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PS 조작의 색다른 재미를 추구했던 축구게임 <프리스타일 풋볼>. 1차 CBT를 진행한 이후 10여개월이 흘렀다. 그리고 2차 CBT를 준비하는 지금 공개된 모습은 예전과 사뭇 다르다. 참신함을 강조한 1차 CBT 때와는 달리 게임성과 유저 편의성을 앞세우고 있다.
아날로그 스타일을 고수했지만 다시 디지털 스타일로 되돌아온 <프리스타일 풋볼>. 게임의 특징과 재미를 위해 무엇을 바꾸고 준비했는지 김명수 개발실장을 만나 이야기를 들어봤다./디스이즈게임 정우철 기자
■ 재미를 위해 바꿀 수 밖에 없었다
TIG: 2008년 지스타, 그리고 1차 CBT 당시의 <프리스타일 풋볼>의 모습이 아니다. 왜 바꾸었나?
김명수 실장: 원래 <프리스타일 풋볼>의 기획의도는 FPS와 같은 조작감과 뷰를 가지는 축구였다.
하지만 2차 CBT버전은 말한 것처럼 <프리스타일>(농구)을 축구로 바꾼 듯한 느낌을 주는 게 사실이다. 왜 리뉴얼을 했느냐고 묻는다면 재미가 없었기 때문이라고 말할 수밖에 없다.
다시 말하자면 초기 기획을 구현한 게임을 실제 만들었고 테스트도 진행했다. 그러나 한계가 너무나 많이 보였다. 할 수 있는 것은 다 해봤지만 만족할 수 없었다. 그래서 처음부터 다시 개발을 시작했다.
새로운 시도가 참신할 수는 있어도 실패 확률도 높다. 사실상 FPS 방식의 <프리스타일 풋볼>은 실패했고 다시 만들게 된 것이다.
TIG: <프리스타일>과 <프리스타일 풋볼>이 농구에서 축구로 배경을 바꾼 것으로 이해할 수 있다. 차이점이 있다면?
기본적으로 1인 1플레이어라는 것과 액션성이 차지하는 비중은 <프리스타일>에서 계승했다. 캐릭터 콘셉트, 카툰 랜더링 등의 전체적인 스타일도 비슷하다. 하지만 축구와 농구라는 점에서 많은 차이를 보이고 있다. 기본적인 액션도 다르다.
예를 들어 스테이지는 가능한 현실감을 줄 수 있는 수수한 콘셉트를 지향하고 있다. 게임을 플레이하면 알겠지만 배경음악도 없다. 현실감 있는 스테이지를 구현하기 위해 경기를 관람하는 관중을 표현했고 배경음악 대신 관중들이 응원가를 불러주는 식으로 만들고 있다.
■ 자유로운 플레이는 여전히 유지
TIG: <프리스타일 풋볼>도 기본 룰을 제외한 자유로운 플레이가 콘셉트인가?
농구게임인 <프리스타일>도 기본적인 규칙을 가지는 반면 반칙은 아예 쓸 수 없었던 게임이다. 예를 들어 옷을 잡아 당기거나 주먹을 내지르지 못한다. 아케이드 게임의 모습을 가지고 있지만 플레이는 정규 농구와 비슷하게 만들었다.
<프리스타일 풋볼>도 이런 콘셉트는 유지한다. 실제 축구장에서 기본적인 룰을 따른다. 다만 플레이면에서 본다면 풋살과 축구의 방식을 교모하게 섞어서 재미있는 부분만 뽑아냈다. 풋살의 경우 아기자기한 반면 스케일이 작다. 축구는 그 반대 성향을 가지고 있는데 <프리스타일 풋볼>은 아기자기하면서 스케일을 크게 가져간다고 보면 된다.
TIG: 축구의 룰을 반영하면서 간소화 했다고 이해하면 되나?
라인아웃이나 코너킥은 있지만 반칙은 없다. 따라서 프리킥이나 페널티킥도 없다. 반칙성 플레이를 시도하면 성공하지 못하게 되어있다고 보면 된다. 예를 들어 공을 빼앗기 위해 백태클을 해도 태클이 실패하는 것이다.
