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해 하반기부터 삼국지를 소재로 한 MMORPG들이 부쩍 늘어났죠. <적벽> 역시 삼국지를 배경으로 국가전쟁을 강조한 RPG입니다.
올해 초 오픈 베타테스트(OBT)에 들어간 <적벽>은 초반 상승세가 눈에 띄었는데요, 이미 한국에 서비스 중인 <완미세계>와 <심선>을 만든 완미시공에서 개발한 만큼 콘텐츠 자체의 볼륨은 상당히 풍부합니다.
디스이즈게임은 KTH 게임사업팀에서 <적벽>을 담당하고 있는 박용호 PM을 만나 <적벽>의 현재, 그리고 상용화 이후의 계획을 들어봤습니다. /디스이즈게임 박상범 기자
KTH 게임사업팀 <적벽> 담당 박용호 PM.
OBT가 시작된지 2주가 넘었다. 현재의 상황은? OBT 이후 캐시 상점을 오픈하면서 한 차례 점검이 있었을 뿐, 별도의 문제는 없었다. 오토나 핵도 감지되지 않고 있다. 클라이언트 다운로드와 설치, 플레이 등에서 불편한 점이 아직 파악되지 않고 있다. 게임 이용에 대한 불만은 별로 없는 상태다.
동시접속자 2만명 돌파 이후에도 조금씩 상승세를 타고 있다. 현재 동시접속자는 2만 중반 정도 나오고 있다.
OBT를 시작한 지 1주일 만에 최고 레벨에 도달한 유저가 나왔다. 예상한 일인가. 물론 예상했다. 이전 테스트 때는 3일 만에 나오기도 했다. <적벽>은 게임에 익숙하면 금방 만렙에 도달 할 수 있는 게임이다. 하지만 레벨을 올리면서 무기 승급이나 강화 등 부가적 요소까지 했다면 아직까진 만렙이 되지 못 했을 것이다.
그리고 만렙 유저는 전체 유저의 1%도 안되는 상황이고 크게 서비스에 부담이 되거나 콘텐츠가 없어 관두는 유저는 없다. <적벽>을 열정적으로 플레이해 줘서 고맙다는 말을 전하고 싶다.
개발사인 완미시공과의 의사소통과 업무진행은 어떤가. 커뮤니케이션을 하면서 큰 어려움은 없었다, 계약할 때부터 그쪽의 약점과 우리의 강점이 잘 판단된 상태에서 시작했다. 서로 양보할 건 양보하고, 가져갈 건 다 했다.
의견 대립 부분은 좀 있다. 중국의 서비스는 국내와 운영 방안이 달라서 그런 부분을 이끌어내는 데 커뮤니케이션이 길어진 적은 있지만 크게 어려운 부분은 없었다.
특히 완미시공이 한국 퍼블리셔와 업무를 진행해 본 게 큰 도움이 된 듯하다. 물론 다 들어주는 것은 아니지만 여러 곳에서 같은 소리를 내면 받아들이는 부분은 많이 발전한 듯 싶다.
유저들이 호평과 불만을 제기하는 부분은? 중국 게임이다 보니 이 자체에 대한 불만을 가지는 분들이 있었다. 오토와 캐시가 난무하고 게임의 내용이 없다며 잠재적인 불만을 가지고 있는거다. 하지만 실제로 게임을 해 보면 그리 판단하지 않더라.
기존에 <WoW>를 즐겼던 유저들은 퀘스트 위주의 다른 게임을 하다 보면 지루해 한다. 이는 퀘스트 위주 게임은 어느 정도 다 갖고 있는 부분이다. 무조건 사냥만 고집하는 유저는 적응하기 힘들어했다. 이는 <적벽>도 마찬가지더라.
또한, 다음 퀘스트를 찾아가는 시간을 최소화한 편의 시스템, 원활한 매크로 사용, 낚시와 사냥 등 다양한 즐길 거리에 대해선 긍정적인 평가가 나오고 있다.
본인이 생각하는 <적벽>의 장단점은? 일단 장점은 게임이 편리성이다. 콘텐츠도 내용이 많고 방대하다. 작은 콘텐츠가 많이 모여 있어서 유저들이 심심하지 않게 재미를 느끼고 경험치도 많이 얻을 수 있다. 퀘스트를 따라가는 것보다 작은 것들이 잘 조화된 듯 싶다. 개인적으로도 퀘스트나 사냥은 잘 안 하고, 낚시나 독서, 보물찾기, 점령전 등을 많이 즐기고 있다.
