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에서 최초로 만들어 지는 WWE 게임, 그것도 온라인 게임으로 개발 중이다. 이미 콘솔 버전으로는 수 많은 관련 시리즈가 발매됐기 때문에 온라인 버전이 어떤 모습으로 등장하게 될 지는 어느정도 예상해 볼 수 있다.
하지만 중요한 것은 처음으로 만들어지는 WWE 온라인 게임이라는 사실과, 그리고 기존 시리즈의 뒤를 있는 정식 넘버링 타이틀이라는 점이다. 프리뷰를 통해 어느 정도 게임의 정보를 확인할 수는 있지만 더욱 자세한 이야기는 개발자의 입을 통해 들어 봐야 할 일.
8일 열린 기자간담회에 참석한 THQ코리아의 주혁환 프로젝트 매니저, 서우덕 크리에이티브 매니저를 만나 보다 자세한 <WWE 스맥다운 대. 로우 온라인>의 이야기를 들어봤다.
■ 기존 WWE 시리즈와 닮은 점, 그리고 차이점
TIG: <WWE 스맥다운 대. 로우 온라인>(이하 WWE 온라인)이 기존의 콘솔용 시리즈와 어떤 점에서 다른 지 궁금하다.
서우덕 크리에이티브 매니저: 기본적으로 <WWE 온라인>은 방향 키를 제외하고 6개의 키를 사용한다. 콘솔 버전은 다양한 키를 조합해야 기술이 나갔지만 온라인 버전에서는 한 개의 버튼으로 기술을 사용할 수 있다.
또한 게임 도중 벌어지는 핀폴이나 서브미션, 힘겨루기 등은 스페이스바 연타를 이용해 아케이드성이 강한 미니게임으로 풀어 나가고 있다.
주혁환 프로젝트 매니저: 추가로 설명하자면 <WWE 온라인>은 콘솔 게임과 맥락을 같이하는 레슬링 게임이다. 온라인 버전은 콘솔에서 구현할 수 없었던 온라인만의 시스템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개발 중이다. 예를 들면 개인 라커룸이나 라이브 커리어를 통해 스토리를 실시간으로 진행하는 것을 꼽을 수 있다.
왼쪽부터 <WWE 온라인>의 서우덕 크리에이티브 매니저, 주혁환 프로젝트 매니저.
TIG: 보통 WWE를 소재로 한 게임은 유크스를 떠올리게 된다.
주혁환: 유크스는 WWE의 콘솔 버전 시리즈 개발을 맡았고, 이외에도 UFC 관련 타이틀을 개발하고 있다. 그러나 온라인 버전은 THQ와 국내 개발사인 버티고우게임즈에서 개발한다. 개발 초기 유크스를 통해 기술자문과 그들만의 노하우를 지원 받았다.
이를 통해 콘솔 버전보다 뛰어난 액션과 그래픽을 온라인에서 볼 수 있다. 캐릭터 만의 고유한 동작, 파이널 무브 등은 온라인에서도 그대로 재현된다. 특히 온라인 버전에서는 적은 수의 키보드 조작만으로 콘솔 버전 이상의 기술을 사용할 수 있도록 튜닝했다.
콘솔 버전에서 볼 수 없었던 시스템도 추가된다. 예를 들어 콘솔 시리즈는 WWE에서 제공한 스토리로 진행된 반면 온라인에서는 유저들 간의 상호 관계를 통해 스토리가 전개되는 방식이다.
■ 온라인 게임으로서의 특징은 명확하다
TIG: 유저 1인당 캐릭터는 1명만 생성 가능한가?
서우덕: 아니다. 유저 1인당 최대 5개의 캐릭터 슬롯을 보유한다. 이를 통해 자신만의 태그 팀이나 그룹을 결성할 수도 있다.
TIG: 게임 도중 난입하거나 다른 유저의 라커 룸에 들어가 기물을 부술 수 있는데, 무작위로 난입이 가능한 것인가?
서우덕: 이는 현재 개발 중인 사항으로, 유저가 원하는 라커 룸이나 시합에 무조건 난입하게 되면 황당한 케이스가 생길 수 있다.
따라서 유저와 친분이 높은 선수나 적대감이 높은 선수의 시합 등에 난입하게 된다. 또 제너럴 매니저, 또는 디바(여성 레슬러)가 전달해 주는 미션으로 난입이 가능하다. 난입을 당하는 유저도 공지를 받게 된다.
TIG: 온라인 게임이기 때문에 다양한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특히 승패에 따라서 흥미도가 떨어질 수 있는데.
