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란의 황제’가 <스타크래프트 2>로 돌아왔다.
임요환이 단 한 세트도 내주지 않고 전승을 거두며 ‘글로벌 스타크래프트 2 리그(GSL)’ 시즌2 본선에 올랐다. 앞으로 그는 64명이 겨루는 본선에서 ‘코드S(8강 이상)’를 목표로 뛸 계획이다.
예선 D-2조 64강과 32강을 부전승으로 건너뛴 임요환은 이후 8강전부터 벙커링과 의료선 드랍, 화염차 및 사신을 활용한 기습공격 등 다양한 전략을 사용하며 전승으로 본선에 올랐다.
임요환은 “지난 8월 프로리그 결승전이 끝난 뒤에 본격적으로 <스타크래프트 2>를 시작했다. 팬들이 낯설게 느낄 것 같아 2편에서도 테란을 선택해 연습했다. 본선 첫 목표는 코드S 진입으로 잡았다”고 소감을 말했다.
다음은 예선전이 끝난 직후 임요환과 나눈 일문일답이다.
본선 진출 소감은 어떤가? 예선 참가와 통과가 오랜만이어서 결승전 2경기가 승리로 끝날 때 손이 파르르 떨렸다. 이긴 걸 확신했는데도 손이 떨리더라. 이 감정을 오래 잊고 살아서 무뎌졌구나 생각했다. 본선에서 팬들을 볼 수 있어서 행복하다. 목표가 생겼으니 편하게 생각하고 열심히 하겠다.
준비를 많이 했다는 걸 느낄 수 있었다. 예선이라 특히 (전략을) 짜서 온 건 없다. 그때 상황상황에 맞게 바꿔서 쓰기도 했다. 마지막(결승전)은 상대 선수가 2병영만 연습한 거 같아서 화염차로 초반에 공격하며 틈을 노렸다. 실패하더라도 벙커가 회수되기 때문에 하고 싶은대로 했다.
현장에 동료나 여자친구 등도 찾아왔다. 많은 분들이 오셨고 팬 중에도 자주 안오던 분들이 온 걸 봤다. 기존에 예선 탈락 등이 이어지면서 경기장에 오는 팬들이 줄었다. 진심으로 경기를 안 해서 줄어들었구나 생각했다. (스타2) 전향 선언 후 진심으로 해서 팬이 많이 왔다고 생각한다.
여자친구도 내조를 매우 잘해줬다. 부족한 건 바로 채워줬다. 심리적으로 안정감을 갖고 할 수 있도록 도와줬다. 특히 김성제 선수의 조언을 잘 받아서 배운대로 했다. 열심히 하려니까 주위에 도와주려는 사람들이 많았다.
임요환의 D-2조 결승전은 인텔 e-스타디움 앞에서 즉석 중계됐다.
시즌2부터 참가한 이유는? 시즌1부터 참가하고 싶었다. 그런데 민감한 시기라 더 시끄러워질까봐 구단과 합의해서 안 나가는 걸로 했다. 그러다가 더 이상 미룰 수 없다는 생각에 참가를 결정했다.
시즌2에서 목표가 있다면? 예선에서의 목표는 64강이었고 가까운 목표는 코드S가 되는 것이다.
시즌1을 봤다면 눈에 띄는 선수는? 이제 시작하는 단계니까 라이벌이나 이슈가 되는 선수가 있으면 좋겠다. 라이벌이 있어야 실력도 느니까….
화요일에 이윤열 선수 경기가 있다. 이름 있는 이른바 ‘네임드’ 선수들은 다 올라왔으면 좋겠다. 그런 선수들과 붙어서 재미있는 이야깃거리가 생겼으면 좋겠다.
팀 체제가 유리할 텐데 혹시 팀 합류를 염두에 두고 있나? 팀이 필요한 건 분명한 사실이다. 혼자 예선을 준비하면서 막히는 부분이 생겼을 때 같이 이야기할 사람이 없어서 답답했다. 하지만 아직 팀 입단은 생각해 보지 않았다. 일단 예선 통과가 목표였기 때문이다. 쉽게 어디 들어갈 만한 상황이 아니었다. (팀 합류는) 이제부터 천천히 생각해 봐도 될 문제라고 본한다.
팬들이 굉장히 많은 관심을 갖고 기뻐해 줬다. 마음고생이 심했다. 기다려 준 분들에게 죄송했다. 시끄러워지는 걸 염려해서 그동안 조용히 있었던 것이니 양해를 부탁한다. 팬카페 활동 등도 새롭게 출발하는 마음으로 열심히 할 생각이다. 앞으로도 많은 관심 바란다.
임요환의 경기를 지켜보는 관계자들. 팬들도 현장을 많이 찾아왔다.
임요환이 GSL 시즌2 본선 진출 동의서에 서명하고 있다.
드랍십 치료나 벙커 회수가 임요환을 위한 것이라는 우스갯소리도 있다. 요즘은 드랍십을 다들 쓰더라(웃음). 유불리가 있다고 생각한다. 관심을 가져주는 건 고맙지만 이득이라고 생각은 안 한다. 쓸 수 있을 때는 악마 같이 쓰겠다(웃음).
<스타크래프트 2>에서도 테란을 고른 이유는? 베타테스트 때는 잠시 랜덤도 하고 다른 종족도 해 보고 싶었다. 테란을 고르게 된 건 팬들이 적응을 못할까봐 그랬다. 하지만 패치로 밸런스가 많이 달라지는 상황이라서 진영을 바꿀 수도 있다. 일전에도 공성전차가 너무 확 바뀌어서 곤란을 겪었다.
지금의 테란에 만족하나? 자꾸 테란을 하향시키는 게 불만이다. 블리자드 측에서 사용자 수와 팀플에 맞춰서 패치하는 경향이 있다. 그런데 정작 시즌1에서는 저그가 우승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