<적벽>은 궁극적으로 성장과 강화를 통해 명성과 호칭을 얻고, 군단을 만들어 국가전쟁에 승리하는 목적을 부여하고 있다. 특히 국가전쟁을 통해 얻을 수 있는 보상이 막강하다. 핵심 목적에 맞도록 유저들을 유도하는 것이 <적벽>의 장점이라고 본다.
다만, 오로지 레벨업을 목적으로 하는 유저에게 <적벽>은 단점이 많은 게임이다. 무작정 사냥만 해서는 레벨이 오르지 않고 솔로잉만 하면 제대로 성장하지 못 한다. 그만큼 레벨업만 하고 전장을 누비는 유저에겐 재미를 못 느끼는 게임이라고 생각한다.
그에 대한 불만이 분명 있을 텐데, 다수라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당장 행낭에 대한 불만이 제일 많을 텐데 어느 정도 게임에 적응되면 부족하지 않을 것이다.
이번 상용화가 밸런스를 파괴한다는 유저들의 지적도 있다. 기존에 필수 재료 아이템을 판매하는 게임으로 인해 우려하는 부분이 많은 것 같다.
<적벽>은 점보기나 반복 퀘스트 등으로 얻는 아이템이 꽤 많다. 그렇게 많은 시간을 투입해 그런 아이템을 만드는 유저를 시간이 제한적인 사람은 따라갈 수가 없다. 그만큼 시간을 투자해야 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캐시 아이템이 없다고 게임을 못 하는 건 아니다. 전력적으로 떨어지는 것도 아니고, 큰 차이가 없다. 재료 아이템은 강매가 아니다. 충분히 퀘스트만 해도 고급 아이템을 만들 수 있다.
그리고 캐시 아이템이 나왔다는 것 자체가 밸런스를 망가뜨렸다고 생각하기 쉬운데 출시된 아이템들은 고렙에서 일부만 필요한 것이다. 예를 들어 향목탄, 상아방주, 구기탄 등 생산 확률 높여 주는 아이템을 5~6급에서 적용해야지, 2~3급에서 바르면 안 된다.
그만큼 캐시 아이템의 밸런스 파괴는 심하지 않다. 중국에서 했던 것 그대로 가져오고, 어느 정도 조절한 뒤에 출시하는 것이다.
<적벽>은 지난 2월 8일 캐시 상점 업데이트로 정식 서비스에 들어갔다.
경험치 2배 이벤트로 만렙 유저가 많아졌는데, 국가대전은 어느 시점에 적용되나? 몇 월까지는 말할 수 없지만 2분기 정도로 생각하고 있다. 이번 설 연휴가 끝나면 업데이트 시기를 조율할 것이다. 그리고 게임 내에 국가대전에 대한 조건들이 있다. 레벨이 3인 군단이 20개가 있어야 국가대전의 진행이 가능하다. 기준 수치가 채워지면 진행할 수 있을 것이다.
원래 <적벽>은 완미시공의 주장으로 OBT 때 45레벨까지 공개하려고 했었다. 낚시나 점보기 등 콘텐츠는 원래 OBT 버전에는 없었다. 완미시공과의 협의 끝에 추가한 것이다. 여기에 보조 무기까지 있으니 길게 보면 2~3개월 정도의 콘텐츠 분량이다.
유저가 만약 한국적인 요소나 기존 콘텐츠 이외의 것, 혹은 빠른 업데이트를 요구한다면? 이미 대부분의 콘텐츠가 준비되어 있기 때문에 업데이트하는 데 큰 문제는 없다.
그리고 게임의 흥행이 잘 되면 빠른 업데이트와 국내용 콘텐츠는 충분히 추가할 수 있는 여지가 있다. 개발사에서도 충분히 납득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
마지막으로 <적벽>을 즐기는 유저들에게 한 마디 한다면. 서비스를 준비하는 기간이 상당히 길었다. 특히 1년 넘게 콘텐츠와 유료화 등을 준비했다. 캐시 상점이 열렸다고 해서 유저 분들이 캐시 게임으로 전락하고 밸런스가 무너진다는 걱정은 안 해도 된다. 만렙을 달성한 다음에 보면 알 것이다. 재미있게 즐겨 보고 문제가 되는 부분은 솔직하게 얘기하면 문제를 보완하겠다. 많은 관심과 성원을 부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