서우덕: 보통 온라인 대전 게임은 1:1 승부에서 패배에 대한 부담으로 플레이를 꺼리는 경우가 있다.
그래서 <WWE 온라인>은 승패의 부담을 없앴다. 시합을 하면서 얻는 경험치는 승패보다 해당 시합에서 어떤 활약을 했는가에 따라 달라지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얼마나 화려한 기술을 사용했는지, 얼마나 타격을 많이 했는지 등을 기준으로 점수가 주어진다.
경우에 따라서는 지더라도 승리한 유저보다 많은 경험치를 얻을 수 있다. 또, 다양한 방식의 매치를 통해 역할놀이도 할 수 있다.
즉 누구나 챔피언이 될 수는 없어도, 모든 디바들을 유혹해서 바람둥이 칭호를 얻을 수 있고, 시합 중 반칙을 계속 사용해서 반칙왕의 칭호를 받을 수도 있다.
이런 칭호와 다양한 인터렉션을 통해 승패보다 스토리나 당시의 상황을 즐길 수 있도록 많은 장치를 준비했다.
TIG: 키보드 중복입력이나 캐릭터 능력치에 따른 밸런스 문제, 또 네트워크 상태에 따른 끊김현상(랙)에 대한 대비책이 마련되어 있나?
주혁환: 키보드 중복은 최대한 3개 이상의 키 조합이 없도록 기획하고 있다. 네트워크 역시 최악의 조건에서 테스트를 진행하고 있으며 현재까지는 안정적인 시스템을 구축하고 있다고 확신한다. 이외에도 유저들의 밸런스는 서버에서 비슷한 등급의 캐릭터나 퀘스트 조건에 맞춰 매칭이 이루어질 것이다.
■ WWE와 연계성 살리고, 게임만의 특징도 부각
TIG: 헐크 호건이나 워리어 등 레전드급 선수들의 등장 여부도 관심사다.
주혁환: 등장할 수도 있다. 그러나 이 자리에서 확답하기는 힘들다. WWE에는 최소 60여 명 이상의 선수가 있다. 전부 넣을 수도 있고, 줄일 수도 있다. 어떤 선수들을 넣을지는 WWE와 협의 중이다. 우리도 여론조사 결과 헐크 호건과 같은 캐릭터가 30대 이상 유저들에게 인기가 있는 것을 확인했다.
<WWE 온라인>에 등장할 슈퍼스타의 로스터는 내년 초에 공개될 예정이다.
TIG: <WWE 온라인>에 등장하는 선수 라이선스가 궁금하다. 예를 들어 지금은 UFC에서 활약 중인 브록 레스너 같은 선수가 등장할 가능성은 있나?
주혁환: 현재 WWE에 소속된 선수는 모두 게임에 등장시킬 수 있다. 또 THQ에서 UFC 관련 라이선스도 보유해서 게임을 만들고 있다. 선수들의 개별 라이선스를 통해 WWE와 협의하면 게임에 출현시키는 것은 불가능하지는 않다. 하지만 다른 격투기 선수가 등장하는 방식은 힘들 것이다.
TIG: 게임의 명칭에도 나와있지만 WWE는 <스맥다운>과 <로우>라는 2개의 브랜드로 나뉘어 있다. 게임에서도 이를 분리해서 스토리 등이 진행되나?
주혁환: 맞다 <스맥다운>과 <로우>라는 브랜드로 분리되어 운영된다. 향후 <ECW>도 추가할 계획이다.일단 유저가 캐릭터를 생성할 때 참여 할 브랜드를 선택할 수 있다. 물론 브랜드 간의 상호 교류도 이루어진다.
예를 들어 스맥다운 단장이 ‘로우에 침공해서 우리의 세력을 과시하라’는 등의 미션을 준다. 이 경우 해당 스맥다운 브랜드의 유저는 로우에 난입할 수 있다. 이외에도 브랜드 간의 교류전, 선수 이적 등의 시스템도 구현된다. 또 페이퍼 뷰를 통한 대결 등 다양한 조건이 주어질 예정이다.
브랜드 간 난입과 드래프트 등의 교류도 <WWE 온라인>에서 구현된다.
TIG: 페이퍼 뷰 같은 스폐셜 매치는 실제 WWE에서는 매달 한번씩 진행된다. 게임에서도 이를 따르게 되나?
서우덕: 서비스 초기에 매월 진행하기는 힘들다. 그러나 로열럼블, 레슬마니아, 섬머슬램 등의 메인 이벤트는 구현된다. 이후 다양한 페이퍼 뷰 이벤트를 구현할 생각이다.
