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픽게임스가 최근 서울 역삼동에서 ‘언리얼 써밋 2010’을 개최했습니다. 엔진의 제작사에서 직접 준비한 언리얼 엔진 세미나라는 점에서 관심을 모은 행사였는데요, 세미나는 국내 게임 개발자들의 관심 속에서 이틀 동안 진행됐습니다.
언리얼 써밋을 맞아 에픽게임스 본사의 개발자와 임원들이 한국을 찾았는데요, 그 중에는 몇 차례 한국 매체와 인터뷰를 가졌던 제이 윌버 부사장도 있었습니다. 그를 만나 에픽게임스에게 한국 시장이 갖는 의미와 향후 계획을 들어봤습니다. /디스이즈게임 현남일 기자
에픽게임스 제이 윌버(Jay Wilbur) 사업개발 부사장.
언리얼 엔진에 대한 한국의 관심 놀랍다
한국에서 세미나를 개최한 소감은? 예상 외로 많은 개발자들이 방문하고, 뜨거운 열기를 보여줘서 정말 놀랐다.
언리얼 엔진에 대한 관심과 열기는 미국을 제외하면 한국이 최고인 것 같다. 정말 감동했고, 앞으로도 이와 같은 행사를 자주 개최하고 싶다.
지금까지의 한국지사의 활동을 평가하자면? 본사는 한국 지사(에픽게임스코리아)를 아주 자랑스럽게 생각한다. 회사 규모가 그렇게 크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엔진의 기술지원 업무를 훌륭하게 수행하고 있다. 지사를 설립한 후 한국 내에서 언리얼 엔진과 에픽에 대한 인지도 역시 높아졌다고 평가하고 있다.
에픽게임스의 모든 사업에 있어 한국 시장이 차지하는 비중은 얼마나 되나? 구체적으로 “한국이 몇 퍼센트다” 같은 대답은 할 수 없을 것 같다. 다만, 확실하게 말할 수 있는 것은 한국 시장은 에픽게임스에게 미국 다음으로 가장 비중이 높은 시장이고, 매우 중요하게 바라보고 있는 시장이라는 것이다.
지난 1월 19일과 20일 진행된 언리얼 엔진 세미나(Unreal Summit 2010)에는 많은 개발자들이 참석했다.
최근 중국지사에서 온라인 게임을 만든다는 소식이 들리고 있다. 혹시 한국지사에서도 직접 게임을 만들 계획은 없나? 회사의 규모가 커지고 여건이 된다면 향후에는 개발을 포함해 어떠한 일이든 진행할 수 있을 것이다.
한 가지 확실한 사실은 현재 한국지사는 게임 개발 계획이 없다는 것이다. 당분간은 지금까지와 마찬가지로 언리얼 엔진을 사용하고 있는 한국 개발사들을 도와주는 것과 엔진 라이선스 업무에 집중할 것이다.
그리고 중국지사에 대해 설명하자면, 에픽게임스차이나 역시 기본적으로 기술지원과 라이선스가 주요 업무다. 다만, 중국은 우수한 개발자들이 이전부터 개발과 관련해서 본사와 밀접하게 움직여 왔기 때문에, 다른 지사에 비해 개발 업무가 강조된 측면이 있다.
혹시 중국에서 만들고 있는 온라인 게임의 한국 서비스도 고려되고 있는가? 지금 상황에서는 어떠한 말도 하기 힘들다. 해당 게임이 언제 나올지, 어떻게 서비스될 것인지 등은 모두 미정이다.
그리고 스퀘어에닉스와 특별한 전략적 제휴 관계를 맺었다는 일부 매체의 보도는 오해라고 말하고 싶다. 우리와 그들의 관계는 한국에서 언리얼 엔진을 사용해서 게임을 만들고 있는 모든 파트너사와의 관계와 크게 다르지 않다.
UDK, 전 세계 다운로드 1위가 서울
지난 해 11월 무료 언리얼 엔진(UDK)을 공개했다. 성과가 궁금하다. UDK를 공개한 지 3개월밖에 되지 않았기 때문에 아직까지 가시적인 성과는 나오지 않고 있다.
