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5일 출시한 드림모션의 <로닌: 더 라스트 사무라이>(이하 로닌)이 시장에서 호평을 받고 있다. 게임은 오늘(19일) 기준 구글 플레이에서 50만 다운로드를 돌파했으며 액션 카테고리 3위, 인기 게임 12위에 올라와 있다.
<로닌>이 호평 받는 원인 중에는 수많은 콘텐츠보다, 조작이 간단하면서 찰나의 타이밍이 오고 가는 전투의 쾌감에만 집중했다는 것이 있다. 수묵화 풍의 그래픽도 게임의 매력에 한 몫을 했다. 갖출 것은 모두 갖추면서 묵직한 맛을 가진, 선택과 집중을 잘 해낸 게임이라는 생각이다.
올해 5년차를 맞이하는 드림모션은 <건스트라이더>, <로드 투 발러 : 월드워2> 등 글로벌 타깃 모바일게임을 개발하며 개발역량을 쌓았다. <로닌>은 세 번째 게임으로, 이준영 대표는 <궁수의 전설>, <세키로> 등에서 영감을 받아, 모바일에서도 검술 액션의 재미에 집중한 게임을 개발하게 됐다고 밝혔다.
이준영 대표는 "<로닌>은 쉬운 게임도 아니고, 자동 플레이도 지원하지 않지만 '직접 조작'이라는 게임의 본질에 충실했다. 유저가 플레이를 하며 성취와 자부심을 충분히 느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드림모션의 이준영 대표를 만나 회사와 <로닌>에 대한 얘기를 나눴다. / 디스이즈게임 정혁진 기자
※ 관련기사: [체험기] 찰나의 순간, 강렬한 전투만 집중했다! '로닌: 더 라스트 사무라이'
먼저, 드림모션에 대해 소개 부탁한다. 어떤 회사인가? 언제, 어떻게 설립됐는지도.
이준영 대표: 드림모션은 2016년 설립된 게임 개발사다. 현재 약 20명 규모로, 크래프톤 전신인 블루홀 때 <테라> 개발에 게임 디자인에 참여한 바 있다. 당시 엔진 팀장이던 류성중 개발이사와 공동 창업했다. 당시에는 '2년만 해보자'는 생각으로 시작했는데, 어느새 3개 게임을 출시하고 만 5년이 됐다.
과거 개발한 게임들 성과가 나쁘진 않아 지금까지 버티고 유지할 수 있었다. <로닌>은 3번째 게임이다. 현재까지 반응이 좋아서 매우 기쁘다.
<건 스트라이더>, <로드 투 베일러: 월드 워2> 등 어떻게 보면 개성을 추구한 게임들을 많이 선보인 것 같다. 글로벌 서비스를 염두에 둔 게임 같기도 하고. 이런 게임을 개발하게 된 계기가 궁금하다.
창업 당시 지금처럼 대형 RPG가 시장을 주름 잡고 있었기 때문에 국내 시장에서 경쟁은 힘들다고 생각했다. RPG 제작은 많은 시간과 돈이 들어가고, 위험 부담도 크다. 그래서 글로벌 시장을 타깃으로 잡고, 스타트업 답게 작고 빠르게 개발할 수 있는 게임들을 우선 구상했다.
첫 번째 게임은 영화 '이퀄리브리엄'에서 영감을 받은 스타일리시 건 액션과 실루엣 스타일 아트를 특징으로 한 <건스트라이더>였다. 약 6개월 개발해 2016년 10월 출시했다.
이후 수익과 장기 서비스를 고려해 <클래시로얄> 과 같은 장르 재미에 RTS <컴퍼니 오브 히어로즈>와 같은 사실적인 2차 세계대전 컨셉을 접목한 두 번째 게임 <로드 투 발러 : 월드워2>를 2019년 1월 선보였다. 두 게임 모두 대박까진 아니긴 했지만, 나름 의미 있는 성과를 거둬 현재까지 계속 서비스하고 있고 덕분에 외부 투자도 유치할 수 있었다.
