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8월 15일 오픈 베타테스트를 시작한 <C9>이 어느새 2개월이라는 시간을 보냈다. 그 동안 많은 일들이 있었다. 밸런스, 콘텐츠, 유료화, 튕김, 오류 등의 이슈가 개발팀을 야근과 고민의 던전으로 몰아 넣었음은 당연한 일이었다.
그렇다면 개발팀이 바라보는 지금의 <C9>, 그리고 앞으로의 <C9>은 어떨까. NHN게임스의 김대일 PD와 솔직담백하게 이야기를 나눠 봤다. /디스이즈게임 나인테일
<C9>의 개발을 총괄하고 있는 NHN게임스의 김대일 PD.
“저도 느끼는 거지만 게임이 너무 어려워요.” 털털한 모습으로 인터뷰를 시작한 김대일 PD의 첫 번째 답변이었다. 인터뷰 당일 새벽에도 마스터 등급 솔로 플레이를 하다가 마우스를 집어던졌다는 그의 모습이 영락없는 한 명의 게이머로 보일 정도였다.
그도 그럴 것이, 자신이 플레이하면서도 이러는데 유저들은 오죽하겠느냐는 것이다. “유저들이 미션을 플레이하며 바라는 것은 네임드 몬스터에 대한 기대감과 난이도에 따른 보상”이다.
현재 <C9>은 이러한 두 가지 요소에 대해 문제점을 안고 있다. 김대일 PD는 “올해 겨울까지 이 문제를 비롯해 게임의 전체적인 방향을 처음 의도했던 것처럼 쉽고 재미있게 재조정할 것”이라며 그때까지 여러 번의 업데이트가 있을 것을 암시했다.
1차 대륙 공성 개발 화면.
업데이트 이야기가 나오자 자연스레 서버 문제가 언급되었다. “며칠 전 패치 이후 서버 불안정 문제는 명백한 우리 측의 실수였어요.” 김대일 PD의 얼굴이 살짝 어두워졌다. 서버 이슈 때문에 스트레스를 많이 받는 것처럼 보였다. 10월 안으로 서버 문제를 해결하는 것도 당면 과제 중 하나라고 한다.
“스킬 업데이트는 다음 주부터 시작됩니다.” <C9> 각 캐릭터는 다양한 2차 직업을 가지고 있지만 사용하는 스킬이 모두 비슷하다는 것이 김대일 PD의 말이었다. 그는 “각 직업의 콘셉트를 확실히 할 수 있는 스킬들이 제작되었고 당장 다음 주부터 헌터 계열의 스킬들이 리뉴얼될 것”이라고 이야기했다.
예를 들어 스카우트는 미션 내에서 보조형 캐릭터의 위치를 확고히 할 수 있도록 다양한 지원형 스킬과 범위 대미지 스킬이 추가되었다. 어쎄신 역시 기존의 콘셉트를 이어받아 1:1 전투에 능하면서도 미션에서 소외되지 않도록 조치가 취해졌다. 김대일 PD는 “직업별 모션도 바뀌었다”고 귀띔해 주었다.
“이번에 개편되는 스킬들은 PVP와 PVE에서의 성능이 다르다”는 말에 필자는 잠시 흥분할 수 밖에 없었다. 이번 스킬 리뉴얼의 규모가 피부로 와 닿은 것이다. 궁금증에 몇 가지 스킬들을 보여줄 수 있겠느냐는 요청에 김대일 PD는 흔쾌히 스킬 제작 현장을 공개했다.
블레이드 마스터의 양손검 개발 화면.
2차 무기에 대한 이야기가 나오자 “요즘은 블레이드 마스터를 키우는 중”이라며 김대일 PD의 눈이 빛나기 시작했다. 새로운 흥밋거리를 찾았다는 듯한 모습이다. 2차 무기는 겨울 즈음에 완성하는 것으로 예정되어 있다.
현재는 어떤 캐릭터를 보더라도 그 직업이 무엇인지 알기 어려운데 2차 무기가 적용되면 이러한 점에 확실한 영향을 주게 될 것이다. 뿐만 아니라 다른 캐릭터가 가진 2차 무기를 바라보며 자신도 한번 그 캐릭터를 키워 볼까라는 생각이 들도록 신경 써서 만드는 중이라고 한다.
