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그인

회원가입 | ID/PW 찾기

게임인

“테라, 론칭 연기는 완성도를 위한 선택”

블루홀 스튜디오 김강석 대표 인터뷰

정우철(음마교주) 2010-04-21 18:47:44

논타겟팅’과 ‘블록버스터’라는 두 가지 키워드로 화제를 모았던 MMORPG <테라>. 하지만 지난 3 클로즈 베타테스트(CBT)에서 그 기대감은 아쉬움으로 변했다. 시간을 들여 준비한 콘텐츠들은 시너지 효과를 내지 못했고, 테스터들은 초반 이후의 플레이가 아쉽다고 지적했다.

 

결과적으로 <테라>는 완성도를 다듬을 시간이 필요했다. 그리고 그 시간을 준비하기로 결정했다. 당초 올해 상반기 중에 오픈 베타테스트(OBT)가 시작될 예정이었지만, 연내 OBT로 계획을 수정한 것이다.

 

일정의 연기라는 쉽지 않은 선택을 한 <테라>의 개발진은 어떤 준비를 하고 있을까. 개발사인 블루홀 스튜디오의 김강석 대표를 만나 이야기를 들어 봤다. / 디스이즈게임 정우철 기자


 

블루홀 스튜디오 김강석 대표.

 


■ <테라>가 3차 CBT를 통해 얻은 것


 

TIG: <테라>의 3차 CBT에 대한 외부의 평가는 다소 회의적이었다. 내부에서는 어떻게 보고 있나?

 

김강석 대표: 알다시피 3 CBT에서 많은 비판과 지적을 받았다. 유저의 입장에서 본다면 3차 CBT에서 선보인 콘텐츠의 완성도가 떨어지는 것은 분명하다.

 

이를 내부에서는 각종 콘텐츠의 유기적인 연결이 미흡하다고 평가하고 있다. 양적으로는 많은 것을 선보였지만 완성도가 떨어졌다. 콘텐츠 사이의 유기적인 연결도 미흡한데, 오랜 시간 플레이해야 하는 MMORPG로서 긍정적이지 못한 부분이다.

 

 

TIG: 부정적인 면을 찾은 반면, 긍정적인 부분도 찾아 냈을 것 같다.

 

물론이다. 언제나 긍정적 평가를 받는 부분인 그래픽과 캐릭터의 실루엣, 사냥터의 피드백은 긍정적이었다. 다만, <테라>의 논타겟팅 전투는 호불호가 뚜렷하게 엇갈린다. 몰입감을 느끼고 재미있다는 평가도 있는 반면 정 반대의 의견도 있다.

 

논타겟팅 액션에 대한 기대치가 높고 다양해서 찬반 양론이 많은 편이다. 뭔가 다듬어지지 않은 느낌이지만 대작으로서의 기본기는 갖춰진 것 같다는 평가도 받았다. 우리도 아직 갈 길은 멀지만 기대를 가질 수 있다는 부분은 긍정적으로 본다.

 

그래픽과 캐릭터는 누구나 공감하는 <테라>의 장점이다.

 

TIG: 개발사 대표의 입장에서 볼 때 <테라>의 논타겟팅 액션을 어떻게 평가하고 있나?

 

기본적으로 미흡한 부분은 분명히 있다. 예를 들면 조작감 등을 들 수 있는데, 개인적으로 봤을 때도 조작이 명쾌하거나 호쾌하지 않다고 느꼈다. 사실 이번 3 CBT의 논타겟팅 액션은 프로토 타입과 비교해도 떨어진다.

 

이는 대규모 개발 프로덕션 단계에서 조정된 부분도 있고, 내부에서 개발 일정을 맞추지 못한 부분도 있다. 또한 전투 자체가 액션 뿐만 아니라 몬스터의 인공지능, 장비, 레벨업 등의 다양한 변화에 대해서 유기적으로 연동되어야 하지만 그렇지 못했다.

 

 

TIG: 액션에서 콘텐츠의 유기적인 연동이 의미하는 것이 구체적으로 무언인가?

 

일단 <테라>는 크게가지 패턴으로 전투를 가져간다. 일반 파티와 한방을 즐기는 사냥, 그리고 중형 몬스터와의 전투다.

 

이중에서 가장 중점적으로 준비하는 것이 중형 몬스터와의 전투를 위한 파티 플레이다. 중형 몬스터는 아이템 파밍과 연결되고, 이것이 곧 성장과 보상의 욕구를 채워 준다. 또한 커뮤니티와도 밀접한 관계를 갖는다.

 

<테라>의 논타겟팅 액션은 몬스터 인공지능에 따라 변하는 전투인데, 이 부분이 만족스럽지 못하다.

 

지금은 몬스터의 인공지능을 업그레이드해야 한다. 또한 사냥터의 구조와 동선이 스트레스를 주고 있어서 최적화도 필요하다.