특정 장르나 컨셉을 고수하는 것도 아닌 듯 하다. 보통 장르나 그래픽(픽셀 등)을 정해놓고 시작하는 경우도 있지 않나.
일단 내가 특정한 장르나 컨셉 하나만 계속 파는 것을 잘 못한다(웃음). 나는 예전부터 만들고 싶은 게임들이 정말 많았고, 드림모션 창업도 이런 이유 때문이다. 블루홀에서 <테라>만 5년 넘게 개발하면서 그런게 쌓였는지도 모르겠다.
한 우물만 파는 게 성공 확률을 높이는 길이라고 하지만, 나는 회사의 경쟁력 측면에서 특정한 장르나 컨셉의 게임만 제작 가능하면 빠르게 변하는 시장 상황이나 기회에 유연하게 대처할 수 없어 위험하다고 생각했다. 매우 어려운 일이긴 하지만 그러한 역량을 갖출 수만 있다면, 어떤 시장 상황이 펼쳐지더라도 결국 우리는 게임 개발로 답을 찾을 수 있다고 생각했다. 즉, 우리는 애초부터 '특정 장르나 플랫폼에 종속되지 않는 정예 게임 개발사'를 추구했다.
드림모션이 게임을 개발함에 있어 특별히 신경쓰거나 혹은 지키려고 노력하는 요소가 있다면.
현실적 한계로 인해 작은 게임을 만들더라도, 재미와 품질은 타협하지 않으려고 한다. 팀원들과 '항상 이번에 개발하는 게임이 내 인생 마지막 게임'이라는 얘기를 한다. 게임의 성공과 실패는 우리의 노력만으로 어떻게 되는 일이 아니지만, 최소한 우리 스스로 '게임 개발자'라는 자부심을 가질 수 있는 게임을 만들려고 노력한다.
이제, <로닌: 더 라스트 사무라이>에 대해 좀 얘기해보자. 어떤 게임인지 간단히 소개 부탁한다.
찰나의 순간으로 생사를 가르는, 사무라이의 검술을 담아낸 액션 RPG다. 고증보다 재패니즈 판타지에 무게를 두고 풀어냈다. 일본 전국시대 언제쯤, 어딘가에서 주군을 잃은 사무라이가 혈혈단신 복수의 여정을 떠나는 이야기를 다룬다. 게임 제목의 '로닌'은 일본어로 '주군을 잃은 사무라이'를 뜻한다.
개발 기간은 어느 정도인가? 사용 엔진은?
R&D 기간 포함, 2019년 12월부터 개발해서 약 1년 정도 개발했다. 유니티 엔진을 사용했다.
앞서 얘기한 질문과 같기도 한데, 과거 드림모션이 개발한 게임과 또 전혀 다르다. 어떻게 이런 컨셉의 게임을 개발하게 됐나.
<로드 투 발러 : 월드워2>가 나름 의미 있는 성과를 거두기는 했으나 수익성 측면에서는 아쉬운 면이 있었다. 결국 좋든 싫든 회사의 미래를 위해 다음 게임은 RPG를 만들어야겠다고 고민하던 차에 <궁수의 전설>이 나왔다.
자동 진행을 탑재한 대형 RPG가 주를 이루는 시장 상황이 계속됐기 때문에 이런 게임이 될 거라고는 생각도 못했는데, 뛰어난 성과를 보며 '핵심 재미만 잘 살아있다면 직접 플레이하는 게임도, 작은 게임도 여전히 성공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배웠다. 그리고 그런 게임이라면 우리 정도 규모의 회사라도 한번 도전해볼 만하다고 생각했다.
처음 생각은 서부의 총잡이 컨셉으로 제작해보는 것이었지만, 누구나 쉽게 생각할 수 있는 수준이라 우리가 그 게임을 출시할 때쯤엔 그런 비슷한 게임들이 쏟아져 나올 게 뻔했다(실제로도 많이 나오고 있다). 살아남으려면 역시 달라야 했다.
