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9월 25일 유럽 지역(독일)에서 <아이온>이 론칭됩니다. 국내에서는 실감하기 어렵겠지만 현지 분위기는 많은 유저들의 기대감과 더불어 포스트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WoW)의 자리를 노리는 한국의 온라인게임으로 받아들이고 있습니다.
특히 최신 1.5 버전으로 론칭되면서 이미 완성되어 검증 받은 온라인게임이라는 인식이 확고합니다. 지금까지의 분위기를 본다면 유럽에서의 성공 가능성도 꽤 높은 편이네요.
그렇다면 유럽 시장에 성공적인 안착을 위해 노력한 사람들은 누구일까요? 유럽에서 <아이온>의 론칭을 진두지휘하고 있는 4인방을 만나봤습니다. 이들에게 듣는 <아이온>의 유럽 입지와 현지 시장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 보시죠. /퀼른(독일)=디스이즈게임 정우철 기자
인터뷰 참석자 (사진 왼쪽부터 순서대로)
사라 로저스: 유럽 세일즈 전담
미르코 고조: 유럽 마케팅 디렉터
베로니크 라리엘: 매니징 디렉터, 퍼블리싱 EU
마르셀 솜머: 플래시 포인트 공동 설립자/ 대표. 독일 지역 배급/ 엔씨유럽 독일 지역 배급사
사라 로저스: 서구 지역에서는 여전히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WoW)가 시장을 주도하고 있지만 지금까지 <아이온>이 서비스되지 않고 있기 때문이라고 본다. <WoW>는 우리도 뛰어난 게임이라고 인정하고 있다. 하지만 사전판매 수치 상으로 본다면 <아이온>의 평가도 예상을 뛰어넘고 있다. 개인적으로 볼 때 유럽 시장을 <아이온>이 리드하는 것도 가능하다고 본다.
TIG> 유럽 지역은 여러 국가의 연합인 EU로 서비스 국가에 대해 마케팅 포인트와 방식, 그리고 효과에 대해서 다른 지역과 차이가 있다.
미르코 고조: 질문한 것처럼 유럽 시장에서의 마케팅은 다른 지역과 다르다. EU라는 연합으로 경제 시스템은 통합되어 있지만 사실상 다른 국가들이 모여 있기 때문이다. 때문에 독일과 이탈리아가 같은 유럽이라고 해도 마케팅은 다른 방식으로 접근한다.
엔씨 유럽은 각 지역에서 배급사를 선정하고 긴밀하게 협조하는 방식을 취하고 있다. 무엇보다 브랜드 퀄리티는 동일하게 유지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원칙이다. 독일의 경우 유럽에 있어서 핵심 국가 중 하나이다. 또, 새로운 게임을 받아들이는 데 유저들이 적극적이다. 덕분에 큰 어려움은 없었다.
마르셀 솜머: 우리도 한국에서 받은 자료가 상당히 많아서 업무를 수행하기에 수월했다. 일단 커뮤니티와 사전 판매에 집중했다. 알겠지만 유럽에서는 온라인 판매보다 패키지(박스) 판매가 중요하다. 프린트 매체(잡지) 광고 등에도 신경을 썼다.
TIG> 사전 주문 패키지는 독일의 경우 어디서 구입할 수 있나?
사라 로저즈: 사전 주문 패키지의 경우 유럽 전체에서 구매가 가능하다. 모든 리테일러(게임매장)에서 살 수 있고 온라인(아마존 등 온라인 쇼핑몰) 등에서 5주 동안 1위를 할 정도로 인기를 얻었다.
TIG> 사전주문의 인기가 놀랍다. 게임 부문 판매량 1~2위를 다투고 있는데 구체적인 수치를 밝힐 수 있는가?
베로니크 라리엘: 아쉽게도 구체적인 수치는 발표할 수 없다. 그러나 당초 기대했던 수치를 모두 뛰어넘는 수준이다. 조만간 공식적으로 밝힐 수 있는 자리가 마련될 예정이다.
TIG> 독일 게임매장인 게임스탑과 미디어 마트의 경우 <아이온>의 패키지가 없었다.
