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노리가 개발하고 구름인터렉티브에서 서비스하는 MMORPG <어스토니시아 온라인>이 첫 테스트를 앞두고 조금씩 실체를 드러내고 있다. 특히 이 게임은 국산 PC 게임의 ‘전설’로 손꼽히는 <어스토니시아 스토리>를 계승하는 온라인 게임이라는 점에서 관심을 끈다.
<어스토니시아 온라인>의 개발진은 패키지 게임 같은 감성과 재미를 살리기 위해 다양한 시도를 했다. 카툰 렌더링 캐릭터가 펼치는 ‘턴 방식’의 전투 시스템이 대표적인 결실이다.
손노리 이원술 대표이사(오른쪽 사진)는 디스이즈게임과의 인터뷰에서 “손노리가 가지고 있는 특유의 센스와 함께 기존의 MMORPG 유저들이 즐겨도 어색함을 느끼지 않을 게임성. 무엇보다도 ‘재미있는 게임’을 만들기 위해 노력했다”며 공개의 소감을 밝혔다.
이원술 대표에 따르면 <어스토니시아 온라인>은 지금까지 원작을 기억하고 있는 마니아는 물론이고, 원작을 전혀 모르는 게이머까지 폭 넓게 포용하는 MMORPG를 목표로 개발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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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원작의 느낌을 살리려고 노력했다.”
이원술 대표는 “단순하게 이름만 ‘어스토니시아’인 게임을 만들고 싶지는 않았다”고 말문을 열면서 패키지 게임이었던 원작의 느낌을 살리는 데 중점을 두었다고 강조했다.
그는 “원작은 2D였기 때문에 최대한 그 느낌을 살릴 수 있는 3D 카툰렌더링 그래픽을 선택했다. 그리고 ‘어스토니시아’ 다운, 그리고 ‘손노리 다운’ 콘텐츠와 시스템들을 만들려고 최대한 노력했다. 패키지가 아닌 온라인 게임이지만, 유저들은 ‘역시 손노리 게임, 어스토니시아 스토리의 후속작’ 이라는 느낌을 받을 수 있을 것이다”라고 말했다.
<어스토니시아 온라인>은 실시간이 아닌 ‘턴 방식’ 전투를 선택해서 최대한 패키지 게임 같은 느낌을 살리고 있다. 또한, ‘딱지 시스템’ 등 과거의 향수를 느낄 수 있는 콘텐츠도 선보일 예정이다.
게임의 시나리오 역시 “전작으로부터 13년 후”라는 설정에 따라 원작의 유명 캐릭터들이 대거 등장하고. 손노리의 마스코트(?)라고도 할 수 있는 ‘패스맨’(주1)도 NPC로 등장한다.
(주1) 이원술 대표를 모델로 제작된 캐릭터이자 손노리의 마스코트. 패키지 게임 원작에서는 패스워드를 묻는 역할이었지만, 온라인에서는 다른 형태로 등장할 예정이다.
<어스토니시아 온라인>의 전투 장면. 턴 방식으로 진행된다.
■ “MMORPG를 개발하는 것이 즐겁다.”
이원술 대표는 현재 총괄 프로듀서 겸 디렉터로 <어스토니시아 온라인>의 개발을 진두지휘하고 있다. 그가 MMORPG의 개발에 직접 뛰어든 것은 사실상 이번이 처음이다.
이원술 대표는 “왜 진작에 MMORPG를 개발하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을 많이 한다. 솔직하게 말해서 이전에는 MMORPG가 패키지 게임보다 재미 없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온라인 게임 개발에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았다. 하지만 실제로 MMORPG를 개발해 보니 온라인에서도 얼마든지 패키지 게임과 같은 재미를 줄 수 있을 것이라는 확신이 들었다”고 말했다.
이어서 그는 “유저들이나 개발자들이나 흔히들 ‘MMORPG는 이래야 한다’라고 생각하는 고정관념이 많다. 하지만 <어스토니시아 온라인>은 스토리 텔링부터 다양한 시스템과 콘텐츠에 이르기까지, 그와 같은 고정관념을 타파하는 것이 목표”라고 덧붙였다.
<어스토니시아 온라인>은 현재 일본을 비롯한 해외시장으로의 진출도 진행하고 있으며, 국내에서는 오는 2월 4일부터 7일까지 1차 클로즈 베타테스트가 진행된다. 테스터 1만 명은 1월 26일부터 2월 2일까지 공식 홈페이지(//aso.goorm.com/)에서 모집한다.
아래의 질의응답은 이원술 대표와의 인터뷰를 정리한 것이다.
TIG> 배경 시나리오를 보면 1편의 주인공 ‘로이드’가 이미 죽었다는 설정이다.
이원술 대표: 온라인 게임인 만큼 <어스토니시아 온라인>은 어디까지나 ‘유저’가 주인공이 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로이드가 살아 있으면 아무래도 게임의 중심과 유저들의 시선이 분산될 위험이 있기 때문에, 아쉽지만 그러한 선택을 할 수밖에 없었다.
TIG> 대신 원작과의 연결고리가 약해지진 않을까?
꼭 그렇지는 않다. 로이드는 죽었지만 원작에서 하지 못 한 이야기들이 많이 남아 있다. 드라이덴의 진짜 목적부터 다른 캐릭터들의 후일담까지, 할 이야기는 풍부하다.
원래 <어스토니시아 스토리> 3편 이후의 후속작에서 하려던 이야기들을 하나씩 온라인에서 꺼낼 예정이다. 여담이지만 <어스토니시아 스토리>의 주인공 로이드와 핫타이크가 싸웠다는 ‘영웅전쟁’도 본래는 시리즈 4편이나 5편쯤에서 선보일 예정이었던 이야기다.
