 그래서 GSP(글로벌 서비스 플랫폼)가 새로운 판로로 등장했다. 하지만 자금과 정보가 부족한 업체들에게는 진입장벽이 너무 높았다. 그래서 우리가 그런 플랫폼을 제공한다면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생각했다.

 

 

TIG> 직원 수는 몇 명 정도인가?

 

송노욱: 서울에 서벡스 본사가 있으며 인도 동부 해안 지역에 있는 Chennai에 자회사 퍼니젠이 있다. 인도에는 10여 명의 직원이 상주하고 있다. 대부분이 현지인이다.

 

 

TIG> 서벡스는 인도 지역을 주 무대로 활동하고 있다. 현지에서 서비스 중인 온라인 게임들은 어떤 것이 있나?

 

락시미나라야난: 아직 인도 온라인 게임 시장은 활성화 단계는 아니다. 초기에 한국 게임이 여러 번 진출했으나 좋은 성적을 거두지는 못 했다. 필리핀의 레벨업(Level Up)을 통해 <라그나로크 온라인>이 공격적으로 들어온 적이 있었으나 현재는 서비스가 중단된 상황이다. 또한 현지 PC방 사업자인 SIFY를 통해 <A3>가 잠깐 서비스되었으며 <시티레이서>도 서비스를 하였으나 모두 서비스가 종료되었다.

 

최근에는 중국 업체들의 진출이 두드러진다. 중국 나인유의 <경무단2><댄스 멜라>(Dance Mela)라는 이름으로 서비스 중인데 약 600~1,000 명 정도의 동시접속자수를 기록하고 있고 <카트라이더> 짝퉁으로 알려진 <크레이지 카트>의 경우는 약 200~300 명 정도다. 그다지 성적이 좋은 편은 아니다. 

 

 

 

TIG> 엔트웰에서 개발한 <노스테일>의 글로벌 서비스를 진행하고 있다. 성적은 어느 정도인가? 초기 시행착오가 많았다고 하던데.

 

송노욱: 성적에 대해서는 아직 말할 단계는 아니다. 초반에 많은 시행착오를 겪었으나 최근에 30% 정도 동시접속자수가 상승하여 고무적이다. GSP 사업을 진행하면서 겪게 되는 가장 큰 어려움이 바로 결제, 빌링(Billing)이다. 우리도 이 부분이 어려웠다. 국내는 한두 업체만 만나서 결제 방식을 선택하면 되지만 GSP의 경우는 다르다. 계속해서 빌링 서버를 추가하고 수정하고, 보완해야 한다.

 

<노스테일 글로벌>의 빌링에서 가장 큰 어려움은 바로 결제 취소였다. 유저가 유료 아이템을 구입한 후 결제를 취소하는 경우가 있다PG(Payment Gateway, 결제 대행업체)들은 대부분 환불해 주는데, 이때 우리가 골치 아파진다. 팔린 아이템을 추적해서 회수해야 하기 때문이다. 작년까지 우리와 계약한 PG 업체들은 5개였는데. 빌링서버를 하나 붙일 때마다 철야 대기 상태였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국내 PG사인 애드빌소프트가 우리가 제안한 통합 빌링 모델을 구축하여 곧 제공할 예정이란 점이다. 일일이 해외 PG사들을 접촉하지 않아도 된다는 점이 매력적이다. GSP 사업자들에게 많은 도움이 되리라 본다.

 

 

TIG> 게임 홍보는 어떻게 진행하고 있나?

 

송노욱: 주로 PC방 체인을 통해 게임을 알린다. 선불 게임카드를 판매할 때 PC방 업주에게도 일정 수익이 있기 때문에 업주들이 보다 적극적으로 홍보를 해 준다.

 

최근 오픈베타를 시작한 <크로노스>의 경우 ZAPAK PC방 체인을 통해 홍보를 펼치고 있다. ZAPAK은 인도 최대 기업인 릴라이언스(Reliance Group)의 게임부문 자회사다. 릴라이언스 그룹은 인도의 삼성과 같은 위치라고 할 수 있는데, 전체 세수의 약 20~30%를 담당한다고 보면 된다. 서벡스는 ZAPAK에 한국 게임을 중계하는 계약을 맺었다.

