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타겟팅 액션 MMORPG <레드블러드 온라인>의 개발사 고릴라바나나가 세계적인 게임음악 작곡가 제레미 소울과 손을 잡았다. 제레미 소울은 대규모 오케스트라를 이용해 웅장하고 서사적인 음악을 만드는 것으로 유명한 작곡가로, 국내에서는 <길드워>와 <엘더스크롤: 모로윈드>의 음악으로 이름을 알렸다.
그런 그가 SF 세계관 중심의 <레드블러드 온라인>과 만났다. 어찌 보면 생소한 조합일 수도 있지만, 그는 전혀 상관 없다고 말한다. 모든 것을 보완해 줄 수 있는 경험이 있고, 개발사와의 이해도 역시 충분하기 때문이다. 디스이즈게임에서 <레드블러드 온라인>의 음악을 작곡 중인 제레미 소울과 이야기를 나눠 봤다. 먼저 그가 만든 음악부터 감상해 보자. /디스이즈게임 안정빈 기자
<레드블러드 온라인> 메인 테마 <세속의 성도>(Civitas Terrena)
(음악 작곡: 제레미 소울)
※ 레드블러드 온라인: 만화 <레드블러드>를 원작으로 하는 논타겟팅 액션 MMORPG. 원작 이전의 시대를 다루고 있으며, 중세와 SF가 뒤섞인 판타지 월드에서 4개의 서로 다른 국가들이 대립하는 세계관을 그리고 있다.
이번에 공개된 영상은 게임에서 가장 먼저 접하게 될 움블리고 타운과 필드 전투, 파티 구성 후 인스턴스 던전 전투 등으로 구성돼 있다. 또한, 앞으로 등장할 각 지역의 보스 몬스터도 엿볼 수 있다.
<레드블러드 온라인>은 지난 해 포커스 그룹 테스트를 실시해 방향성을 검점했고, 올해 여름 클로즈 베타테스트(CBT) 버전 완성을 목표로 개발이 진행 중이다. |
※ 제레미 소울: <해리포터> 시리즈를 비롯해 <엘더 스크롤> 시리즈, <네버윈터 나이츠> <아이스윈드 데일> 등 다양한 게임음악을 담당했다. <토탈 어나이얼레이션> 이후 자신의 스튜디오를 설립하고 왕성한 활동을 보여 왔으며 국내에는 <길드워>의 배경음악을 담당하면서 본격적으로 명성을 쌓았다.
그는 오케스트라를 동원해 웅장한 게임음악을 주로 만들며, 게임에 있어 음악의 역할을 한층 키워낸 작곡가로 손꼽힌다. 대표작인 <엘더스크롤 3: 모로윈드>는 게임인더스트리에서 주는 올해의 게임 사운드트랙 상을 받기도 했다.
TIG> 안녕하세요. 한국의 디스이즈게임입니다. 인터뷰에 응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제레미 소울: 저야말로 인터뷰를 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디스이즈게임과의 인터뷰가 올해 첫 인터뷰가 되겠군요(웃음).
TIG> 요즘 근황이 궁금합니다. 올해 계획과 목표는 무엇인가요?
근황은 딱히 말할 게 없고, 새해 계획은 ‘너무 힘들게 일하지 말자’입니다. 하지만 이 목표가 비현실적이라는 건 저도 잘 알고 있습니다(웃음).
TIG> <레드블러드 온라인>의 음악 작업에는 어떤 계기로 참여하게 됐나요?
일단 게임 자체에서 굉장히 강렬한 느낌을 받았고 시나리오도 놀라웠습니다. 원작 만화인 <레드블러드>도 알고 있는데요, 덕분에 이 게임이 원작의 느낌을 잘 살리면서도 게임성을 유지하고 있다고 느꼈습니다.
TIG> 개발 중인 게임인 만큼 자료를 보고 음악 작업을 했을 텐데요, <레드블러드 온라인>을 처음 접했을 때 느낌은 어땠나요?
월드 클래스의 게임이구나, 그리고 아주 좋은 팀이 이 게임을 개발하고 있구나 하고 느꼈습니다. 지금까지 전 세계의 다양한 팀과 일해 봤는데요. 이 게임 역시 함께 작업하게 될 것이라고 판단했습니다.
정말로 좋은 음악을 만들고 싶었죠. 지금은 전체적인 게임성을 높이기 위해 각 테마와 하모니 작업을 하고 있습니다.
■ 다양한 설정, 세계관이 어울리는 음악을 작곡 중
TIG> 지금까지 주로 중세 판타지가 배경인 음악들을 작곡했는데요, SF 요소가 포함된 <레드블러드 온라인>은 조금 색다른 경험이 아닌가요?
