엠게임의 신작 <아르고>가 21일 2차 클로즈 베타테스트(CBT)에 들어간다. 하이브리드 MMORPG를 표방하는 <아르고>는 백팩과 탑승물을 이용한 종족 전투, 스팀펑크와 판타지가 혼재된, 문명 멸망 이후의 세계를 그리고 있다.
지난 1차 CBT에서 <아르고>는 하이브리드 RPG라는 특성을 제대로 보여주지 않았다. 테스트에 참가한 유저들도 하이브리드 RPG의 특징과 세계관을 느낄 수 없어 아쉬웠다는 반응이었다.
<아르고>의 오중석 아트 디렉터는 이를 ‘당연한 결과’라고 말한다. 1차 CBT는 종족 간의 전쟁과 다인승 탈것, 앞으로 펼쳐질 이야기 등이 전혀 담기지 않은, 맛보기용이었다는 설명이다.
그는 본격적인 전투가 시작되는 2차 CBT에서 다인승 탈것부터 새로운 종족, 예상치 못 한 세계관까지, 유저를 놀라게 만들 콘텐츠들이 펼쳐진다고 강조했다. 그것을 보고 나서야 진짜 ‘하이브리드 RPG’가 시작된다는 것이다. /디스이즈게임 안정빈 기자
■ 2차 CBT의 핵심은 전쟁과 탈것
TIG> 얼마 전 1차 테스트와 지스타 일반유저 공개가 끝났다. 소감이 어떤가?
오중석: 테스트와 지스타 모두 예상보다 너무 많은 유저들이 찾아와 줘서 놀랐다. 특히 지스타에서는 사람이 안 오면 어떻게 하나 걱정을 많이 했는데 노파심으로 끝나서 다행이다. 그저 감사할 따름이다.
TIG> 솔직히 말해서 관심만큼 좋지 않은 반응도 있었다. 특히 평범한 첫인상에 대한 불만이 많았는데.
당연한 결과다. <아르고>의 1차 CBT에서 보여준 것은 초반의 튜토리얼 과정이기 때문이다. 각 종족은 시작지점인 섬에서 게임에 익숙해진 후 신대륙 나이힐로 옮겨가서 본격적인 게임에 들어간다. 거기서부터가 진짜 <아르고>라고 생각하면 될 것이다.
TIG> 그렇다면 2차 CBT에서 보여줄 모습은 어떤 것들인가?
2차 CBT에서 강조하는 부분은 전쟁과 탈것이다. 우선 신대륙 나이힐은 어스듐(게임 속 자원)을 놓고 두 종족이 치열한 전쟁을 벌이는 곳으로, 플레이어는 여기서 처음으로 전쟁을 경험하게 된다.
전쟁과 더불어 다인승 탈것도 나온다. 전장에서는 기존의 1인용 탈것이 아닌, 전투능력이 탁월한 종족별 4인승 탈것을 사용할 수 있다. 아직 확정되진 않았지만 종족별 거대 수송선도 공개될 예정이다. 수송선은 10 명 정도 탈 수 있으며, 운송능력이 뛰어난 대신 전투능력을 떨어진다. 또, 백팩에 2단 점프와 공중 대시가 추가된다.
■ 아르고는 평범한 사람이 영웅이 되는 과정
TIG> 1차 CBT에서 그래픽의 아쉬움을 지적하는 유저도 많았다.
크게 두 가지 이유였다. 첫 번째는 게임의 배경이 너무 어둡고 칙칙하다는 것이고, 두 번째는 캐릭터의 등신비례가 어색하고 생성에 제한이 많다는 것이다.
먼저 게임의 배경이 어두운 것은 개인적으로도 아쉽게 생각하고 있다.
<아르고>의 설정 자체가 어두운데 게임이 밝은 것도 이상하지 않은가. 최대한 밝은 분위기를 낸다고 노력한 것인데 그래도 유저들에게는 어둡게 받아들여지는 것 같다. 이 부분에 대해서는 앞으로의 유저들의 의견을 많이 참고할 것이다.
캐릭터의 등신비례와 커스터마이징의 숫자가 너무 적다는 유저들도 많았는데, <아르고>는 ‘일반인이 영웅이 되어 가는 과정’을 그리고 있다.
그래서 일부러 8~9 등신의 비현실적인 캐릭터는 만들지 않았다. 기획부터 6~7 등신 정도의 캐릭터를 염두에 두고 그린 것인데 유저들이 보기에는 생각보다 더 작았나 보다.
커스터마이징의 제한이나 배경 그래픽도 같은 이유다. 게임 속에도 어디까지나 현실에 있을 만한 수준의 것들을 넣어서 플레이어가 캐릭터에 더욱 몰입하게 만들고 싶었다.
TIG> 그렇다면 아트 디렉터로서 현재 <아르고>의 그래픽에 만족하나?
기획대로라면 만족한다. 상상했던 것과 상당히 비슷한 모습이 나왔다. 다만 위에서 말한 어두운 분위기와 등신비례에 대한 불만 등은 인지하고 있다. 우리가 이후의 테스트에 더 많은 관심을 갖고 있는 이유이기도 하다. 유저의 생각과 개발자의 생각이 완전히 다를 수도 있는 것 아니겠는가?