오프사이드의 경우도 마찬가지이다. 상대 수비수보다 깊숙이 있으면 오프사이드 판정이 발생한다. 다만 패스가 실패하고 공이 자연스럽게 상대방에게 넘어간다. 이는 과도한 카운터어택을 방지하기 위함이다.
TIG: 경기 흐름을 끊이지 않게 하면서 룰을 적용하는 셈인데 이유가 있나?
축구의 특성한 반코트가 아닌 풀코트에서 플레이를 하게 된다. 오프사이드가 존재하지 않으면 과도한 카운터 어택을 시도하게 된다. 이 경우 수비수는 자기 진영에서 벗어나지 못한다. <프리스타일 풋볼>은 토탈사커를 추구하는 게임이다. 전원공격, 전원수비를 위해서 축구의 룰을 약식으로 구현하고 있다.
■ 독자적으로 움직이는 공의 움직임
TIG: 공의 움직임이 여타 축구게임과 다른 느낌이다.
공의 움직임도 물리엔진을 적용시켰고 캐릭터의 애니메이션과 독립되어 구현하고 있다. 캐릭터를 옆에서 본다고 생각하면 볼 터치에 따라서 공과 캐릭터의 간격에 차이를 보인다. 볼터치가 길어지거나 짧아지는 등 실제 축구와 비슷하다.
공의 움직임을 독립시키면서 패스도 달라졌다. <프리스타일>의 경우 패스가 타겟팅 방식이었다. 패스를 하면 자동으로 타겟팅이된 캐릭터로 이동해 캐릭터가 움직이면 공도 그 방향으로 곡선을 그리며 휘어졌다. <프리스타일 풋볼>은 타겟팅 방식이 아닌 공간 패스 방식이다.
TIG: 우스개 소리로 말하는 자석 축구공이 아니라는 말로 들린다.
기존 축구게임들은 공이 유저를 향해 움직였다면 <프리스타일 풋볼>은 유저가 공을 향해 움직인다. 이를 구현한 이유는 눈으로 보고 대응할 수 있는 플레이를 위해서이다. 공과 나 사이의 거리, 상대방과의 거리를 계산해 움직임을 결정해야 한다.
이를 통해 상대의 패스를 눈으로 보고 공의 궤적을 예상해 중간에서 가로챌 수도 있다. 이렇게 볼을 경합하면서 전략과 전술이 만들어 진다.
농구가 패스를 중심으로 공을 돌리다가 슛을 하는 것과 달리 <프리스타일 풋볼>에서는 패스와 가로채기, 크로스 등을 통해 전술적 다양성을 유지할 수 있다. 이것이 핵심 기획 중 하나이다. 한마디로 현실의 축구공의 움직임을 구현하고자 한다.
TIG: <프리스타일 풋볼>의 액션은 공을 따라가면서 발생하는 유저의 조작을 통해 구현하는 것인가?
그렇다. 상대방의 동작을 보고 반응할 수 있는 상황을 만들어 주는 것이다. 유저의 조작 비중이 일반 게임보다 높다는 이야기이다. 또 캐릭터가 습득하는 스킬을 통해 다양한 액션을 보여줄 수 있다. 드리볼의 경우 해당 스킬을 사용하면 보다 화려한 플레이를 볼 수 있다.
하지만 CBT 버전에서는 드리볼 관련 스킬은 안 들어간다. 일단 기본 드리볼과 방향전환, 속도만으로 어떤 반응을 이끌어 낼 수 있는지 보고자 한다. 스킬 자체보다 유저의 조작이 승패에 더 많은 연관성을 줄 수 있다.
■ 선수단이 아닌 선수 개인의 육성
TIG: 경기 매칭이 자기가 원하는 상대가 아니라 자동으로 구성되고 있다. 이유가 있나?
승률 50%를 위한 법칙이라는 콘셉트 때문이다. 경기 매칭을 자신이 정할 수 없는 이유는 게임이 리그제로 운영되기 때문이다.
<스타크래프트>나 <워크래프트>의 래더를 생각해보면 되는데 자신이 구성된 팀과 전력이 비슷한 상대를 매칭 시켜주는 시스템이다. 실력차이에 의해서 지기만 하는 경기는 흥미를 잃을 수밖에 없다.
TIG: 리그 시스템이 어떤 것인지 자세한 보충설명이 필요하다.