고민을 이어가던 차에 마침 PS4로 출시한 <세키로>를 매우 재미있게 플레이했고, 게임을 하며 '튕겨내고 베는 것을 핵심으로 한 진짜 검술의 재미'를 모바일에서 구현하면 충분히 차별화할 수 있겠다는 확신이 생겨 개발에 착수했다.
일단, 다른건 모르겠고 게임의 외형 퀄리티가 꽤 뛰어나다. 수묵화 스타일의 배경과 캐릭터가 잘 표현됐는데, 어떤 부분을 중점으로 구현했는지 알려달라.
첫 번째 게임 <건스트라이더>를 통한 학습과 경험이 정말 큰 도움이 됐다. <건스트라이더>의 실루엣 스타일 아트는 현실적인 제작비 한계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선택한 방법이었지만, 독특한 스타일 덕분에 상당히 호평을 받았다.
그래서 실루엣 스타일 아트를 베이스로 한 단계 더 발전시켜 사무라이 컨셉과 딱 들어맞는 수묵화 스타일 아트를 구현할 수 있다면, 적은 제작비로도 훌륭한 퀄리티를 내면서 시각적 차별화도 달성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 매우 드문 스타일이다 보니 해본 사람도, 잘 아는 사람도 없었기 때문에 개발 과정은 순탄치 않았다. 처음 방향성과 기준을 맞추는 것이 가장 힘들었다.
수묵화, 동양화, 일본화 등 닥치는 대로 찾아보면서 공부했고, 셰이더도 수도 없이 뜯어고쳤다. 다행히 오랜 시간 함께 일한 분들이 있어 잘 해낼 수 있었다. 좀 더 개발을 할까 하는 생각도 했지만, 어느 정도 만족할 수준을 갖추고 나머지는 시장 평가를 받는게 낫겠다고 생각했다. 아티스트들과 류성중 개발이사가 고생을 많이 했다. 이 자리를 빌어 감사를 전한다.
특별히 영감을 받은 게임이 있다면? 더불어, 개발 과정에서 있던 에피소드가 있다면 어떤 게 있는지 알려달라.
앞서 언급한 <궁수의 전설>이나 <세키로: 섀도우 다이 트와이스>(이하 세키로)에서 영감을 많이 받은 것 같다. 두 게임 모두 뛰어난 게임성으로 시장에서 호평을 받아, 게임을 통해 느낀 영감을 <로닌>에 잘 담아내고 싶었다.
개발 과정에서의 에피소드라면, 사실 프로토타이핑 버전까지만 해도 '일섬' 시스템이 없었다. 모바일 디바이스에 맞춘 단순하고 직관적인 조작 체계로 디자인하면서 '튕겨내기'만 있었는데, 역시 너무 단순해서 지루한 문제가 있었다. 그렇다고 공격 종류에 따라 각기 다른 버튼을 눌러 대응하는 시스템을 추가로 넣자니 버튼 수를 늘려야 해서 게임이 복잡해지는 느낌이었다.
그러던 차에 생각난 게 과거 재미있게 즐겼던 PS2 <귀무자> 시리즈에 있던 '일섬' 시스템이 생각났다. 당시 일섬은 사용 버튼만 다를 뿐 튕겨내기와 발동 방식도 동일해 학습하기도 쉬웠다.
이후 일섬 시스템을 넣으면서 단순하고 직관적인 투 버튼 조작 체계를 그대로 유지하면서 공방 체계 변수 하나를 늘릴 수 있었고, 적들에게 자주 둘러 쌓이는 문제도 일섬으로 뚫고 빠져 나갈 수 있도록 하면서 함께 해결할 수 있었다.
일단, 지금까지 출시 초반 반응은 꽤 괜찮다. 소감이 어떤가.
얼떨떨하다. 너무 감사드린다. 글로벌 출시 이후 지난 월요일까지 30만 다운로드를 넘었다. 출시 4일만의 성과다. 소프트 론칭 당시 1개월 동안 15만 다운로드를 넘었는데 이번에는 그 이상이어서 회사 분위기가 고무적이다. 더 좋은 서비스로 보답하겠다. 부족한 부분도 빠르게 보완하겠다.