TIG: 실제 WWE에서 뛰는 선수가 은퇴하거나 방출되면 <WWE 온라인>에서는 어떻게 되나?
서우덕: 민감한 부분이다. 이에 대해서 WWE와 집중적으로 논의하고 있다. 당연한 이야기지만 온라인 게임에서 캐릭터가 사라질 수는 없는 일이다.
TIG: 4:4 플레이, 즉 최대 8명의 캐릭터만이 한 링에 올라갈 수 있는 것으로 되어 있다. 이 경우 로열럼블처럼 수많은 캐릭터가 참여하는 방식의 룰은 어떻게 적용될 수 있나?
서우덕: 로열럼블의 경우 룰을 간략하게 변경할 예정이다. 캐릭터마다 각각의 유저가 배정되는 것이 아니라, 유저마다 최대 4명의 캐릭터를 사용하게 된다.
링 위의 캐릭터가 아웃되면 다른 캐릭터가 리스폰되는 방식이 될 예정이다. 아마도 최대 30여 명의 캐릭터가 참전하고, 이를 8명의 유저가 조작하는 방식이 될 것이다.
난장판이 될 수밖에 없는 로얄럼블. 약간의 룰을 수정해서 최적화하고 있다.
TIG: 게임의 특성상 대전이 이루어지는데 디스커넥팅하는 유저에 대해 페널티가 존재하나?
서우덕: 앞서도 말했지만 경험치나 게임머니 등은 이기고 지는 것이 아닌, 플레이에서 어떤 퍼포먼스를 보였는가에 따라서 달라진다. 고의로 접속을 끊는 디스커넥팅을 하면 당연히 경험치를 받지 못 한다.
우리는 드라마틱한 경기를 추구하고 있다. 이기더라도 멋있게, 지더라도 멋있게 플레이하는 것이 콘셉트이고 WWE만의 개성이다. 그래서 여러 가지 행동을 링 안에서 유저가 즐길 수 있도록 만들고 있다. 이는 최초 설계부터 반영되고 구현되고 있다.
TIG: WWE가 외국 브랜드이기 때문에 이왕표 등 한국 레슬러 등의 추가는 쉽지 않아 보인다.
서우덕: 우리는 넣고 싶다. 심지어 디바의 경우 소녀시대나 원더걸스, 카라 등의 라이선스를 받아 추가하고 싶을 정도이다. 하지만 이런 부분은 WWE와 협의를 거쳐야 한다.
주혁환: 기본적으로 자신의 캐릭터를 만들 때 강력한 커스터마이징 기능으로 유저가 원하는 수준의 캐릭터를 만들어 낼 수 있다. 기본적으로 20개 부분을 커스터마이징 할 수 있고 모핑도 가능하다. 이를 통해 유저 스스로 최대한 흡사하게 외모를 만들어 게임에 참여시킬 수 있다.
소녀시대나 카라 같은 걸그룹이 디바(DIVA)로 나온다면?
TIG: 디바는 단순한 NPC 외에 조작 가능한 캐릭터로 활용할 수 있나?
서우덕: 일단 WWE와 협의가 필요한 부분이다. 실제 경기에서도 남자 선수와 디바가 경기하는 경우는 없다. 구현 할 수는 있지만 힘든 상황이다. 그러나 향후에는 조작 가능한 캐릭터로 사용하는 것도 가능하게 만들 생각이다.
TIG: 그럼 유저가 캐릭터를 생성할 때 여성으로 만들 수 있나? 또 자신만의 독창적인 기술을 만들어 낼 수 있는지도 궁금하다.
서우덕: WWE의 디바를 선택하는 것이 아닌, 별도의 여성 캐릭터를 만드는 것은 가능하다. 다만 주요 이벤트 중 하나가 디바를 통한 남녀관계로 인한 갈등 구조이다. 만약 유저의 캐릭터가 여성이라면 이런 부분의 스토리가 약해지는 것을 감수해야 할 것이다.
또 기존에 준비된 기술을 조합해서 자신만의 선수가 사용하는 것은 가능하지만, 독창적인 기술을 만들 수는 없다. 이는 향후 고려 대상이다.
주혁환: 기술에 있어서는 각 선수들의 기술을 커스터마이징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존 시나와 랜디 오튼의 고유 기술을 섞어서 조합하는 것도 가능하다. 이외에도 기존의 기술을 강화하는 시스템을 준비하고 있다.
TIG: 캐릭터를 커스터마이징하기 위한 아이템은 유료화 대상인가?