그렇지만 UDK에 대한 유저들의 반응은 굉장히 뜨겁다. 관련 커뮤니티도 활성화 되어 있는 만큼 시간이 흐르면 다양한 게임이나 어플리케이션이 등장하지 않을까 싶다.
여담이지만 전 세계에서 UDK를 가장 많이 다운로드한 도시가 바로 서울이다. 그것도 2위 도시하고는 상대도 안 될 정도로 서울에서 UDK의 다운로드 숫자가 압도적으로 높다. 굉장히 놀라웠고, 앞으로도 한국 유저들을 위한 업데이트나 한글화 같은 지원에 신경을 쓸 것이다.
본사는 한국 개발자들의 실력이 어느 정도라고 평가하고 있나? 한국 개발자들의 실력은 정말 대단하다고 생각하고 있다. 본사에서는 한국에서 게임이 나올 때마다 매번 놀라고 있다.
일반적으로 언리얼 엔진은 온라인 게임 개발에 적합하지 않으며, 설사 개발을 한다고 해도 해결해야 할 문제가 많다고들 이야기한다. 그런데 한국 개발사와 개발자들은 그런 문제를 모두 극복해 낸다. 정말 대단하다고 생각하고 있으며 한편으로는 감동도 받고 있다.
혹시 차기 엔진에서는 온라인 게임 개발에 좀 더 적합한 기능을 넣을 생각이 있는가? 벌써부터 언리얼 엔진 4에 대해 이야기하는 것은 어려울 것 같다. 다만, 차기 엔진이 아니라고 해도, 현재 에픽게임스는 MMO 개발과 관련해서 계속 고민하고 있고, 실제로 중국 스튜디오에서 MMO 컴포넌트를 개발하고 있다.
다만, 설령 우리가 온라인 게임관련 기능을 넣는다고 해도, 이 부분은 한국 개발사들에게는 큰 도움이 되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한국 개발사들은 온라인 게임과 관련해서는 우리보다도 훨씬 뛰어난 노하우와 기술력을 갖추고 있기 때문이다.
게임과 엔진, 모두 최고에 도전한다
최근 에픽게임스는 게임 개발보다 엔진 개발과 라이선싱 사업에 더 집중하는 듯하다. 우리는 게임 개발과 엔진 개발이 관계 없는, 떨어진 분야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과거 언리얼 엔진 3만 하더라도 엔진 개발이 바로 <기어스 오브 워>의 개발로 이어졌다. 또, <기어스 오브 워2>에서 사용한 기술은 바로 언리얼 엔진 3에 적용되었다. 어찌 보면 이 것이 에픽게임스의 가장 큰 장점이자 사업 포인트가 아닐까 생각한다.
앞으로도 에픽게임스는 게임 개발과 엔진 개발에 모두 최고의 인력을 투입해서 최고의 게임, 최고의 엔진을 만들기 위해 노력할 것이다.
<기어스 오브 워 2>를 개발하면서 언리얼 엔진 3도 함께 업그레이드되었다.
에픽게임스는 한국 게임시장의 미래를 어떻게 바라보고 있는가? 한국은 전 세계적으로 굉장히 의미 있는 시장이며, 발전 가능성도 무궁무진하다고 본다. 특히 한국은 ‘게임 사업’을 선도하는 경향이 있어서 관심 있게 지켜보고 있다.
한국 시장은 다른 나라에서는 생각하지도 못한 시도를 많이 하며, 정체된 일부 해외 시장에 비해 굉장히 빠르게 변화하고 트렌드를 이끈다. 대표적으로 콘솔이나 북미·유럽 온라인 시장에서는 이제 도입 단계인 ‘부분 유료화’도 한국에서는 3~5년 전에 가장 먼저 시도했고, 성공적으로 자리를 잡았다. 빈말이 아니라 한국 게임업계 사람들은 정말 ‘천재’라고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