 

ZAPAK은 엄청난 자금력을 통해 게임전용 PC방인 게임플렉스(GamePlex)를 개장하는 등 공격적으로 시장에 진입하고 있다. 또한, 게임포털 ZAPAK.com을 통해 직접 게임 서비스를 진행하고 있기도 하다. 1년 예산이 수 백억 원 수준이다. 이벤트 진행에 1일 한화 300만 원 정도를 쓰고 있다. 현재 72개의 PC방을 개장했고 내년 초까지 250여 곳의 매장을 여는 것이 목표다.

 

또한 게임 드롬(Gamedrome)이라는 PC방 체인을 운영하고 있는 SIFY를 통해서도 홍보를 진행하고 있다. 현지에 약 250 곳의 매장을 보유하고 있다. 이들을 통해 내년에는 총 2~3만 개의 PC방 좌석을 확보할 계획이다.

 

 

TIG> 인도 현지 PC방의 상황은 어떠한가?

 

락시미나라야난: 인도에는 약 15,000~20,000 개의 PC방이 있다. 이는 인터넷 카페와 게임전용 PC방의 수를 합한 것이다. 인터넷 카페는 PC를 서너 대 가져다 놓고 전화선 모뎀을 연결해놓은 동네 구멍가게 수준이라고 할 수 있다. 1~2년 전에는 이런 인터넷 카페가 많았다. 최근 늘어나고 있는 게임 전용 PC방은 매우 높은 사양을 가지고 있어서 플레이하지 못 하는 게임은 거의 없다. 인터넷 속도는 약 250Kb/s 수준으로, 시간당 요금은 약 30 센트다.

 

 

서벡스가 글로벌 서비스 중인 <노스테일 글로벌>의 홈페이지.

 

 

TIG> 퍼니젠에 대해서 소개 부탁한다.

 

락시미나라야난: 퍼니젠(Funizen) GSP 사업자들의 부족한 부분을 채워 주는 역할을 한다. 일반적인 게임 운영을 비롯한 고객서비스(CS) 외주 업무와 더불어 전문 게임번역, 유저 유입경로 및 유저 데이터 분석 등을 진행하고 있다. 사실상 A to Z라고 보면 된다.

 

 

TIG> <노스테일>과 <크로노스> 외에 다른 업체의 GSP 운영도 맡고 있나?

 

송노욱: 아직 밝힐 수는 없지만 모 업체의 GSP 사업을 차근차근 준비하고 있다. 조만간 CBT에 들어갈 예정이다.

 

 

TIG> GSP의 특성상 24시간 운영이 필수적이다. 인력 배분은 어떻게 하고 있나?

 

락시미나라야난: 글로벌 서비스 중인 게임들은 동시접속자가 꾸준히 유지된다고 보면 오산이다. 실제로는 특정 시간대에 유저들이 집중된다.

 

쉽게 말해 해를 따라가 보면 된다. <노스테일>의 경우 해가 아시아 위를 지날 때 동시접속자가 최고 수준을 기록한다. 그후 점차 소강상태를 보이다가 미주 대륙을 지날 때 다시 상승한다. 태평양 위를 지날 때는 제일 적은 수준을 유지하다가 다시 상승하는 곡선을 보인다.

 

처음에는 운영인력을 꾸준히 유지하였으나 낭비라고 생각되어 변동적으로 배치하고 있다. 현재는 1 GM-2 CS 혹은 1 GM-1 CS 체제로 팀을 짜서 운영하고 있다. 실제로는 24시간 대기는 하지 않고 있다. 약간의 공백기간을 두어도 큰 문제는 없다.

 

 

TIG> GSP 운영에서 가장 힘든 점은 무엇인가?

 

락시미나라야난: 뭐니뭐니해도 이벤트 진행이다. 예전에 <노스테일>에서 경험치 2배 이벤트를 한 적이 있었다. 하루에 3, 시간대를 정해 진행했는데 한 싱가포르 유저가 항의를 하더라. 이벤트 시간대가 아침 등교시간, 수업시간, 하교 시간에 맞춰져서 자신은 이벤트 참여를 할 수 없다는 것이었다. 이벤트의 경우 짧은 시간 동안 진행해야 효과가 높다. 그래서 어떤 유저들은 시간대를 맞출 수가 없다. 이런 다양한 요구들을 맞추기가 힘들다.

 

그리고 또 한가지, 욕설 문제다. 워낙 다양한 나라에서 유저들이 유입되다 보니 욕설도 아주 다양하다. 사실상 전 세계의 욕설들을 다 알기란 불가능하기에 유저들의 도움을 받아 해결하는 경우가 많다. 최근에는 욕설 리스트를 만들어서 팀원들 사이에서 공유하고 있다.