출시 전 11월 10일 태국, 대만, 필리핀, 호주, 캐나다, 네덜란드 6개국에 소프트 론칭을 했다. 어떤 성과와 반응을 얻었는지 궁금하다.
최종 테스트 목적이었고, 태국, 대만에만 소액 마케팅 집행했다. 거의 안했다고 봐도 무방한 수준이었는데, 위와 같은 성과를 얻었다. 태국, 대만은 액션 카테고리 2위까지 올랐다. 인기순위 19위까지 오르기도 했고.
<로닌: 더 라스트 사무라이>의 재미는 어떤 부분에 있다고 말할 수 있을까? 뭔가 엣지 있는 부분이 있을것 같다.
직접 플레이하는 게임의 본질적 재미, 플레이하면서 숙련을 쌓아 난관을 돌파했을 때의 성취감에 집중했다.
많이들 이야기하는 '배우기는 쉽지만, 숙련은 어려운 게임'을 만들고 싶었고, 그렇게 클리어했을 때 마음껏 기뻐하고 자랑할 수 있는 게임이 되기를 바랐다. 주로 PC/콘솔 게임을 많이 즐기는 내 성향이 게임의 재미와 모양새에 여러모로 영향을 미쳤을 거라고 생각한다.
작년 4월 경 게임의 개발 소식을 처음 알린 것으로 안다. 공개 이후 꽤 호응을 얻었다. 소감이 어땠나.
개발 하면서도 '정말 이게 괜찮을까'라는 생각을 많이 했다. 생소할 수 있는 수묵화 스타일 아트도 걱정이었다. 다행히 공개 이후 '이거 도대체 어떻게 만든 거냐'는 질문과 '배가본드' 같은 느낌도 난다는 이야기를 들었을 때 '아, 그래도 잘해왔구나' 하는 생각이 들어 큰 위안이 되었다.
(이어) 첫 소식을 알린 이후, 론칭 버전까지 어떤 점들이 달라졌나?
첫 소식을 알릴 즈음엔 개발 기간이 4개월 정도밖에 안 됐을 때라 사실 게임 코어 외엔 아무 것도 없었다. 그 이후 무기 3종과 외형 4종이 들어갔고, '막'도 계속 제작해서 넣었다.
가장 중요한 변화라면 튕겨내기와 일섬만으로도 여전히 전투가 조금 단순한 느낌이 들어서 무기 별 '오의(필살기)' 시스템을 추가로 넣은 것이다.
로그라이크 형태의 액션 RPG를 취한 이유가 궁금하다.
매번 직접 플레이를 해야 하는데다 전투 몰입도까지 높아 유저의 피로도가 걱정되긴 했지만, 직접 이동과 점프, 탐험 같은 요소를 넣으면 게임의 본질이 흐려지고 복잡해질 것 같았다. 이도 저도 아닌 잡탕 같은 게임보다는 단순한 만큼 깊이 음미할 수 있는 게임을 만들고 싶었다.
챕터 개념의 '막'과 여러 하부 스테이지 개념의 '장'으로 나뉜다. 각 막의 중간과 마지막 장은 중간/마지막 보스가 등장한다. 일반적인 모바일 RPG의 스테이지 구성과도 닮은 모습이다.
전투 자체에 집중한 게임이기 때문에 특별히 다른 구성을 생각하진 않았다. 전투의 본질인 공격과 방어, 딱 이 두 가지로 전투에 완전히 몰입할 수 있길 바랐고, 그래서 일부러 전투 진행 시 화면 스크롤 같은 것도 넣지 않은 것이다.
