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렉트로닉 아츠(EA)의 온라인 게임 사업은 한국과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습니다. 공동개발, 지분투자, 인수합병 등 인연을 맺는 형태도 다양했죠.
지난 2007년에는 네오위즈(현 네오위즈게임즈)에 투자하면서 지분을 확보했고, 2008년 12월에는 <레이시티>와 <데뷰> <탄>을 개발한 제이투엠(J2M)소프트를 인수했습니다. 네오위즈게임즈와 합작한 <피파 온라인>은 상업적으로 큰 성공을 거뒀고, 지금은 <배틀필드 온라인>을 함께 만들고 있습니다. NHN 한게임과는 <워해머 온라인>의 한국판 서비스를 준비하고 있죠.
해외로 눈을 돌려 볼까요. EA는 <배틀필드 히어로즈>와 <배틀 포지>를 통해 처음으로 부분유료화(Free2Play) 모델을 시도했습니다. 자회사 바이오웨어에서는 SF MMORPG <스타워즈: 구공화국>을 개발 중입니다. 참, <니드포스피드 월드 온라인>도 제작되고 있네요.
이렇듯 EA의 온라인 게임 사업은 광범위한 현재진행형입니다. 마침, 지난 8일 EA의 앤드류 윌슨 글로벌 온라인 담당 부사장이 한국에 왔는데요, 그를 만나 EA의 온라인 사업 전략을 들어 보았습니다.
앤드류 윌슨(Andrew Wilson), EA 글로벌 온라인 담당 부사장.
한국에서 5위 안에 드는 대작 선보일 것 |
TIG> 먼저, 앞으로 한국에서 어떤 계획으로 온라인 게임을 선보일 생각인지 궁금하다.
앤드류 윌슨: 현재 한국의 온라인 게임 시장은 패키지·콘솔 게임과 마찬가지로 성숙 단계에 들어섰다고 보고 있다.
다시 말해 중소 규모의 개발사는 살아남기 힘들고. 어느 정도 규모의 자본력과 기술력, 이를 바탕으로 한 높은 완성도와 철저한 관리가 뒤따른 온라인 게임이어야 유저들로부터 인정 받을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런 만큼 EA는 앞으로 검증된 IP와 완성도가 보장되는 온라인 게임들을 중심으로 한국 시장을 차근차근 공략할 생각이다. “오직 EA만이 선보일 수 있는” 그런 게임들을, 다수는 아니라고 해도 지속적으로 선보여 한국 게이머들에게 어필할 것이다.
TIG> 그 말은 앞으로 ‘대작’급의 온라인 게임들을 한국에서 선보이겠다는 것인가?
물론이다. EA는 지난 25년 간 다양한 패키지·콘솔 게임을 개발해 왔다. 전 세계적으로 인기가 높고, 검증된 다수의 IP를 보유하고 있다. 내년에 선보일 <배틀필드 온라인>이나 <워해머 온라인> 이후에도 다양한 IP들을 적극 활용해서 다양한 ‘대작 온라인 게임’들을 개발할 것이고, 한국 게이머들에게 선보여서 검증 받을 것이다.
구체적으로 어떤 IP가 온라인 게임으로 고려되고 있는지. 지금 이 자리에서 밝히기는 조금 힘들 듯하다.
하지만 한 가지 확실한 것은 EA의 목표가 한국에서 5위 안에 드는 인기 온라인 게임을 만드는 것이라는 사실이다. 이런 목표를 달성할 수 있는, 잠재력이 높은 IP를 골라서 온라인 게임으로 만들 것이다.
최근 캐릭터 외모를 추가하는 등 한국 시장에 적극적인 모습을 보여주고 있는 <워해머 온라인>. 내년에 서비스될 예정이다.
한국 개발사 인수한다면 최우선 고려사항은 “열정”
TIG> 앞으로 신작 온라인 게임을 만들 때 자회사인 J2M이나 지분을 보유한 네오위즈게임즈 외에 다른 한국 개발사와 협력할 생각도 있나?
EA가 소유한 IP는 자회사. 혹은 파트너 회사와의 공동개발을 통해 온라인 게임으로 만드는 것이 가장 이상적인 그림이라고 생각한다.
현재 EA는 한국에서 협력사로 관계를 맺고 있는 네오위즈게임즈와 자회사인 J2M의 능력을 신뢰하고 있다. 그런 만큼 당장 다른 게임사와 손잡고 새로운 온라인 게임을 개발하는 것은 생각하지 않고 있다.
하지만 이런 원칙에 앞서 IP마다 가능성을 보고 가장 이상적인 방법을 찾아 개발하는 것 역시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앞으로 선택할 수 있는 경우의 수는 굉장히 많을 것이다.
TIG> 지난 해 J2M을 자회사로 인수했는데, 아직까지 구체적인 움직임이 없다.