 

 

TIG: 결국 3 CBT가 개발팀에게는 쓴 약이 된 것 같다.

 

마케팅 차원에서는 아쉬울 수 있지만, 개발하는 입장에서는 약이 된 것이 사실이다시장과 유저가 요구하는 수준이 분명히 존재한다는 것을 CBT를 통해 알게 됐다.

 

솔직히 말하면 지난 세 번의 CBT는 현재 시장에서 요구하는 대작 MMORPG에 대한 기대치가 어느 수준인 지를 배우는 과정이었다.

 

유저가 콘텐츠를 이용하면서 어느 정도까지 세밀하게 보고 있는가 등을 받아 보면서 많이 놀라기도 했다. 이런 경험을 바탕으로 향후 <테라>의 개발 방향과 목표를 설정할 수 있었다.

 

몬스터의 인공지능은 아직 미완성 단계. 부족함을 느낄 수밖에 없었다.

 

 


■ 일정 연기는 완성을 위한 숙성기간


 

TIG: 당초 상반기 OBT가 목표였다. 완성도를 높이기 위해서 일정의 변경이 불가피해 보인다.

 

사실 개발 막바지 단계인 만큼 유저와 교감을 가진 상태에서 개발이 진행돼야 하고, 또한 시장의 눈높이에 맞춰야 한다. 이를 위해서 당초 예정했던 개발 일정은 조금 연기된다고 볼 수 있다.

 

물론 구체적인 일정은 퍼블리셔인 NHN과 논의를 거쳐야 하지만 최대한 완성된 콘텐츠를 선보이자는 생각은 같다. 개발하는 입장에서는 연내 OBT를 진행하고자 한다. 다만, 언제까지 하겠다고 결정된 상태에서 개발을 진행하는 것은 옳지 않다고 본다.

 

 

TIG: 완성도를 높이기 위해서라면 구체적인 방안이 있을 것 같다.

 

콘텐츠의 완성도를 정밀하게 다듬는 과정에서 얼마만큼의 완성도 목표로 할 지를 고민하고 있다. 기본적으로 우리는 높게 조정했다. 이를 위해 개발 프로세스도 바꿨다. 앞으로는 실시간으로 개발 중인 빌드를 테스트하면서 완성도를 조율하는 구조를 갖추게 된다.

 

 

 

TIG: 그렇다면 OBT 이전에 추가적인 CBT를 준비하고 있나?

 

아직 결정된 것은 없다. 만약 서버의 한계, 또는 만들어진 콘텐츠 중에서 일반 유저들의 평가를 받아야 하는 것이 있다면 스트레스 테스트 등을 가질 수는 있다. 하지만 콘텐츠의 질적인 검증을 위한 테스트는 예정되어 있지 않다.

 

자체적으로 완성도를 확인하고 개발하는 프로세스로 개편되면서 개발하는 입장에선 당장 외부 테스트가 필요하진 않다. 기존의 피드백을 봐도 블루홀 내부의 QA와 개발진, NHN의 인력으로 테스트하면서 지적된 부분과 일반 유저들이 지적한 부분이 상당히 유사했다.

 

3차 CBT에서 가장 많은 지적을 받은 퀘스트 밸런스.

 

 

TIG: 3차 CBT가 진행되는 동안 유저들이 지적한 사항이 거의 수정되지 않았다. 시간 부족이 문제였나?

 

유저들의 지적에 대해 즉각 대응할 수도 있지만, 개발하는 입장에서 행간을 읽어야 한다. 유저가 지적한 문제를 개별로 해결하는 방식이 아닌, 전체를 보고 다듬는 과정으로 개발이 진행되고 있다.

 

유저들이 지적한 부분은 감각적이고 감성적인 부분도 많은데, 통계를 내 보니 퀘스트와 스킬, 아이템, 편의 시스템의 불편함, 그리고 버그와 완성되지 않은 콘텐츠 순서로 지적됐다.

 

퀘스트를 예로 들어 보자. 하나하나 고치면 당장은 좋아질 수 있다. 그러나 퀘스트는 레벨업의 동기 부여에 대한 문제가 남는다. 즉 스킬과 아이템의 연계가 퀘스트와 퍼즐을 맞추듯이 연동되어 큰 틀을 짜맞춰야 한다.

 

 


■ 검증을 위해 실시간 빌드 점검으로 변환


 

TIG: 개발진도 지금까지 <테라>를 플레이하면서 재미를 느꼈는 지 궁금하다.

 

블루홀 내부의 개발팀에서도 재미를 느끼지 못했다. 개발팀 역시 사람이다 보니 일반 유저들이 느끼는 문제가 그대로 보인다. 여유 있게 플레이 하면서 검증 할 시간이 부족했다. 이것이 3CBT 이후에 일정 연기를 결정하는 큰 이유가 됐다.