원작을 경험한 유저라면 보다 즐겁게 온라인 버전을 즐길 수 있을 것이다.
TIG> 혹시 1편의 히로인 일레느가 온라인에 등장하는가?
비밀이다. 아직 1차 CBT도 하지 않았는데, 모든 것을 밝히면 재미 없지 않은가.(웃음)
TIG> PSP로 출시됐던 <어스토니시아 스토리 2>의 뒷 이야기는?
물론 나온다. 여담이지만 아무래도 <어스토니시아 스토리 2>는 우리가 아닌 아이언노스에서 개발했기 때문에, 이를 온라인에서 어떻게 연결하느냐에 대해 많이 고민하고 고생도 했다. 하지만 결과적으로 2편의 뒷 이야기를 다루는 것도 전혀 문제가 없을 것이다.
TIG> 전투 시스템으로 ‘턴 방식’를 선택했다. 어떤 방식으로 진행되나?
기존의 패키지 RPG들과 거의 유사하다고 보면 된다. 몬스터들이 필드에서 돌아다니고, 유저가 몬스터와 접촉하면 전투가 시작된다. 전투에 돌입하면 일단 ‘작전타임’이 시작되고, 유저들은 파티의 행동을 지정할 수 있다. 작전타임이 끝나면 바로 ‘전투 타임’이 시작되어 미리 지정한 명령에 따라 공격/회복/방어 등이 이루어진다.
TIG> 턴 방식이라고 하면 전투가 쉽게 지루해지지 않을까 우려된다.
지루하지 않은 전투를 만들기 위해 1년 넘게 튜닝을 거쳤다. 지금도 계속 최적의 전투 시간을 맞추기 위해 밸런스를 조절하고 있다. 확실한 것은 결코 느리거나 지루하다는 느낌이 들지는 않을 것이라는 사실이다. 턴 방식의 장점을 살리고 단점은 줄이기 위해 많이 노력하고 있다.
TIG> 다른 유저들과의 ‘파티 플레이’도 가능한가?
최대 4명의 유저들이 하나의 파티를 구성할 수 있다. 다만, 파티 플레이를 할 때는 한꺼번에 꺼낼 수 있는 캐릭터의 수가 한 사람 앞에 3개로 제한된다. (즉, 최대 4명의 유저가 12개의 캐릭터로 파티를 구성하게 된다)
TIG> 거대 레이드 보스도 등장하나?
오직 파티로만 잡을 수 있는 거대 레이드 보스를 준비하고 있다. 참고로 준비하고 있는 레이드 몬스터 중에는 <어스토니시아 스토리> 원작을 즐겨본 유저라면 깜짝 놀랄 만한 것도 있다. (^^)
루이 엘리노스(기사)가 스킬을 쓰는 장면. 오른쪽 상단에 딱지 인터페이스가 보인다.
TIG> ‘딱지 시스템’은 무엇인가?
<어스토니시아 온라인>의 전투는 ‘작전타임’과 ‘전투타임’으로 구분된다. 딱지는 전투타임 때 유저들이 쓸 수 있는 일종의 ‘찬스 카드’라고 할 수 있다. 다양한 효과를 가지고 있기 때문에 딱지를 어떻게 활용하느냐에 따라 전투의 흐름이 달라지기도 한다.
TIG> 그런데 왜 하필이면 이름이 ‘딱지’인가?
아무래도 원작을 즐겼던 유저들의 연령대가 다소 높을 것이라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20대~30대라면 누구나 딱지에 대한 추억이 있을 테니 기왕 아이템을 만드는 것, 딱지가 좋겠다고 생각했다.
여담이지만 딱지에는 역대 손노리 게임에서 나왔던 모든 캐릭터들이 총출동할 예정이다. 이를 모으는 재미도 쏠쏠할 것이다.
TIG> 과거 서비스를 했다가 종료한 <포가튼 사가 온라인>과의 연관성은?
어떠한 관계도 없다. <포가튼 사가 온라인>은 손노리에서 개발에 관여한 것이 없기 때문에 <어스토니시아 온라인>과의 연계성이라고 할 만한 것 자체가 없다. 사실 어떻게 보면 <어스토니시아 온라인>이 ‘진짜 포가튼 사가 온라인’에 가깝다고 할 수 있다.
TIG> 1차 CBT에서 공개될 콘텐츠의 양은?
사실 OBT 때까지 구현하고 싶은 것이 많은데, 일단 1차 CBT에서는 욕심을 부리지 않고 ‘전투 시스템’ 하나만 집중적으로 테스트할 예정이다. 그런 만큼 콘텐츠는 아무래도 전투 위주로 구성되지 않을까 싶다. 양으로 치면 레벨 20 정도까지의 콘텐츠를 선보일 수 있을 것 같다.
싸울아비의 운기조식 스킬 사용 모습.
TIG> 마지막으로 유저들에게 한 마디 한다면.
“패키지 게임이 온라인으로 가면 이렇지 않을까?”하는 느낌을 살리려고 많이 노력했다. 그리고 <어스토니시아 스토리>를 기억하고 있는 모든 이들에게 인정 받는 온라인 게임을 만들려고 노력했다.
물론 그렇다고 1차 CBT에서 선보이는 <어스토니시아 온라인>이 완벽할 것이라는 뜻은 아니다. 다만, ‘무늬만 어스토인 게임’, ‘아무런 개성 없는 평범한 MMORPG’를 만들지는 않았다. 앞으로도 많은 관심을 부탁하며 재미있는 게임을 만들기 위해 더욱 노력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