SF 역시 제가 사랑하는 것들입니다. 최근에 <메탈 기어: 피스 워커>의 작곡팀에서 일했고, 시리즈 중 두 작품을 담당했던 <스타워즈>나 <프레이>만 봐도 그렇죠. 다양한 환경에서 일하는 것은 매우 좋은 일입니다. 게다가 제 프로젝트는 언제나 아주 많은 요구사항을 받기 때문에 작곡가로서 지루함을 느낄 틈도 없죠.
TIG> 멀리 떨어진 한국의 개발사와 작업하면서 힘든 점은 없었나요?
특별히 없습니다. 이전에도 다양한 국적의 회사들과 일해 봤습니다. <해리포터>의 모든 게임들은 런던과 시애틀 사이의 공동작업이었고, 최근에는 러시아, 일본, 스웨덴, 헝가리의 스튜디오와도 작업을 했죠.
이렇게 먼 거리에서 일해도 큰 어려움이 없는 국제공용어라는 게 음악의 장점인 것 같습니다. 또한, 제작자로서의 쌓은 지금까지의 경험이 게임을 살펴보고 게임이 필요한 것을 채워 나가는 것을 가능하게 해 줍니다.
TIG> <레드블러드 온라인>에서 작업한 곡의 규모는 어느 정도인가요?
세계적인 수준에서 봤을 때 ‘트리플A’ 등급의 게임들과 견줄 수 있는 규모의 많은 곡들이 제작될 것입니다. 최종 분량이 아직 정해지진 않았지만, 매우 흥미로운 기록이 될 것 같네요.
다양한 설정이 있는 게임인 만큼 액션보다는 우선 세계관에 어울리는 음악들을 먼저 만들고 있습니다. 게임 플레이 곳곳에서 제 손길을 느낄 수 있을 겁니다.
TIG> 그럼 곡의 작업은 어느 정도 진행된 상태인가요?
지난 3개월 동안 저는 제 스튜디오를 업그레이드하기 위해 집중해 왔습니다. 그래서 평소만큼 많은 음악을 만들지는 못 했는데요, 이는 음악을 만드는 작업이 텍스처 맵핑이나 3D 모델링처럼 ‘양이 아닌 질’을 중요시 하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아직 많은 작업이 남아 있습니다. 개인적으로도 최대한 빨리 완성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 음악은 게이머의 친구가 돼야 한다
TIG> 지금까지는 주로 PC나 콘솔 게임 음악을 만들어 왔는데요, 온라인게임 음악이 다른 점이 있다면요?
개인적으로 온라인게임을 아주 좋아합니다. 정기적인 업데이트를 통해 끊임없이 변화하는 환경을 제공하기 때문이죠. 그만큼 사람들은 온라인게임에서 오프라인게임보다 더 많은 시간을 보냅니다. 음악도 더 길어야 하죠.
그래서 ‘어떻게 (긴 시간을 들어도 질리지 않을) 음악을 만들어 내느냐’에 대한 고민이 필요합니다. 이전에 함께 일했던 <길드워>나 <zOMG>에서 많은 교훈을 얻었죠.
TIG> 음악이 게임에서 맡는 역할을 무엇이라 생각하나요?
음악은 게이머의 친구입니다. 작곡가는 게임 플레이를 편안하게 해 주는 한편 감정적으로 몰입된 상태를 유지하게 해 줄 의무가 있죠. 플레이어가 스크린 속의 자신의 캐릭터에 자연스럽게 빠지도록 만드는 것이 음악의 역할이라고 생각합니다.
TIG> 게임음악이 더욱 발전하기 위해 무엇이 더 필요하다고 생각합니까?
개발자들의 관심입니다. 훌륭한 아이디어는 시간과 인내심, 그리고 돈을 필요로 합니다. 어떤 게임이라도 음악은 개발 초기부터 마스터 플랜으로 고려돼야 하죠.
저는 고릴라바나나의 친구들이 좋은 음악을 찾기 위해 전 세계를 돌아다닌 것은 매우 칭찬 받을 일이라 생각합니다. 게임에서 음악이 얼마나 중요하고 얼마나 큰 영향을 미치는 지 알고 있는 개발자들이 늘어날수록 게임음악은 훨씬 더 많이 발전할 수 있을 것입니다.
TIG> 끝으로 <레드블러드 온라인>을 기다리는 한국 유저들에게 한마디 부탁합니다.
강력한 전사들이여, 그대들의 기다림은 결코 헛되지 않을 것입니다. 당신을 위한 게임이 곧 다가올 것이니 두려워 말고 자신 있게 도전하십시오. <레드블러드 온라인>의 세계에 도전할 수 있다면 당신은 운명도 이곳에 있는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