마르셀 솜머: 미디어 마트는 이번 주 금요일부터 대규모 물량이 투입된다. 게임스탑의 경우 다른 매장과 달리 <아이온> 아이템을 추가한 스페셜 패키지 판매를 위해 별도로 준비했다. 이 역시 다음 주부터 진행된다.
TIG> 유럽 연합(EU)은 특정 국가에서 게임이 인기를 얻었다고 해서 바로 인근 국가로 퍼지지 않는다고 들었다.
베로니크 라리엘: 중요한 질문이다. 유럽 연합이라고 부르지만 모두 다른 국가이고 다른 언어와 문화를 가지고 있다. 그래서 <아이온>처럼 좋은 게임이 등장해도 각 지역의 저마다 다르게 받아들인다.
예를 들어 <시티 오브 히어로>는 영국 같은 국가에서 인기를 얻고 있다. 반면 그리스의 경우 <리니지> 시리즈가 인기를 얻고 있다. 그리스는 다른 6개 국가와 접해 있는데, 주변 6개 국가에서 <리니지> 시리즈의 인기는 그다지 높지 않다.
미르코 고조: 한 나라에서 인기가 있어도 다른 나라로 그 인기가 퍼지지는 않는다. 온라인게임의 필수 조건인 의사 소통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유럽은 언어가 통일되어 있지 않고 영어를 사용하는 빈도가 적다. 이탈리아 같은 경우는 영어 사용률이 10% 미만이다. 따라서 의사 소통과 상호연계가 필요하기 때문에 MMO에서는 게임의 인기가 다른 국가로 전파되기 힘들다.
TIG> 그렇다면 <아이온>의 어떤 점이 유럽 유저들에게 흥미를 가지게 만들었는지 핵심적인 한 가지를 고른다면?
베로니크 라리엘: 한 개만 고르라니 힘들다(웃음). 일단 새로운 개념이 많다. 비행, PvP 등의 개념이 있다. 또 한국의 개발진도 유럽 현지화에 맞춰 우리의 요구를 받아들였다. 아무리 생각해도 한 개만 고르기에는 힘들다. 다양한 요소가 시너지 효과를 내면서 어필하는 것 같다.
미르코 고조: 완벽하게 준비되어 선보이는 온라인게임이라는 점도 좋은 호응을 이끌어 낸 것 같다. 한국과 중국 등에서 서비스하면서 검증 받은 셈이다. 유럽도 첫인상이 중요하다. 유저들은 게임을 플레이하면서 랙이 많고 버그가 많다면 두 번의 기회를 주지 않는다.
TIG> <아이온>을 유럽에 맞춰 로컬라이징하면서 가장 어려웠던 부분은?
베로니크 라리엘: 개인적으로 <WoW> 같은 강한 경쟁상대와 비교해 어떻게 유저들과 매체에서 받아들여줄지 고민하는 것이 어려웠다. <아이온> 자체는 <WoW>에 견줄 만큼 좋은 게임이지만 <WoW>의 존재감과 다른 <아이온>의 존재감을 어떻게 심어 주어야 할까 고민했다.
베로니크 라리엘 매니징 디렉터.
TIG> 그렇다면 지금은 <아이온>의 존재감이 <WoW>를 넘어섰다고 보는가?
미르코 고조: <WoW>는 분명히 좋은 게임이다. 하지만 <아이온>도 <WoW>의 경쟁 상대가 되었고 유저들도 지금 어떤 게임을 선택할지 고민하고 있다. 유저들이 <WoW>보다 좋다는 평가를 해 주었으면 좋겠다.
TIG> <아이온>의 유럽 지역 상용화는 월정액 서비스로 결정되었다. 결제 방식은?
사라 로저: 유럽에서는 타임카드를 구입해 정해진 시간만큼 즐기는 방법과 신용카드로 결제하는 방법이 있다. 나라마다 다르지만 우리는 해당 국가 파트너와 직접 의논해 각 나라에서 가장 좋은 방식을 취하고 있다.
최근에는 전화요금 및 휴대폰 결제 등이 도입되었다. 그래도 가장 인기 있는 방식은 타임카드다. 신용카드나 휴대폰이 없는 어린 유저도 이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최근 대세가 된 트위터를 활용한 마케팅도 활발하게 진행되어 왔다.