대신 각 막마다 등장하는 적들과 보스의 전투 패턴을 다양하고 개성 넘치게 구성하는데 집중했고, 스테이지에 해당하는 장도 일부 랜덤 요소를 넣어 최대한 지루함을 덜고자 노력했다. 처음에는 막 마다 40장 정도 있었는데, 너무 피로도가 높아지더라. 차츰 내용과 분량을 조절한 결과 현재의 20장 분량이 나왔다. 현재 화면에서만 공격과 방어를 집중하도록 화면 스크롤 요소도 없앴다.
막 마다 다양한 기믹이 등장한다. 어떤 기믹들이 구성되어 있나.
체력이 일정 이하로 내려가면 다시 체력을 회복하는 보스도 있고, 피격되거나 방어할 때마다 '사념'이 쌓여 가득 차면 현재 체력에 상관 없이 즉사하게 되는 전투 패턴도 있다. 이외 막의 구성에서도 보스가 계속해서 등장하는 막, 일정 시간마다 적들이 계속해서 등장하는 웨이브 형태로 진행되는 막 등 다양한 재미를 제공하기 위해 노력했다.
또 다른 특수 패턴이자 이 자리를 빌어 유용한 팁을 하나 말씀 드리면, 5막 최종 보스 '검호 가츠시카 진사이'의 경우 많이 어려워하는데, 전투 중 잘 보면 검기를 모아 공격을 할 때가 있다. '이 공격을 할 때 일섬에 성공하면' 검기가 플레이어 캐릭터의 무기로 옮겨와 일정 시간 유지된다. 해당 시간 동안 공격을 하면 균형 피해가 대폭 증가하기 때문에 보스를 더욱 쉽게 행동불능 상태에 빠뜨릴 수 있다.
보스전 제외, 각 장마다 평균적으로 2~3명의 적이 등장한다(동물은 제외). 보스전은 1 대 1(혹은 2명) 위주 대결이다. 스테이지 마다 전투 구성이나 밸런스도 제법 신경썼을 것 같다.
유사 게임 플레이 경험, 반응 속도, 동체시력 등 수많은 요인에 따라 난이도에 대한 느낌은 사람마다 달라지기 때문에 적정 난이도 기준을 잡는 것이 가장 어려웠다. 클리어 시 성취감을 느낄 수 있는 게임이 되려면 어느 정도 난이도가 있어야 했기 때문에 나는 우리 게임의 난이도가 대략 10점 만점에 6.5~7.0 정도가 되기 바랐다.
반복 테스트를 하면서 계속 다듬고 어느 정도는 그냥 밀어 붙였다. 내부 테스트, 지인 테스트, FGT 등 테스트를 엄청나게 많이 했고, 숫자 한 자리 고치고 적 배치 1명 넣고 빼는 것까지 정말 세심하게 다듬었다.
공방의 합이 꽤 중요해보인다. 회피 보다 반격, 일섬 등 적극적인 공격을 유도했다. 조작이 간단하면서도 게임의 전투 밀도를 꽤 높게 구성했다. 이러한 전투를 설계한 배경이 궁금하다.
한두 번의 합으로 생사가 갈리는 사무라이들의 진짜 검술 느낌을 내기 위해서였다. 전투 내내 지루하게 공방을 주고 받거나, 맞으면서 함께 공격하거나, 아니면 계속 도망만 다니는 식의 전투 구성으로는 그 맛을 살리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만화 '배가본드'를 보면 여러 장에 걸쳐 생각, 상황 등이 세심하게 묘사되다가 단 몇 컷으로 승부가 결정되는 모습이 나온다. <로닌>도 숨막히는 긴장감 속에서의 진검 승부, 그 승부를 따냈을 때의 짜릿한 쾌감을 만들어내고 싶었다.
공격력, 체력은 쉽게 인식이 가능하지만 균형이 높으면 어떻게 작용하는지 궁금하다. 보이지 않는 능력치지만 회피도 있더라.
<세키로>의 체간 시스템에서 착안한 것으로 기본 메커니즘은 동일하다. 적의 공격을 방어하거나 피해를 입을 때마다 균형 피해를 입게 되고 균형 게이지가 가득 차면 행동불능 상태에 빠져 무방비 상태가 된다. 균형 능력치가 높으면 균형 게이지의 전체 양이 늘어나 적의 공격을 방어해도 쉽게 행동불능에 빠지지 않는다.