이쯤 되자 미안하게도 골머리를 앓게 만드는 문제를 꺼내야 했다. 2차 무기가 나오면서 더욱 걱정되는 캐릭터 밸런스를 말하지 않을 수 없었던 것이다. 그런데 김대일 PD의 표정이 뜻밖에 무덤덤했다. 이번 스킬 리뉴얼이 끝나고 한 차례 파동이 예상되지만 현재로서는 PVP 밸런스에 크게 치중하지 않겠다는 것이 그의 말이었다.
2차 대륙 공성 개발 화면.
“PVP는 어디까지나 하나의 콘텐츠입니다.” 그 콘텐츠를 위해서 조정할 필요는 있지만, 기본 게임이 충실하지 못한 상태에서는 무의미하다는 것이다. 그전까지 간헐적으로 수정이 이루어질 수 있겠지만, 캐릭터의 하향은 피하고 싶다는 게 김대일 PD의 뜻이었다.
PVP보다 현재 소외된 콘텐츠인 장인 직업이 시급한 문제다. 장인 직업이 활성화되기 위해서는 재료가 되는 아이템의 시세 형성과 제작 용이성을 고려해야 했는데, 그 부분에 대해서 안일하게 대처하고 있었다는 솔직한 답변이 나왔다.
현재 장인 직업의 활성화를 위한 첫 단계로 “경매장 시스템이 다음 주에 업데이트될 것”이라고 한다. 김대일 PD는 “몇 가지 조치를 취한 다음에도 여의치 않다면 재료 아이템의 드랍률을 대폭 상승시키는 방법을 써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3차 대륙 공성 개발 화면.
“사실 게임은 기본만 충실하다면 어느 정도 성공한 것이라고 봐요.” 김대일 PD는 게임의 본질적인 재미를 이야기하기 시작했다. <C9>은 조금 더 완성한 상태에서 서비스를 시작했어야 했다는 것이 그의 생각이다. 일정에 맞추다 보니 현재 여러 문제를 보이고 있다는 것이다. 현재 <C9> 개발진은 올해 겨울까지 게임의 기본적인 것들을 포함해 전체적인 밸런스를 완성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번 겨울까지 새로운 대륙의 추가 공개 계획이 없느냐는 질문에 김대일 PD의 대답은 단호했다. “현재 <C9>은 다듬어지는 과정”이라는 것이다.
이번 달 스킬 리뉴얼과 서버 안정화를 시작으로 새로 제작된 두 가지 직업의 추가, 장인 직업의 개편, 게임의 전체적인 밸런스 수정을 통해 겨울까지 원래 만들고자 했던 게임으로 탈바꿈시키는 것이 목표다. 그때까지는 새로운 대륙의 공개를 서두르지 않겠다는 것이 김대일 PD의 입장이었다.
그러한 작업이 이루어지면 여러 가지 “흥미로운 콘텐츠들이 준비될 것”이라는 이야기도 들을 수 있었다. 현재 다른 사람의 PVP를 관람할 수 있는 옵저버 모드와 10레벨 이후부터 사용 가능한 분노 게이지에 대한 이야기가 오가는 중이다.
사실 인터뷰를 진행하면서 캐릭터의 스테이터스 문제라든지, 샤먼의 마나 부족 문제 등은 질문하지 못 했다. 게임의 전체 밸런스를 수정해 나간다는 계획에서 그러한 부분도 포함되어 있을 것이며, 시간이 날 때마다 <C9> 커뮤니티를 둘러보는 그와 팀원들이 인지하지 못 했을 리도 없기 때문이다.
NHN게임스가 추구하는 <C9>의 모습은 쉽게 즐길 수 있는 액션 MORPG이다. 지금의 과제는 그러한 모습으로 완성해 가기 위한 대규모의 수정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겨울이 왔을 때 <C9>은 어떤 모습으로 달라져 있을지 주목해 보자.
※ 인터뷰 날자는 15일(목) 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