TIG> 유럽 유저들의 취향이 궁금하다. 천족과 마족, 또는 클래스 등으로 구분하자면?
베로니크 라리엘: 우리도 처음에는 유럽 하드코어 유저들이 좋아하는 마족이 압도적인 인기를 끌 것으로 생각했다. 하지만 실제로 천족과 마족의 밸런스가 잘 맞아 가고 있다. 클래스로 구분하기에는 애매하다.
현재까지 진행한 CBT는 모든 클래스를 경험할 수 있도록 했기 때문에 아직까지 호불호를 나눌 만큼 데이터를 모으지는 못 했다.
TIG> <아이온>의 유럽 론칭은 앞으로 어떻게 진행되나?
베로니크 라리엘: 게임스컴 자체가 핵심 일정으로 <아이온> 1.5 버전을 유저들에게 공개하는 자리다. 그리고 다음은 9월 25일 론칭이다.
미르코 고조: 참고로 유럽에서도 한국에서 했던 것처럼 사전구매자들을 대상으로 캐릭터 사전 선택 시스템을 적용할 예정이다. 한국과 다르다면 미리 캐릭터를 만들 뿐만 아니라 먼저 게임을 즐길 수도 있다.
TIG> 독일 이후에 유럽에서 <아이온>을 론칭할 국가는 어디인가?
미르코 고조: 당연히 다음은 프랑스다. 9월 25일에 독일에서 론칭하지만 사용 언어는 영어, 프랑스, 독일어 세 가지다. 서버는 국가별이 아닌 EU 서버 하나로 통합해서 서비스한다.
TIG> 엔씨 유럽의 경우 <아이온>의 론칭과 커뮤니티 강화를 위해 어떤 준비를 하고 있나?
미르코 고조: 엔씨 유럽과 독일 지역 배급사가 업무를 분담하고 있다. 엔씨 유럽은 별도의 커뮤니티 팀을 만들어 마케팅 작업을 하고 있다. 덕분에 6개월 전부터 커뮤니티에 들어 온 유저들이 <아이온> 전도사가 되었다. 유저들의 입소문이 대단하다.
한 가지 알아 둘 것은 유럽에서 배급사는 퍼블리셔의 개념이 아닌 유통을 맡는 개념이라는 것이다. 즉 매장에 게임을 유통하는 일을 담당한다.
페이스북 <아이온> 페이지.
TIG> 유저 커뮤니티를 마케팅에 이용한다고 했는데, 구체적으로 설명해 달라.
미르코 고조: 커뮤니티 전략은 이전부터 유럽에서 진행되었던 것이다. 게임스컴과 같은 게임쇼 등에서 직접 유저들에게 보여 주고 설명하는 방식으로 진행했다. 심지어 노트북을 가지고 다니면서 직접 보여주는 식의 전략도 진행했다. 이런 마케팅은 특수한 방식이다.
또 커뮤니티를 이용한 입소문의 경우 한번 발동이 걸리면 자동으로 진행되다시피 하는 장점을 가진다. 다만 그 전에 유저들이 인식하기까지의 과정이 어렵다. 현재 페이스 북에서 마케팅을 진행하고 있는데, 이렇게 유치한 유저를 어떻게 유지할지 고민해 나갈 것이다.
TIG> 한국에서는 <아이온>이 론칭되기 전에 각 게임의 유저들의 논쟁이 심했다. 혹시 유럽도 비슷한 일이 있나?
미르코 고조: <아이온>의 완성도가 높다는 글이 올라오면 <WoW> 커뮤니티에서 속상해하는 것도 사실이다. <아이온>이 <WoW>보다 뛰어나다고 말하기는 힘들지만 그에 못지않은 완성도와 좋은 게임으로 거듭나고 있다.
실제로 올라온 게시물 중에서 <WoW> 유저의 입장에서 볼 때 최근 인스턴스 던전 등이 캐주얼화되고 PvP 등에서도 아이템의 등급으로 승부가 결정되는 등의 변화를 아쉬워하는 내용이 많아지고 있다. 반면 <아이온> 커뮤니티에는 스킬 콤보 등을 사용하는 등 다양한 플레이 요소와 즐길 거리가 많다는 내용이 심심치 않게 올라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