<프리스타일 풋볼>은 아마추어 리그와 프로리그 1부 부터 3부까지 4개로 구성되어 있다. 자신의 캐릭터를 만들고 경기를 시작하면 시즌제로 플레이 할 경기를 선택하게 된다. 경기를 치를 때마다 승점과 감점이 적용되고 시즌이 마무리 되면 순위를 통해 리그 승격과 강등이 결정된다.
TIG: 캐릭터의 육성이라는 부분이 더 중요시 되고 있는 느낌이다.
<프리스타일 풋볼>은 한 팀을 조작하는 것이 아닌 한 명의 선수를 조작하는 게임이다. 당연히 캐릭터 육성도 중요하다. 일단 만랩은 20레벨로 설정되어 있으며 하루 한시간 정도 플레이를 한다는 가정하에 한달 이내에 도달할 수 있다. 이후에는 레벨이 없다.
TIG: 레벨이 고정되면 성장이라는 재미가 사라질 우려가 있다.
만랩 이후에는 명성치를 통해 계급제도와 비슷한 느낌으로 차별성을 둘 예정이다. 또한 20레벨을 달성한 이후 능력치 성장이 아닌 스킬을 통해 자신의 캐릭터를 성장 시킬 수 있다. 후반으로 갈 수록 조작은 어렵지만 화려한 스킬이 추가된다. 또 집중 훈련이라는 시스템을 이용해 자신의 능력치를 빼서 다른 능력치를 올릴 수 있다.
TIG: 축구 게임을 즐기는 유저들은 유명 선수를 게임에서 활용하고자 하는 욕구가 강하다. 이런 선수라이센스도 향후 준비하고 있나?
<프리스타일 풋볼>은 유명 선수보다 아바타로 사용할 수 있는 캐릭터를 원한다. <프리스타일>에서는 KBL 라이센스를 통해 실제 선수 캐릭터도 등장시킨바 있다. 하지만 유저들은 KBL 선수보다 원더걸스나 카라를 더 좋아 한다.
우리는 팀을 운영하기 보다 유저가 캐릭터를 통해 축구 선수로 살아볼 수 있는 느낌을 살리고자 한다. 즉 선수이적을 통해 연봉협상을 하는 등 개인의 성장과 이벤트의 콘셉트로 내세우고 있다.
선수가 성장함에 따라 다양한 스킬을 습득할 수 있다.
TIG: 게임을 플레이하기 위해 팀을 만들 때 중복 포지션은 선택할 수 없다. 문제의 소지는 없나?
아직 중복 포지션에 대해서는 어떻게 될지 모르겠다. 지금은 팀을 먼저 구성하고 상대방과 경기를 치루는 방식이다. 팀을 맞추다 보니 같은 포지션이 있으면 강퇴 하거나 해당 포지션 유저를 무작정 기다리는 등 지루한 기다림의 시간이 생긴다. 그래서 아예 중복 포지션은 입장하지 못하도록 제약을 두었다.
이번 2차 CBT를 통해 지금의 방식이 좋을지 나쁜지를 판단할 수 있을 것 같다. 일단 게임의 매칭까지 진행되는 속도가 상당히 빨라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TIG: 골키퍼가 인공지능이다 보니 공을 잡은 뒤의 리액션 때문에 역습 플레이가 힘들었다.
골키퍼의 경우 유저가 직접 패스 요청을 할 수 있다. 보통 F1~F4에 저장된 매크로 채팅을 이용하는데 '헤이~', '패스!' 같은 단어가 지정되어 있다. 이런 매크로 채팅키를 입력하면 골키퍼가 해당 유저에게 곧바로 공을 던져준다. 이런 매크로 채팅을 이용한 필드 플레이도 가능하다.
TIG: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프리스타일>때도 그랬지만 <프리스타일 풋볼>도 1인 1플레이라는 개념을 유저들에게 확고하게 인식 시켜주고 싶다. 온라인게임에서는 당연할 수도 있지만 스포츠 장르에서 1인 1플레이 게임보다 1인 1팀 플레이가 주도적이다.
솔직히 기존에 등장한 많은 축구 게임들 중 하나라도 성공하기를 빌었다. 축구 게임도 스포츠가 아닌 1인 1플레이라는 장르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온라인에서의 공놀이가 패키지 게임과는 확실히 다르다는 점이 유저들에게 인지될 수 있었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