이런 게임에서는 보통 공격 위주로 능력치를 선택하기 마련인데, 균형 능력치를 너무 소홀히 할 경우 후반부에 가면 적의 공격을 한번만 방어해도 바로 행동불능에 빠질 수 있으므로 어느 정도 챙겨주는 것이 좋다. 회피의 경우에는 직접 조작이 아닌 확률 기반 능력치로 실수했을 때 피격을 면제해주는 역할을 하므로 일종의 '운'과 같다.
게임 후반으로 갈 수록 적의 기믹 파악도 중요하지만 결국은 공격을 튕기거나, 일섬을 잘 해내는 것 위주로 흘러가는 것 같다(얼마나 타이밍을 잘 잡느냐). 숙련도에 따라 스트레스 혹은 다소 지루해질 수도 있겠다. 어떻게 완급을 조절하고자 하는지 궁금하다.
튕겨내고 베는 검술 액션이 핵심이기 때문에 해당 숙련에 따라 게임에 대한 판단이 갈리는 게 사실이다. 숙련이 낮으면 계속 죽어서 스트레스가 되고, 숙련이 높아도 일정 단계 이상에서는 결국 필요한 만큼의 캐릭터/장비 성장이 따라 오지 못해 튕겨내기와 일섬을 아무리 잘해도 전투 시간이 한없이 늘어지는 문제가 생긴다.
모든 유저의 숙련에 맞춰서 게임을 구성하는 것은 불가능하기 때문에 부족한 숙련이나 성장을 보완할 수 있도록 이미 클리어한 막을 자동으로 진행해 보상을 획득할 수 있는 토벌 시스템을 넣었다. 2막을 클리어한 시점부터 오픈되며, 해당 시스템을 이용하면 게임을 직접 플레이하지 않아도 필요한 보상을 수급할 수 있기 때문에 어느 정도 쉬어가며 플레이를 지속할 수 있다.
토벌은 일종의 휴식 또는 쉬어가기의 느낌으로 넣었는데, 토벌을 하며 플레이를 했으면 한다는 유저도 제법 많더라. 유연하게 생각을 해보겠다.
각종 장비를 강화하거나 진화, 합성해 캐릭터를 강화시킬 수 있다. 다만, 지나치게 난이도가 쉬워지는 것을 방지하는 장치도 필요할 것 같다. 과금 요소도 포함되어 있다.
적정한 난이도와 필요 시간이 계속 유지되도록 모니터링하고 있고, 필요하다면 보상 수급과 밸런스 조정을 통해 대응할 생각이다. 한번에 과금을 많이 하거나 장비 운이 정말 좋다면 어느 정도까지는 쉽게 뚫고 올라갈 수 있지만, 결국 일정 단계에서는 평균 이상의 숙련을 요구하기 때문에 쉽진 않을 것이다.
과도한 과금 유도 보다 진짜 사무라이처럼 마치 수련을 하듯이 천천히 여유를 가지고 플레이하면서 캐릭터도 자신도 점점 성장해가는 재미를 느끼셨으면 하는 바람을 가지고 있다.
무기에 따른 전투 스타일 변경, 장비 착용에 따른 외형 변경 등 다양성을 추구한 부분도 눈에 띈다. 같은 아이템이라도 획득 시 속성이 다르기도 하고. 각 장비 별 몇 종 정도 구성되어 있나?
반복 파밍과 자신의 게임 스타일에 맞춘 옵션 조합의 재미를 위해 랜덤 옵션 시스템을 적용했다. 장비에 붙을 수 있는 옵션은 총 30여종이 넘고, 일부 옵션은 특정 장비에만 붙을 수도 있다. 옵션의 값에도 랜덤이 적용되어 총 4단계로 분류된다. 초반에는 장비의 옵션보다는 등급이 우선이지만, 후반으로 갈수록 옵션의 종류와 값, 그리고 조합이 중요하다.