우리가 J2M을 인수할 때 가장 많이 고려한 것은, 바로 J2M에 온라인 게임 개발 경험이 있는 재능 있는 사람들이 많다는 사실이었다. 그런 재능 있는 사람들을 EA의 식구로 받아들였다는 것 만으로도 인수는 충분히 의미가 있었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현재 J2M은 <피파 온라인>이나 <NBA 스트리트 온라인> 같은 게임들의 유지와 보수에 집중하고 있기에 겉으로는 행보가 잘 안 보일 수 있다. 하지만 한편으로는 어떤 EA의 IP를 온라인 게임으로 개발하면 좋을지에 대해서도 계속 포트폴리오를 점검하고 있다. 구체적으로 현재 어떤 IP를 검토하고 있는지는 지금 밝히기 힘들다.
J2M이 EA에 인수되기 전에 개발한 온라인 게임. <레이시티>
TIG> 앞으로 한국에서 개발사를 추가로 인수할 계획은 있나?
지금 당장 있냐고 묻는다면 답은 ‘아니오(No)’다. 현재 EA는 한국에서 개발사를 추가로 인수하는 것 보다 J2M과 파트너인 네오위즈게임즈와의 관계를 강화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TIG> 지금 당장은 아니라고 해도, 만약 앞으로 EA가 한국 개발사를 인수한다고 하면, 가장 먼저 고려할 사항은 무엇일지 궁금하다.
우리가 네오위즈게임즈를 파트너사로 선택할 때 가장 우선적으로 본 것은 그들이 <피파 온라인>에서 보여준 열정이었다. 그들의 그러한 열정이 없었다면 지금의 성공한 <피파 온라인>은 없었을 거라고 생각한다.
만약 앞으로 우리가 추가적으로 한국 게임사를 인수, 혹은 협력사로 관계를 맺는다면 그와 같은 열정을 가장 먼저 고려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온라인 게임사업은 현재가 아닌 미래 |
TIG> 바이오웨어가 개발 중인 MMORPG <스타워즈: 구공화국>의 한국 서비스 계획은 없는지 궁금하다.
현재 회사 내부에서 이 게임을 어느 지역에서 서비스하면 좋을지에 대해서 계속 의논하고 있다. 그래서 당장 한국 시장에서 서비스할 계획이 있는지의 여부는 답변하기 곤란하다.
TIG> 올해 <배틀포지>와 <배틀필드 히어로즈>로 ‘부분유료화’(Free2Play) 방식의 온라인 게임 서비스를 시도했는데, 그 성과에 대해 어떻게 평가하고 있는가?
두 게임은 EA가 최초로 ‘Free2Play’ 모델을 시도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실제로도 굉장히 많은 것을 배웠다.
예를 들어 최근 <배틀필드 히어로즈>는 유료화 시스템을 개편했는데, 부분유료화 게임은 유저들의 요구에 신속하게 대응해야 한다는 사실을 배웠기 때문에 내린 대처방안 중에 하나였다.
개편에 따른 실적이 어떻게 나올지는 조금 더 지켜봐야겠지만, 어떤 결과가 나오더라도 이는 EA의 소중한 경험이라고 생각한다.
어찌 되었든 두 게임을 통해 배운 여러 가지 노하우는 앞으로 EA가 다양한 온라인 게임들을 선보이는 데 있어서 유용하게 작용할 것이다.
TIG> EA의 실적이 좀처럼 좋아지지 않으면서 대규모 정리해고가 이어지고 있다. 반면에 한쪽에서는 소셜 커뮤니티 게임업체 ‘플레이 피쉬’(Play Fish)를 인수하면서 온라인 사업을 강화하는 모습이다. 앞으로 EA의 온라인 사업은 어떤 비중을 갖게 되나?
솔직하게 말해서 우리는 이번 분기의 실적이 이전 분기에 비해서는 만족스럽다고 평가하고 있다. 아무래도 EA 내부의 문제보다는 경제상황이 좋지 않은 것이 더 큰 이유라고 분석하고 있다.
플레이 피쉬를 인수하는 등 온라인 사업을 강화하고 있다지만, 사실 EA는 아직까지도 패키지 사업이 수입의 대부분을 차지한다. 온라인 게임은 그런 ‘현재’보다 ‘미래’를 대비하는 분야라고 생각한다. 온라인 게임시장은 지금 이 순간에도 빠르게 성장하고 있고, 조만간 가시적인 성과를 거둘 것이라고 기대하기에 계속 투자하는 것이다.
앞으로 온라인 사업의 비중을 얼마나 두고 갈 것인지, 구체적으로 숫자로 표현하기는 힘들다. 한 가지 확실한 것은 돈이 된다고 해서 무작정 온라인 게임을 다수 선보이는 것보다, 온라인에서 성공할 수 있는 확실한 프로젝트를 선별해서 집중할 것이라는 사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