 

 

TIG> 인도는 세계의 콜센터로 각광받고 있다. 인도 현지 인력의 장점은 무엇인가?

 

락시미나라야난: 인건비가 저렴하면서도 학력 수준이 매우 높다. 대졸 초임의 경우 한국의 3분의 1 수준이다. 매년 고등학교 졸업자 중 10~15%가 정규 대학에 진학하며 비정규 대학의 경우를 포함하면 30%라고 보면 된다. IIT(인도공과대학) IIM(인도경영대학)의 경우 경쟁률이 10만 단위를 넘어선다. 인도 현지에서는 여기에서 떨어지면 미국 아이비 리그에 간다는 이야기가 있을 정도다.

 

또한 게임 쪽 종사자의 경우 매우 높은 열정을 가지고 있다. 성공이 보장된 다른 길을 마다하고 뛰어든 사람이 많다. 세계 각국의 외주 콜센터 경험을 통해서 현지에 고객 응대 마인드가 잡혀 있다는 점도 긍정적이다.

 

 

TIG> 최근 GSP 사업에 뛰어드는 한국 업체들이 많다. 하지만 영어 가능 인력의 수급에서 어려움을 겪고 있다. 서벡스의 경우는 어땠나?

 

송노욱: 게임을 잘 알면서 영어도 잘 하는 사람을 찾기가 정말 쉽지 않다. 예를 들어 게임을 번역할 때 영어만 잘하는 사람은 게임용어가 가진 뉘앙스를 잘 전달하지 못한다. 운영에 있어서도 마찬가지다. 업체 담당자들 가운데 이런 고민을 하는 사람이 많을 것이다. 우리도 답이 안 나오는 상황이라 인도로 왔다.

 

인도 현지 인력이 실무를 담당하되 전체적인 관리는 한국인이 하는 모델로 가면 좋다. 특히 고객 응대에 대해서는 세부 컨트롤을 해 줄 인력이 꼭 필요하다.

 

 

TIG> 서벡스의 향후 사업 계획은 무엇인가?

 

송노욱: 자체 GSP 사업과 함께 게임 개발을 제외한 모든 부분을 외주 서비스로 제공할 계획이다. GSP는 프로모션이 상당히 힘들다. 유저 풀이 적다 보니 지속적으로 쌓이지 않고 계속해서 빠지는 경우가 많다. 우리는 영어가 가능한 유저 풀을 확보할 수 있다. 또한, 선불카드의 판매를 통한 매출 증가도 진행이 가능하다. 그 외에도 다양한 형태의 제휴를 진행할 예정이다.

 

 

TIG> 다른 GSP 사업 담당자들에게 할 말이 있다면?

 

송노욱, 락시미나라야난: 최근 중소 게임 개발업체의 경우 외부 퍼블리싱이 쉽지 않다. 앞으로 해외에서 판로를 찾는 것도 쉽지 않을 것이다. 그러다 보니 GSP를 염두에 두고 있는 곳이 많다. 하지만 모두가 여유가 있는 것은 아니다. 자금 여력이 충분한 업체나 가볍게 시작할 업체도 있지만 절박한 상황에 처한 곳도 꽤 있다.

 

국내에 서버를 두고 GSP를 운영할 경우 회선비용이 1M에 10만 원 정도다. 처음에는 가볍게 시작한다 하더라도 매달 누적되는 여러 부대 비용과 적자 때문에 힘들어 하는 상황이 벌어질 수 있다.

 

하물며 자금이 부족한 업체의 경우 초기 세팅 비용도 무시 못 한다. 우리는 다행히 여러 번의 시행착오 끝에 훨씬 저렴한 비용으로 서비스를 진행 중이다. 하지만 정보도 없고 자금도 부족한 업체의 경우는 플랫폼의 유지가 쉽지 않을 것이다. 도움이 필요한 업체가 있다면 돕고 싶다.

 

흔히 GSP 사업에 처음 뛰어든 업체들은 글로벌 게임 시장을 하나로 보는 오류를 범한다.

 

하지만 이 시장은 부분의 합이다. 하나가 아닌 것이다. 다양한 유저들의 요구가 쏟아진다. 국내에서 겪어 보지 못 했던 문제점들이 속출할 것이다. 이러한 난관들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발로 뛰어야 한다. 서비스를 시작하면 유저들이 저절로 찾아올 것이란 생각을 가지면 안 된다. 정말로 발로 뛰어야 성공을 기대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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