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의 게임 분야 참여는 분명 애플이나 페이스북에 비해 늦습니다. 하지만 많은 것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구글 최고기술책임자 마이클 존스(Michael Jones)는 미국시간으로 지난 4일 애틀란타에서 개최된 ‘퓨처미디어 페스트 2010’의 기조연설 직후 가진 디스이즈게임과의 인터뷰에서 “구글의 게임 산업 진출은 차분히 준비되고 있다”고 밝혔다. /애틀란타(미국)=디스이즈게임 박상범 기자
■ “어떤 게임이 게임다운지 연구하고 있다”
마이클 존스(오른쪽 사진)는 “우린 소셜 게이밍 회사에 투자를 좀 했지만 아직 론칭한 게임은 없다. 우리는 사회적으로 게임이 어떻게 관련돼 왔는지에 대해 사람들을 재미있게 할 만한 몇몇 아이디어를 갖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그것은 구글TV를 예로 들 수 있다. 구글TV는 이웃 또는 세계를 상대로 경쟁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할 수 있고, 소셜 게이밍 경험을 선사할 수 있다. 보통 게임 뿐만 아니라 게임처럼 보이지 않는 좀 특별한 게임도 플레이할 수 있다”고 소개했다.
예를 들어, 구글이 미국과 유럽 일부에서 서비스를 시작한 ‘스마트 파워미터(powermeter)’를 이용하면 전력이 집으로 들어가면 얼마나 사용되는지 10초나 100초마다 사용량 데이터를 받아 볼 수 있다.
만약 전력회사와 구글에게 정보의 사용을 허락했다면, 구글 홈페이지에서 작은 차트를 볼 수 있는데, 이는 얼마나 전력을 이용하고 있는지 보여준다. 실제로 전구를 켜면 그래프가 올라가고, 전원을 몇 개 끄면 그래프가 내려간다.
구글의 파워미터 서비스.
구글의 연구에 따르면 파워미터 비스를 이용하는 집은 전력 사용량이 20%나 감소했음을 알 수 있었다고 한다. 사람들이 그래프를 보고 ‘아~ 내가 전기를 켜 놓고 왔구나’라고 깨닫고 전원을 끄기 때문이다. 마이클 존스는 “이것은 작은 게임과 같은 역할을 한다”고 설명했다.
전력 사용량이 비슷한 집들의 현재 사용량을 자신의 것과 비교해서 보여주면, 전력 사용량을 줄이기 위한 게임을 하는 것 같은 상황이 연출된다. 그런데 구글의 엔지니어는 이런 현상을 상당히 재미있다고 생각했으나, 정작 게임 개발자는 별로라고 여겼다고 한다.
마이클 존스는 또 다른 예로 구글 이미지 검색을 이용한 ‘구글 이미지 게임’을 들었다. 그들이 찾은 이미지가 어떤 태그와 일치하면 승리 포인트를 주는 방식의 게임인데, 그는 “이런 것을 게임이라고 여긴다”고 말했다. 물론 <크라이시스> 같이 화려한 그래픽이 이어지는 그런 게임이 아니다. 파워미터 게임, 레이블링 픽처 게임과 같은 것이 ‘구글 방식의 게임’이라는 것.
마이클 존스는 “<팜빌> 같이 정말 유명한 게임을 봐도 구글이 생각하는 게임과 다르기 때문에 구글의 이런 사고와 철학을 전수할 수 있는 회사를 찾아 인수했다. 그리고 구글TV와 같은 플랫폼을 기반으로 소셜과 관련된 여러 가지 연구를 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소셜이라고 해서 단지 페이스북 게임을 베끼는 그런 것이 아니라는 점을 강조했다.
요즘 사람들이 소셜과 관련된 것을 좋아하지만, 그들이 이를 즐기는 곳은 제각각이기 때문에 구글은 ‘어떻게 하면 친구들이 활약하고 있는 여러 가지 소셜 활동을 웹으로 한눈에 색인화해서 볼 수 있게 만들 수 있을까’ 고민하고 있다는 것이다.
마이클 존스는 “솔직히 말해 우리는 지금 어떤 게임 서비스도 없고, 론칭하려는 게임도 없고, 발표할 만한 엄청난 비밀 프로젝트 게임도 없지만, 어떤 게임이 게임다운지를 연구하고 있다. 현재 우린 그저 사람들이 뭔가를 찾고자 할 때 돕는 역할만을 하고 있다”고 밝혔다.
■ “미래의 게임은 미디어 형태의 일부가 될 것”
“게임을 미디어 형태의 일부로 보며, 구글이 그런 역할을 할 수 있을 거라고 보는가?” 라는 질문에 마이클 존스는 “그렇다”고 대답했다. 그는 “당장 미래의 나올 상품이 있다는 소리는 아니지만, 나는 구글이 그런 역할을 할 거라는 데 동의한다”고 말했다.
마이클 존스는 구글 오피스로 알려진 ‘티호 프로젝트’에 참가하기 전, 소니컴퓨터엔터테인먼트가 투자한 PS2와 PS3 운영체제(OS)를 만드는 회사에서 일했다. 그는 “당시에 만든 게임 엔진을 일본 남코, 세가 등 여러 회사가 이용하고 있었고, 소니와 함께 일하면서 많은 기회를 봤다”고 밝혔다.
그가 정의하기에 비디오 게임은 JPEG과 닮았다고 한다. 사진을 찍은 후 작게 만들고 아무 정보없이 다시 크게 만들곤 한다. 마치 게임 경험을 확장하기 위한 코덱과 같다는 설명이다.
그리고 플레이어가 <슈퍼 마리오>를 플레이하면서 신기록을 세웠을 때, 그는 신기록을 세우기 위해 많은 것을 했지만, 그가 한 것을 담고 있는 데이터 자체는 매우 크기가 작아서 모든 게임의 경험을 저장할 수 있다는 것이다.
마이클 존스는 “스퀘어·에닉스가 호놀루루에 스튜디오를 차리고 특수효과 등 여러 가지를 진행했을 때 아키텍처를 맡았던 내 친구 카즈유키 하시모토(현재 EA 근무)도 나와 같은 아이디어를 갖고 있었다. 사람들이 <파이널 판타지>를 플레이한 후 개인의 플레이를 영화 채널과 같이 찾아볼 수 있도록 하자는 것이었다. 야구 경기를 인터넷에서 실시간으로 보고, 시간별로 어떤 상황이 벌어졌는지 검색할 수 있는 것처럼 게임도 그렇게 했을 때 상당히 흥미로울 것이라는 생각을 한 적이 있다”고 밝혔다.
한편, 마이클 존스는 한국을 아주 흥미롭게 바라보고 있었다. 그는 “한국은 국토가 단절돼 있는 나라지만 개인적으로 굉장히 흥미로운 곳이다. 한마디로 세계 최신 무선 기술의 전쟁터라고 할 수 있다. 정부가 적극적으로 투자하고, 작은 나라이기 때문에 미국 텍사스 같이 넓은 땅에 타워를 세우는 데 투자하는 것에 비해 굉장히 무선 친화적인 환경을 갖고 있다”고 밝혔다.
마이클 존스는 기조연설 중 지도 예시로 북한을 사용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