TIG> 종족 간 특성이 거의 보이지 않는다는 의견도 있었다.
고민을 많이 했던 부분이다. 지금의 <아르고>는 플로레스라와 노블리언 두 종족의 직업 구성이 1:1로 매치된다. 이는 RvR 밸런스 때문이다. 종족마다 직업이 8개씩 있는데 이를 서로 다르게 구현하다 보면 종족 간 밸런스가 심하게 무너질 수밖에 없다.
직업 간은 몰라도 RvR을 추구하는 게임에서 종족 간 밸런스가 맞지 않는다면 큰 문제가 된다. 그래서 선택한 방법이 종족 간 직업구성을 통일하는 것이다. 하나의 안전장치로 봐 달라.
사실 두 종족은 같은 인간에서 시작되었다. 그래서 외모도 거의 같을 수밖에 없다. 몇 세기도 안 되는 시간 동안 지나치게 바뀌는 것이 더 어색하기 때문이다. 기획상으로도 같은 인류의 후손끼리 싸우는 비극을 보여주는 만큼, 적과 아군을 완벽하게 구분하고 싶지는 않았다.
TIG> 그래도 다른 두 종족이 너무 비슷하면 헷갈릴 것 같다.
그래서 캐릭터 이외의 부분에서는 최대한 차이를 두었다. 시스템으로는 비슷하되 달라도 큰 문제가 없는 비주얼 측면에서 구분한 것이다. 우선 각 종족이 사용하는 ‘재료’다.
오염된 지구에서 자연과 함께 살아온 플로레스라는 나무나 돌, 식물 등 자연친화적인 물건들을 재료로 사용한다. 그래서 집이나 방어구 등도 이런 자연적인 재질로 구성돼 있다. 하지만 노블리언은 금속을 사용한다. 무기도 대부분 멸망 이전의 폐허에서 찾아낸 금속을 조합한 것들이다.
이런 차이는 이번 테스트에서 공개될 다인승 탈것만 봐도 알 수 있다. 플로레스라에는 복어와 비슷한 반생물형 탈것과 거대한 물고기를 연상시키는 수송선이 등장한다. 반면에 노블리언은 합판과 금속을 제련해 만든 탱크와 함선이 탈것으로 나온다.
■ 공룡부터 현대물까지, 보여줄 것이 많다
TIG> 종족 이야기가 나온 김에 세계관으로 넘어가 보자. 정확히 <아르고>의 시대 배경은 어떻게 되나?
가까운 미래에 지구가 멸망했다는 설정이다. <아르고>는 그 후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으며, 플로레스라와 노블리언 두 개로 나뉜 종족들이 어스듐이라는 자원을 놓고 전쟁을 벌이는 중이다. 가까운 미래에 문명이 멸망했다는 설정이라 현재의 모습과 비교해도 큰 차이가 없다는 게 다른 SF 세계관과 비교되는 부분이다.
참고로 가까운 미래를 선택한 것은 유저들이 쉽게 받아들일 수 있는 게임을 만들고 싶었기 때문이다. 노블리언의 무기들은 모두 실제로 어디선가 봤을 법한 재료들로 구성돼 있다. 가스통을 개조해서 만든 총기나 금속과 합판으로 만든 전차 등이 대표적인 예가 될 것이다.
플로레스라 역시 마야나 잉카 문명에서 사용했던 문양이나 유적을 응용해서 가능한 친숙함을 살리려고 노력했다. ‘어디선가 봤던 스타일인데…’라는 생각이 들면 성공한 셈이다.
TIG> <아르고>가 처음 발표될 당시에는 시간이동 퀘스트에 대한 이야기도 있었는데?
아쉽게도 이번 테스트에서는 등장하지 않는다. 다만 이후에는 시간이동 퀘스트를 통해 각양각색의 시대로 이동할 수 있을 것이다.
예를 들어 초반에는 공룡시대가 등장한다. <아르고>의 일러스트에 익룡이 들어가 있는 이유도 그 때문이다. 이후에는 세계관을 넓혀 미래와 다른 우주의 모습도 보여줄 생각이다. 아직 공개할 단계는 아니지만 현대나 신화에 가까운 먼 미래로의 이동도 고려하고 있다.
TIG> 앞으로 보여줄 것이 많이 남아 있다는 뜻인가?
그렇다. 2차 CBT 이후에도 다양한 볼거리를 마련해 뒀다. 앞에서 말한 다인승 탈것이나 세계관 이외에도 유저들을 깜짝 놀라게 만들 설정들이 많이 숨겨져 있다. 콘텐츠 분량으로 보면 오픈 베타테스트를 기준으로 25% 정도 나왔다고 보면 된다.
앞으로 다양한 콘텐츠를 보여줄 예정인 만큼 유저들의 반응도 확실히 받았으면 하는 바람이다. 이후의 테스트에서도 많은 의견을 보내 주었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