 

우리가 플레이해 보고 재미있다고 느끼지 못하는 콘텐츠는 유저도 재미 없다는 것을 분명하게 배웠다. 매일 플레이가 가능한 개발 빌드를 오픈하는 것도 개발자들이 만든 게임을 직접 플레이할 시간을 갖기 위함이다.

 

3차 CBT에서는 상위 콘텐츠도 제공됐지만, 즐길 수 있는 사람은 거의 없었다.

 

 

TIG: 블루홀의 대표이사로서 3차 CBT 이후 개발진에게 어떤 이야기를 했나?

 

<테라>의 개발진은 베테랑들이다. 오랜 개발 경험과 이를 구현할 수 있는 기술력을 갖고 있어서 자부심도 강하다. 여러 이유로 기존과 다른 것을 만들겠다는 의지가 강한 것도 사실이다. 그러다 보니 유저들이 개발진의 의도와 다르게 플레이하는 것을 이해하지 못했던 적도 있었을 것이다.

 

그래서 유저들의 의견을 겸허하게 듣고 자신들이 가진 능력으로 게임을 보강하는 용기가 필요했다. 3차 CBT가 끝난 후 많은 피드백을 놓고 개발진과 논의를 가졌다. 그 결과 완성도를 높일 부분과 최적화를 해야 할 부분을 분류하고 정했다. 이제 유저의 시각으로 바라보고 개발하고자 한다.

 

 

TIG: 다음 CBT를 예정하지 않는다는 것은 내부 QA를 강화한다는 의미로도 이해된다.

 

오는 5월부터 블루홀 내부에서 <테라>의 라이브 버전이 실행된다. 직접 플레이하면서 점검하고 수정하는 시스템이 가동되는 것이다. 내부적으로 직접 개발자들이 플레이하면서 콘텐츠를 검증하고 빠르게 완성도를 높일 수 있는 방식이다.

 

한마디로 매일 플레이 테스트를 하면서 개발하는 체제가 된다. 지금의 <테라>는 필수 요소는 다 갖추고 있지만, 개별적인 완성도와 유기적인 연계가 부족하다. 때문에 새로운 것을 만들어 내기보다는 만들어진 콘텐츠를 갈고 닦는 과정이 필요하다.

 

 

TIG: <테라>의 논타겟팅 액션에서 답답함을 호소하는 유저도 많다. 근본적인 문제라고 말하는 유저도 있다.

 

<테라>는 오픈 월드에서 즐기는 MMORPG. 이를 MO 액션과 비교하면 솔직히 괴롭다. MO 액션은 10~20 분이 재미있는 것이지만, MMO에서는 1~2 시간 이상 전투의 재미를 주어야 하는데, 그런 부분은 분명히 다를 수 있다.

 

전체적으로 레벨 디자인을 점검하고 있고, 공격할 때 스톱 모션에 대한 수정도 고민하고 있다. 전투에서 공격과 방향전환 등에 딜레이가 있는 등 답답함이 있는 것은 분명하다. 개선할 수 있다 없다가 아니라, 얼마나 개선할 것이고 MMO에 적합한 수준이 어느 정도인지 찾고 있다.

 

스킬은 만들었지만 최적화가 부족해서 효용성이 떨어졌던 3차 CBT.

 

 

TIG: 신생 개발사로서 대형 MMORPG를 만들면서 어떤 것을 느끼나?

 

안 해 본 사람이 하겠다고 나서면 말려야겠다는 생각이다(웃음). 덩치 큰 프로젝트를 하기 때문에 정교한 예측과 프로세스를 구축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물론 쉽지 않은 일이다.

 

게임 개발이라는 것은 많은 시간이 지나면 트렌드가 바뀌고 기획할 당시의 시장 요구와 다를 수 있다. 즉 현실의 불일치에 대한 대처를 얼마나 기민하게 해야 하는가를 깨달았다.

 

 

TIG: 만나 보니 높은 기대치에 따르는 부담감은 떨쳐낸 모습이다.

 

블루홀의 창업 과정이나 프로젝트에 대한 기대치 때문에 부담이 클 것이라는 이야기에 공감하고 있다. 야구에서도 타자가 홈런을 노리면 어깨에 힘이 잔뜩 들어간다. 그동안 어깨에 힘이 들어간 것도 사실이고, 때문에 제대로 된 역량을 발휘하지 못한 것도 사실이다.

 

많은 피드백을 받고 그동안의 경험을 통해서 이제는 우리만의 스윙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본다. <테라>만의 개성과 특징을 제대로 보여줄 수 있도록 준비하겠다.

 

최신목록 111 | 112 | 113 | 114 | 115 | 116 | 117 | 118 | 119 | 1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