주혁환: 확정적으로 말할 수 없다. 현재 만들어진 아이템은 게임에 어떤 영향을 주는지에 대한 기획만 되어 있다. 판매되는 아이템의 구분은 시간이 더 필요하다.
유료화 정책 중 하나가 게임머니와 캐쉬로 구분되는데, 가능한 게임머니로 아이템을 구입할 수 있도록 배려하고 있다. 기본적인 무브셋은 무료로 제공된다.
TIG: WWE의 선수들은 기믹이 존재한다. 온라인 게임에서 누구나 같은 선수를 선택하면 게임이 식상해지지 않나?
서우덕: 유저의 활약에 따라서 다양한 기믹을 사용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언더테이커의 경우 초기에는 장의사 기믹으로 선보인다. 하지만 특정한 도전과제를 달성하면 폭주족 기믹을 사용할 수 있게 된다.
여러 번의 기믹 체인지를 경험한 언더테이커. 조건을 달성하면 원하는 기믹을 얻을 수 있다.
■ 유저가 만들어 가는 <WWE 온라인>의 스토리
TIG: 다양한 칭호에 따라서 별도의 보상이 주어지는지 궁금하다.
서우덕: 칭호에 따라서 스폐셜 매치 혹은 퀘스트를 더 많이 진행할 수 있다. 예를 들면, 반칙왕의 경우 ‘Hell in the Cell’(철창 안에서 벌이는 무규칙 경기)가 가능해지거나 보너스 스테이지를 진행할 수 있게 된다. 캐릭터의 능력치에는 관여하지 않지만 커리어에는 영향을 주는 것이다.
악역을 맡으면 관중의 야유를 받거나 단장으로부터 다른 캐릭터의 경기에 난입하라는 미션을 더 많이 받는 형식이다. 이런 칭호는 여러 개를 딸 수 있고, 교체도 가능하다.
TIG: 유일한 희귀 칭호도 준비되어 있는지 궁금하다.
서우덕: 물론 준비되어 있다. 챔피언 칭호는 실제 WWE처럼 월드 챔피언, 헤비급 챔피언, 태그팀 챔피언 등으로 구분되고, 딱 한 개만 존재한다. 이를 획득할 경우 명예의 전당에 등록된다.
챔피언 칭호를 얻기 위해서는 자격이 필요하다. 유저들은 일정한 횟수 이상의 승리를 거두면 메인 이벤트로 챔피언 타이틀 경기에 참여할 수 있다. 이를 통해 토너먼트를 거치고, 챔피언이 될 수 있다. 타이틀 매치는 페이퍼 뷰와 같은 스폐셜 매치로 진행된다.
유저들은 주로 하는 행동이 반영된 칭호를 얻게 된다.
TIG: 다른 유저의 경기 관람이나 리플레이 등을 볼 수 있는지 궁금하다.
주혁환: 게임에는 적용되지 않았지만 지금도 디버깅의 목적으로는 사용하고 있다. 만약 필요하다고 생각되면 게임에 적용할 수도 있지만, 현재 개발 상황을 보면 어떻게 될지는 알 수 없다. 만약 e스포츠 리그나 방송중계가 필요하다면 적용은 가능하다.
TIG: 유저와 인공지능과의 대전도 가능한가?
서우덕: 인공지능과의 경기도 준비되어 있다. 지금은 튜토리얼 형식으로 플레이하고, 이를 거친 다음에 유저와의 경기를 주선하게 된다. 또 라이브 커리어에서도 인공지능 캐릭터와 시합이 주선될 수도 있다. 다만 보상 측면에서는 유저 매치보다 약할 것이다.
TIG: <WWE 온라인>의 콘셉트가 유저 사이의 갈등으로 일어나는 다양한 에피소드인데, 해당 유저가 언제나 접속해 있을 것이라는 법은 없지 않나.
서우덕: 라이브 커리어의 경우 갈등 관계에 있는 유저가 접속하면 알려주는 기능이 있다. 또 갈등이나 협력을 여러 명과 이루게 된다. 이를 통해 다양한 이벤트로 연결될 것이다. 물론 해당 유저와 엮이고 싶지 않으면 무시해도 된다.
갈등이 해소되는 것도 주기적으로 만들고 있다. 1~2개월 동안 해당 유저의 경기에 난입하거나 라커룸을 부수는 등의 행동으로 갈등을 키우고, 궁극적으로 경기의 승부를 통해 갈등을 소멸시키는 식으로 기획되어 있다. 이는 실제 WWE의 스토리 콘티와 비슷하게 구현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