우리가 특정 설정을 무조건 지켜야 한다는 생각으로 만든 것은 아니기에 여성 캐릭터나 서양 기사 등 다양한 설정을 넣을 수도 있다. 표창을 던지는 캐릭터도 있고. 새로운 무기(전투 스타일)나 캐릭터는 아직 구체적인 답변을 할 수 없지만 계속 고민하고 있다
빠른 콘텐츠 업데이트도 필요하겠다. 어떤 콘텐츠들이 향후 등장할까?
전투가 중요하니, 새로운 막과 장은 당연히 준비 중이다. 유저끼리 엮이는 요소가 없어 자신의 실력을 극한까지 시험해볼 수 있는 하드 모드 '수라의 길'과 랭킹 경쟁 콘텐츠를 최우선으로 준비하고 있다.
몰입도 높은 전투 플레이로 인해 지쳤을 때 가볍게 플레이하며 쉬어갈 수 있도록 흥미 위주의 이벤트 전투 모드도 기획하고 있다. 더 멀리 보면, 진지한 게임 컨셉 내에서 유일하게 귀여움을 담당하고 있는 동물 동료들과 플레이어 캐릭터를 더 추가하는 것도 고려하고 있다.
<로닌>의 타 플랫폼 출시 계획은?
현재 구체적인 계획은 없다. 이제 막 글로벌 출시를 해서 현재 서비스를 잘 해내는 것이 목표다. 물론 가능성은 충분히 열어두고 있다.
소수 개발 인원으로 구성되어 있는데, 코로나19 시국이기도 해서, 개발하기가 쉽지 않을 것 같다. 환경이 어떤지 궁금하다.
게임 성과가 코로나 시국에 영향을 받지 않았지만, 회사 운영에는 역시 어려움이 많았다. 무엇보다 사람을 채용하는 게 쉽지 않았다. 코로나 상황이 아주 안 좋을 때는 부분 재택근무를 병행하면서 개발을 진행했고, 직원들의 안전을 위해 방역 지침을 최대한 준수하며 계속 업무에 임하고 있다.
창업 5년 차 접어드는 것으로 안다. 드림모션을 어떤 회사로 만드는 것이 목표인가. 혹은 어떤 게임을 만드는 회사로 자리매김하고 싶은지.
드림모션의 실행 비전이 '핵심 재미에 집중한 고품질의 게임을 누구보다 빠르게 만든다'는 것이다. 스타트업의 현실적 한계로 인해 당장 큰 게임을 만들진 못하더라도 핵심 재미가 살아있는 게임을, 제대로, 빠르게 만들 수 있는 개발 역량을 키우기 위해 항상 노력해왔다.
그러한 역량을 충분히 갖춘 후에는 누군가의 마음 속에 감동으로 기억될 수 있는 작품을 위해 PC 또는 콘솔 플랫폼으로 게임도 개발하고 싶다. 지금까지는 마음 속에 품어만 왔지만, 앞으로 3년 내에는 그런 게임 하나를 꼭 만들고 싶다. 그래서 궁극적으로는 특정 게임, 장르, 플랫폼이 아닌 진짜 '제대로 게임을 만드는 회사'로 드림모션이란 이름이 유저와 개발자 모두에게 기억될 수 있기를 바란다.
<로닌>이 어떤 게임으로 기억되기 바라나? 더불어 마지막으로 유저들에게 한 마디.
나름의 성취와 자부심을 줄 수 있는 게임이 되면 좋겠다. <로닌>은 분명 쉬운 게임은 아니지만 차근차근 숙련을 쌓아 나가면 언젠가는 마스터할 수 있는 게임이다. 게이머들에게 도전과 성취의 즐거움을, 직접 플레이를 하며 게임의 본질적 재미를 경험할 수 있기를 바란다. 앞으로도 다양한 게임들을 빠르게 만들면서 성장해나갈 예정이니 많은 응원 부탁한다.